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지성사] 여름방학 독서모임_<소설 보다: 여름 2023> 함께 읽기

D-29
주호는 살고 싶다는 강한 충동이 밀려오는 자신이 이상했다. 그런 충동은 죽음에 대한 충동이 있어야 짝을 이루는 것 아닌가. 삶이, 살아 있음이 자연스럽다면 살고 싶다는 충동 자체를 느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주호는 최근 들어 죽음에 대한 충동이나 갈망 없이도 절실하게 살고 싶다는 충동에 시달렸다. 살고 싶다. 더욱 살고 싶다. 그리고 그런 말들을 때로 희주의 장바구니 앞에서 흩뿌렸다.
소설 보다 : 여름 2023 p.29.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 공현진.김기태.하가람 지음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종종 고민합니다. 잘 살아간다는 것, 죽지 않고 삶을 이어나가는 것. 우리 발 딛고 있는 세계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되 그 결과가 결코 허무로 이어지지 않는, 각자의 세상을 사랑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좋았습니다. 우리 삶이 완벽하진 못해도, 그걸 고민하는 과정 자체로 인생의 의미가 되는 것 같습니다.
눈치 없다는 소리 많이 듣죠?
소설 보다 : 여름 2023 14p, 공현진.김기태.하가람 지음
희주와 주호의 차이라면 균형을 어떻게 잡나인 것 같은데요. 희주는 저울에 올렸을 때 한쪽으로 쏠리는 걸 경계해서 계속 뭔가를 찾아 자신의 균형을 맞추려는 듯하고, 그와 달리 주호는 자기 무게를 받아들이고 쏠린 상태로 있으려 하는 느낌이었어요. 저는 이 둘이 같은 저울에 올라간다면 비로소 무게가 맞을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눈치 잘 보는 사람과 눈치 없는 사람의 만남이 서로를 보완할 수 있을까? 싶기도 했어요. 작가님은 극과 극의 있는 사람들이 서로를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서로 성향이 다른 사람들이 결혼해서 잘 산다고들 하잖아요. 그런 점에서 희주와 주호가 결은 서로 다르지만 지향점은 같기에 잘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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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동안 함께 읽는『소설 보다: 여름 2023』🌞 벌써 저자 Q&A를 남겨주신 분이 계시네요! 오늘의 미션, 💬19일(수) 저자 Q&A 공현진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을 읽고 작가님께 궁금한 점을 남겨주세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남겨드리겠습니다:) Q&A는 저녁 9시에 마무리하겠습니다. 오늘도 모두 즐거운 독서시간 보내시기를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유경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당연하다'라는 게 무언지 의아하다는 말에 정말 공감이 가요. 무너져보이는 듯한 균형도 주호와 희주의 한 개성일 것이란 말이 참 좋네요! 공감하며 유경님이 남겨주신 감상평을 즐겁게 읽었어요ㅎㅎ 사색의 시간을 소설과 더불어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 Q&A ‘균형을 맞추기 위해 애썼다 (p.16)’ 희주에게 균형을 맞춘다는 건 어떤 의미일지 생각해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상처와 결핍은 언제든 어떻게든 어떤 형태로든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딱히 슬픈 일도 그렇다고 기쁜 일도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느끼기엔 희주는 수동적인 인물이라 느껴집니디. 의대 진학을 강요하는 엄마부터 시작해 애인에게 버림 받고, 뚱뚱하다는 이유로 학부모에게 항의를 듣게 된 순간에도 감정을 표출하지 않습니다. 폭력에 익숙해진 아니, 질려버린 사람 같았어요. 절제되어 있다기 보다는 억누르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희주가 강박적으로 삶(물건)을 덧셈과 뺄셈으로 계산하는 행동이 어떤 결핍으로부터 생겨났는지 짐작은 가능합니다. 🔍 그렇다면 희주가 부당한 일에 왜 분노가 아닌 참는 것을 선택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안녕하세요 혜원님~! 저는 희주가 각자 자기 자리가 있다고 말하기도 하고, ‘튀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평범해서 좋다는 말을 하는 걸 봐서 주목받는 걸 피하기 위해 분노도 하지 않는 게 아닐까? 생각해보았어요. 또 화낼 일과 화낼 필요가 없는 일을 정해두었고 어차피 세상이 멸망할 것처럼 어차피 사람은 죽으니 사람에 관한 일에는 화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 같은데, 그래서 참는다기보다는 그냥 분노하지 않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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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ulove님, 안녕하세요! bookulove님의 따듯한 마음이 전해지는 감상평이네요:) 수영을 좋아하시는군요!(와, 반갑습니다ㅎㅎ) 물속을 유영하는 방식만이 아니라, 물위를 떠다니는 방식도 있다는 말이 마음에 와닿네요. 뭔가 마음이 편안해진달까! 우리 각자의 호흡으로, 하루를, 시간들을 잘 보내보아요!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Q&A 주호는 무슨 일이든 거기에 자신이 얼마나 엮여 있을지 생각해보게 됐다.’ (p.18) ’죄책감을 느끼기 위함인지 죄책감을 덜기 위함인지‘ 모르겠는 주호처럼, 저 또한 기사를 보면서 스스로와 연관지어 보곤 했습니다. 행동하는 것과 전혀 다른 것인데도.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 무언가를 책임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어쩌면 주호도 자신을 대입하면서 죄책감을 느끼고 덜어내는 과정에서 스스로를 위안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주호는 카샤의 죽음을 시작으로 점차 자신의 세계가 무너져 내리는 경험을 했습니다. 주호를 변화시킨 건 카샤의 죽음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했던 게 당연하지 않게 느껴지면, 나 자신조차 당연하지 않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주호는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죄책감을 만들고 없앤 건 아닐까요. 작가님이 생각하시기에 주호가 일을 그만두고 수영을 하기 시작한 게, 기울어진 삶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였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 또한 부족하면 연습을 하라는 수영강사의 말대로, 노력하면 삶의 균형도 맞출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그게 아니라면 삶의 균형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
🔍 사심 Q&A 여담이지만, 희주와 주호. 희주호의 케미가 너무 좋았습니다. 인물의 대화를 보면 그들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느껴지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같이 떠내려가는 것. 같이 잠기고 같이 사라지는 것. 그런 것도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희주에게, 주호는 괜찮은사람인 것 같아요 ! 연인은 아니더라도 좋은 인연으로 남을 수 있겠죠? 좋은 글을 읽게 되면, 작가님이 삶을 살아가는 방식과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궁금해져요! 그런 것들을 흡수해 제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말이 너무 길어졌네요.. 🥹 좋은 글 읽게 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공현진 저자 Q&A 작가님 안녕하세요. 동아일보 등단작 「녹」과 이번 『소설 보다 : 여름 2023』에 실린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 그리고 현대문학에 실린 「돌아가는 마음」까지 세 편 다 흥미롭게 읽었는데요. 각 작품마다 사회적으로 나름의 인정(학업이나 직업적인 성취면)을 받은 인물이 자신이 속한 사회에 어떠한 환멸을 느끼고 선택의 기로에 놓인 지점들이 개인적으로는 흥미롭게 다가왔는데요. 꼭 우리 사회에서 요구하는 개인의 능력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는 필수 요소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문과 우리에게는 다 각자의 삶이 있다는 선선한 위로처럼 느껴졌습니다. 작품을 보면 작가님이 다문화, 노동현장, 인간관계, 환경문제 등에 깊이 탐구하고 있다는 것 역시 잘 느껴졌고요. 그래서인지 요즘은 어떠한 문제에 가장 관심이 많으신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문제를 소설 안에 녹여낼 때 가장 주의를 두는 게 있다면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소설에서 희주는 "잘하면 30년 뒤에 다 같이 죽는 거지. 희주가 그 말을 한 건 아이들을 사랑하기 때문이었다." 라는 말을 하고, "같이 떠내려가는 것, 같이 잠기고 같이 사라지는 것. 그런 것도 사랑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등의 사랑과 관련되어 있는 말이 많이 등장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희주가, 주호가, 그리고 작가님이 생각하는 사랑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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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싸람님, 안녕하세요! 눈'싸'람~ 이라고 발음할 때 쾌감이 있네요! 저도 너무 반갑고 기쁩니다. 조금은 씁쓸하면서도 희망을 느끼셨다니, 제 소설이 그런 것일 수 있었다니, 쑥스러우면서도 기쁘고요. 사실 마지막 장면은 수영장에 서서,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웅성거림을 보고 들으면서, 또 제가 나눴던 대화들을 떠올리며 쓸 수 있었어요. 저는 수영반 왕초보 시절 "끝까지 가자"는 수영반 동지들 말에, "저는 안 갈래요...", 라고 읊조리며 고개를 젓곤 했거든요... (제가 수영을 즐길 수 있는 까닭이 바로 이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ㅎㅎ) 소설의 마지막 장면을 쓰면서, 엄청난 미래의 낙관 같은 건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 공간에서만큼은 두 사람이 평온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작은 흐름'이란 눈싸람님의 표현에 공감하고요. 소설의 마지막을 인상깊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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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하리라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우리가 어려서부터 무언가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더 '성장'하고 더 '좋아져야' 의미를 갖는 것처럼 여기게 된 것 같다는 말에 정말 동의합니다. 저 역시 많은 것들을 그저 즐길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고요. 더불어 수영에서 '굳이 더 상위 레인으로 옮겨갈 필요가 꼭 있는 건 아닌 것 같다'는 말! 완전 동의해요... ㅎㅎ 더 잘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 즐기면서! 우리 그렇게 수영도, 다른 것들도 즐겨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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휸휸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휸휸님의 감상평을 읽으며 마음이 따듯해졌어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약속들을 다시 생각해 보고 그 약속을 알아채지 못하는 사람들도 포용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말에 공감하는 동시에, 저도 그러해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서로 다른 템포에 우리가 화를 쏟지 않고, 기다리고, 의지하며 함께 가면 정말 좋을 것 같고요. 소설을 깊이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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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살아가는 것에 대해 저도 고민을 많이 하곤 해요. 우리의 삶을, 고민해나가는 과정 자체에서 인생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단 말에 공감이 되어요.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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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독서모임을 즐기기 위한 간단한 tip! 시간 되실 때 다른 분들의 감상평도 함께 읽어보세요 :) 나와 다른 타인의 관점을 읽으면서 또 다른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답니다! 정성스러운 후기들 정말 감사합니다🤗
물속에서 숨을 쉬는 방식이 물 밖과는 달라야 한다는 것이, 제게 이상한 전율과 슬픔과 안도감을 주었어요. 그리고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누군가에겐 물 밖이 물속과 같겠구나. 저는 우리가 물속이든, 물 밖이든 숨을 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소설 보다 : 여름 2023 공현진,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 (p.55), 공현진.김기태.하가람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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