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2
「지하의 아이들」 읽으면서 '압사'라는 단어와 풍경에 대한 묘사가 이태원 참사를 떠올리게 해서 가슴아팠습니다..
인상 깊었던 문장으로는 98쪽에서
"왜 아이들은 빅토르의 말에 귀 기울였을까? 왜 그는 그들의 인생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것을 그들의 머릿속에 집어넣는 일을 그토록 재미있어한 것일까? 덕분에 그들은 생각하고 느끼는 법을 빠른 속도로 터득해갔고, 이때 그는 아주 미미하지만 권력이란 것을 느꼈는데 그 느낌이 싫지 않았다. 지루하고 끔찍한 일상 속에 이 얼마나 시원한 오아시스란 말인가!"
69쪽에서 문학은 인간이 소유한 것 가운데 가장 좋은 것이라는 문장과 연결되는 것 같아요. 점심시간이 되었는데도 아이들이 꿈쩍않고 선생님의 이야기에 몰입하는 것, 그리고 자신이 아이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걸 자각하는 빅토르의 모습이 잘 그려집니다.
[브릭스 북클럽]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함께 읽기
D-29
짜파게티
스마일씨
<새로운 선생님> 편에서는 '문학의 효용'에 대해 생각해 봤어요. 특히, 시골의 가난한 아이들에게 생계에 도움이 될 리 없는 학교에서의 공부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빅토르도 이 부분에 대해 적잖이 고민한 것 같습니다. 또한, 전쟁과 노동에 자신을 바친 젊은이들의 도둑맞은 시간은 어떻게 누구에게 보상을 받아야 하는지..
<지하의 아이들> 편은 읽기가 힘들었어요. 불과 얼마 전에 우리나라에서 벌어졌던 사건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스탈린 사망 이후, 격동의 상황에서 한꺼번에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 시위대와 일반 사람들이 무괘도전차, 트럭, 장갑차에 치이고 깔린 아비규환의 현장이 너무 참혹스럽습니다. 이 와중에 마치 종군기자처럼 사진을 찍기위해 그 현장에 뛰어든 일리아의 행동은 용기인지 무모함인지 모르겠습니다.
은가람
어제 다 읽었긴 했다만.. 최근의 사고가 겹쳐 슬픈 마음을 추스릴 시간이 좀 필요했습니다. 관련 자료를 좀 찾아보았는데 은폐를 굉장히 철저히 했는지 질서정연하게 정렬하고 있는 조문객들의 사진만 확인할 수 있었네요.
<스탈린이 사망했다>라는 영화에서는 당초 군중이 밀집할 것을 예상한 비밀경찰 총수 베리야가 모스크바로 향하는 열차 진입을 막았지만, 베리야를 견제한 흐루쇼프가 임의로 열차를 통과시켰고 그 결과 약 1500명이 사망한 것으로 그리고 있는데요. 이게 사실이라면 정치가 국민을 희생시킨 또 하나의 사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스탈린과 같은 조지아인이었지만 동시에 독일인, 폴란드인, 유대인, 러시아인이기도 했 던 빅토르 선생님! 앞으로 다양한 혈통을 가진 코스폴리탄으로서 아이들에게 편견 없고 평화를 사랑하는 선한 영향을 주리라 믿어봅니다.
이런 의미에서 오늘의 미션 :
🔖"역사를 정확한 학문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문학이 좀 더 정확한 학문이라고 할 수 있어요. 위대한 작가가 말하는 것이 바로 역사적 사실이 되기도 하니까 말입니다." (P.74)
+ 류드밀라 울리츠카야가 역사를 바로 잡았군요^^
스마일씨
배경 설명 감사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머위잎
@빛나 안녕하세요, 편집자 머위잎입니다. 저도 문학에 대한 빅토르 선생님의 예찬 장면을 읽으며, 문학과 역사와의 관계를 다시금 생각해보았던 것 같아요. 소설과 시를 통해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접하며 배워왔기도 하고요. 어쩌면 한 사건에 대한 여러 가지 관점을 상상하고 들여다보는 것이 한 시대의 역사를 파악하는 더 정확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빛나 님은 읽는 동안 《전쟁과 평화》 속 인물들을 다시금 떠올리게 되었다 하셨는데, 러시아 문학에 대한 열렬한 애정을 담아 쓰인 소설인 만큼, 다른 책들을 소환하며 궁금하게 만드는 것도 이 소설의 재밌는 지점인 것 같아요. (저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이번 여름에 꼭 푸시킨의 시와 파스테르나크의 소설을 읽으며 지내리라 결심했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머위잎
@은가람 안녕하세요, 편집자 머위잎입니다. 저도 '지하의 아이들' 장을 읽을 때마다 어쩔 수 없이 일리야가 목격한 장면들이 상상되어, 또 상상이 채 안 되어 계속 멍한 기분에 사로잡히곤 했어요. 편집 과정에서 이 장면에 대한 관련 사진 자료를 찾아보았는데 은가람 님이 찾아보신 사진과 비슷한 사진들만 확인할 수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스탈린이 사망했다>는 보관함에 넣어둔 영화인데, 이번 기회에 꼭 한번 챙겨보도록 해야겠네요. 고맙습니다!
작조
어린 시절이 언제 시작되는지에 대해서는 질문의 여지조차 없다. 하지만 언제 끝나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었다. 어떤 경계를 끝으로 사람은 어른이 되는가?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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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조
미션 2 완료! 역자님과 편집자님의 꿀정보 공유로 책에 조금씩 더 빠져들고 있어요. 좋은 문장이 너무 많아서, 인덱스 포스트잇을 더 마련할 예정입니다!
로이
저도 두번째 미션합니다.
저는 어처구니없게도 새로 온 문학선생님이 왜 당연히 여자라고 생각했을까요? 그래서 읽다보니 어??!! 여자랑 하룻밤을?! 아니 왜 공산주의 사회는 여자도 전쟁에 동원되었나? 의구심을 품다가 결정적으로 미시카의 부인이 그에게 틈나는대로 여자를 소개해주려고 한다는 것에 저의 우둔함을 깨달았답니다.
저는 빅토르를 통해서 당시의 소련사회의 모습을 묘사한 부분이 인상깊었습니다. 우리네의 부모님들도 그런 어려운 시절을 보낼때가 있었겠지요.
P. 83~84 칼리노보 사람들은 가난했고 풍부한 것이라고는 사람 발이 닿지않은 수줍은 자연뿐이었다. 자연과 마찬가지로 사람들도 도시 사람들보다 순수했다. 그는 시골 아이들과 함께 지내다보니 대학시절 품었던 환상이 사라졌는데, 아이들은 한결같이 순박했지만, 그들의 일상은 아주 고단했다. 등교하기 전 여자아이들은 여기저기 수선한 쇼을 두른 채 가축을 돌보고 어린 동생들을 챙겼으며, 사내아이들은 여르무내애 어른들이 들판에서 하는 힘든 노동을 해야했는데, 그들에게 이런 수업이 필요한지 의구심이 일 정도였다. 배를 곯고 시간을 버려가면서 그들의 생활에 결코 도움이 될 이 없는 지식을 얻기 위한 공부를 하는 것이 무슨 소용일까?
그들의 어린 시절은 일찍 끝났는데, 그들 모두는 발육이 부진한 사내와 여인네가 되었고, 어머니가 공부를 허락한 극소수의 아이들조차 진짜 중요한 일 대신 학교에서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는 것에 불편한 마음을 갖고있었다. 선생도 그들이 자신들의 삶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않는 지식을 배우는 동안 정말 중요한 일을 놓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었다.
••••••(중략)••••••어린시절을 도둑맞은사람, 유년기를 잃어버리누사람, 자유를 잃으누사람까지도.......또 누가 무엇을 잃었는지 헤어리는 것조차 무의미했다.
뭔가 짠하고 슬프고 안타깝더라고요, 이 부분이요....
그리고 빅토르가 미하에게 설명해줬던 푸시킨이야기도 제 개인적으로는 흥미롭고 재미있었스1니다. 푸시킨이 도박꾼에다가 여자들을 좋아했고.....스캔들을 일으키는 사람이었다고요....여기서 말하는 결투는 그 1대 1로 총쏘는 그거잖아여....근데 이 결투가 러시아의 고유한 전통인건가요?(궁금하더라고요...전에 동명의 러시아 영화에서 본적이 있어서요!!!)
그리고 빅토르가 문학선생님이라 체호프 책 이야기도 나오고 신기했답니다. 저도 러시아 문학에 관심이 있어서 퓨시킨, 체호프의 단편선이 있는데 혼지서 읽다 말았던 작품도있고 그랬는데 갑자기 읽어봐야겠단 동기부여가 되더라고요!!
지하의 아이들에서는 스탈린 사후에 가두행렬? 을 묘사하는데 당시의 정치적 상황이 궁금하더라고요. 그리고 그로 인해서 공식적으로 발표되거나 주목된 사건들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점점 더 흥미로워지는 이야기가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들고 있어서 요새 틈만 나면 읽어보고 있어요. 좋습니다 !!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은행나무
여러분 공유해주신 문장들을 읽어보고 있는데요! 제가 밑줄 그은 것들도 많이 있어서 괜시리 동질감이 들고 그랬답니다. 최대한 안 겹치게 인용하고 싶어서 가져와본 저의 문장은 90쪽에 있던 것!
"책으로 가득한 공간 밖의 삶은 뭔가 모욕적이었지만,
책 속에는 생각과 감정과 지식이 살아서 꿈틀거렸다." (p.90)
물론 제가 느끼는 책이 가득한 공간 밖의 삶이 모욕적이진 않지만 (🤣) 그만큼 책으로 가득찬 삶에 감동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미션은 오늘 자정까지 제출해주신 것까지만 인정됩니다! :) 잊지 말고 남겨주세요 다들 🙏🏻♥️
스마일씨
저도 앞서 올리신 분들과 최대한 겹치지 않게 올리고 있어요. 좋은 문장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김유빈
“ 문학은 인간이 소유한 것 가운데 가장 좋은 것입니다. 그리고 시는 문학의 심장이며, 세상에 존재하는 것 가운데 가장 훌륭한 것입니다. 이것은 유일한 우리 마음의 양식입니다. 여러분이 인간에 될지 동물 수준으로 남을지는 전적으로 여러분에게 달렸습니다. ”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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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빈
미션2. 문학에 대해 제가 생각하는 바와 일치하는 부분이 있어 인상적이었습니다!
스마일씨
같은 책을 읽지만 조금씩 다른 감상에 정말 책읽기가 풍요로워진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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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여니
러시아인들의 이름과 관련하여 조금 더 보태자면 편집자님이 설명하신대로 러시아인의 이름은 이름+부칭+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러시아에는 애칭이 굉장히 많이 발달해서 혈연 관계나 친분이 있는 경우는 이름의 '애칭'으로 많이 부릅니다. 하지만 이 애칭이 이름과 다른 경우가 많아서 외국인들이 읽을 땐 동일인인지 인지하지 못해서 소설 속 등장 인물이 실제보다 더 많이 등장하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됩니다. (인물간 관계에 따라서 이름, 애칭, 이름+부칭, 성 등 상대방을 다양하게 부를 수 있으니까요) 성을 붙이는 경우는 '~씨'라고 할 때 쓰는데, 실제로 공적인 관계나 자리에서는 '이름+부칭'으로 부릅니다. 러시아에는 호칭이 많이 발달하지 않아서 공적인 관계인 경우는 '이름+부칭'을 많이 사용한답니다. 선생님이나 선배, 언니, 오빠 같은 호칭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부장님, 대표님, 총장님, 원장님 등과 같은 호칭도 없어서 한국 소설을 러시아어로 번역할 때도 애로 사항이 있고, 러시아 소설을 한국어로 번역할 때도 고민이 되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편집자님이 말씀하신대로 문맥상 이해가 되는 경우에는 해당 이름의 애칭을 남겨두지만, 만약 그렇지 못한 경우라면 통일을 해서 동일인이라는 것을 상기시키게 됩니다.
스마일씨
그래서 초반엔 인물도를 그리면 편하더라고요. 도스토옙스키 작품들을 그렇게 읽었거든요. 한 사람을 지칭하는 이름이 세 네개인 경우가 흔하더라고요. 여기도 빅토르가 비짜라고도 불리잖아요. 러시아소설 많이 읽으면 유추가 되기도 하더라고요.
bookulove
저도 인물관계도를 그리며 읽고 있어요~! 인물 이름 파악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ㅎ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머위잎
역자 선생님이 설명을 덧붙여주신 덕에, 이해에 더 도움이 될 듯해요. 감사합니다! 누군가를 부를 때 가족에게도 이름이나 별명으로 부르기보다 역할 이름으로 부르는 데 친숙한 저희 나라와 비교하면, 참 신기하기도 하고(이런 호칭들이 없는 세계란 어떤 걸까요?) 러시아 문학 번역의 까다로운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네요. 🧐🧐
MA
어린 시절이 언제 시작되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어떤 경계를 끝으로 사람은 어른이 되는가?
어린 시절을 도둑맞은 사람, 유년기를 잃어버린 사람, 자유를 잃은 사람까지...... 또 누가 무엇을 잃었는지 헤아리는 것조차 무의미 했다. (84p)
아우안맘
“ 문학은 인간이 소유한 것 가운데 가장 좋은 것입니다. 그리고 시는 문학의 심장이며, 세상에 존재하는 것 가운데 가장 훌륭한 것입니다. 이것은 유일한 우리 마음의 양식입니다. 여러분이 인간이 될지 동물 수준으로 남을지는 전적으로 여러분에게 달렸습니다. p.69 ”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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