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카스북클럽] 같이 읽기 <아버지의 상자>

D-29
아버지의 유골은 어쨌든 자기자리를 찾았지만, 이 물건은 갈 데가 없었다. 상자는 내 것이 아니면서도 내 것이었고, 내 집에 있어야 할 물건이 아니면서도 내 집에 있었다. 20년 넘게 나는 과거의 짐으로부터, 이 골칫거리로부터 해방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니었다. 이 상자와 그 속의 이야기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면 언젠가는 그것과 직접 대면해야 했다. 그건 곧 상자를 열고 그 안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뜻이었다. p.28
아버지의 상자 루카스 베르푸스
오우~이책..아버지의 판도라 상자가 열리면서 노루님 말씀처럼 가족, 역사, 민족, 경제...종의 기원까지! 계속 따라가고 있는 중이예요~ 과연 작가는 뭘 말하고 싶었을까요? 책 재밌네요. 계속 궁금증과 호기심을 일깨웁니다~^^
무슨 얘기를 하려고 이러는 거지 하고 쭉쭉 끌고나가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재밌게 읽어주시니 제가 더 감사하네요🥹👍
우리가 따르는 법칙은 결국 언어이고,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언어를 바꿔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가족과 혈통에 대해 다른 문법과 다른 개념이다. 특히 지금의 우리에게는 다른 상속법이 필요하다. p.101
아버지의 상자 루카스 베르푸스
현실이 있고 그것을 표현하는 언어가 있다.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은 극히 어렵다.
아버지의 상자 76, 루카스 베르푸스
이 세상에서 사람, 언어, 생각을 빼면 뭐가 남을지 도무지 알 수 없지만 무언가가 남긴 할 것이다. 세상이 언어로만 존재하지는 않으며 세상은 이야기 이상의 무언가라는 사실은 어떤 인간에게는 필수적이다.
아버지의 상자 77, 루카스 베르푸스
2장은 더더욱 폭풍처럼 몰아치네요...! 거의 작가에게 멱살 잡혀 끌려가면서 정신을 놓고 읽게 되는 것 같아요 ㅋㅋㅋ (그만큼 번역도 정말 잘 되었다는 거겠죠?) 제가 나중에 다시 볼 용도로... 2장 내용 정리를 하고 가고 싶네요. 2장에서는 <종의 기원>을 언급하며 다윈주의를 비판하고, 여기서 나아가 '내러티브'와 언어/이야기/개념의 한계를 비판한 후 이와 연관지어 레비스트로스와 사회인류학의 한계를 비판하며 약자를 소외시킨다는 또다른 한계를 비판하네요. 이처럼 언어의 불완전성을 지적함과 동시에 이를 보완할 형이상학 등 다양한 분과의 필요성을 주창하고, 윤리학이나 정치학 같은 분과가 공정한 분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음까지 시사합니다. [다시 다윈으로 돌아와, <역사>를 저술한 칼라일을 인용하며 내러티브에 대한 비판을 이어갑니다(여기부터 대괄호 친 부분은 제가 잘 이해한 건지 모르겠어요...). 구조, 체계, 질서, 이성을 비판하며 위구르와 난민 이야기를 잠시 짚고 넘어가기도 하고요.] 그러다 다시 기원 이야기로 돌아와서, 국적과 국가는 한 인간의 삶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나 지극히 자의적인 발명이자 허구라고 주장합니다. 국적이 자의적인 개념(?)이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여러 분야와 소재를 오가면서 자유자재로 내용을 전환하고 그것이 부자연스럽지 않게 한 흐름의 글로 엮어내는 작가의 내공이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정말 휘몰아치는 내용들에 어어어..하며 끌려가면서 읽은 것 같아요ㅋㅋㅋㅠㅠ 사실 제가 역사 인문 철학 분야에 내공이 좀 부족한 것 같기도 합니다 ㅎㅎ 더 공부를 많이 하고 나서 이 책을 읽었다면 더 풍성하고 풍부하게 지적으로 사유하며 읽을 수 있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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