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6. <실크로드> 읽고 걸어요

D-29
레이저로 커팅한 바위처럼 보여서 세계 미스터리 소재로 등장하곤 했던 알나슬라 거석이 91페이지에 등장해서 반가웠습니다. 바위 커팅 미스터리만 알고 있었지 여기에 사람과 말의 그림이 그려져있었다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네요.
p.75 8세기 중국의 여성 폴로 경기자가 호복을 입고 있는 모습의 조형물입니다. 폴로는 스텝의 유목민을 통해 유라시아에서 매우 번성했던 스포츠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도 고려시대에 격구가 성행했다는데 아마도 같은 영향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3-3 48~49쪽, 스텝 챕터가 시작하는 첫 페이지에 나오는 사진입니다. 막힘 없이 사방이 뚫린 하늘과 초원이 시원해서 기분이 좋아지는 사진입니다.
p.78, ‘하트라의 파르티아인 왕 사나트루크 1세 조각상’ - “이 조각상은 최근의 정쟁 동안에 파괴됐다”는 문장에서 저도 모르게 큰 숨을 들이마셨습니다. 이제 이 아름다운 조각상을 영원히 볼 수 없다고? ‘믿음은 인간에게 무엇인가’라는 질문만 머리 속에 맴돌았습니다.
75쪽의 중국 여성 폴로 경기자 조각이 인상깊었어요. 3-1에 대한 소감에서 얘기한 스텝 목축민들이 주역이라는 것과도 비슷한데요. 97쪽에 보면 최근 농목축 사회에서의 전사의 이상과 성 역할에 대한 견해가 바뀌고 있다고 기재되어 있는데 그 맥락에서 인상적이었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3-4. ‘스텝’ 에서 인상적인 문장을 적어주세요.
59/스텝 민족들은 대체로 영구 정착지가 없고 정주 농경을 하지 않기 때문에 남쪽의 문명 민족들로부터 야만인 취급을 받았다. 그들은 고대 문명의 적이었다. 이런 관념은 대개 다른 것, 타자에 대한 공포 때문에 생긴 것이었다.
실크로드를 단순히 상업적인 여행자단이 지배하는 도서간 '고속도로'로 보는 대신에, 우리는 아프로유라시아 대륙의 광대한 지역을 아우르는 관계망을 수많은 남북 및 동서 방향의 핏줄로서 좀더 정확하게 나타내야 한다. 이들은 처음에는 외교적 교률에 사용됐고, 나중에서야 정치 세력들의 대리인 역할과 상업적.경제적 이익을 동반하게 됐다.
실크로드 74, 수전 휫필드 외
그들은 공예품들을 녹여버렸고, 그 바람에 막대한 양의 옛 보물들이 사라졌을 것이 분명하다.
실크로드 p.62, 수전 휫필드 외
그러나 최근의 학술 논쟁으로 농목축 사회에서의 전사의 이상과 성 역할에 대한 견해가 바뀌고 있다. 예를 들어 우랄산맥 남쪽의 포크롭카에서 발견된 사르마티아 여성은 승마와 활쏘기, 사냥과 전쟁 훈련을 하고 철검과 단도를 다루었는데, 이는 스텝 사회에서 예외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반대로 부장품은 피장자가 생전에 그 물건들을 사용했기 때문에 묻힌 것이 아니라 그것이 매장된 사람의 권력과 지위를 드러내 주기 때문이었을 듯하다.
실크로드 p.97, 수전 휫필드 외
3-4. p65 실크로드에 대한 전통적인 역사는 흔히 유라시아 대륙 양쪽 끝에 있는 정주 문명들을 강조한다. 중국의 한과 로마 제국이다. 그러나 사실 유라시아 교역의 주연 배우들은 스텝의 목축민 등 그 사이에 살던 사람들이다.
추천사 첫 머리에 소개된 구절이 실크로드를 제대로 설명해 주고 있는 듯하여 시작부터 무척 인상적으로 다가오네요. 특히 "세계는 집이 아니다. 세계는 장터다."라는 짧은 두 문장이 지금 국제사회를 정확하게 표현해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는 집이 아니다. 세계는 장터다. 시장은 헤매는 영혼을 위한 어떤 피난처 또는 반순한 반추. 각 판매장은 신전이고 사원이며, 마법의 기억 동국이다. 그 통로는 우리는 극지까지, 지구 반대편까지 옮겨주는 바위굴. 우리 모든 싸구려 사냥꾼들은 시간을 지우고 장소와 잃어버린 역사를 떠올린다.” - 월레 쇼잉카, 《사마르칸트와 내가 아는 시장들》, 2001
2-1. 실크로드 지도 만들기 이 책은 펼치기 전까지만 해도 '지도'라는 것에 큰 의미나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문득 책을 펼치고 그 내용에 들어가면서 지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실크로드의 사진도 사진이지만 문득 우리 인생에 '인생 지도'는 어떤 모습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실크로드 지도에서는 《기독교 지리지》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지동설에 의해 그려진 이 그림의 설명 중 "천사들이 해를 산 너머로 옮겨 놓으면 밤이 된다."라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 설화와도 같은 느낌을 주고, 그 당시 사람들의 사상을 조금은 엿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생생한 사진이 함께 이미지를 구체화 해주니 무척 재미있고 흥미롭습니다.
2-1 지도... 라고는 평소에 티맵 지도나 다음, 네이버 지도만 보다 보니까.. 전반적으로 눈에 잘 안 들어옵니다. 그래서 그나마.. p.38~39 에 나오는 유네스코와 실크로드 지도가 가장 직관적으로 눈에 잘 들어옵니다. (솔직히 이마저도 잘 안들어옵니다.) 배경지식이 전혀 없어서.. 지리쪽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느꼈습니다. ^^;;
2-2 중앙아시아의 사진도.. 딱히 인상 깊은 사진이 눈에 안들어 왔습니다. 그나마.. p.46~47 에 나온 음산한 분위기의 이슬람 무덤이 눈에 들어왔어요. 3번 미션인 스텝부터 더 적극적으로 임해보겠습니다. 2번 미션은 .. 별다른 배경 지식 없이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처럼... 무척 난해하게 느껴졌습니다. (자존감이 떨어졌달까요;;)
2-1. 여러 사람이 고르신 것처럼 저도 '카탈루냐 지도'가 제일 인상 깊었고 마음에 들었습니다(p.32). 무엇보다 이쁘잖아요. 그리고 지도에 표시된 그림과 글도 무척 재미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하나의 장에서도 시점이 2개 이상 쓰인걸 보면 이걸 접어서 위아래로 접어서 들고 다녔던 걸까요? 2-2. 루이스 코너의 백금 사진판(p.46-47)이 인상 깊네요. 색감이 묘합니다.
참여도가 대단들하시네요. 그믐, 큰 성공하겠는데요? ㅎㅎ
3-1. 초원이 하늘과 만나는 곳, 스텝과 중국/이란/로마세계 막연하게 초원으로만 알던 스텝에 대해 제대로 배웠다. '끄트머리' 정착민 중심으로 이해하던 역사를 '중앙의' 유목민 중심으로 전환시키는 건 낯설지만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3-2. 57~59P. 중국, 로마, 사산제국의 성벽. 스텝지역과 경계선을 긋고 군사적, 경제적 방어선으로 썼던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다니. 85P. 되르네의 투구. 네덜란드 늪지에서 발견된 투구. 로마군 기병부대 장교의 것인 것도 놀랍지만 그 양식이 사산 양식을 받아들였다는 게 더 놀랍다. 실용적인 로마인들. 94P.황제의 춤추는 말. 실크로드의 중심도시 장안에서 발견된 은주전자. 지금 봐도 세련된 디자인이라 눈에 띄었다. 중국의 이웃 스텝지역 사람들이 흔히 가지고 다니는 가죽 물통 모양인데, 말의 목에 맨 리본이 사산 미술에서 흔히 발견되는 모습이라는 게 흥미진진하다. 3-3. 102~103P. 5~8세기 튀르크인들의 무덤단지. 드넓은 평원에 기다란 돌을 줄세운 열석. 먼 거리에서도 잘 보이게 하고 싶었던 가족들의 마음이 느껴진다. 3-4. 59P. "스텝 민족들은 대체로 영구 정착지가 없고 정주 농경을 하지 않기 때문에 남쪽의 '문명' 민족들로부터 야만인 취급을 받았다. 그들은 고대문명의 적이었다. 이런 관념은 대개 다른 것, '타자'에 대한 공포 때문에 생긴 것이다." 68P. "스텝 민족들의 역사의 정점은 몽골 제국의 등장이었다. 그들은 13세기와 14세기의 비교적 짧은 기간동안에, 그 이전이나 이후의 어느 정치체보다도 넓은 유라시아 땅을 지배했다."
2-1. 저는 25쪽에 ‘프톨메마이오스와 리히트호펜’ 지도가 인상 깊었습니다. 지도 밖으로 사람의 얼굴로 보이는 것들이 둘러싸고 있고 이 얼굴들 모두 입으로 바람을 뿜어내고 있는 모습이 재밌기도 하고 그 당시 사람들의 상상력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이 지도에 대해 조금 더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2-2. 45쪽의 사진이 인상 깊었습니다. 양떼를 몰고 있었다는데 양떼는 어디에 있는지, 불상에 돌은 왜 던지는 건지, 사진을 찍은 시간으로부터 지금까지 약 14년이 흘렀는데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을지, 같은 것들이 궁금했습니다.
3-1. '초원이 하늘과 만나는 곳'은 유라시아 스텝에 대한 많은 정보(기후, 생활 등)를 담고 있고 문명 민족들로부터 야만인 취급을 받은 역사까지 언급하고 있어 좋았습니다. '스텝과 중국 세계'는 그 강력한 중국과 스텝이 대등한 세력에 준하는 상호 교류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놀라웠고(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오랑캐라고 부르던 스텝이었겠지요?), '스텝과 이란 세계'는 이란과 신라까지 교역로가 있었다는 것이 신기했네요. '튀르크인들의 날개, 말'은 스탭 세계에서 정말 핵심 자원이었구나를 느끼게 해 준 글이었네요. 3-2. (p.79) '곡과 마곡: 전설 속의 성벽' 쇠와 구리로 만든 성벽 이야기인데 첨부된 그림에 관한 설명이 짧은 것이 조금 아쉬웠네요. (p.90) '바이킹의 태피스트리' 태피스트리에 담긴 사람들의 모습이 당시 문화를 잘 보여주는 것 같네요. (p.94) '황제의 춤추는 말' 중국에서 제조한 것으로 보이는 은주전자는 중국에서 만든 것 같지 않은 느낌이 있네요. 말도 멋지게 그려져 있습니다. (p.106) '금제 허리띠 장식판' 허리띠에 그려진 동물 싸움이 생생하네요, 진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니 더욱 흥미롭습니다. 3-3. (p.102) 돌로 표시된 튀르크인드의 무덤 단지인데, 광활한 평지와 뒤에 보이는 경관이 아주 멋지네요. 돌 무덤들이 늘어서 있는 모습은 약간 비현실적인 느낌도 줍니다. 3-4. (pp.74-75) 실크로드를 단순히 상업적인 여행자단이 지배하는 동서간 '고속도로'로 보는 대신에, 우리는 아프로유라시아 대륙의 광대한 지역을 아우르는 관계망을 수많은 남북 및 동서 방향의 핏줄로서 좀 더 정확하게 나타내야 한다. 이들은 처음에는 외교적 교류에 사용됐고, 나중에서야 정치 세력들의 대리인 역할과 상업적, 경제적 이익을 동반하게 됐다. 이렇게 유라시아 대륙의 연결망은 비단을 나르는 중국 상인들이 아니라 여러 집단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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