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지성사] 여름방학 독서모임_<소설 보다: 여름 2023> 함께 읽기

D-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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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영 | 이것저것 검색하다보면 오래된 개인 블로그 같은 곳에 우연히 들어가게 되는데요. 방문자를 의식하지 않고 의미도 맥락도 없이 띄엄띄엄 올려 둔 일상들이 어쩐지 귀하고도 쓸쓸하게 보일 때가 있더라고요. '좋아요'를 누르는 사람도 없고, 그런 걸 바라지도 않고, 하지만 언젠가 발견될 수 있는 곳에 기록해두고는 싶고... 그런 복잡한 마음이 매력적이어서 맹희를 'NO-파워 블로거'(?)로 그린 듯합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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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씨 | 개별적인 사회적 화두를 소설로 데려올 때도 있었지만, 궁극적으로 저는 '세상' 자체에 관심이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지구촌'이라는 단어로 지시되고는 하는 물리적인 세계, 국가, 민족, 인종, 종교과 젠더 등 특정한 정체성을 공유하는 집단이 와글와글 뒤죽박죽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데, 그 안에서 느끼고 생각하고 분투하는 일개 인간이 있고... 그런 상상에 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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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휸휸 | 1) 출간이 되고 인터뷰를 돌아봤는데요. 그 문장은 '오해와 착각'으로부터 주로 해를 입어온 쪽에서 할 수 있는 말이 아닌가. 즉 대개는 무엇을 '감수'하지 않아도 되었던 제 쪽에서 할 말은 아니었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큰 뜻에서는 여전히 견지하고 싶은 태도이긴 합니다. 2) 맹희는 여성 인간이기도 하고 사랑을 좇는 인간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사랑을 의식적으로 추구하지 않았어도 어떤 결핍과 동경은 늘 있었지요. 거꾸로 모든 것으로부터 홀가분해지고 싶다는 탈주욕(?)도 있었고요. 그게 겉으로 드러났을 때 어떤 사회적 압력과 부딪힐지는 저와 맹희가 조금 다를 수도 있겠지만,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접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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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ulove | A1. 제가 상상한 맹희에게는 어떤 맹수의 기세가 있었는데요. 호랑이가 사자보다 잘 어울려서 직관적으로 결정해버렸네요. 실제 동물의 습성은 모르겠지만 어쩐지 저에게는 호랑이가 더 고독한 인상입니다. A2. 맹수, 맹목, 맹신, 맹렬... 그런 단어들을 떠올리다보니 이름도 '맹'으로 시작했으면 좋겠더라고요. 조맹희라는 성명을 먼저 지으니 나중에 돌멩이가 따라왔습니다. A3. 그 대사 역시 직관적으로 써서 이야깃거리가 많지는 않은데요. '사랑'과 '비사랑'의 경계가 존재하는 느낌이라는 말씀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리아라면 그 경계가 없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제가 생각할 때 맹희는 리아처럼은 될 수 없는 인물입니다. 차라리 '만남과 헤어짐'을 하나의 단위로 묶어서 인식하는 것, 결국은 집으로 돌아오게 만들고 생활로 내려 앉히고야 마는 그 힘을 직시하고 인정하는 게 맹희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성숙일지도 모르겠습니다. A4. 생업을 그만 두고 극한의 근검절약을 바탕으로 읽고 쓰기만 하는 삶은 어떨까, 요즘은 그런 충동을 자주 느낍니다. 정말 결단을 내릴 수 있다면 그게 최고의 '모험'이 아닐까 싶습니다 :)
질문이 많았는데 답변 감사합니다! ㅎㅎ 이렇게 좋은 기회로 작가님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어서 정말 즐거운 시간이네요. 이건 개인적인 궁금증인데, 작가님이 제일 좋아하시는 노래나 가수가 궁금합니다! 그리고 기회가 되신다면 이번 소설처럼 그걸 소재로 해서 글로 쓰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Q. 맹희는 '무해하게 아름다운 세상 앞에서 때때로 무례하게 다정해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고 서술되는데, 무례함과 다정함은 언뜻 보기에는 모순된 단어라고 생각해요! 작가님이 서술하신 무례한 다정함은 어떤 느낌인지 궁금합니다.! Q. 맹희와 리아는 '선언'이라는 단어의 의미와 그것이 '표명' 또는 '서약'과 무엇이 다른지 논의하다가 결론이 나지 않아서 결론을 내지 않았다고 나오는데,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선언, 표명, 서약의 차이점이 개인적으로 궁금합니다! 개인적인 궁금증 Q. 롤링선더러브를 읽으면서 정말 많고 다양한 사랑 얘기를 하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사랑을 딱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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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 최근 새 단편을 쓰면서 '지식과 교양'에 대하여 주로 생각을 했습니다. 맹희에게 '대중가요'가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듯이, '지식과 교양'도 어떤 상황에서 누군가에게 어떤 기능을 하고 있을 텐데... 그런 궁금증인데요. 언젠가 손에 닿는다면 읽어주세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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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비 | A1. 다른 존재와 접촉하려면 필연적으로 '선을 넘어야'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안전 거리는 말 그대로 거리이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무해함이 사람들을 고립시키고 오히려 무례함이 사람들을 연결할 때도 있는 듯해요. 이 사람 왜 이리 질척거려, 싶었지만 지나고 보면 고마운, 그런 다정함을 상상해봤습니다. A2. 제 인상으로는 '표명'이 '지금은 이런 입장임을 밝힌다'라면, '서약'은 '앞으로도 이런 입장을 견지하기로 약속한다'거든요. '선언'은 그 사이의 넓은 공백을 헤매는 것일 텐데요, 듣는 사람 임의로 위치를 고정해서 해석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A3. 바비 킴의 노래가 생각나는데요? "사랑... 그 놈!"
@김기태 작가님, 연애 리얼리티쇼를 즐겨보지 않았는데 소설을 읽다보니 볼거리가 과연 있는걸까 생각해봤습니다. 작가님은 어떤 프로그램을 즐겨보셨는지요? 특별히 좋아한 이유가 있을까요? (언급하신 것처럼 역시 #나는솔로 인가요? ^^)
"선생님. 괜찮으세요?" 너무 쉽게 분노하고 혐오하는 요즘 사람들에 대한 풍자처럼 다가오기도 했고, 나 역시 꼭 입 밖으로 표현하지 않더라도 속으로는 많은 사람들을 나만의 기준에서 판단하고 곧잘 싫어해버리곤 한다는 걸 상기시켜주는 장면이었다. 동시에 누군가 내게 욕을 하고 화내며 소리를 지르는 순간, 그 사람의 안부를 물을 만큼 다정하고 좋은 사람이 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 언제나 같이 싸우고 화를 내고 있는 것 같다. '고래와 펭귄이 죽고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지구가 죽어가는 일에 화를 내자. 어차피 인간은 죽는 건데. 다 같이' 일상에서 느껴지는 공포, 별 것도 아닌 것들에 집착과 집중을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들에는 무관심한 사람들, 나 역시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자책하며 죄책감을 느끼는 모든 순간들이 한 문장으로 한꺼번에 떠오르게 된다.
🔍 Q&A 많은 분들의 생각으로 소설이 재탄생 재재탄생 재재재탄생 되는, 이 순간이 정말 소중합니다! 작가님의 답변을 읽다 보니 맹희가 가까운 지인처럼 느껴지네요. 오늘은 수많은 맹희에게 무례한 다정을 건네고 싶어지는 날이네요! 🎸 ‘하지만 맹희는 그 무해하게 아름다운 세상 앞에서 때때로 무례하게 다정해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p.99)’ 맹희와 같은 사람들 덕분에 삶에, 사람에, 사랑에 있어서 솔직해질 수 있는것 같아요. 그래서 맹희가 무례하게 다정해지고 싶은 충동이 어디서부터 왔는지 궁금했습니다 ! 🎸 맹희는 사랑을 직접 찾아나서며, 운명을 믿지 않고 오직 자신의 선택으로 삶을 가꿔나가는 것 같아요. 제 욕심이지만 맹희가 노년까지 <나혼자산다>에 출연할 수 있는 상태이길 바라게 되네요. 작가님이 그려보신 맹희의 미래는 어떠할지 궁금합니다! 🎸 음악이라는 매체를 이용한 게 인상적이었어요. 향수를 자극하는 것처럼, 노래를 들을 때면 과거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들어요. 맹희에게 음악은 소울메이트 같은 존재인가 봅니다. 맹희가 어떤 노래로 우영을 기억할지 궁금해지네요 🥁! 독서를 할 때, 책과 어울리는 노래를 찾는 습관이 생겼어요. 그래서 롤링선더러브를 읽고 나상현씨밴드의 <찬란>이라는 노래가 떠올랐어요! 좋은 작품 읽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뒤늦은 감상평이지만, 남겨봅니다.. p.116 우리는 낯선 이들과 접촉하며 자기 세계관을 교정하고 보편적인 공감대를 구하는 광장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 기존의 광장은 누군가를 배제함으로써 기능하기도 했으니 '잃어버렸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겠네요. 한 번도 온전히 가진 적 없고 어쩌면 영원히 불가능하겠지만, 광장을 지향하는 태도라도 잃지 않으려고 스스로 경계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중 공감이 되어.. 덧붙여 작가님들의 재밌는 소설이 그러한 광장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맹희가 우엉PD와 해피엔딩으로 나아갈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어서 더 좋았습니다. 강단있는 맹희의 끝나지 않을 모험에 어떤 고난과 역경이 있더라도 씩씩하게 잘 살아낼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는솔로.. 즐겨보진 않지만 패러디나 희화화되는 장면들을 주로 접한 것 같아요. 보면서 난 미숙하지 않아..라고 생각했던 게 아니었는지 반추해보게 됐습니다. 우리나라는 참 타인의 미숙함을 경멸하고 질타하는 문화가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자기다움을 지키면서 타인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 것 같기도 하구요.
Q&A <소설보다 2022 가을> '전조등'과 <두 번째 원고> '태엽은 12와 1/2바퀴'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의 '롤링 선더 러브'를 만나게 돼서 너무 좋았어요! * '태엽은 12와 1/2바퀴'을 읽으면서도 소설의 특정한 배경을 염두해두고 쓰셨는지 궁금했습니다. '롤링 선더 러브'에서도 <솔로 농장>의 배경을 미리 그려놓은 곳이 있을까요? 우엉과 같이 올랐던 산이 어떤 모습이었을지도 너무 궁금하네요. * 독자에게 소개하는 '롤링 선더 러브'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이 있을까요? 또는 작가님이 가장 애정 하는 장면이 궁금합니다.
뒤늦게 질답을 살펴보며 감상을 남깁니다! 다른 분들의 질의를 보면서 제가 생각하지 못한 관점으로 작품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목을 보면서 어떤 주문 같기도 하고, 동시에 사랑은 ‘돌고’ 또 ‘번개’ 같아서 정의될 수 없는 강렬한 무언가가 아닐까ˀ̣ 하큰 생각이 들었어요. 또 번개에 맞는 확률이 적다는 이야기가 생각나기도 했어요. 그래서 맹희가 사랑을 위해(?) 번개를 맞기에 좋은 높은 산으로 오르는 과정이 더 흥미롭게 읽혔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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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하리라 | 연애 리얼리티쇼라는 장르를 좋아하지는 않아요. 어쩐지 <나는 솔로>만을 보고 있는데요. 이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데에 '연애'는 그렇게 중요한 단어는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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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ulove | '제일 좋아하는'은 고르기 참 어렵지만요, 이번 소설을 쓰면서 가장 많이 들은 노래는 건즈 앤 로지스의 <Sweet Child O'Mine>이었습니다. 이 노래의 도입부에서 넘실거리는 에너지가 제 소설로 아주 아주 조금이라도 옮겨가기를 기원하면서... 음악에 대한 애정은 이번 소설로 많이 풀어내서 지금으로서는 가수나 노래를 소재로 무엇을 더 쓰고 싶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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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작가님께 남기는 저자 질문은 안지영님까지 받고 마무리하겠습니다. 무더운 금요일 밤 이렇게 시간 내어 답변 달아주신 김기태 작가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 내일 오전엔 하가람 작가님의 인사말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단, 하가람 작가님 개인 일정으로 감상평 및 질문에 대한 답변은 월/24일부터 확인 가능하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담당자의 불찰로 마무리가 늦었네요. 오늘은 중복이었지요, 모두 저녁에 든든한 한 끼 즐기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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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원 | A1. 무례하게 다정해질 수 있는 능력(또는 충동)은 타고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버릴 수도 없지 않나, 그런 생각입니다. 그러니 그건 여정의 결과라기보다는 여정의 원인이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 A2. 소설에 어떤 단서를 남겨두진 않은, 사후에 하게 된 엉뚱한 상상인데요. 스스로는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맹희는 사실 정주를 원하지 않는 것 아닐까요? 애정사를 취미나 여행처럼 반복하며 노년까지 생생하게 살지 않을지... 경로당이나 한의원에서도 '당신은 이제부터 연근이다' 하면서요. 그것도 자연스러운 삶 같습니다. A3. 이상하게 AOA의 <심쿵해> 같은 신나는 노래가 떠오르는데요? 맹희라면 이 노래를 들으면서 우엉뿐 아니라 다른 어딘가에서 만났던 세네 명 정도를 동시에 추억할 것 같기도 합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시고 좋은 노래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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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주니 | "난 그래도 저 정도는 아니다"라는 말처럼, 출연자와 자신을 비교하면서 느끼는 안도감이나 우월감도 프로그램의 인기를 견인하는 요소 중 하나임이 분명해요. 그게 소박한 자존감 충전 정도로 그친다면 다행이지만, 출연자에 대한 혐오나 비방으로 이어지는 건 문제가 있겠지요. 인터넷을 보면 비난이 거의 국민 스포츠가 된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요. '눈에 보이는 악플들은 사실 이용자의 10% 정도가 생산한 거다... 나머지 90%는 내가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인데 그냥 침묵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게라도 생각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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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영 | 여러 소설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태엽은...>의 경우 '동해안의 어디쯤'이라고만 생각했는데요. <롤링 선더 러브>에서도 '솔로농장'의 위치는 '남도의 어디쯤'이라고만 정해두었습니다. 그 산은 '동네 뒷산'보다는 조금 높지만 여차하면 슬리퍼를 신고도 올라갈 수 있는... 그런 산이 아닐까요.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따로 없지만,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 있다면 맹희가 운세를 고르는 장면을 꼽고 싶네요. 두 줄쯤 써 있을 뿐이지만요. 그때가 소설 전체에서 맹희가 가장 즐거울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글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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