“ 어머니 등 뒤에 서 있던 코스탸는, 그날 하루종일 힘들어도 잘 버티던 어머니가 갑자기 기운을 잃고 통곡하는 모습을 보고 영문을 알지 못했다. 올가는 어머니 방으로 돌아가서 망각의 심연으로부터 떠오른 사진들을 다시 책상 위에 펼쳐놨다.
어머니는 이미 오래전에 말라비틀어진 껍데기로 변했으며, 수많은 결벽증적인 습관과 기계적으로 내뱉던 무수한 말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 ……(중략)……부활절 풍경을 보여주는 빛바랜 사진 한 장이 눈물샘을 자극했다. 올가는 눈물을 홍수처럼 쏟아낸 뒤에 어머니의 서재에 앉아서 수술을 받는 것 같은 고통을 견뎌내고 있었다. ”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p.324~325
문장모음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