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지성사] 여름방학 독서모임_<소설 보다: 여름 2023> 함께 읽기

D-29
퇴근 후 왔는데 오늘의 문답은 마감되었군요... 아쉬운대로 남겨주신 문답들을 읽으며 마무리해 보겠습니다. 좋은 소설 감사합니다 작가님!
[버리는 일과 사는 일을 오가며 스스로 정한 규칙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애쓰는, 그리고 수영을 배우면서 "힘을 빼야 하지만······ 그렇다고 힘을 다 빼면 안 되고······ 이게 대체 무슨 말인가."처럼 물 속에서도 '균형'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는 희주] [꿀벌 실종에 관한 기사를 보고, 꿀벌 무리와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체인처럼 고리로 연결되었다는 생각에 이어서 "나는 얼마나 책임이 있을까."와 같이 어떤 상황이나 환경에 자신이 얼마나 엮여 있을지 생각해보는 주호] 성인 기초반의 수영 꼴찌였던 두 사람이 꿀벌 기사와 다르지만 비슷한 다큐멘터리를 보았던 것은 정말 우연이었을까요. 끝내 밀어내는 만큼의 무게, 손안에 들어오는 물을 움켜쥐고 갈 수 있는 만큼 나아가는 모습에서 어떤 규칙과 정해진 속도에서 벗어나 온전히 살아갈 수 있음을 느꼈어요. 여러 면에서 다르지만, 비슷한 지점이 맞닿아 있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이처럼 글을 읽으면서 자주 떠오르는 생각과 고민하고 있는 영역이 떠올랐고, 앞서 희주와 주호에 대해 언급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두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이나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 제 모습이 투영되기도 했어요. 특히 이번에 많은 분과 함께 생각을 나누고 작가님의 따뜻한 답글을 읽으면서 저의 독서 세계가 확장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 진행될 여름방학 독서모임_<소설 보다: 여름 2023>도 더욱 더 소중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ps. 재미있게 읽은 책을 공유합니다. 이미 많은 분에게 사랑받는 책일 거 같아요. 왠지 여름만 되면 더욱 생각나는 김애란 작가님의 <비행운>입니다. 제게 다시 소설의 세계로 이끌어주고, 문학과지성사 <소설보다>를 만나게 해준 책이라서 더욱 의미가 있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여름날의 독자님! 여름방학 독서모임_<소설 보다: 여름 2023> 다음 일정 안내드립니다. ■김기태 「롤링 선더 러브」 20일(목) 김기태 「롤링 선더 러브」 단편 읽기 21일(금) 김기태 저자 Q&A 오늘부터는 김기태 작가님과 함께하는 독서모임이죠! 모두 단편 읽을 준비되셨나요? 오전 10시 작가님의 간단한 인사말과 함께 하루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인상 깊었던 문장과 감상평도 잊지 말고 남겨주세요:)
<나는 솔로> 애청자로서 반가운 작품이었습니다. 때 마침 어제 본방송을 본 후라 작품 속 상황이 더 생생하게 그려졌어요. 저는 tv를 거의 보지 않는 편인데 <나는 솔로>는 꼭 정주행을 합니다. 저는 다른 데이팅 예능들은 안 보는데요, 아마도 <나는 솔로>가 좀 더 현실적이고 인간적이라고 느끼는 것 같아요. 그들의 외모나 조건도 그렇게 저와 동떨어졌다는 생각도 안 들고요. 무엇보다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참 재밌습니다. 그곳은 인간 정글 같은 곳이거든요.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못 해 본 조맹희는 37세에 접어들어 그럭저럭 만족할 수도 있는 인생에 브레이크를 한 번 밟아 봅니다. 사랑, 그 알 수 없는 그거 한 번 해보자고요. 그래서 취한 행동이 <솔로 농장>에 지원하는 거였지요. 사실 스스로도 무난한 삶이라 생각하기에 지원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불안하거나 불만족스러운 상황이라면 사실 지원하기 쉽지 않았을 테니까요. 이런 데이팅 예능에서 초반은 오로지 그 사람의 외모와 성격만으로 판단하게끔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지요. 재밌는 게 자기소개 후 출연자들의 첫인상에 대한 변화가 생깁니다. 즉, 사회적 조건을 절대 무시할 수 없다는 거죠. 이걸 잘했다 잘못했다 따지기는 힘듭니다만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땐 씁쓸하기도 합니다. 누가 누구를 비난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죠. 저는 나는 솔로를 보면서 출연자가 담당 pd에게 호감을 가질 수 있다는 상상을 해 본 적이 없어서 맹희가 우영 pd 에게 호감을 갖고 고백을 하기까지의 여정이 신기하고 너무 설렜습니다. 담당 pd는 자신을 밀착해 따라다니며 인터뷰를 통해 내밀한 감정들을 드러내게 하는 존재인데 말이죠. pd와의 데이트권을 따내기 위해 거름과 사투를 벌여가며 자신에게 찾아올지 모르는 그 사랑을 잡기 위해 질주하는 맹희의 자세가 사랑스럽기까지 했어요. 그게 삽질이라도 말이죠. 이런 용기를 미래가 무서워 우리는 겁내잖아요. 지금을 즐기고 평범한 것들을 붙잡고 마음껏 애정 표시를 할 용기를 가진 맹희를 저는 손뼉 치며 응원하고 싶어요. 완두같이 작지만 꽉 찬 그녀의 진가를 알아줄 인연이 있을 거라 믿고 싶기도 하고요. "사랑하고 왔다"에 이어, "사랑이 왔다!"라고 호랑이 인형에게 소리칠 수 있는 날이 다시 찾아 오기를요. 저는 작가님의 전작 <전조등>은 마치 트루먼쇼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이번 작품은 <나는 솔로>네요. 두 작품 모두 관찰 예능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네요. (저의 주관적 느낌입니다. 😊)
추가로, 어제 9시 이후에 남겨주신 글들도 모두 잘 읽어보았답니다. @흥하리라 님 말씀처럼 공현진 작가님의 답변으로 소설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빛나 님, 악당은 우리라니…(이럴 수가!) @김민경 님 퇴근 후에도 이렇게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 @안지영 님의 정성스러운 감상평과 비행운 추천까지! <소설보다>를 만나게 해준 책이라니 더욱 감동적이네요 남겨주신 댓글 모두 감사합니다 😊
여름이면 떠오르는 소설 <비행운>도 함께 공유드립니다 :)
비행운<달려라, 아비> <두근두근 내 인생>의 작가 김애란의 세번째 소설집. 친구처럼 곁에서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러 온 듯 이번 소설집에서도 김애란은 자신의 매력을 백분 발휘한다. 또한 좀더 많은 세대와 공간을 아우르며 확장을 시도하기도 한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롤링 선더 러브」를 쓴 김기태입니다. 겹겹이 피로가 쌓여 있기 쉬운 목요일인데요. 시원한 음료와 함께 소설을 읽으며 잠시 쉬어가셔도 좋겠습니다. 이틀 동안 많은 뜻과 기분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대체 사랑이 뭐길래 이래. 사랑이 뭔데?” 격정적이고 혼란스러움이 묻어나는 이 질문은, 친구와 제가 유행어처럼 쓰는 말입니다. 어떤 유의 화학작용이 일어나길래 사람들이 사랑만 하면 변하는 걸까 생각했어요. 실은 ‘사랑 때문에 저런 행동까지 한다고?’라는 의문이 더 많이 들었던 것도 같아요. 맹랑하고 희망찬, 맹희의 삶. 저는 맹희를 보고, 사랑은 무언가를 변화시키기보단 내면에 잠재된 것을 깨워준다고 느꼈어요. ‘내가 이런 사람이었지!’ 행간에 이와 같은 말들이 숨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맹희는 사랑뿐만 아니라 삶과 밀당이란 게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맹희와 연애 프로그램이란 소재가 좋은 시너지를 냈다고 생각해요. 또 맹희는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말을 건넵니다. 나와 나의 관계. 대부분 사람들은 외부에 집중하느라 스스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쉽게 잊어버립니다. 또 날 것의 감정과 욕망을 받아들이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더라구요! 조금 덜 불편한 걸 선택하다 보니, 우리 자신을 잃어버릴 때가 많은 것 같아요. 맹희가 사랑을 찾는 모습은 일상의 틀을 깨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였어요. 본래 외로움이란 불쑥 찾아오는 법이니까요. 그게 사랑의 부재든 허기짐이든 뭐든 우리는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선택을 합니다. 그렇게 맹희는 사랑을 선택하기로 결정한 것 같았어요. 사랑보다는 사랑을 원하는 자신을요! 현재에 안주(만족)하지 않고 나아가는 발걸음이 상당히 당차게 느껴졌어요. 사랑이 꼭 필요하냐고 묻는 저는, 이번 년도에 총 세 개의 연애 프로그램을 정주행 했습니다. 뻔한데 궁금했고 싫은데 끌렸어요. 제가 스포츠/아이돌/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는, 열정과 꿈을 갖고 있는 사람이 등장하기 때문이에요. 그와 비슷한 열정을 사랑 중인 사람에게서 느낀 것 같아요. 사랑이 아니더라도 열정을 쏟을 곳이 있다는 게 얼마나 재밌는 일일까요. 그런 의미에서 맹희는 어디든 빠져드는 사랑스러운 사람인 것 같습니다. 맹희가 우영(우엉)에게 호감을 보일 때, 앞니 개방한 채로 웃었습니다. 드라마 <그해 우리는> 지웅과 연수가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이소설캐해맛집 #맹희응원해요 #완두엉 실제라면 저는 이들의 사랑을 응원했을 것 같아요 ! 맹희의 짝사랑으로 인물이 더욱 입체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맹희라면 진열된 채소에 관심이 없을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아무도 선택하지 않았다는 대목이 흥미롭고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솔로농장>에 달린 악플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비난과 비판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었을까. 나라고 아니었을까. “사랑하고 용기도 없는 놈들” 이 문장을 읽고 순간 속으로 ‘아니. 그게 아니라 나는 사랑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었어요. 방송에 나와 사랑하는 사람들이 작위적이고, 가끔은 한심하다고 느껴졌어요. 바쁘게 살아가게 만든 사회를 탓하고 싶어지네요. 어쩌면 저는 사랑이 어려워서 작위적고 오글거린다는 말로 포장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낯선 이들과 접촉하며 자기 세계관을 교정하고 보편적인 공감대를 구하는 광장’이 사라지고 있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봤습니다. 이럴 때 미디어가 문제라고 말하고 싶다가도,<소설 보다> 독서모임이 활성화된 건 미디어 덕분이기에 말을 아끼게 됩니다.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없는 걸 보면 많은 문제가 결합되어 있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맹희가 홀로 당당하고 멋지게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사랑도 하면서요!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 나와의 사랑에 집중한 맹희. 그런 맹희를 만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맹랑하고 희망찬, 맹희의 삶.’ 이라는 코멘트가 인상적이었어요. ‘맹희라면 진열된 채소에 관심이 없을 것 같다’는 부분도 재미있네요 ㅎㅎ 리뷰 잘 읽었어요! 🥰
개인적으로 사랑 얘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혼자서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둘이서 행복할 수는 없다는 전언에 맹희도 동의했다." 라는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는 흔히들 성애적 사랑을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 '하자 있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저는 막상 '하자 있는' 사람들끼리 만나는 것이 연애라고 생각했거든요. 스스로 자립할 수 있고, 자기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람들 간에 사랑이 피어나는 것보다는 결핍있고 부족한 존재들끼리 사랑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듯 합니다. 결국 사랑하기 위해서는 결핍되어야 하는 것인지, 인생을 살면서 가질 수 있는 많은 사랑들 중에 꼭 성애적 사랑이 동반되어야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 건지 고민을 해보게 하는 글이었습니다!
"혼자서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둘이서 행복할 수는 없다는 전언에 맹희도 동의했다."
소설 보다 : 여름 2023 공현진.김기태.하가람 지음
"아 근데. 나는 사랑이 좀 하고 싶다." 엘. 오. 브이. 이. 그게 뭔데. 나는 사랑이 뭔지도 모르면서 하고 싶다고 말하네. 웃겨. 아주 웃겨.
소설 보다 : 여름 2023 김기태, 「롤링 선더 러브」 (p.69), 공현진.김기태.하가람 지음
모든 것이 은총처럼 빛나는 저녁이 많아졌다. 하지만 맹희는 그 무해하게 아름다운 세상 앞에서 때때로 무례하게 다정해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런 마음이 어떤 날에는 짐 같았고 어떤 날에는 힘 같았다. 버리고 싶었지만 빼앗기기는 싫었다. 맹희는 앞으로도 맹신과 망신 사이에서 여러 번 길을 잃을 것임을 예감했다. 많은 노래에 기대며. 많은 노래에 속으며.
소설 보다 : 여름 2023 김기태, 「롤링 선더 러브」 (p.99-100) , 공현진.김기태.하가람 지음
* 🖋️ "아 근데. 나는 사랑이 좀 하고 싶다." 엘. 오. 브이. 이. 그게 뭔데. 나는 사랑이 뭔지도 모르면서 하고 싶다고 말하네. 웃겨. 아주 웃겨. (p.69) 37살의 맹희는 아직도 사랑이 뭔지 모르지만 사랑이 하고 싶은 사람이다. 그렇지만 함께일 때 더 행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자신은 없어 보인다. ‘혼자서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둘이서 행복할 수는 없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감하는 사람으로, 둘이 있을 때 더 행복하기에 연애를, 결혼을 결심하는 걸 텐데 어떻게 그런 확신이 들었는지가 궁금했다. 예전엔 나도 쉽게 입 밖으로 내뱉었던 말. ‘사랑이 뭔데! 나도 사랑 좀 해 보자!’ 이때의 사랑은 주로 연인과의 사랑을 해보고 싶단 의미였던 것 같다. 하지만 사랑의 의미와 범위가 아주 넓다는 걸 깨닫게 된 순간부터 저런 말을 하지 않게 된 것 같다. 나도 사랑을 하고 있는 거니까. 맹희가 말하는 ‘세상에 아무리 줘도 보답받지 못하는 마음’. 예전엔 이 점에도 불만이 많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만큼 나를 좋아해 주지 않는 것 같아서, 내가 아무리 마음을 줘도 같은 크기만큼 마음이 돌아오지 않는 것 같아서 속상하고, 때로는 슬펐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내가 좋아서 주는 마음에 보답받으려고 하는 건 나의 욕심이라는 것을. 나도 보답하지 못한 마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나는 내가 좋아하는 그 사람, 그 순간에 그저 최선을 다하기만 하면 그걸로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엔 관계에 불만을 가지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나의 마음, 나의 상태, 나의 행복 같은 것들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 여럿이 함께 보내는 시간도 물론 다른 의미로 즐겁지만, 혼자여도 충분히 즐겁고 행복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제는 우리 사회도 꼭 연애, 결혼, 육아 등이 정답인 사회가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사랑과 개인의 행복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맹희는 어쩌면 그 과도기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일 지도 모른다. 정답과 모험 사이 어떤 것을 선택할지 고민하는 사람. 🖋️ 맹희는 외투를 옷걸이에 단정하게 건 뒤 호랑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사랑하고 왔다." (p.99) 맹희의 이 말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연애도, 결혼도 하고 싶긴 하지만, 그래서 사랑 좀 하고 싶지만, 또 사랑을 쿨하게 끝낼 줄도 아는 사람. 두려움 없이 언제든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는 아주 용기 있는 사람. ‘맹신과 망신 사이에서 여러 번 길을 잃으며, 기대기도 하고, 속기도 하겠지만’ 맹희는 그래도 계속해서 ’사랑‘을 찾으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맹희가 찾아 나갈 사랑의 형태가 어떤 것이든 간에, 그가 나아갈 길을 응원하고, 또 따라가고 싶어졌다. -------------- 작가님 말처럼 시원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읽었는데 한 편의 단편영화를 본 것 같은 소설이었어요. 맹랑하고 사랑스러운 구석이 있는 맹희의 인생 한 조각을 엿본 기분이었습니다. 정말 즐겁게 읽었어요. ㅎㅎ
'나를 나답게 하는' 사람이 좋은 짝이라는 믿음이 있지요. 하지만 종국에는 도무지 '나'에 포함될 수 없는 대상과 함께하는 게 사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므로 사랑은 어쩔 수 없이 모험이며, 드물지만 확장과 초월의 기회를 제공하는 걸지도요.
소설 보다 : 여름 2023 김기태, 「롤링 선더 러브」 (p.119), 공현진.김기태.하가람 지음
방황인 줄 알면서도 기꺼이 방황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모험가로 칭해도 되지 않을까요.
소설 보다 : 여름 2023 김기태, 「롤링 선더 러브」 (p.120), 공현진.김기태.하가람 지음
맹희는 그 무해하게 아름다운 세상 앞에서 때때로 무례하게 다정해지고 싶은 충동을 느겼다. 그런 마음이 어떤 날에는 짐 같았고 어떤 날에는 힘 같았다. 버리고 싶었지만 빼앗기기는 싫었다.
소설 보다 : 여름 2023 99p, 공현진.김기태.하가람 지음
사람들은 나이와 직업과 외모를 초월한 사랑이 더 진실하다 여기면서도 정말 그것들을 초월하려고 시도하면 자격을 물었다.
소설 보다 : 여름 2023 92p, 공현진.김기태.하가람 지음
배경을 제거한 사람이란 무엇일까? 말투? 표정? 서 있는 자세? 결국 들리고 보이는 것들인데 그것들이 직업이나 학력에 비해 믿을 만한 자질일까?
소설 보다 : 여름 2023 75p, 공현진.김기태.하가람 지음
사람들이 클래식을 듣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마음을증류해서 색과 맛과 향을 없애기.
소설 보다 : 여름 2023 61p, 공현진.김기태.하가람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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