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805) 「'러문애'」 까지 읽었습니다! 퀴즈도 제출했어요 ㅎㅎ
’유년기와 청년기 사이에 존재하는 사막‘에 관해 다양한 각도에서 고민하는 빅토르의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보며 읽었어요. 사춘기와 곤충의 변태 과정을 비교한 것도 재미있었고요.
또 소녀들의 어린 시절을 다룬 문학은 거의 없다는 점에 빅토르가 의문을 가졌다는 부분도 좋았습니다. 그래도 저는 소녀들의 어린 시절을 다루고 있는 몇몇 책들이 떠올랐는데, 러시아에는 그런 문학이 별로 없었던 걸까요?
빅토르와 카탸의 결혼 소식은 다소 충격적이었어요. 학생이었던 카탸와 결혼하는 선생 빅토르라니... 약간 거부감이 들기도 했고요. 뒤에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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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 북클럽]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함께 읽기
D-29
bookulove
bookulove
“ 이제 그는 사춘기를 통과하는 아이들이 겪는 여러 가지 변화들이 곤충에게서 발견되는 변태와 얼마나 비슷한지 비교해갔다.
(...) 하지만 마지막 단계에 끝내 도달하지 못한 채, 껍질을 깨지 못한 채로, 끝내 나비로 변하지 못한 채로 죽는 번데기는 얼마나 많은가. (...) 그리고 또 결국 애벌레 단계를 못 벗어나고 끝내 어른이 되지 못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평생 살아가는 어른은 또 얼마나 많은가. ”
『커다란 초록 천막 1』 p.139,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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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씨
저도 이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애벌레 단계에서도 생식 능력이 나타나는 유형성숙의 경우, 미성숙한 개체는 자신과 유사한 애벌레를 낳는데, 그렇다면 이 애벌레는 끝내 성숙하지 못하는 것일까?
와 성인의 기준에 대한 부분도요. 😊
bookulove
“ 하지만 이렇듯 훌륭한 문학에는 이상한 점이 한 가지 있었는데, 이 소설들은 전부 남자들이 사내아이들에 대해서 쓴 것이었다. 사내아이들을 위해서. 그것들은 전부 명예와 용기와 의무에 대한 내용이었다. 마치 러시아의 어린 시절은 오직 남자들의 어린 시절뿐이라는 듯이······. 소녀들의 어린 시절은 도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 참으로 놀랍다. 소녀들은 고작 남자들의 관심의 대상이란 말인가? 그들의 어린 시절은 왜 묘사되어 있지 않은가? ”
『커다란 초록 천막 1』 p.145-146,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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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씨
러시아의 신학기는 9월이고, 캬타가 졸업하고 그 해 12월, 임신 8개월 지나 딸을 낳았으니 졸업 전에 아이를 가진 것 같아요. 캬타가 빅토르 선생님과 사랑에 빠졌을 때가 17살인데 (우리나라 나이로 18또는 19세겠죠), 1950년대 우리나라와 비교해서 이른 나이에 결혼한 건 아닌데 다만 졸업 전에 임신을 한 것은 문제가 되네요. 물론, 이 일로 그는 학교를 떠났고요. 이후 이 사건이 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다만 청소년기의 도덕적 자각을 중요하게 생각한 그가 미성년자와 사랑하고 혼전임신을 시킨 것은 아이러니하다고 생각되긴 합니다. 해고까지 당한 걸 보면 당시 사회에서도 도덕적 비난을 받는 일이었으니 말이죠.
bookulove
제가 말하고 싶었던 부분인데 짚어주셔서 감사해요! 헷갈려서 제 계산이 맞나 했는데 카탸가 졸업 전에 임신을 한 게 맞군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쭈여니
사실 러시아의 청소년들은 우리 나라 청소년보다 훨씬 더 성숙합니다. 어른들이 하는 경험 역시 10대 초반에 시작한답니다. 결혼도 빨리 하는 경향이 있고요. 러시아 법상 임신 등의 부득이한 상황이 있을 경우 지방 자치단체의 승인이 있으면 만 16세에도 결혼을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예전에 번역한 ''상처받은 영혼들''이라는 책이 있는데 비속어도 많이 나오고 굉장히 야한 책인데도 만 16 세만 넘으면 읽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우리 나라 기준으로는 19세는 넘어야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수위가 상당히 높은 책입니다) 게다가 러시아의 경우 수많은 자치 공화국으로 구성돼 있는데 공화국마다 종교가 다르고, 그 중에는 이슬람 문화권도 있습니다. 그런 공화국들에서는 결혼을 상당히 일찍 시키는 경향이 있어요... 이런 일은 일어나선 안되는 일이긴 하지만 나라마다 문화의 차이가 있고, 우리 나라 뉴스를 봐도 수많은 사건과 사고들이 발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일어날 수 있는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물론 책 내용에도 이 일로 인해서 빅토르가 학교를 떠나는 걸로 봤을 때 러시아 내에서도 일어나지 말아야할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bookulove
감사합니다 ㅎㅎ 문화 차이도 고려할 부분일 수 있군요. 학생들이 선생님을 좋아하고 동경하는 일이 우리나라에도 없는 일은 아니고요. 하지만 아무리 성숙하다 하더라도 어쨌든 미성년자였던 카탸를 생각했을 때 졸업하자마자 결혼을 한다는 게 조금은 아쉬웠어요. 사랑과는 별개로요.
아우안맘
이런 책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책이랍니다(p.181) 우리가 책을 읽고자 하는 이유겠지요~~^^*
스마일씨
<러문애>를 읽으며 저는 내 마음의 풍금, 죽은 시인의 사회가 떠오르더라고요. 빅토르가 문학의 향기가 짙은 공간에 학생들을 데리고 다니며 문학 이야기를 할 때 내심 부럽기도 했어요.
당시 러시아는 왜 아동학 연구를 박해하고 비고츠키의 인지발달 심리서를 금서로 지정했는지 궁금합니다.
이런 이유로 빅토르는 유년기에서 사춘기, 성인으로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감정의 변화(질풍노도의 시기)에 대한 생물학적 이해를 하고자 했고 나름 노력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그는 그 해답들을 문학에서 찾고 그것을 제자들에게 가르칩니다. 저는 빅토르의 이 방법에 약간 흥분.감동을 받았습니다. 선생이 제자들을 이해하려는 마음과 문학이라는 자양분을 어떻게든 심어 주려는 마음이 감동이라고 할까요. 게다가 남학생들뿐 아니라 여학생들의 성장과정에도 관심 을 가지고 나름의 고민을 하는 점도 그렇고요, 러문애가 여학생들을 받아 준 것도 그렇습니다.( 시대가 '50년대라는 걸 생각하면요.)
스마일씨
빅토르 율리예비치는 그가 가르친아이들이 이렇게 해서 우리 삶에서 혐오스럽거나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 등에 대항하고도 남을 백신을 맞은 것이라고 학신했다.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마지막 무도회 19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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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씨
“ 만약 이른 유년기에 도덕적 자각의 과정을 거치지 못한 사람의 수가 사회 전체 구성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되면 사회가 최소한의 도덕적 기준에 못 미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당시 빅토르 율리예비치의 견해였다. ”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마지막 무도회 18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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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씨
“ 심경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고 도덕적 잣대가 변하는 사건을 겪을 때 .....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혈위를 갖고 있어서 바로 이로부터 개개인 내면의 혁명이 시작되는 것이다. 빅토르 올리예비치는 이러한 과정 속에서 반드시 있어야 할 사람은 교사나 훈육자, 먼 친척 같이 그를 앞에서 이끌어줄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세례식에서 친부모가 대부가 되지 않듯이 말이다. 드문 경우이기는 하지만, 시기적절하게 읽게 된 책 한 권도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다. ”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마지막 무도회 18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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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씨
🔖집을 수리할 때 날리는 먼지처럼 흥분이 공기 중을 맴돌고 있었다. 모두에게서 전류가 흘러나왔고 모두가 사랑의 열병에 걸렸다.(148p)
남학생들과 여학생들이 한 반에 있을 때의 분위기를 묘사한 문장인데 표현이 좋네요. 다만 요즘의 한국 고등학교 교실과는 사뭇 달라요. 여 학생들은 남학생들을 어리고 유치하다고 생각하고 남학생들은 생각보다 여학생들에 이성적 관심이 많이 없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입시 분위기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
스마일씨
부모 없는 설움, 억울함, 잔인함과 외로움을 극복하고 빅토르 스스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 즉 선과 악을 인지하고 사랑을 가장 높은 가치로 이해할 수 있도록 제자들을 가르쳤다.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러문애 14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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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씨
“ 그들 중에는 곤충처럼 변태라는 힘든 과정을 오롯이 견더내는 아이들도 있고, 전혀 견뎌내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는 데, 그이유는 무엇일까?
빅토르 율리예비치는 번데기가 들어 있는 뿔처럼 단단한 껍질이 터질 때를 본능적으로 느꼈고, 날개가 흔들리고 부딪히는 소리를 들였으며, 그런 순간이면 그는 아이를 받는 산파와도 같은 행복감으로 충만했다. ”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러문애 14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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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씨
러문애는 밑줄 그은 문장들이 많아서 본의 아니게 문장수집을 많이 했네요.
러문애 한 줄평은 '문학 만세!'입니다. 😅
푸시킨 책이 많이 나오네요. <대위의 딸>과 결정적으로 가탸와의 사랑에 방점을 찍은 나타샤가 나오는 <닥터 지바고>가 읽고 싶어집니다.
로이
퀴즈참여 완료했습니다~ 다들 무더위 주말 잘보내세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쭈여니
사실 소련 시대에는 어떤 책의 출간이 허용되었는지를 논하는 것이 편할 정도로 대부분의 양서가 금서로 지정되었고, 수많은 작가들이 망명을 가거나 절필을 강요당했습니다. 아동 심리학의 권위자인 비고츠키의 경우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거의 20년 가까이 저서 출간이 금지되었습니다. 스탈린이 죽고 해빙기 (흐루쇼프가 집권하던 시기)가 도래해서야 그의 저서가 세상 빛을 볼 수 있었죠. 그의 책이 금서로 지정된 이유는 그가 소련의 청소년의 이념적 교육의 필요성을 무시했다는 것입니다. 즉, 부르주아적이라는 이유입니다.
스마일씨
어머나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사상교육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군요. 사실 문학이야말로 가장 이념 교육에 저해가 되는 것일텐데요. 🥲 친절한 답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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