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모]이렌 네미롭스키 <6월의 폭풍> 출간 기념 함께 읽기

D-29
우리는 여행하는 도중에 분명 주변의 불행을 보게 될 거고, 그러면 마음이 몹시 아플 거야. 모두의 불행은 수많은 개인적인 불행으로 이루어져 있으니까.
6월의 폭풍 p.57, 이렌 네미롭스키
오오~ 이 문장도 좋네요!!
4장을 읽었습니다. 일이 생긴 프티 르팡티 원장을 대신해서 필리프 신부가 원생들을 철수시키는 일을 돕기로 합니다. 필리프 신부의 등장에도 냉랭하기만 한 원생들의 반응이 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신뢰를 쌓아 온 관계도 아니어서, 이미 프티 르팡티의 아이들을 사랑하지 않는 필리프 신부가 하는 말이 아이들에게 가 닿을 만큼 호소력이 있을 수 있을까 싶습니다. 오히려 그들로부터 샘솟는 사랑이나 신실한 감동을 기대하는 필리프 신부의 모습이 의아하게 느껴지네요.
5장은 전시상황에서 회사 같은 조직은 어떻게 대처하는지 보여주네요. 시대가 시대인 만큼 전산화가 안 돼있어 서류들을 차로 일일이 싣고 떠나네요. 가난하지만 서로 사랑하는 미쇼 부부와 인색하고 출세욕이 강한 은행장 코르뱅이 처음 등장합니다. 이 와중에 코르뱅의 내연녀가 찾아와 행패를 부리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ㅎ
6장은 페리캉 식구들이 파리를 떠나는 어수선한 상황을 보여주네요. 어린아이들, 특히 장애나 질병이 있는 환자나 노인들을 데리고 피난을 떠나는 걸 상상해 보니..ㅠ 전쟁이 터지면 돈이 무슨 소용인가요, 웃돈을 챙겨준다 해도 택시조차 빌리지 못하는걸요. 가장 소중한 건 조국도 아닌 목숨이죠. 저는 유모처럼 포기하는 마음도 생길 것 같아요.
내일이면 난 빈털터리가 될 거야. 아무에게도 해를 끼친 적이 없는데, 도대체 왜?' 하지만 곧 담담함의 파도가 그들의 영혼을 집어삼켰다. '저따위것들이 무슨 소용이야! 결국은 돌맹이야, 나무일 뿐이야, 생명 없는 물건에 지나지 않아! 무엇보다 목숨을 구하는 게 중요하지!'
6월의 폭풍 68p, 이렌 네미롭스키
조국의 불행을 생각한 사람이 과연 있었을까? 있었다고 해도 그들은 아니었다. 그날 밤 파리를 떠나는 사람 중에는 없었다. 걷잡을 수 없는 공포는 동물적인 본능이 아닌 모든 것, 피부로 느끼는 움직임이 아닌 모든 것을 마비시켜 버렸다.
6월의 폭풍 68p, 이렌 네미롭스키
도대체 하인들은 말귀를 알아듣질 못했다. 그들은 무서위 벌벌 떨었고, 한시라도 빨리 떠나고 싶어 했다. 하지만 타성이 공포보다 강했다. 그들은 시골로 휴가를 떠날 때 하던 것처럼 모든 것을 챙기려고 했다. 모든 것이 트렁크 속의 늘 있던 자리에 있어야만 했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닥친 일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말하자면 반은 현재, 반은 과거인 두 종류의 시간 속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마치 최근의 사건들이 고요 속에 잠들어 있는 의식의 깊은 부분은 건드리지 않은 채 가장 피상적인 부분만 파고든 것처럼.
6월의 폭풍 69p, 이렌 네미롭스키
공포보다 타성이 강해 평소의 습관처럼 행동하는 하인들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5, 6장을 읽었습니다. 모자이크나 콜라쥬처럼 전쟁이라는 현실을 앞에 둔 사람들의 적나라한 모습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피난이라는 현실 앞에서도 이삿짐 싸듯 모든 것을 챙겨 가려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애인에게 전시 상황상 불가능한 요구를 하다가 싸우는 모습이 보이기도 합니다. 페리캉 노인이 출발 직전에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말을 하는 것까지, 전쟁 상황이라면 우리의 삶에서도 보일 것만 같은 모습들이 묘사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어리석기도 하고, 실수도 합니다. 아무리 긴장된 상황에도 그런 모습이 아예 사라질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들쳐 업고 달아나는 일! 그날 밤에는 살아 있는 것, 숨 쉬고 울고 사랑하는 것만이 가치가 있었다! 재산을 아쉬워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사람들은 사랑하는 연인이나 아이를 품에 꼭 안았다. 나머지는 조금도 중요하지 않았다. 나머지는 화염에 휩싸여 사라져도 괜찮았다.
6월의 폭풍 P55-56, 이렌 네미롭스키
저도 이 부분이 가장 인상깊었던 문장입니다!
5-6장을 읽었습니다.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이번 공습 경보(다행히 오보)때 양말 2켤레, 팬티2벌, 얇은 잠바, 당시 2차시험 준비하는 수험서만 가득 챙겼던 모습과 제 겹쳐보여서 묘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부피가 나가는 문서들은 pdf로 만들어서 태블릿에 넣어놓아야 겠어요. (충전은 나중에 생각하기로)
4장에서는 필리프 신부가 등장합니다. 카라마조프의 알료사 같은 인물일까 .. 상상하며 그래도 그의 연민과 사랑의 범위(?)가 아쉬웠습니다. 종교인에 대한 기대가 큰걸까요. p. 57 우리는 여행하는 도중에 분명 주변의 불행을 보게 될 거고, 그러면 마음이 몹시 아플 거야. 모두의 불행은 수많은 개인적인 불행으로 이루어져 있으니까. 하지만 눈이 멀고 배은망덕한 우리는 그 고통을 통해 우리를 한 몸으로 묶어주는 연대 의식을 가지게 돼.
(4장) 자선단체 시설에서 생활하는 고아 소년들에게서 묘한 혐오감을 느끼는 필리프 신부는 자신의 교구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얼른 돌아가고 싶어합니다. 상류층 집안 출신 신부라는 저의 선입견일 수도 있겠지만, 신에 의탁하는 신부조차 혐오의 대상으로 보는데 과연 시설의 아이들을 일반적인 시선이 어땠을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5-6장) 느닷없는 피난 준비에 얼마나 당황스럽고 공포스러웠을지 짐작할 수 있는데요, 그나저나 페리캉 집안은 집을 떼갈 수 있다면 그렇게 했을 것 같습니다. 읽다보니 피난 중에 가족과 떨어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스러운 일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쇼 부부의 말이 공감이 되었더랬습니다.
1-6장을 읽었습니다. 시작이 늦었지만, 책이 워낙 재미있어서 술술 읽을 수 있었어요. 앞으로는 매일 꼬박꼬박 씹어먹으며 감상을 올려보고 싶습니다. 1장- 구술로 들은 6.25전쟁의 도입부가 오버랩되는 감각을 느꼈습니다. 다가오는 재난 앞에서 사람들이 보이는 모습이 비슷해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따뜻한 일상과 불안이 계속 교차되는 장면 묘사가 인사엥 깊게 남았습니다. 2장- 페리캉 부인과 위베르의 대조가 무척 희극적으로 읽혔습니다. 3장- 가브리엘과 플로랑스 이야기에서는 부유한 작가의 생활상에 대한 묘사와 시중꾼 마르셸의 신랄한 묘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p47-'그는 보기에는 멋져도 머리에 든 것이 없는 흰 사냥개를 볼 때마다 느끼는 애정 어린 경멸 같은 것을 주인들에 대해서도 느끼고 있었다.' 4장.-필리프 사제와 감화원 아이들의 만남입니다. 이 아이들을 바라보는 필리프의 시선을 예리하게 묘사하는 점이 인상에 깊게 남았습니다. 필리프는 가난이 거칠게 긁고 간 무감각한 아이들을 두려워합니다. 이 소설에서는 계급의 편차에 대한 이야기를 신랄하고 유려하게 묘사하는 부분이 무척 재밌어요 5장- 미쇼 부부의 이야기입니다. 미쇼 부부와 직장 상사 코르뱅과의 관계 묘사에서 현대에 살아가는 직장인들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사람 사는 곳은 전이던 후던 비슷한걸까요. 서로 떨어지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미쇼 부부의 마음에 많이 공감이 되었습니다. 아를레트 코라이는 어떤 사람일지 궁금해지네요. 6장- 페리캉 집안의 본격적인 피난길이 시작됩니다. 공포에 질린 사람들의 마음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묘사를 따라가며 집중해서 읽었습니다. 6장의 말미에서 페리캉 노인의 행동 탓에 당황한 집안 사람들, 그리고 마지막에 노인이 남긴 대사가 기묘하게 우습게 느껴졌습니다. 재난 앞에서도 이어지는 사람의 일상적인 욕구에 대해서 계속 떠올리게 만드는 장이었습니다.
저도 오늘 6장까지 읽어보았습니다. 1장을 읽으면서부터 전쟁 최전선의 급박한 이야기가 아닌 전시의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더 보여주는 소설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5장까지의 인물 묘사에 이어 6장부터는 피난길이 시작되는 모습이네요. 4장에서 프티르팡티 아이들의 모습을 묘사하는 글들이 계속 머릿속에 남아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저는 등장인물 중 필리프가 앞으로 어떤 일을 겪으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가장 궁금해집니다.
맞아요, <프랑스풍 조곡>은 전쟁이 일반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그대로 묘사하고 있어요. 작가도 중 한 사람으로서 치열하게 관찰하고 그대로 소설로 썼고요.
가끔 전화벨이 울렸다. 떠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결단력 없는 사람들과 정신 나간 사 람들이 아직 파리에 남아 있었다.
6월의 폭풍 P77, 이렌 네미롭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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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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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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