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① 『둔촌주공아파트, 대단지의 생애』 함께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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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책을 읽기 전에 작가의 정치적인 색채는 드러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는데 그 부분은 잘 감춰진듯싶어 다행이다. 대신, 둔촌은 강동이 아니라는 말에 약간의 사심이 들어가 보여서 인간적인 면도 돋보였다. 또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재개발 사업과 관련된 일련의 과정을 도표 등으로 보여줬으면 하는 아쉬움과 어려운 용어 등은 각주를 달아 정의를 알려주었다면 더욱 보기 편했을 것으로 사료된다. 오늘은 2023 성북구 한 책, 비문학 최종후보도서 중 하나인 둔촌주공아파트 대단지의 생애에 대해 읽어보았다. 작가의 둔촌주공아파트에 대한 사랑과 애정, 추억 그리고 노력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책, 둔촌주공아파트 대단지의 생애였다.
사실 재건축을 추진하는 이들에게서도 ‘안녕, 둔촌주공아파트’ 프로젝트에 대한 공감을 얻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었다. 재건축조합을 ‘내가 사랑하는 동네를 없애려는 사람들’이라고 이분법적으로 바라본 나의 고정관념과 반감을 뒤집는 귀한 발견이었다.
둔촌주공아파트, 대단지의 생애 139~140쪽, 이인규
저는 책 전체를 통틀어 이 두 문장이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왜 현장을 찾아서 실제로 사람들의 이야기를 ‘깊이’ 들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대목이라고 생각해서요. 이 책의 가치에 대해서도 말해주는 문장들이고요. 제가 기자 시절에 배운 바도 그러했습니다. 실제로 현장에 가보면 모든 현장은 흰 색이나 검은 색이 아니라 회색이더라고요. 그런데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로 볼수록 세상은 흑백이 분명히 갈리는 것처럼 보이는 것 같습니다.
기존 물줄기에서 떨어져 나온 소뿔 형태의 호수 ‘우각호’는 한때 이곳으로 물길이 나 있었다는 흔적이다. 이 책은 훗날 한국 사회가 지리멸렬하게 혹은 열광적으로 지나 온 재건축 시대의 우각호로 남을지도 모른다. 이 거대한 존재들이 자가 증식을 계속할 수 없게 되는 순간은 언젠가 분명 찾아올 것이고, 그때는 물길의 흐름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둔촌주공아파트, 대단지의 생애 232쪽, 이인규
‘재건축 시대의 우각호’라는 표현이 멋지네요. 물길의 흐름이 어떻게 달라질지 이런저런 상상을 해봅니다. 거대한 존재들의 자가 증식에 기댄 경제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그 기반이 흔들릴 때 그 위에 선 사람들이 받을 충격이 너무 치명적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책 정말 잘 읽었습니다. 작가님께 존경심이 듭니다. 당대 한국 사회를 다루고, 구체적인 현장을 성실하게 취재하고, 균형 잡힌 논리가 있는 책에 늘 마음이 꽂히는 취향입니다. 가을에 에세이까지 내시게 되면 10년 가까이 붙잡고 계셨던 주제를 ‘졸업’하시게 되는데 기분이 어떠신지도 궁금하네요.
소재는 전혀 다릅니다만 2021년에 나온 『개미는 왜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 투자하는가?』도 떠올랐습니다. 당대 한국 사회, 구체적인 현장, 성실한 취재, 균형 잡힌 논리에 더해 저자의 석사 논문과 이어진 단행본이라는 점에서 연상이 되었던 것 같아요.
개미는 왜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 투자하는가?◆ “2020년대 한국 사회를 자연지형으로 형상화하면, 사방으로 낭떠러지가 있는 고원 지대 아닐까 생각한다. 한번 밖으로 굴러 떨어지면 크게 다쳐서 다시 위로 올라오기 어려운. 늘 추락을 염려하며 살아야 하는. 우리는 이미 ‘치킨집’이라는 유명한 비탈을 안다. 이제 이 책은 더 위험하고 가파르지만 잘 보이지 않아 얘기되지 않았던 또 다른 급경사 지대를 소개한다. 한 용감한 인류학 연구자가 몸으로 부딪혀 그곳을 탐사하고 근사한 보고서를 들고 돌아왔다
1.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과 시공단의 갈등이 극심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세요? 독자의 생각: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각자의 입장에서의 이익을 지나치게 내세운 것이 갈등의 불씨를 키웠다고 생각합니다. 시공사야 기업의 입장이니 그렇다고 할 수 있겠지만 조합의 경우에는 개인의 이익을 지나치게 높이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요? 결국 그에 따른 손해는 조합원들에게 넘어가게 되어 있는데 말입니다.
2.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에서 서울시와 중앙정부, 즉 공공 영역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조합과 시공단 사이의 갈등을 조정하기에 충분했다고 생각하시나요? 독자의 생각: 중앙 정부의 역할이 무척이나 빈약해 보였였습니다. 중심이 바로 서야 하는데 중심에 균형이 잡혀 있지 않으니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법이 시시때때로 바뀌어서야 어떻게 국민을 제대로 설득할 수 있겠습니까? 둔촌 단지의 재건축에 대한 일련의 사건들을 읽으면서 담담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3. 둔촌주공아파크의 생애는 다른 아파트 단지들이 반복하게 될 모습이기도 합니다. 둔촌주공의 생애에서, 다음 세대의 아파트 건설-거주-재건축에 반영되었으면 하는 점 한 가지를 꼽아주세요. 독자의 생각: 대 단지 재건축의 경우 처음 시작부터 기준점을 명확하게 정하고,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합원과 시공자 그리고 중앙정부가 각각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해 줄 수 있다면 재건축은 더욱 빨리 진행 되었을 것이고, 경비 또한 상당히 절약할 수 있었으리라 봅니다. 각자의 이익이 너무 지나치게 개입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둔촌 단지의 재건축 관련에 사건들 중에 제게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길고양이에 대한 것입니다. 살아 있는 생명을 존중하는 것은 인류애의 한 부분이라는 생각에는 동참합니다. 하지만 반려동물이 아닌 길고양이들의 생존권을 보장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그 기준이 서질 않습니다. 어떤게 바람직한 선택일까요? 다른 독자님들의 생각이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아파트 재건축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거주보다는 투자 목적에 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둔촌 단지의 재건축에서도 언급 되었지만 공사가 중단되고 협상이 결렬되고, 공사가 늦어짐에 따른 국제 정세의 변화로 원자재 비용의 상승과 금융 비용등으로 조합원들의 분담금 또한 급상승하는 모습을 보며 도끼로 자기 발등을 찍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옆 동네 분양가가 높으니 우리 동네 분양가도 그에 합당해야 한다는 논리에는 개인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차라리 친구 따라 강남을 가는 게 빠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인간의 욕심이 끝이 없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건축 심의 협위 내용을 전부 뒤바꾼 설계 변경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조합원들이 초소형 평형을 새로운 이웃이 될 누군가의 ‘집’이 아니라, 그저 자신들의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다.
둔촌주공아파트, 대단지의 생애 200, 이인규
화제로 지정된 대화
[둔촌주공아파트, 대단지의 생애] 15일간의 독서모임이 오늘 끝납니다. 여러분의 질문과 감상, 의견 들을 읽으면서 이 책이 갖는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어요. 아직 우리에겐 하루라는 시간이 남았습니다. 못다 한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오늘 꼭 남겨주세요!
쭉 서울에 살았는데도 잘 몰랐던 "둔촌주공아파트"라는 하나의 큰 마을(혹은 큰 광장일까요?)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어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보통 아파트라 하면, 이웃 간 교류가 없고 삭막한 콘크리트벽을 떠올리는데요. 아파트라는 큰 마을 안에서 함께 교류하고 인사하며 살아가는 따뜻한 시간과 추억을 이 책을 통해 한 번 더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재건축으로 사라져버린 그 대단지의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고 더 아름다워 보이기도 하는 것 같아요. 이 커다란 단지의 삶에서 나온 다양한 책과 자료들을 천천히 더 찾아볼까 합니다. '고양이들의 아파트'도 찾아보고 있었는데 OTT에 없어서.. 나중에 꼭 기회가 있으면 보고 싶어요. 그리고 여담이지만 이 책을 읽고 있다가 "부동산 재테크에 관심 있느냐"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아파트가 돈으로 보이는 세상에서 아파트의 다른 부분을 읽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지난주에 이인규 작가님이 출연한 팟캐스트 방송이 있어서 링크를 가져와 봅니다. [스몰포켓] 133 둔촌주공아파트, 대단지의 생애 / 이인규 https://www.podbbang.com/channels/11972/episodes/24753315 독립책방 스토리지북앤필름 사장님과 태재 작가님 진행인데 두 분과는 이인규 작가님이 예전 독립출판으로 책 내셨을 때부터 알고 지내신 사이인 것 같아요. 그 케미가 잘 드러나는 방송이라 더 재밌습니다:)
[35분 58초] 에는 감사하게도 그믐 이야기까지 해주셨어요. 제가 짧게 적어보자면, ------- 같이 책을 읽는 그믐이라는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어나가고 있거든요, 사람들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이제 살 것 같아요. 책 내고 한 달 정도는 조금 약간 불행한 느낌이었어요. 그전까지는 내가 애써서 한 게... 아무 소용이 없는 책을 쓴 건 아닐까 약간 그런 생각이 많이 들던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 (저는) 후기 정말 사랑해요.
함께 읽기가 작가님께도 우리 독자에게도 충만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 3부 재개발 파트, 아주 조금 남았는데 얼른 읽고 다시 오겠습니다. 오늘 (8월 7일) 이 모임은 종료되며 이후로는 글을 올리실 수 없으니 모임 참여자분들은 참고하여 주세요. 감사합니다!
작가님이 말씀도 조곤조곤 잘 하시네요. ^^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팟캐스트 들어봐야겠네요. 작가님도 그런 기분이 드실 때가 있으셨군요. 누구도 시도 하지 않았던 의미 있는 작업들이었다는 생각 들어요. 작가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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