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지성사] 여름방학 독서모임_<소설 보다: 여름 2023> 함께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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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작가님께서 가지고 있는 고향에 대한 에피소드가 궁금해요! Q. 추자씨와 덕미씨의 사랑의 모습을 보면서 작가님이 표현해내시려고 한 사랑의 모습을 어렴풋이 짐작했습니다! 작가님께서 생각하시는 '사랑'은 어떤 모양인가요?
'밤'을 소재로 한 책을 찾고 있었는데 '밤의 찬가' 꼭 읽어보고 싶네요. 좋은 책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Q & A 인터뷰에서 '저는 소설의 공간적인 디테일이나 구조, 전반적인 톤/색채/분위기 등을 상상하며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해요'라고 말씀해주신 것처럼 글을 읽으면서 그 배경이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거 같았어요. 혹시 [재와 그들의 밤]을 쓰시면서 특히 신경을 쓴 장면이 있으신가요? 저는 고향에서 나고 자라서, 지금까지 이곳에서 살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어딘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 또는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 때도 특정 장소를 떠올리기 싶지 않더라고요. 최근에는 계절마다 머물고 싶은 곳이 생겨서 '고향'이라고 부르기는 어렵지만, 고향의 의미와 비슷한 결의 장소를 마련했어요. 혹시 작가님께도 고향의 의미와 비슷하게 느껴지는 곳이 있으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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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일요일 밤에도 『소설 보다: 여름 2023』과 함께해 주시는 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마지막 단편 하가람 「재와 그들의 밤」저자 질문은 여기까지 받겠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은 24일(월)부터 달아드릴 예정이니, 내일도 잊지 말고 찾아와 주세요! 추가로 도서모임 리워드 『소설 보다: 가을 2023』(9~10월 사이 출간 예정)를 보내드리기 위해서 독자 여러분들의 주소가 필요합니다. 잊지 마시고 [성함/연락처/주소] 메일 회신 부탁드립니다. (우수 참여자 선정을 위해 본명과 그믐 닉네임이 다르신 경우 닉네임도 꼭! 기재해 주세요) *리워드 발송후 모든 개인 정보는 삭제 예정입니다. 기존에 안내차 보내드린 메일을 삭제하신 경우에는 moonji7222@naver.com로 보내주십시오. 그럼 모두 즐거운 일요일 밤 즐기시길요-
작가Q&A 늦은 시간에 죄송합니다. 질문으로 받아들여질지는 모르지만 작가님께 질문하고 싶은 내용이 있어 간단하게 적어보았습니다! 서울이 아니더라도 다른 특정 도시에 대한 소속감과 소외감에 대한 내용은 이 소설의 주된 고민과 별 개의 이야기라고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달아나고 싶다가도 다가가고 싶은 곳, 그와 별 개로 결국 ’나‘라는 인물이 선택을 해서 소속되고 싶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 곳이 있을것같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작가님에게 어디든 소속되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하는 장치는 (도시적으로 혹은 사회적으로 등)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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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희 우희님, 안녕하세요. 🐶 (프로필 사진 속 강아지가 무척 귀여워요) 지난 북토크 행사에 이어 두 번째로 뵙네요! 분갈이 대사를 언급해 주신 독자님을 처음 뵈어요. 반갑습니다. ^^ 어찌 보면 화자에게는 다소 매정한 대사처럼 읽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그 대사에서 묘한 안정감을 느끼셨다고 하니 다행스럽게 여겨집니다. 우희님 말씀처럼 살면서 분갈이가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순간들이 종종 찾아오는 것 같아요. 그리고 요즘은 나 스스로가 실은 특정한 ‘화분’에 뿌리내리고 싶어 하기보다는, 계속 부유하면서 살기를 원하지는 않은가? 그런 생각도 하고 있어요. 그래서 글을 쓰는 건 아닐까 생각도 하고요. ㅎㅎ 소중한 감상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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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ulove bookulove님, 감사합니다. 사실 이번에 인터뷰가 처음이라 조금 걱정했는데요. 이희우 평론가님이 워낙 재밌고 세심한 질문들로 잘 이끌어주셔서 저도 즐겁게 답변할 수 있었습니다. ☺️ A1. 화자의 이름이 소설에 나오지 않는 건 쓰는 과정에서 결정되었어요. 사실 처음에는 화자의 이름을 정해두었는데요. 1인칭 소설이기도 하고, 소설 속에서 화자가 대부분 풍경과 인물들을 관찰하는 입장이라, 화자의 이름이 나올만한 장면이 잘 보이지 않더라고요. ㅎㅎ 그래서 고민하다가 이름이 한두번 정도만 나올 거라면, 그냥 다 지우고 ‘나’로 통일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름을 다 지우고 나니 bookulove님 말씀처럼 화자와의 거리도 좁혀지는 것 같고, 결말의 발화도 조금 더 감정이 잘 드러난다고 느꼈어요. A2. 그 장면에서 ‘돌고’를 세 번 쓴 건, 장면 자체에 슬로우를 걸고 싶어서였습니다. 글은 영상에 비해 감상자의 속도에 자율성이 있어서 ‘택시가 천천히 돌다가 길을 빠져나갔다.’라고 작가가 써도 감상자에 따라서 빠르게 읽고 지나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그 장면에서 정말로 택시가 천천히 도는 것을 독자가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런 생각에서 줄을 바꾸고 같은 표현을 연달아 쓰는 방식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또, 택시가 한번 로터리를 돌고 빠져나가는 것보다는 여러 번 돌다가 빠져나가는 것이, 화자가 고향에 가지는 양가적인(떠나고 싶으면서도 머물고 싶은) 마음과도 닮아있다고 생각했어요. A3. 읽었습니다! 저도 이번에 추천받아 처음 읽게 되었는데요. 묵시록적인 분위기가 살아있는 너무나 매력적인 시더라고요. 문장 이면의 감정은 들끓는데 사용하는 어휘나 표현은 메마르고 척박한, 그런 대비가 인상적이었어요. 여러 번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ㅎㅎ A4. 요즘은 곧 마감을 앞두고 있는 단편소설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살짝만 언급해 보면, 제목에는 ‘탐정’이 들어가고요. :) 이미 나 있는 길이 아니라, 엉뚱한 방향으로 걸어가려고 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예요. 24년 1월쯤 출간되는 앤솔러지에 실릴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 저도 열심히 마감을.. 해보겠습니다. ㅎㅎ
작가님 답변 정말 감사합니다. 택시가 로터리를 도는 장면은 어쩐지 시를 읽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천천히 마음 속으로 따라 읽으며 그 쟝면을 상상해보았더니 작가님이 말씀하신 양가적 마음이라는 것이 더 와닿는 것 같아요. 다음 소설 제목에 ‘탐정’이 들어가다니 정말 기대되네요~! 작품 열심히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응원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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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하리라 흥하리라님, 안녕하세요. 😊 제게도 이 소설의 배경을 지방의 익명 도시가 아니라 ‘울산’, ’울주군‘처럼 구체적인 도시와 소재지로 표기하는 것에 조금 용기가 필요했는데요. 즐겁게 읽으셨다니 기쁩니다. 고향에서 지낸 것보다 긴 시간을 서울에서 보내셨군요! 말씀하신 것처럼 어린 시절은 꼭 좋은 기억으로만 점철되지 않아도 그 잔상이 오래도록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처음이기 때문일까요? 🙂 다음에 또 울산에 방문하시게 된다면, 공업탑을 돌며 이 소설을 떠올려 주세요. ^^ 감사합니다.
네.. 특정 지역을 배경으로한 소설을 읽는 재미를 더해보겠습니다. 어쩌면 이미 공업탑을 봤을 수도 있지만 수 년 전에 그냥 지나쳤던 공업탑과는 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정류징 벤치에 안어울리는 앨범을 들고 있는 사람을 그려 볼 수도 있을 것 같구요, 뱅글뱅글 돌아 로타리를 벗어나는 택시를 보면-기사님이 여성이라먄 더 신기할 것 같습니다. 다음 작품애도 디테일한 묘사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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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원 박혜원님, 감사합니다. A1. 불을 선택한 이유는 아마도 결말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결말에서 화자의 위치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소설 속 화자는 결말부 이전까지는 대체로 지켜보는 위치에 서있습니다. 변해버린 고향과 풍경을 바라보고, 자신의 말을 하기보다는 타인의 사정에 관해 묻고,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관계를 지켜보는 태도를 취하고 있어요. 그런 식으로 내면의 목소리를 차곡차곡 쌓아오다가 결말에 이르러 비로소 자신의 내면을 분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변화는 화재를 ‘지켜보며’ 어쩔 줄 몰라 하는 도입부에서 연기를 ‘피어 올리는’ 화자의 태도 변화와도 관련 있고요. 이런 내면의 발화, 분출의 속성이 ‘불’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A2. '추자씨‘라는 호칭은 이야기해 주신 것처럼 인물과의 거리감을 유지하기 위해서 쓰게 되었습니다. 과거에 기억하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벗어나고 있는 추자씨를 지켜보는 화자 입장에서도 어머니보다는 ’추자씨‘라고 칭하는 것이 이 소설과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 A3. 추자씨의 앨범을 보며 화자는 여러 가지 감정이 뒤섞인 혼란스러움을 느끼는 듯합니다. 소설 속 ‘이 사진을 여기까지 가지고 온 추자 씨는 오히려 그 시절을 빠져나온 사람처럼 보였다.’라는 문장에서 화자의 감정이 잘 드러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학창시절에 식이장애를 겪었던 추자씨의 사진을 보며 화자는 한편으로는 추자씨를 이해할 수도 있겠어요. 그리고 또다른 한편으로는 식이장애를 겪은 기억을 트라우마로 생각하고 그 기억을 떨쳐내고 싶어하는 본인과 달리, 앨범 속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는 추자씨를 보며 ‘한 몸처럼’ 움직였던 어머니와의 관계가 서서히 끊어지고 있음을 체감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요한 요한슨의 곡과 함께 읽어 주셨군요! 박혜원님의 여러 질문들 덕에 소설을 한 번 더 되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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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씨 스마일씨님, 감사합니다. 도시를 익명으로 표기할 때 가질 수 있는 효과도 분명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야기 해주신 것처럼 많은 분들이 조금 더 보편적으로 공감하며 읽을 수도 있고요. 그렇지만 제게 이 소설에서 중요한 것은 구체성을 띤 감각이었던 것 같아요. 이 소설이 진짜인 것처럼, 정말 일어난 일인 것처럼 여겨지기를 바랐거든요. 또 만약, 이 소설에서 울산을 구체적 지명이 아닌, U시나 B시 등으로 표기한다면, 그 도시가 개별적인 장소보다는 ‘비수도권’, ‘지방 도시’로 범주화 되어 읽히기 쉽다고 생각했어요. 소설 속 화자가 ‘추자씨’를 ‘어머니’가 아니라, ‘추자씨’라는 개별적인 주체로 지칭하는 것처럼 저 또한 이 소설 속에서 쓰고 싶었던 것은 ‘지방 도시’보다는 ‘지방 도시이기도 한 울산’에 조금 더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 최근에 읽은 책 중에 기억에 남는 작품은 제니퍼 크로포트의 <집앓이>라는 소설입니다. ‘집앓이(homesick)'라는 번역 제목에 이끌려서 보게 된 책이에요. 제니퍼 크로포트는 저도 이번에 처음 읽어본 작가인데, 몇 년 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올가 토카르추카의 <방랑자들> 영어 번역을 맡은 번역가이기도 합니다. 이 소설은 파편적인 에피소드들과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양장본으로 제작된 책을 펼치면 마치 소설 속 자매의 비밀 노트를 훔쳐보고 있는 기분이 들어요. :)
작가님 답변 감사합니다. 작가님 말씀을 들으니 도시를 특정하시려고 했던 의도에 공감하게 되네요. 더불어 책도 소개도 감사합니다. 미리보기로 살짝 봤는데 읽고 싶어지네요. 독자님들 질문에 꼼꼼하게 답해주신 것들 다 읽으니 작가님과 더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다음 작품 기대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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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앓이샤샤를 만나며 순식간에 이 세계가 현실로 다가오고, 에이미와 조이 사이에는 새로운 비밀이 생긴다. 둘이 지닌 비밀이 늘어 갈수록 자매의 삶은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흐른다. 우리 몸에 각인된 기억과 장면들은 어떠한 여파를 남길까. 『집앓이』(Homesick)는 번역가 제니퍼 크로프트가 지난날의 잔상을 수집해 글과 사진과 여백의 형태로 한데 엮은 책이다. 한 자매의 이야기이자 아픈 몸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한 『집앓이』는 자전 소설과 회고록과 여행기를 아우른다.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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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주니 꾸주니님, 안녕하세요. 😌 써주신 감상 즐겁게 읽었습니다. 제가 ‘흐르다’라는 표현을 많이 썼군요!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꾸주니님을 통해 새로이 알게 되어 신기합니다. A1. 추자씨를 변화시킨 건.. 외로움과 시간 그 모든 것일 수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아무래도 사랑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타인과 어울리다보면 그 사람의 말투나 취향이 제 삶에 섞여 드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어떤 관계보다도 사랑은 사람을 뒤바꿀 수 있는(그것이 언제나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흘러가지는 않지만) 큰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사랑이 어떤 때는 경이롭게도, 어떤 때는 무섭게도 느껴집니다. A2. 타투도 해보고 싶은데, 제가 꽤 우유부단해서 몇 년째 고민만 하고 있어요. 해보지 않았던 시도.. 지금 생각나는 건 물놀이예요. 어릴 때 물에 빠진 기억이 있어서 스스로 줄곧 ‘나는 물놀이를 싫어한다’고 생각하며 수영장에도 가지 않았는데요. 최근에 친구랑 여름휴가를 다녀왔는데, 숙소 안에 수영장이 있었어요. 친구의 권유로 수영복도 오랜만에 입고, 친구에게서 수영하는 법도 조금씩 배웠는데, 물놀이를 싫어한다고 생각해 온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너무나 즐겁게 시간을 보냈어요. 나조차도 나를 단단히 오해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A3. 좋아하는 작가님이 많아서 꼽기가 어렵네요. 오늘은 배수아 작가님을 많이 애정한다고 고백해 봅니다. 언제나 소설이라는 테두리에서 멀리 달아나고자 하는, 매혹적인 글들을 쓰시고, 그런 작가님만의 자유로움을 동경하고 있어요. 조금 tmi를 덧붙이면 몇 년 전 배수아 작가님의 낭독회에 갔었는데요. 당시 사인을 요청드릴 때 제가 입고 간 원피스가 잘 어울린다고 말씀해주신 적이 있어요. 그 후로 그 원피스를 옷장에 부적처럼 걸어두고 있답니다. 꽤 낡았는데도 영영 못 버릴 것 같아요. ㅎㅎ 배수아 작가님의 책 중에 좋아하는 한 권을 아래에 덧붙여 봅니다. :)
에세이스트의 책상대한 회상에서부터 풀려나오는 언어나 음악에 대한 생각과 예술 텍스트에 대한 개인적 논평을 펼쳐놓는 에세이처럼 읽히고, 또 실제로 소설 전체가 인물이나 사건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에세이적인 형식을 띠고 있기도 하다. 이 소설의 제목이 ‘에세이스트의 책상’이라는 것은, 그래서 더 의미심장하다. 일반적인 생각대로라면 음악을 내게 더 많이, 라고 말하는 편이 적절할지도 몰랐다. 더 많은 죽음이거나 더 많은 알몸(나체의 개체수를 나타내는 것이 아닌), 더 많은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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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비 정은비님, 감사합니다. :D A1. 고향에 대한 에피소드! 문득 떠오르는 것은 학생 때의 기억이네요. 제가 알기로는 지금도 비슷할 것 같은데, 당시 울산에 독립영화관이 없었어요. 롯데시네마나 CGV 같은 멀티플렉스는 있었지만 그곳에도 블록버스터 같은 큰 영화만 걸어두었죠. 어느 날에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신작이 나와서 너무 보고 싶은데 부산에서만 상영하는 거예요. 부산은 비교적 다양한 영화들이 상영되었거든요. 그래서 결국 혼자 부산까지 가서 영화를 보고 돌아왔던 기억이 있어요. 그 후에도 보고 싶은 전시나 영화가 있으면 부산을 왕래하곤 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체력 소모가 큰 일이었는데 당시에는 마냥 설레는 마음으로 부산에 오갔던 것 같아요. 그만큼 울산에서 살 때는 문화 향유에 대한 갈증이 컸던 것 같습니다. A2. 사랑은 예전에도 지금도 제게 어렵게 느껴지는데요. 위에 꾸주니님에게 달았던 답변에 이어서 얘기해 보면, 저는 사랑에서 어떤 특정한 모양이 떠오르기보다는 우리의 몸에 몇 가지 얼룩으로 남는다는 생각이 들어요. 과거에 사랑했던 사람들의 나쁜 버릇이나 자주 쓰던 말투, 그 사람의 취향, 제스처 등이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우리의 몸에 스며들게 되고, 때로는 지난 인연들이 남기는 얼룩으로 내가 구성되어 가고 변화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은비님에게 사랑이란 어떤 모양인지도 궁금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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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영 안지영님, 감사합니다. ^^ A1. 모든 장면에 신경을 썼다고 하면.. 재미없는 답변이 될까요? ㅎㅎ 「재와 그들의 밤」은 크게 세 공간(학교 앞/ 덕미씨 집 /공업탑 로터리)으로 나눌 수 있을 텐데요. 그중에서 저의 상상력이 가장 많이 들어간 공간은 아무래도 덕미씨 집입니다. 다른 공간들은 실제로 울산에 있는 장소라서 묘사하는 것에 가까웠다면, 덕미씨 집은 제가 공간을 만들어 내고 연출하며 써 내려갔기에 조금 더 공들였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덕미씨 집에서는 어지러운 꽃무늬 식탁보 아래에 감춰진 어린 시절 마호가니 식탁과 버터나이프 자국, 화자가 누운 손님방의 구름무늬 천장과 그 위에 있는 두 사람의 방 같은 배치들을 처음 구상했던 게 떠오릅니다. A2. 최근에 친구로부터 지영님과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지영님처럼 서울에서 줄곧 살아온 친구였는데요. 그 친구에게 고향이 어떤 의미냐고 물으니, 친구가 말하길, 시시때때로 좋아하는 도시를 마음속의 고향을 정해두며 옮겨 다닌다고 하더라고요. 친구의 답변을 들으며 근사하다고 생각했답니다. 지영님이 마련하신 ‘고향’은 어떤 색채를 띠고 있을지 궁금해요. :) 제게는 울산이라는 비교적 명확한 고향이 있지만, 저도 마음 속 고향을 하나 더 그려보자면 ‘망원’이 생각나요. 지금은 이사했지만 그곳에서 살며 많은 글을 썼거든요. 「재와 그들의 밤」 초고도 망원에서 썼고요. ㅎㅎ 매일같이 망원한강공원을 걷거나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은 기억이 있어서 그쪽 동네가 애틋하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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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휸휸 휸휸님, 감사합니다. 🫧 맞아요. 위에서 우희님이 언급해 주신 화분과 분갈이 이야기와 이어질 수 있겠네요. 꼭 고향과 거주지가 아니더라도 사람마다 소속감과 소외감을 느끼는 공간이 있겠지요. 휸휸님에게도 그런 공간이 있다면 어디인지 궁금하네요. :) 조금 솔직해지자면 저는 요즘 글과 소설에서 그런 생각을 합니다. 많은 독자 분들께 제 글이 읽히기를 바라면서도, 글을 발표하고 난 뒤에는 얼마간 죄책감에 괴로워해요. 그럴 때 스스로 작가로 안착하고 싶으면서도, 배회하고 싶어 하는 양가적인 마음을 느낍니다. 조금 더 연륜이 쌓이면 이런 마음에서 자유로워질지.. 저도 궁금한데요. 시간을 흘려 보내고 작품을 하나씩 발표하면서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함께 지켜봐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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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도 며칠간 대화 나누며 무척 즐거웠어요. 경장편도 구상 중인 것이 있는데, 이제 시작 단계라서 ㅎㅎ 조금 더 내용을 탄탄히 갖추면 다른 곳에서 또 스포하겠습니다. :D 또 독자님과 이런 기회로 닿을 수 있기를 바라요. 좋은 밤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
글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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