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지성사] 여름방학 독서모임_<소설 보다: 여름 2023> 함께 읽기

D-29
"선생님. 괜찮으세요?" 너무 쉽게 분노하고 혐오하는 요즘 사람들에 대한 풍자처럼 다가오기도 했고, 나 역시 꼭 입 밖으로 표현하지 않더라도 속으로는 많은 사람들을 나만의 기준에서 판단하고 곧잘 싫어해버리곤 한다는 걸 상기시켜주는 장면이었다. 동시에 누군가 내게 욕을 하고 화내며 소리를 지르는 순간, 그 사람의 안부를 물을 만큼 다정하고 좋은 사람이 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 언제나 같이 싸우고 화를 내고 있는 것 같다. '고래와 펭귄이 죽고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지구가 죽어가는 일에 화를 내자. 어차피 인간은 죽는 건데. 다 같이' 일상에서 느껴지는 공포, 별 것도 아닌 것들에 집착과 집중을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들에는 무관심한 사람들, 나 역시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자책하며 죄책감을 느끼는 모든 순간들이 한 문장으로 한꺼번에 떠오르게 된다.
🔍 Q&A 많은 분들의 생각으로 소설이 재탄생 재재탄생 재재재탄생 되는, 이 순간이 정말 소중합니다! 작가님의 답변을 읽다 보니 맹희가 가까운 지인처럼 느껴지네요. 오늘은 수많은 맹희에게 무례한 다정을 건네고 싶어지는 날이네요! 🎸 ‘하지만 맹희는 그 무해하게 아름다운 세상 앞에서 때때로 무례하게 다정해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p.99)’ 맹희와 같은 사람들 덕분에 삶에, 사람에, 사랑에 있어서 솔직해질 수 있는것 같아요. 그래서 맹희가 무례하게 다정해지고 싶은 충동이 어디서부터 왔는지 궁금했습니다 ! 🎸 맹희는 사랑을 직접 찾아나서며, 운명을 믿지 않고 오직 자신의 선택으로 삶을 가꿔나가는 것 같아요. 제 욕심이지만 맹희가 노년까지 <나혼자산다>에 출연할 수 있는 상태이길 바라게 되네요. 작가님이 그려보신 맹희의 미래는 어떠할지 궁금합니다! 🎸 음악이라는 매체를 이용한 게 인상적이었어요. 향수를 자극하는 것처럼, 노래를 들을 때면 과거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들어요. 맹희에게 음악은 소울메이트 같은 존재인가 봅니다. 맹희가 어떤 노래로 우영을 기억할지 궁금해지네요 🥁! 독서를 할 때, 책과 어울리는 노래를 찾는 습관이 생겼어요. 그래서 롤링선더러브를 읽고 나상현씨밴드의 <찬란>이라는 노래가 떠올랐어요! 좋은 작품 읽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뒤늦은 감상평이지만, 남겨봅니다.. p.116 우리는 낯선 이들과 접촉하며 자기 세계관을 교정하고 보편적인 공감대를 구하는 광장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 기존의 광장은 누군가를 배제함으로써 기능하기도 했으니 '잃어버렸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겠네요. 한 번도 온전히 가진 적 없고 어쩌면 영원히 불가능하겠지만, 광장을 지향하는 태도라도 잃지 않으려고 스스로 경계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중 공감이 되어.. 덧붙여 작가님들의 재밌는 소설이 그러한 광장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맹희가 우엉PD와 해피엔딩으로 나아갈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어서 더 좋았습니다. 강단있는 맹희의 끝나지 않을 모험에 어떤 고난과 역경이 있더라도 씩씩하게 잘 살아낼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는솔로.. 즐겨보진 않지만 패러디나 희화화되는 장면들을 주로 접한 것 같아요. 보면서 난 미숙하지 않아..라고 생각했던 게 아니었는지 반추해보게 됐습니다. 우리나라는 참 타인의 미숙함을 경멸하고 질타하는 문화가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자기다움을 지키면서 타인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 것 같기도 하구요.
Q&A <소설보다 2022 가을> '전조등'과 <두 번째 원고> '태엽은 12와 1/2바퀴'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의 '롤링 선더 러브'를 만나게 돼서 너무 좋았어요! * '태엽은 12와 1/2바퀴'을 읽으면서도 소설의 특정한 배경을 염두해두고 쓰셨는지 궁금했습니다. '롤링 선더 러브'에서도 <솔로 농장>의 배경을 미리 그려놓은 곳이 있을까요? 우엉과 같이 올랐던 산이 어떤 모습이었을지도 너무 궁금하네요. * 독자에게 소개하는 '롤링 선더 러브'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이 있을까요? 또는 작가님이 가장 애정 하는 장면이 궁금합니다.
뒤늦게 질답을 살펴보며 감상을 남깁니다! 다른 분들의 질의를 보면서 제가 생각하지 못한 관점으로 작품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목을 보면서 어떤 주문 같기도 하고, 동시에 사랑은 ‘돌고’ 또 ‘번개’ 같아서 정의될 수 없는 강렬한 무언가가 아닐까ˀ̣ 하큰 생각이 들었어요. 또 번개에 맞는 확률이 적다는 이야기가 생각나기도 했어요. 그래서 맹희가 사랑을 위해(?) 번개를 맞기에 좋은 높은 산으로 오르는 과정이 더 흥미롭게 읽혔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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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하리라 | 연애 리얼리티쇼라는 장르를 좋아하지는 않아요. 어쩐지 <나는 솔로>만을 보고 있는데요. 이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데에 '연애'는 그렇게 중요한 단어는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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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ulove | '제일 좋아하는'은 고르기 참 어렵지만요, 이번 소설을 쓰면서 가장 많이 들은 노래는 건즈 앤 로지스의 <Sweet Child O'Mine>이었습니다. 이 노래의 도입부에서 넘실거리는 에너지가 제 소설로 아주 아주 조금이라도 옮겨가기를 기원하면서... 음악에 대한 애정은 이번 소설로 많이 풀어내서 지금으로서는 가수나 노래를 소재로 무엇을 더 쓰고 싶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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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작가님께 남기는 저자 질문은 안지영님까지 받고 마무리하겠습니다. 무더운 금요일 밤 이렇게 시간 내어 답변 달아주신 김기태 작가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 내일 오전엔 하가람 작가님의 인사말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단, 하가람 작가님 개인 일정으로 감상평 및 질문에 대한 답변은 월/24일부터 확인 가능하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담당자의 불찰로 마무리가 늦었네요. 오늘은 중복이었지요, 모두 저녁에 든든한 한 끼 즐기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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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원 | A1. 무례하게 다정해질 수 있는 능력(또는 충동)은 타고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버릴 수도 없지 않나, 그런 생각입니다. 그러니 그건 여정의 결과라기보다는 여정의 원인이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 A2. 소설에 어떤 단서를 남겨두진 않은, 사후에 하게 된 엉뚱한 상상인데요. 스스로는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맹희는 사실 정주를 원하지 않는 것 아닐까요? 애정사를 취미나 여행처럼 반복하며 노년까지 생생하게 살지 않을지... 경로당이나 한의원에서도 '당신은 이제부터 연근이다' 하면서요. 그것도 자연스러운 삶 같습니다. A3. 이상하게 AOA의 <심쿵해> 같은 신나는 노래가 떠오르는데요? 맹희라면 이 노래를 들으면서 우엉뿐 아니라 다른 어딘가에서 만났던 세네 명 정도를 동시에 추억할 것 같기도 합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시고 좋은 노래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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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주니 | "난 그래도 저 정도는 아니다"라는 말처럼, 출연자와 자신을 비교하면서 느끼는 안도감이나 우월감도 프로그램의 인기를 견인하는 요소 중 하나임이 분명해요. 그게 소박한 자존감 충전 정도로 그친다면 다행이지만, 출연자에 대한 혐오나 비방으로 이어지는 건 문제가 있겠지요. 인터넷을 보면 비난이 거의 국민 스포츠가 된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요. '눈에 보이는 악플들은 사실 이용자의 10% 정도가 생산한 거다... 나머지 90%는 내가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인데 그냥 침묵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게라도 생각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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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영 | 여러 소설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태엽은...>의 경우 '동해안의 어디쯤'이라고만 생각했는데요. <롤링 선더 러브>에서도 '솔로농장'의 위치는 '남도의 어디쯤'이라고만 정해두었습니다. 그 산은 '동네 뒷산'보다는 조금 높지만 여차하면 슬리퍼를 신고도 올라갈 수 있는... 그런 산이 아닐까요.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따로 없지만,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 있다면 맹희가 운세를 고르는 장면을 꼽고 싶네요. 두 줄쯤 써 있을 뿐이지만요. 그때가 소설 전체에서 맹희가 가장 즐거울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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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싸람 | '번개'와 '높은 산'의 관계는 생각지 못했던 것인데 재미있는 발견입니다!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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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태입니다. 제 시간은 여기까지인데요. 미처 답변하지 못하고 빠트린 글이 없기를 바랍니다. 이틀 동안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모임장님께서 안내해주신 대로 이제부터는 하가람 작가님의 <재와 그들의 밤>을 읽는 시간입니다. 저도 여러분의 대화를 즐거운 마음으로 따라가겠습니다 :)
즐거운 주말 아침입니다. 마지막 단편 하가람 「재와 그들의 밤」하나만 남아있네요. 주말에도 『소설 보다: 여름 2023』🌞과 함께-! 마지막 일정 공유드립니다. ■하가람 「재와 그들의 밤」 22일(토) 하가람 「재와 그들의 밤」 단편 읽기 23일(일) 하가람 저자에게 질문 남기기 24일(월) 하가람 저자 질문 답변 10시에 작가님의 인사말과 함께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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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하가람입니다. 제가 마지막 차례를 맡게 되었네요. :) '재와 그들의 밤'을 올여름 함께 읽을 수 있어 기쁩니다. 특히나 이번 독서 모임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만큼 여러 지역에 계시는 독자 분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설레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여름, 하면 어떤 장면이 떠오르나요? 어쩌면 오늘 읽을 소설은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평화로운 여름보다는 당장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만 같은 꿉꿉한 여름날에 더욱 어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재와 그들의 밤'을 읽고 마음껏 감상을 나누어 주세요. 소설에 대한 가벼운 단상을 써주셔도 됩니다. 기억나는 옛 추억이나 사람, 가장 마음에 남은 문장, 장면을 나누어 주셔도 기쁠 거예요. 독자 분들에게는 고향이 어떤 의미인지도 궁금하고요. 반대로 저에게 궁금한 점을 질문해주셔도 좋습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소설을 마음껏 가지고 놀아주세요. :) 그럼 즐거운 마음으로 댓글 기다리겠습니다. 마지막까지 힘내주세요!🍀
나는 바랐다. 바람이 굳게 단힌 투명한 창문을 깨뜨리기를. 산산이 부서진 유리 조각이 오래된 발자국들을 뒤덮기를. 깨진 창문으로 걷잡을 수 없이 강한 바람이 불어닥치기를. 또 바랐다. 바람이 집 안의 모든 문을 열어 젖히기를. 옷장과 서랍 속을 뒤집고 흔들어 부질없는 내용물들의 무덤이 만들어지기를. 산에서 시작한 불길이 빠르게 번져 한울을 집어삼키기를. 그리하여 마침내, 어떤 구호도 장비도 무용해지기를 모든 것이 까맣게 재가 되어 사라지기를.
소설 보다 : 여름 2023 150p, 공현진.김기태.하가람 지음
나는 옛 시절을 지우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 애쓰며 지난 몇 년을 살아왔으나, 그들은 과거의 내 모습만을 기억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지금의 나를 평가했다. 몇 번 피우다 버린 담배를 발로 짓이겼다. 검지와 중지 사이에 개운치 못한 냄새만 남았다.
소설 보다 : 여름 2023 126p, 공현진.김기태.하가람 지음
울산은 내게 그런 곳이었다. 한때 가장 벗어나고 싶은 도시였지만, 궁지에 몰릴 때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
소설 보다 : 여름 2023 129p, 공현진.김기태.하가람 지음
추자 씨의 바깥에서 생각하고 싶다는 생각조차도 내가 알고 있는 선 안에서만 이루어지고 있었다.
소설 보다 : 여름 2023 145p, 공현진.김기태.하가람 지음
안녕하세요, 하가람 작가님! 이렇게 뵙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이번 「재와 그들의 밤」은 제가 처음 읽은 작가님 작품인데요. 울산을 배경으로 “그 시절로부터 도망가고 싶어 하면서도 동시에 돌아가고 싶어 하는 마음”에 깊은 공감을 했습니다. 저는 종종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며 ‘서울에 살고 싶지만 서울에 살기 싫다’는 이야기를 하는데요(저는 경기도민입니다) 언젠가 제가 사는 이 지역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중얼거리는 말 같다고 느껴요. 그래서인지 이 소설의 주인공인 나의 마음은 제가 미래에 겪게 될 마음 같기도 하고, 현재 한국을 살아곡 있을 많은 이들이 경험하고 있는 상황 같기도 합니다. 저는 소설을 읽으며 일상적 상황을 바탕으로 인물 간의 관계와 긴장감을 묘사하시는 것을 보며 정말 많이 놀랐어요. 미야 씨의 집에 들어가는 과정, 식물에 물을 주는 것, 전구를 가는 것, 칫솔을 꺼내는 것•••••• 그 모든 과정이 한 시절이 나에게서 떨어져나가는 것을 보여주는 기분이었습니다. 조금 먹먹하기도 했는데요. 그 과정에서 나는 자신의 “두 발로 걸어갈 필요”를 느끼게 됩니다. 그 한 문장이 뇌리에 박혔어요. 저는 한울에서의 시간이 모두 불태워지기를 바라는 모습을 보며, 이건 사라지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 땅에 스며들기를, 공기 중을 부유하기를 바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즐겁게 읽었습니다. 질문을 하나 남기자면! 제목에서 ‘그들’이 지칭하는 바가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글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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