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모]이렌 네미롭스키 <6월의 폭풍> 출간 기념 함께 읽기

D-29
저도 이 부분이 가장 인상깊었던 문장입니다!
5-6장을 읽었습니다.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이번 공습 경보(다행히 오보)때 양말 2켤레, 팬티2벌, 얇은 잠바, 당시 2차시험 준비하는 수험서만 가득 챙겼던 모습과 제 겹쳐보여서 묘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부피가 나가는 문서들은 pdf로 만들어서 태블릿에 넣어놓아야 겠어요. (충전은 나중에 생각하기로)
4장에서는 필리프 신부가 등장합니다. 카라마조프의 알료사 같은 인물일까 .. 상상하며 그래도 그의 연민과 사랑의 범위(?)가 아쉬웠습니다. 종교인에 대한 기대가 큰걸까요. p. 57 우리는 여행하는 도중에 분명 주변의 불행을 보게 될 거고, 그러면 마음이 몹시 아플 거야. 모두의 불행은 수많은 개인적인 불행으로 이루어져 있으니까. 하지만 눈이 멀고 배은망덕한 우리는 그 고통을 통해 우리를 한 몸으로 묶어주는 연대 의식을 가지게 돼.
(4장) 자선단체 시설에서 생활하는 고아 소년들에게서 묘한 혐오감을 느끼는 필리프 신부는 자신의 교구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얼른 돌아가고 싶어합니다. 상류층 집안 출신 신부라는 저의 선입견일 수도 있겠지만, 신에 의탁하는 신부조차 혐오의 대상으로 보는데 과연 시설의 아이들을 일반적인 시선이 어땠을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5-6장) 느닷없는 피난 준비에 얼마나 당황스럽고 공포스러웠을지 짐작할 수 있는데요, 그나저나 페리캉 집안은 집을 떼갈 수 있다면 그렇게 했을 것 같습니다. 읽다보니 피난 중에 가족과 떨어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스러운 일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쇼 부부의 말이 공감이 되었더랬습니다.
1-6장을 읽었습니다. 시작이 늦었지만, 책이 워낙 재미있어서 술술 읽을 수 있었어요. 앞으로는 매일 꼬박꼬박 씹어먹으며 감상을 올려보고 싶습니다. 1장- 구술로 들은 6.25전쟁의 도입부가 오버랩되는 감각을 느꼈습니다. 다가오는 재난 앞에서 사람들이 보이는 모습이 비슷해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따뜻한 일상과 불안이 계속 교차되는 장면 묘사가 인사엥 깊게 남았습니다. 2장- 페리캉 부인과 위베르의 대조가 무척 희극적으로 읽혔습니다. 3장- 가브리엘과 플로랑스 이야기에서는 부유한 작가의 생활상에 대한 묘사와 시중꾼 마르셸의 신랄한 묘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p47-'그는 보기에는 멋져도 머리에 든 것이 없는 흰 사냥개를 볼 때마다 느끼는 애정 어린 경멸 같은 것을 주인들에 대해서도 느끼고 있었다.' 4장.-필리프 사제와 감화원 아이들의 만남입니다. 이 아이들을 바라보는 필리프의 시선을 예리하게 묘사하는 점이 인상에 깊게 남았습니다. 필리프는 가난이 거칠게 긁고 간 무감각한 아이들을 두려워합니다. 이 소설에서는 계급의 편차에 대한 이야기를 신랄하고 유려하게 묘사하는 부분이 무척 재밌어요 5장- 미쇼 부부의 이야기입니다. 미쇼 부부와 직장 상사 코르뱅과의 관계 묘사에서 현대에 살아가는 직장인들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사람 사는 곳은 전이던 후던 비슷한걸까요. 서로 떨어지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미쇼 부부의 마음에 많이 공감이 되었습니다. 아를레트 코라이는 어떤 사람일지 궁금해지네요. 6장- 페리캉 집안의 본격적인 피난길이 시작됩니다. 공포에 질린 사람들의 마음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묘사를 따라가며 집중해서 읽었습니다. 6장의 말미에서 페리캉 노인의 행동 탓에 당황한 집안 사람들, 그리고 마지막에 노인이 남긴 대사가 기묘하게 우습게 느껴졌습니다. 재난 앞에서도 이어지는 사람의 일상적인 욕구에 대해서 계속 떠올리게 만드는 장이었습니다.
저도 오늘 6장까지 읽어보았습니다. 1장을 읽으면서부터 전쟁 최전선의 급박한 이야기가 아닌 전시의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더 보여주는 소설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5장까지의 인물 묘사에 이어 6장부터는 피난길이 시작되는 모습이네요. 4장에서 프티르팡티 아이들의 모습을 묘사하는 글들이 계속 머릿속에 남아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저는 등장인물 중 필리프가 앞으로 어떤 일을 겪으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가장 궁금해집니다.
맞아요, <프랑스풍 조곡>은 전쟁이 일반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그대로 묘사하고 있어요. 작가도 중 한 사람으로서 치열하게 관찰하고 그대로 소설로 썼고요.
가끔 전화벨이 울렸다. 떠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결단력 없는 사람들과 정신 나간 사 람들이 아직 파리에 남아 있었다.
6월의 폭풍 P77, 이렌 네미롭스키
피난길에 오른 들 아무것도 달라지는 게 없다고 생각해서 남아 있는건지도요.7-8장을 읽었습니다
7장까지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모두 소개가 된 것 같아요. 중간중간 또 부차적인 인물들이 나오긴 하겠지만요. 미쇼 부부를 제외하고는 다를 부르주아들이죠. 작가는 전쟁 속에서 가진 자들의 위선을 드러내고 싶어 했을 것 같아요. 지켜야만 할 것들을 많이 갖고 있는 자들의 위선. (난리 통에 매트리스를 차에 싣고 가는 이유는 뭘까요?) 8장까지 읽으면, 이제 본격적인 피란 행렬이 묘사됩니다.
7장 샤를 랑줄레 심장병이 있고 몹시 뚱뚱한, 소심하고 거만한, 손이 고운 예순의 노인. 8장 미쇼부부 탈출 서막 p.82 미쇼 부부는 떠나기 전에 아파트를 말끔히 정리하려고 새벽 5시에 일어났다. 값어치도 얼마 되지 않고, 정황으로 보아 파리에 첫 폭탄이 떨어지는 순간 잿더미로 변해버릴게 분명한 물건들에 그토록 정성을 쏟는 것은 물론 이상한 일이었다. 하지만 죽은 사람들도 땅속에서 썩어 문드러질게 뻔한데 정성 들여 입히고 치장해주잖아, 미쇼 부인은 이렇게 생각했다. 그것은 소중했던 사람에게 바치는 마지막 경의, 더없는 애정의 증거였다. 그 작은 아파트는 미쇼 부부에게 무척이나 소중했다. 피난 행렬의 시작입니다. 미쇼 부부의 똥 묻은 개 미팅 사건은 너무나 안타까웠지만 꿋꿋한 두 사람에게 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게 하기 위한 뜻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전쟁 경험이 없이 전쟁을 상상하며 읽기란 쉽지 않지만 최대한 감정이입하면서 읽다보니 발가락까지 긴장으로 굽어 있네요. ^-^; 피난 중에 행운은 너무 드라마틱 하지만 그래도 행운을 빕니다.
7-8장을 읽었습니다. 샤를 랑줄레에게도, 미쇼 부부에게도, 심지어 코르뱅과 아를레트에게도 전쟁은 일상을 깨뜨리고 각자의 약한 면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샤를 랑줄레가 살고 있던 평화와 빛의 세계에도 균열이 왔고, 경제적으로나 피난 계획으로 코르뱅에 의존도가 높았던 미쇼부부에게 코르뱅이 더 이상 믿을 구석이 아니라는 것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7-8장) 매트리스를 차에 싣는 것도 실소가 나오지만, 코르뱅 씨 또한 정말 황당한 사람이 아닐 수 없습니다. 피난 중에 제 살 길을 잘 찾아낸 아틀레트 코라이가 영악하다고 해야할지, 미쇼 부부가 어리석다고 해야 할지. 도자기를 싸면서 유럽을 벗어날 계획인 샤를 랑줄레도 그렇고. '살아남는 것이 승리'라는 문구가 떠오르더군요.
영악함과 어리석음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지만, 저는 전쟁 상황에서 인물들의 천성이 보이는 것 같아요. 숨길 수 없는 민낯 같은 거요.
'천성'이라는 말씀이 와닿네요.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모습들을 보이니까요.
5-6장을 읽으면서 피난길에 오르기 전의 긴박함 속 인물의 성격과 상황의 우당탕탕이 어찌나 애가 탔나 몰라요. 부디 할아버지 페리캉씨의 요의가 모두에게 행운이 되길 바라며, 미쇼 부부의 안녕도 바랍니다. p.65 사람들이 쑥스러워하며 입에 담았던 말인 ‘후퇴’는 전격적으로 결정된 것으로 보였다. 모든 게 끝장난 게 분명했다! p.68 파리는 후추처럼 씹히는 먼지들과 함께 가장 달콤한 향기, 꽃이 만발한 밤나무와 향유 향기를 퍼뜨리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위험은 점점 커져갔다. 사람들은 고요한 공기 속에서 불안을 들이마셨다. p.68-69 그날 밤에는 살아 있는 것, 숨 쉬고 울고 사랑하는 것만이 가치가 있었다! 재산을 아쉬워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사람들은 사랑하는 연인이나 아이를 껴안았다. 나머지는 조금도 중요하지 않았다. p.69 타성이 공포보다 강했다.
페리캉 노인의 요의는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처음 읽었을 때는 웃음이 나왔는데, 작가가 뭔가 상징처럼 사용한 것이 아닐까 의심(?)을 품게 됩니다.
전쟁이라는 상황에 던져진 등장인물들의 생각과 움직임들이 활동사진처럼 펼쳐지고 있습니다. 초반부 각자 생각에 빠져 느리고 굼뜨고 태평해 보이기까지 하는 인물들을 보며 제 자신도 6월의 더위와 전쟁 앞에서 어리둥절해집니다. 떠나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결단력 없는 사람들과 정신 나간 사람들이 아직 파리에 남아 있었다. p77 7장에서 파리의 텅 빈 아파트에 홀로 남아 도자기를 쓰다듬고 있는 샤를 랑즐레가 등장합니다. 뒤 늦게 '피가 뚝뚝 떨어지는 흉축한 유럽을 벗어날 것' 이라고 마음먹지요. 온갖 아름다운 물건들과 '평화와 빛의 세계'에 속해야 살 수 있는 사람이 이 전쟁통에서 어떻게 '미움을 받고 속임을 당할지' 궁금해집니다.
8장 강아지와 짐짝에 밀려 차에 올라타지도 못하고 트렁크를 질질끌며 파리를 걸어 탈출하는 미쇼부부, 전쟁났는데도 돈 걱정에 직장해고걱정까지... 등장인물들을 따라다니며 책을 읽다보면 스르르 6월의 파리에 밀려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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