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선란 작가의 연작소설 <이끼숲> 읽기 모임

D-29
'천개의 파랑'이란 작품으로 천선란 작가를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번에 동네책방에 방문했다가 연작소설인 <이끼숲>이 눈에 들어와서 사왔어요. 그런데 혼자 읽는 것보다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면 좋겠다 싶어서 독서모임을 만들어봅니다. 3편의 연작소설을 1주일에 한 편씩 느슨하게 읽고, 메모하고, 감상을 나누는 시간에 동참하실 분은 함께해주세요^^ 7월17일부터 첫 번째 소설인 '바다눈'을 읽고, 7월24일부터 두 번째 소설인 '우주늪'을 읽고, 7월31일부터 세 번째 소설인 '이끼숲'을 읽어보렵니다.
안녕하세요 @모임 참가자 여러분들~^^ 오늘부터 23일 사이에 첫 번째 소설인 '바다눈'을 읽으시며 나누고픈 문장이나 생각 등을 자유롭게 올려주시면 함께 읽기의 묘미를 즐기실 수 있을거예요~^^ 천선란 작가님의 <이끼숲>을 가방에 넣고 일터로 가시거나 손에 들기 쉬운 집 안의 장소에 두고 즐거운 독서동행을 시작해보아요~^^
서문이라 해야 할까요? 목차를 넘기는데 삽화와 함께 짧은 글을 발견했어요. '즐거운 생각을 할까 해. 소용이 없더라도 말이야. 만약 네 앞에 아몬드가 있어. 근데 이게 독이 있는 야생 아몬드인지, 독이 없는 아몬드인지 몰라. 그럼 너는 어떡할거야? 그 아몬드를 먹어볼 거야?' 이건. 답을 해봐야 할 글일지 잠시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저라면 흠.. 안먹을 것 같아요.. 굶주리고 허기진 상태가 아닌데 50대 50의 확률로 목숨을 걸고 시도할 이유가 없어보여서요.. 작가님은 왜 이런 질문을 처음에 던져놨을지.. 그것이 더 궁금해집니다. 바쁜 월요일의 일상을 보내고 이제야 '바다눈'을 읽기 시작해보렵니다!
노래가 들려온 건 제작실 서문 쪽에 있는 반 층짜리 계단 아래였다.
이끼숲 15쪽 첫 번째 연작소설 '바다눈'의 첫 문장, 천선란
욕망이란 원래 증식하는 거니까.
이끼숲 34쪽 바다눈 중에서, 천선란
가상현실을 누빌 아바타를 위해 목소리까지도 파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눈길을 끕니다. 욕망이란 원래 증식한다는 말에 공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욕망을 다스리는 편에 서고싶어집니다. ^^
행복과 책임감은 같은 수레를 타고 있다 -중략- 책임감 없는 행복은 위험하고, 행복 없는 책임감은 고통스러운 거다.
이끼숲 38쪽 바다눈 중 의주의 말, 천선란
바다숲 다 읽었습니다.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도 그렇지만, 가상의 SF세계를 통해 현실을 보여주고 있어 내용이 묵직하게 다가오네요. 단지 소설의 지하세계에서만 있는 일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 지상세계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걸 알기에 다 읽은 지금 마음이 무겁습니다
아리사김 님이 올리신 문장들을 비롯해서 눈길이 가는 문장이 많았지만, 제일 인상깊었던 문장은 커커스와 관련된 내용이었어요
패배의 반대편에는 승리가 있어야 했다. 하지만 회사는 승리라는 단어를 거머쥐기에 정당하지 못했다. 커커스가 바랐던 것은 노동의 대가였고, 회사가 쥐고 있던 것은 커커스의 목숨이었다. 정당한 전투가 아니었다. 무기가 달랐고, 걸어둔 것이 달랐다. 회사는 승리하지 않았다. 커커스는 패배한 게 아니라, 밟혔다.
이끼숲 p89, 천선란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문장입니다.. 패배보다 더 부당하고 슬픈 일입니다.. 마지막에 은희도 결국 목소리를 아바타에게 판 것이죠? 그렇게 할 수밖에 없도록 내모는 사회가 너무 원망스러웠어요..
너 그 사람의 목소리에 흠뻑 빠졌구나! 그 목소리를 사랑하는 거야. 상대방이 가진 만 가지의 특징 중에서 단 하나의 특징이 마음에 쏙 들어오면, 사랑이 시작되는 거 같아.
이끼숲 40쪽 바다눈 중에서, 천선란
톨가가 한 이 말때문에 마르코는 은희를 사랑하는 것인지 은희의 목소리를 더 듣고 싶은 것인지 구분이 어려워진다고 해요... 첫 번째 소설을 다 읽고나니 마르코의 고민이 더 아프게 다가왔어요.. 은희가 목소리를 팔고 사라진 세상에서 마르코는 은희의 목소리를 가진 아바타의 노래를 들으며 같은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요,..? ㅜㅜ
바다눈이라는 건, 커다란 바다 생물의 사체에서 나오는 배설물이나 미생물이 눈처럼 내려서 붙여진 이름이야. 죽음의 잔해라는 거지.
이끼숲 50쪽 바다눈 중에서, 천선란
B45층의 재즈바에서 마신 음료의 이름이 바다눈이라고 해요. 그 의미를 은희가 알려준 건데 마치 은희의 마지막을 보여주는 것이었나 싶었어요...
그러니까요.. 은희의 마지막은 상상하기 싫은데 이런 내용들이 떠올라 자연스레 추측되더라구요..
목소리를 잃는다는 건 너무나 슬프고 아픈 일인 것 같아요.. 은희가 아마도 어머니의 간병비용을 준비하느라 목소리를 팔지 않았을까 싶은데 은희의 목소리를 가진 아바타가 있다한들 같은 아름다움을 느끼긴 어려울 것 같네요.. 이번주 중반에 어찌어찌하다가 코로나에 걸렸는데요.. 정말 말을 하기 힘들 정도로 인후통이 심해요ㅜ 문득 은희 생각이 나더라고요..잠시 동안의 통증으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데도 이렇게 답답하고 서글픈데...은희의 마음은 오죽할까... 목소리를 다 팔고나서 굳이 발성기관을 망가뜨려야할까...안타까움이 커졌습니다..
은희에겐 목소리가, 노래가 의미있는 거라 더 안타깝죠. 코로나시라니, 컨디션 회복 잘 하시길 바래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여러분~! 첫 번째 소설에 대한 감상을 아직 공유해주실 시간이 없으셨던 분들은.. ^^ 주말이 지나기 전 짧게라도 올려주시면 감사드려요~^^ 그리고 내일(24일)부터는 두 번째 소설인 우주늪을 읽기 시작해보아요~^^
의주야, 그거 아니?
이끼숲 103쪽 두 번째 소설 우주늪의 첫 문장, 천선란
우주늪 막 시작했는데, 처음부터 눈길을 끄는 문장이 있네요. 요즘 우리 사회의 모습같아요. 사는 게 힘들거나 즐겁지 않으니까, 내가 기분이 좋지 않으니까 다른 사람을 우습게 만들고 조롱하고 비난하는... 그렇지만 효과가 길지 않으니, 점점 더 심해지고 빈번해지면서 일상화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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