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에 기대하는 것이라.. 위화의 작품은 '허삼관매혈기'밖에 읽어보지 않았지만 어딘가 유장한(?)느낌의 서사에 반했거든요. 제목이 인생인만큼 뭔가 장대한 이야기를 품고 있을 것 같아요.
중국문학을 많이 접해본 것은 아니지만 사소설보단 격동의 사회?를 담고 있는 것 같은 작품이 많은 것 같다는 인상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독서가 기대되네요!
[서울국제작가축제X푸른숲] 위화 작가님의 <인생> 함께읽기 챌린지
D-29
단풍그늘
뀨뀨리
책을 받고 서문을 읽어보았습니다. 서문에 "<인생>이 눈물의 넓고 풍부한 의미와 절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사람은 살아간다는 것 자체를 위해 살아가지, 그 이외의 어떤 것을 위해 살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고 믿는다"라는 부분이 인상깊었습니다. 그 부분을 읽고 왜 제가 "인생"이라는 영화를 좋아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는데요, 아무래도 역사의 격동기를 살았던 한 인간의 삶이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들을 겪을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곡절들에 주인공과 그 가족들은 어떻게 순간 순간의 행복을 찾아내려 노력하고 삶을 살아내는지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중국 문학은 라오서의 "낙타상자"나 위화작가님의 다른 작품인 "허삼관 매혈기"를 좋아하는데요, 가깝고도 먼나라인 중국도 결국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문학작품들을 보다보면 사람들이 사는 것이 국가에 따라 그리 크게 다르진 않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좋아합니다. 우리나라 문학에서 현진건 작가님의 "운수 좋은 날"이나 이문구 작가님의 "관촌수필", 양귀자 작가님의 "원미동 사람들"처럼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작품들을 떠올리게 해서 앞서 언급한 라오서나 위화 작가님의 작품들을 좋아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SIWFx푸른숲
위화 작가님의 다른 책을 읽으신 분들도 있고, 그 외에 다양한 경로로 중국 문학을 접하신 분들도 있네요 :)
지금쯤 다들 책 페이지를 펼쳐보셨을텐데, 이쯤에서 세번째 질문을 드립니다^^
푸구이와 그의 가족들은 지금 시점에서 보면 구시대적으로 보이는 면모가 있습니다. 구시대에서 신시대에게 전달하는 메시지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Henry
푸구이의 생을 들여다보면 그야말로 파란만장합니다. 기세등등하던 지주아들 이다가, 놀음으로 가산을 탕진하고 부모의 여의는가 하면, 국공내전, 대약진운동, 문화대혁명을 거치면서 가족들도 각자 자기 생을 살아내는, 그야말로 인생.
개인이 아무리 발버둥 치더라도 커다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의지로 헤쳐나올 수 없는 인생. 하지만, 또 그 덕분(?)에 헤쳐나올 수 있게된 인생. 커다란 흐름으로의 인생을 바라보고 최선을 다하되 이른 자포자기를 경계하라 말하는 구시대로 보였습니다.
SIWFx푸른숲
Henry님 댓글 마지막 문장이 가슴에 와닿습니다 :)
Henry
공감, 감사드려요.
상황과 대화 속에서 작가 본인은 정작 어떤 메시지를 남기고 싶었을까, 궁금해하며 계속 읽게 됩니다.
신이나
도박으로 가세를 기울게하고 부모도 자신이 만든 가정도 모두 파괴시켰음에도 푸구이를 가장이랍시고 받아들이는 부분. 요즘이면 거기까지 가기전에 이미 가족으로부터 격리되었을 것 같은데요. 한편으로는 그럼에도 자전의 가족을 지키려는 노력이 너무 가상해서 하늘이 도운 것이라고 할까요. 조금은 행복한 순간도 있으니...그런 것치고는 마음 아픈 결말이기는 합니다.🥲 자전이 말릴때 자리에서 일어났다면 인생이라는 책이 나오지 않아겠죠. 우연치고는 너무 많은 불행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또 살아내야만 하는 푸구이의 인생을 보고 조금은 위안 받을 점이 있지 않을까싶어요.
단풍그늘
구시대가 신시대에게 전하는 메시지라.. 아직 초반이라 푸구이가 허랑방탕하게 노는 부분을 읽고 있는데요, 지금은 농사를 짓는걸 보면 그의 사치가 계속될 것 같지는 않고요. 결국은 반면교사일까나요. 다만 소들을 다루는 유쾌한 푸구이를 보면 인생의 각 사건을 대하는 그의 삶의 자세에서 뭔가 읽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계속 볼게요!!
리테
푸구이는 유칭이 달리기 선수가 되는 걸 반대했지만 그가 스포츠를 등한시하는 것도 이해가 돼요.
소설은 그때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미래 세대가 구시대의 생각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도와주는 것 같아요. 사람은 논리적일 수만은 없기에, 단순히 기록을 읽으면 이해되지 않는 행동들도 소설로 읽으면 어딘가 심적으로 이해하게 되는 부분이 있지 않나요?
그래서 구시대는 '우리는 이럴 수밖에 없었고, 이렇게 살아왔다'고 신세대에게 말하고 싶은 것 같아요.
베아트리체
중국 문학 작품은 펄벅의 [대지] 루쉰의 [아Q정전] 모옌의 [개구리] 등을 읽어 보았어요. 그래서 시대 속에서 한 개인의 삶이 부딪히는 상황 등을 [인생]을 읽으며 함께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전 [인생]을 읽으면서 [대지]가 많이 떠오르네요. 물론 [대지]의 왕룽은 땅을 기반으로 부를 쌓는 사람이고 [인생]의 푸구이는 기존의 부유함을 노름으로 탕진하는 성격이 다른 주인공이 나오지만요…
어쨌든 한 개인이 시대의 흐름 속에서 비참하게 죽거나 고난을 겪을 수 밖에 없는 과정들을 실랄하게 보여주는 면에서 비슷한 점을 생각해 볼 수 있네요. 구시대이든 신시대이든 한 가족사가 시대와 사회적 분위기에서 큰 고난을 겪거나 인생이 파괴되기란 참 쉽구나를 느껴봅니다.
영예
구시대가 신세대에게 전하는 메세지는 삶이란 어찌할 수 없는 것이라는 것 같아요:) 그러니 정답도 없고 완전한 선도 악도없다 어찌할 수 없는 사정과 상황만이 존재할 뿐 아무리 기술이 발전했더라도 사람들이 똑똑해졌더라도 이건 변함없으니 나와 타인의 삶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자는 것 아닐까요. 나와 그들의 시련을 이해하고 사랑하자고요
enying
책 잘 받았습니다.
이번 기회로 다시금 위화 작가님의 책을 읽을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1. <인생>을 읽기 전 독자님들은 무엇을 기대하시나요?
저는 <인생> 이전에 <살아간다는 것> 타이틀로 출판된 책을 20년전에 먼저 접했고, 인생(活着)이라는 영화는 최근에 접하게 되었습니다.
책도, 영화도, 음악도, 접하는 시점에 따라 의미도, 영향도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로 접한 이후에 다시 책을 읽게 되어 20년이 지난 지금의 저에게 어떤 의미로 이 책이 읽히게 될지 너무 기대됩니다.
개인적으로는 20년 전 <허삼관 매혈기>를 읽고 <살아간다는 것>, <내게는 이름이 없다>, <세상사는 연기와 같다>를 차례대로 읽고난후 위화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서 위화 작가님의 책을 더 읽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중국으로 공부를 하러 가기도 했습니다.
예전 기억이 새록새록나네요^^
즐거운 추억을 소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 그리고, 중국 문학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가지고 계신가요?
저는 중국 문학 자체를 위화의 작품 <허삼관 매혈기>를 통해서 처음 접하게 되었고 이후에 루쉰의 광인일기, 아Q정전을 접하면서 역사성과 다양성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영예
책 잘 받았습니다 앞으로 기대가 됩니다!
본가에 갔다 막 올라와서 지금 펼쳐보네요🥲
1.<인생>을 읽기전 독자님들은 무엇을 기대하시나요?
전에 허삼관 매혈기를 읽었었는데요. 거기서도 느낀것은 이 작가는 인생의 처절함과 아름다움을 적나라하게 다 뤄낸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적나라하다는건 솔직하다는 것이고 솔직하다는것은 그 무엇보다 깊어질 여지가 있는거라고 생각해요 그런관점에서 저는 이 작가님을 너무 좋아하고 인생이라는 걸 얼마나 깊게 표현했을지 또 다가올지 기대가 됩니다!
2. 그리고, 중국 문학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가지고 계신가요?
저번에 국립극단에서 했던 중국희곡 낭독공연을 참 인상깊게 봤었는데요. 적나라하지만 따뜻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중국문학은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이 따듯해지는 집밥같다는 생각을 참 많이해요:) 결국 읽어보면 극적이긴 해도 다 사랑에 관한 이야기거든요. 저는 그래서 중국문학을 참 좋아한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SIWFx푸른숲
앞선 질문으로 푸구이와 그의 가족에 대해 들여다보았는데요.
독자님들이 책을 읽으시면서 만난 인물들 가운데, 가장 애정이 가는 인물은 누구인가요? 그 인물에 마음이 가는 이유는 무엇이신가요? 마음 속에 간직하고 싶은 대사도 함께 적어주세요 :)
*1번 미션! 2번 미션까지 완료해주시면 커피 기프티콘과 현장프로그램 앞좌석 리워드가 제공됩니다💙
Henry
“ 내 한 평생도 이제 다 끝나가네요. 당신이 나에게 이렇 게 잘해주니, 나도 마음이 흡족해요. 나는 당신을 위해 두 아이를 낳았어요. 당신에 대한 보답인 셈이죠. 다음 생에서도 우리 같이 살아요.
평샤와 유칭 둘다 나보다 앞서 떠났으니 내 마음도 편안 하네요. 더 이상 그 애들 때문에 마음 졸일 필요가 없으 니까요. 어쨌든 나도 어미였고, 두 아이 모두 살아있을 때 나한테 지극정성이었으니 사람이 그 정도 살았으면 만족할 줄 알아야죠. ”
『인생』 p.256, 위화 지음, 백원담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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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nry
지난 시절, 우리네 어머니들에 마음이 쓰여서 였을까요? 읽어가는 내내 푸구이의 아내, 자전에게 유독 눈길이 갔습니다. 어쩌면 영화 <인생>에서 봤던 공리의 연기가 기억에 남아서 일지도… 남편 덕분에(?) 험난한 인생을 살아냈고, 아들 딸마저 앞세운 그녀의 말이라기엔, 지금 세대가 보기엔 터무니 없고, 정말 ‘소설쓰고 있네’할만한 대사이지만, 스스로 감내해내며 자족하는 법을 깨달은 그 어떤 숭고함 마저 느껴져서 내내 맴돌았습니다.
신이나
가장 애정이 가는 인물은 '자전'이에요. 모두가 결혼한다고 자전의 마음을 갖지는 못하겠지요? 당연한 것이라고 여길 수 없을 만큼 가정을 지키기 위한 마음이 대단하고 마지막은 안쓰러웠어요. 푸구이는 진짜 반성 많이 해야해요.
마음 속에 간직하고 싶은 대사: 그제야 난 아버지가 왜 은화가 아니라 동전을 고집했는지 알게 됐지. 바로 그런 이치를 깨닫게 하려고. 그러니까 돈을 버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게 하려고 그러신거야.
리테
펑샤에게 마음이 쓰여요. 어릴 때 집이 망하고 농사일을 도왔는데 아버지는 사라지고 열병에 걸려 말을 못하게 되고... 그러다 열두 살에 남의 집으로 보내지고요.
울면서 집을 찾아왔을 때 아버지가 자신을 다시 보내려는 것을 보고 하늘이 무너졌을 거 같아요. 이제 세상에 자기가 기댈 수 있는 곳은 없는 거니까요. 말을 못하니 표현할 수가 없고...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다시 버려지기 싫어서라도 열심히 일을 했을 거예요.
그래도 결혼하고 행복해지나 했는데... 작가님 너무합니다 정말ㅠ
베아트리체
전 아무래도 푸구이의 아내 자전에게 마음이 쏠리네요. 다정하지도 않은 남편 푸구이를 믿고 살아가기엔 삶이 참 막막했어요. 푸구이가 망하고 나서 부유한 친정으로 다시 돌아갈 수도 있었을 텐데 자전은 평생 일만하다 구루병으로 죽는 것이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푸구이야 뭐 본인이 뿌린 씨앗 본인이 거두었다 치지만 자전의 삶은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드네요…군대로 끌려가 소식이 끊겼다가 2년후에 나타났을 때로 어떻게 푸구이를 변함없이 남편으로 대 접하고 의지하는지ㅜㅜ
“내 한 평생도 이제 다 끝나가네요. 당신이 나에게 이렇게 잘해주니, 나도 마음이 흡족해요. 나는 당신을 위해 두 아이를 낳았어요. 당신에 대한 보답인 셈이죠. 다음 생에서도 우리 같이 살아요.”
—-절대 이렇게 못할 것 같은데ㅎㅎㅎ
하지만 “사람이란 말일세, 살아있을 때 아무리 고생을 많이 해도 죽을 때가 되면 자기를 위로할 방법을 찾는 법이라네.”라는 말이 그 이유가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단풍그늘
가장 마음이 가는 인물은 유칭이에요. 펑샤와 유칭 사이에서 고민했는데.. 어린아이의 마음을 그대로 간직하다가, 그 순수한 마음 때문에 목숨을 잃게 된 유칭이 안타까웠어요. 학교와 집을 오가며 양들을 보살피던 그 여린 마음의 아이가 양들이 끌려가고 나서 "저 매일 와서 양들을 안아봐도 되 나요?"라고 묻던 간절한 마음도 투명하게만 느껴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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