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밀히 말해, 그것은 불안이 아니라 인간적인 면이 조금도 남아 있지 않은, 투지도 희망도 찾아볼 수 없는 이상한 슬픔이었다. 죽음을 기다리는 짐승, 그물에 갇혀 어부의 그림자가 지나가는 걸 바라보는 물고기의 눈에 깃든 것과 같은. ”
『6월의 폭풍』 p93, 이렌 네미롭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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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디에
(9장)
피난 행렬을 묘사한 장면들이 서술되는데요, 가브리엘은 피난민들을 혐오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자신은 다르다고 생각하면서, 그 무리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부정합니다. 우리가 종종 빠지는 함정을 가브리엘에게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스마일씨
책을 읽을수록 일련의 가진자들과 지식인들의 전쟁 분위기에 반하는 행동과 , 대다수 일반 사람들이 오로지 목숨을 구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대조를 이루네요. 분위기 파악 못하고 여전히 추함과 고상함을 이야기하는 가브리엘이 저는 오히려 더 역겹고 추하게 보입니다. 저는 잠시 우리 시대의 지식인들과 지도자들을 생각해 봅니다. 그들은 이와 비슷한 상황 에 놓였을 때 어떻게 행동할지..저같은 일반 사람들은 아마도 각자도생만 생각하게 될 것 같아요. 😢
스마일씨
“ 총총히 별들이 빛나는 밤하늘에 검은
얼룩이 미끄러져 지나가면 곧 웃음소리가 멈주고 모두 촉각을 곤두세웠다. 엄밀히 말해, 그것은 불안이 아니라 인간적인 면이 조금도 남아 있지 않은, 투지도 희망도 찾아볼 수 없는 이상한 슬품이었다. 죽음을 기다리는 짐승, 그물에 갇혀 어부의 그림자가 지나가는 걸 바라보는 물고기의 눈에깃든 것과 같은. ”
『6월의 폭풍』 93p, 이렌 네미롭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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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샘
이 문구가 저도 9장에서 가장 인상적인 문장이었습니다.
맑은샘
9장을 읽었습니다. 가브리엘이 하나 남은 호텔 방을 선택하지 않은 것은 자신의 취향에 맞지 않아서가 아니라 폭격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폭격당할 위험을 낮추기 위한 현명한 두려움이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제 가브리엘은 그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하는 시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웅성거림과 두려움을 길 위의 차 안에서 그대로 겪어야 할 겁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한 "샌드위치 먹기"를 거절하고 있습니다. 일상과 다른 환경에 던져진 인간은 본능에 따라 생존을 위한 선택을 하기도 하지만, 원래 일상 속에서 자신이 하던 관성에서 갑자기 벗어나기 어려운 면도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피난이라는 생존을 위한 행동에 나서면서도, (일상 생활하듯) 주방 하녀와 운전사와 함께 피난 나온 행동에서 보여준 모순적인 모습의 연장으로 보입니다.
호디에
“ 기독교의 자비심, 수 세기에 걸친 문명사회의 너그러움이 헛된 장식처럼 벗겨지고 그녀의 메마른 영혼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 적대적인 세상에 오로지 아이들과 그녀뿐이었다. 새끼들을 먹이고 보호해야 했다. 나머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았다.
”
『6월의 폭풍』 p105, 이렌 네미롭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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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디에
(10장)
페리캉 부인이 정서적 허영에서 피란민이라는 현실적인 처지를 각성하는 계기가 생깁니다.
10장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영상처럼 지나갔던 생각은 주변의 피란민들은 흑백이고, 페리캉 가족들만 색깔이 입혀져 있다가 점차 그들도 흑백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가브리엘이 자신은 다른 피란민들과 다르다고 생각한 것처럼 페리캉 부인도 처음에도 그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결연해 보이는 페리캉 부인의 다짐을 보니 좀 달라질 것 같기는 하네요.
냐옹
“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하는 두 죄인을 끌고 가며 페리캉 부인이 말했다. 기독교의 자비심, 수 세기에 걸친 문명사회의 너그러움이 헛된 장식처럼 벗겨지고 그녀의 메마른 영혼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 적대적인 세상에 오로지 아이들과 그녀뿐이었다. 새끼들을 먹이고 보호해야 했다. 나머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았다. ”
『6월의 폭풍』 P105, 이렌 네미롭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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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옹
10장을 읽었습니다. 어제 벌거벗은 세계사에 2차 세계대전이랑 파리 침략이랑 코코샤넬님 이야기 나와서 이 작품 생각하면서 봤어요. ㅠ 샤넬님도 파리에서 조카가 있는 지방으 로 피난을 가는 중이었다고 하네요. 아는분의 피난 이야기와 10장부터 전쟁상황과 인물들의 변화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며 전쟁이 확 다가오는 느낌이었습니다.
새봄내음
상대에 대한 이해와 관용이 부족할 수록 동일화 시킨다는 글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어요. 10장에서 피난민들이 모두 똑같아 보인다는 표현에서 두 집단간의 거리감이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도, 비난하거나 혹은 동정하면서 누군가를 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새봄내음
구겨진 옷, 초췌한 얼굴, 쉰 목소리, 그들은 모두 똑같아 보였다.
『6월의 폭풍』 p.100, 이렌 네미롭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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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씨
10장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피란민은 점점 불어납니다. 페리캉 부인은 지인들의 도움을 받기도 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남의 도움은 요원해 보이는데 현실감 없는 페리캉 부인은 마치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듯 자신이 가진 간식거리를 아이들에게 나눠주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녀가 먹거리와 생필품을 전혀 구할 수 없는 현실을 직시하고는 간식거리를 나눠주는 아이들을 말립니다. 자신의 가족이 최우선인 전시상황에서 자신들의 것을 나누기는 쉽지 않지요. 페리캉 부인이 간식을 나눠줄 땐 의도가 어떻든 그녀가 대단해 보였는데 현실을 파악한 후의 행동을 보며 역시! 싶었어요. 그러나 그 누구도 페리캉 부인을 비난할 수는 없죠.
스마일씨
보아하니 사람들이 앞으로 장례용품을 많이 찾을 것같은데, 지금 사서쟁여놓으면 어떨까요, 엄마?
『6월의 폭풍』 104p, 이렌 네미롭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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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려터진달팽이
이 와중에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니, 사막 한가운데 떨어뜨려 놓아도 돈 버실 분이시군요 ㅎㅎ
스마일씨
“ "자클린, 네 가방에 막대 사탕 있잖니." 페리캉 부인이 '굶주린 사람들과는 나눠 먹고, 곤경 속에서는 서로 도와야 한다는 것쯤은 너도 잘 알겠지.지금이 바로 교리문답 시간에 배운 것을 실천할 때야' 라고 말하는 듯한 은근한 몸짓과 눈길로 말했다.
페리캉 부인은 온갖 부를 다 누리는동시에 물시 자비로운 자신을 떠올리며 무척이나 만족스러위했다! 모두가 자신의 선견지명과 착한 마음씨를 증명해주였다. ”
『6월의 폭풍』 101p, 이렌 네미롭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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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샘
10장을 읽었습니다. 전쟁이라는 현실은 현실감각을 갖기에 너무 급격한 변화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쟁이라는 현실을 보다 절실하게 느끼기 시작한 페리캉 부인, 그리고 그 가족 앞에 해일처럼 전쟁이라는 현실이 몰아쳐 오네요. 이제 앞으로 페리캉 부인이 간식거리를 나눠주는 모습을 보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냐옹
“ 하지만 끊임없이 펼쳐지는 만화경이, 잔 앞에 장마리의 모습을 하고 나타났다가 멀어져 결국 사라져버리는 그 낯선 얼굴들이 육체적 피로보다 더 고통스러웠다. '슬라이드가 어지럽게 휙휙 지나가는 것 같아.' 잔은 생각했다. ”
『6월의 폭풍』 111p, 이렌 네미롭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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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옹
“ 화가 나 소리를 지르거나 체념한 듯 음울한 표정을 지으며 앉아 있는 운전기사들을 보며 피란민들은 고소해했다. '차가 있으면 뭐 하나. 걷는 것보다 더 느린걸!’ 그들은 속으로 이렇게 말했고, 남들 역시 자기만큼 불행하다는 데에서 작은 위안을 얻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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