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장
'소심하고 거만하고 자신의 물건들만 사랑하는' 샤를 랑줄레는 부유하게 살아온 덕에 아름다움에 사치를 부리며 살아왔어요. 하인들에겐 섭섭지 않게 해준 듯 하나 전쟁통에 다들 도망갔네요. 죽음이 무섭지 않다며 구석지고 조용한 곳으로 간다지만 그곳은 국경 접경 지역이지요. ㅎㅎ 피난길에 챙기는 물건들이 비싼 찻잔들과 도기들이라뇨. 그것도 깨지기 쉬운..
미쇼 부부는 코르뱅의 차를 타고 탈출하려 했으나 서열에서 그의 정부에 밀렸네요. 변심한 정부인데도요.. 게다가 코르뱅은 미쇼부인께 근무태만 운운하며 군기를 잡습니다. 전시중에도요..
"제발 겨울에는 피란 길에 오르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들
하세요.. 기도들 해요.. 기도하라고요!" 복선일까요..
[레모]이렌 네미롭스키 <6월의 폭풍> 출간 기념 함께 읽기
D-29
스마일씨
스마일씨
🔖스무 살 적에 랑줄레는 안쪽에 <This thing of Beauty is a guilt forever(이렇게 아름다운 것은 영원토록 죄악이다 >라고 새거진(랑줄레는 혼잣말을 할 때 영어를 썼다. 영어의 정취와 힘이 마음을 나타내는 데 적합했다) 반지를 끼고 다녔다.
->저 경구는 존 키츠의 시 This thing of Beauty is a joy forever에서 따 온 걸까요? 사실 이 문장이 더 맞는 것 같은데요.
🔖이후 유치한 짓거리라는 생각에 반지는 빼버렸지만, 경구는 가슴 속에 남아 있었고, 그는 그 경구에 충실하게 행동했다.
->경구를 충실하게 행동했다는 건 무엇을 의미할까요.
스마일씨
“ 샤를은 평화와 빛의 세계에 살고 있었다. 그 세계를 벗어나면 미움을 받고 속임을 당하는 게 그의 운명이었다. 줄행랑을 쳐버린 하인들을 떠울리며 그는 냉소를 지었다. 그것은 새로운 시대의 경고이자 전조었다! ”
『6월의 폭풍』 80p, 이렌 네미롭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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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ns
@Eins
5~8장을 읽었습니다.
모임 시작 전, 책 소개를 읽을 때만 해도 관심분야라 흐름을 잘 아는 역사이니 덜 힘들 거라고 자신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동시에 작가에게 도망치라고, 제발 어떻게든 살아달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끝까지 눈 돌리지 않으려 노력해보렵니다.
Eins
15장까지 읽었습니다.
혼란 속에서 점점 절망, 비일상에 익숙해지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낯설지도, 아주 남의 일로 여겨지지도 않아 혼란스럽고 심란했습니다. 전쟁을 응보나 게임으로, 일시에 벌어져 짠 하고 끝나는 것처럼 생각하는 일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낍니다.
Eins
“ 기독교의 자비심, 수 세기에 걸친 문명사회의 너그러움이 헛된 장식처럼 벗겨지고 그녀의 메마른 영혼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 적대적인 세상에 오로지 아이들과 그녀뿐이었다. 새끼들을 먹이고 보호해야 했다. 나머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았다. ”
『6월의 폭풍』 p.105, 이렌 네미롭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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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지
7장
작가가 부유한 인물들을 동물에 빗대어 표현하는 부분들이 유난하게 눈에 밟힙니다.
p.80 그는 정글에서 길을 잃은 금빛 털을 가진 페키니즈 같은 자신의 모습을 그리며 희미하고 씁슬한 미소를 지었다. 이런 묘사가 물질을 중요시하는-실물을 천하게 여기는 부르주아들에 대한 작중의 인상을 드러내는것 같기도 하고요.
8장
미쇼 부부에게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무더운 6월 밤에 이어지는 피난 행렬에 참여하게 되었군요...
이 부부가 겪는 사건들은 구체적으로 21세기 소시민의 삶에도 겹쳐서 볼만한 일이라 유독 마음이 갑니다.
묘사 중에서는 88페이지의 모자를 빼뚜름하게 쓴 상복 차림의 여자의 모습과 대사가 기억에 남았습니다.
문장을 읽음과 동시에 당시 전쟁을 피해 자리를 피하던 사람들의 박제를 마주친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냐옹
“ "난 안자. 나처럼 해."
"방에서 편하게 잘 수도 있었는데! 방을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있었는데!"
"그게 절호의 기회였다고? 악취 풍기는 그 더러운 지붕 아랫방이? 그 바로 아래가 부엌인 거, 눈치 못 챘어? 나더러 거기 묵으라고? 내가 그럴 것 같아?"
"하지만 가브리엘, 자존심 내세울 상황이 아니잖아요.”
"아! 그만해, 듣기 싫으니까. 나는 늘 생각해왔어, 당신이 어떤 뉘앙스….” 그는 낱말을 찾았다. “…어떤 수치심에는 아주 둔감하다고."
"지금 엉덩이가 아픈 건 똑똑히 느껴요!" 플로랑스가 지난 5년의 세월을 갑자기 잊은 채 소리를 빽 질렀다. 그러고는 반지로 뒤덮인 손으로 자신의 허벅지를 천박할 정도로 힘차게 내리쳤다. "아! 정말 지긋지긋해!"
가브리엘이 코를 벌름거리며 분노로 하얗게 질린 얼굴로 그녀를 돌아보았다.
"나가! 빨리 나가! 안그러면 내가 내던져버릴 거야!"
바로 그 순간, 갑자기 눈부신 빛이 광장을 훤히 밝혔다.비행기가 떨어뜨린 조명탄이었다. ”
『6월의 폭풍』 P94, 이렌 네미롭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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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옹
9장을 읽었습니다. 생활과 생존 중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대처방식이 달라지네요. 그래도 전쟁은 계속됩니다. 먹먹하네요.
호디에
“ 엄밀히 말해, 그것은 불안이 아니라 인간적인 면이 조금도 남아 있지 않은, 투지도 희망도 찾아볼 수 없는 이상한 슬픔이었다. 죽음을 기다리는 짐승, 그물에 갇혀 어부의 그림자가 지나가는 걸 바라보는 물고기의 눈에 깃든 것과 같은. ”
『6월의 폭풍』 p93, 이렌 네미롭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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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디에
(9장)
피난 행렬을 묘사한 장면들이 서술되는데요, 가브리엘은 피난민들을 혐오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자신은 다르다고 생각하면서, 그 무리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부정합니다. 우리가 종종 빠지는 함정을 가브리엘에게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스마일씨
책을 읽을수록 일련의 가진자들과 지식인들의 전쟁 분위기에 반하는 행동과 , 대다수 일반 사람들이 오로지 목숨을 구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대조를 이루네요. 분위기 파악 못하고 여전히 추함과 고상함을 이야기하는 가브리엘이 저는 오히려 더 역겹고 추하게 보입니다. 저는 잠시 우리 시대의 지식인들과 지도자들을 생각해 봅니다. 그들은 이와 비슷한 상황에 놓였을 때 어떻게 행동할지..저같은 일반 사람들은 아마도 각자도생만 생각하게 될 것 같아요. 😢
스마일씨
“ 총총히 별들이 빛나는 밤하늘에 검은
얼룩이 미끄러져 지나가면 곧 웃음소리가 멈주고 모두 촉각을 곤두세웠다. 엄밀히 말해, 그것은 불안이 아니라 인간적인 면이 조금도 남아 있지 않은, 투지도 희망도 찾아볼 수 없는 이상한 슬품이었다. 죽음을 기다리는 짐승, 그물에 갇혀 어부의 그림자가 지나가는 걸 바라보는 물고기의 눈에깃든 것과 같은. ”
『6월의 폭풍』 93p, 이렌 네미롭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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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샘
이 문구가 저도 9장에서 가장 인상적인 문장이었습니다.
맑은샘
9장을 읽었습니다. 가브리엘이 하나 남은 호텔 방을 선택하지 않은 것은 자신의 취향에 맞지 않아서가 아니라 폭격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폭격당할 위험을 낮추기 위한 현명한 두려움이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제 가브리엘은 그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하는 시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웅성거림과 두려움을 길 위의 차 안에서 그대로 겪어야 할 겁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한 "샌드위치 먹기"를 거절하고 있습니다. 일상과 다른 환경에 던져진 인간은 본능에 따라 생존을 위한 선택을 하기도 하지만, 원래 일상 속에서 자신이 하던 관성에서 갑자기 벗어나기 어려운 면도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피난이라는 생존을 위한 행동에 나서면서도, (일상 생활하듯) 주방 하녀와 운전사와 함께 피난 나온 행동에서 보여준 모순적인 모습의 연장으로 보입니다.
호디에
“ 기독교의 자비심, 수 세기에 걸친 문명사회의 너그러움이 헛된 장식처럼 벗겨지고 그녀의 메마른 영혼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 적대적인 세상에 오로지 아이들과 그녀뿐이었다. 새끼들을 먹이고 보호해야 했다. 나머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았다.
”
『6월의 폭풍』 p105, 이렌 네미롭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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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디에
(10장)
페리캉 부인이 정서적 허영에서 피란민이라는 현실적인 처지를 각성하는 계기가 생깁니다.
10장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영상처럼 지나갔던 생각은 주변의 피란민들은 흑백이고, 페리캉 가족들만 색깔이 입혀져 있다가 점차 그들도 흑백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가브리엘이 자신은 다른 피란민들과 다르다고 생각한 것처럼 페리캉 부인도 처음에도 그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결연해 보이는 페리캉 부인의 다짐을 보니 좀 달라질 것 같기는 하네요.
냐옹
“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하는 두 죄인을 끌고 가며 페리캉 부인이 말했다. 기독교의 자비심, 수 세기에 걸친 문명사회의 너그러움이 헛된 장식처럼 벗겨지고 그녀의 메마른 영혼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 적대적인 세상에 오로지 아이들과 그녀뿐이었다. 새끼들을 먹이고 보호해야 했다. 나머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았다. ”
『6월의 폭풍』 P105, 이렌 네미롭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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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옹
10장을 읽었습니다. 어제 벌거벗은 세계사에 2차 세계대전이랑 파리 침략이랑 코코샤넬님 이야기 나와서 이 작품 생각하면서 봤어요. ㅠ 샤넬님도 파리에서 조카가 있는 지방으로 피난을 가는 중이었다고 하네요. 아는분의 피난 이야기와 10장부터 전쟁상황과 인물들의 변화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며 전쟁이 확 다가오는 느낌이었습니다.
새봄내음
상대에 대한 이해와 관용이 부족할 수록 동일화 시킨다는 글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어요. 10장에서 피난민들이 모두 똑같아 보인다는 표현에서 두 집단간의 거리감이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도, 비난하거나 혹은 동정하면서 누군가를 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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