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안온]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D-29
저는 이부분 보면서 진짜 미국은 뭐든 다 팔아재끼는구나... 생각했어요. 토지소유권을 넘어서 공중권이라니... 진짜 달이나 화성이 개발되기 시작하면 그곳을 차지하기 위한 우주전쟁도 일어날 수 있겠다 싶어요.
저역시 오늘 독서모임에서 '공중권'에 대한 좀 더 쉬운 설명? 이야기로 들을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자연은 적절한 수준의 무질서를 보여준다(...)좋은 사무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적절한 수준으로 무질서한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책 <뇌의 배신>에 의하면 사람은 아무 일도 안하고 멍 땡리거나 명상을 하거나 빈둥거릴 때, 즉 뇌의 상태가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되었을 때 창의적이 된다고 한다(...) 창의적인 사무 공간이 되려면 편하게 빈둥거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225, 유현준 지음
빈둥거릴 시간, 공간이 사람에겐 필요하다는 이 부분이 참 공감되고 너무 공감되어 이 부분만 몇번을 읽어보게 되네요.
이 책에서 말하는 걷고싶은 거리의 의미와는 차이가 있지만 우리가 여행을 갔을 때 당신은 어디를 찾게 되나요?라는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은 피하기도 하는데 소박한 골목길이나 주변 환경이 복잡하지 않은 편안한 동네를 구경하는 걸 즐긴답니다. 그 곳의 시장을 찾는다거나 맛집을 찾는다는 이야기도 있었구요. 어느 도시든 어느 나라든 사람들이 찾고싶은 공간은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기억에 남을 뭔가를 향해 걷는다는 것은 공통적인것 같았습니다.
저도 sorry님 처럼 사실 인적이 많은 곳보다는 한적한 곳이 좋더라구요. 여기서 말하는 걷고 싶은 거리는 사람들이 걸을 수 있으면서도 밀집되는 장소를 지칭하는 것 같았어요. 청년몰 같은 것을 보면 가게들이 들어선다고해서 쉽게 형성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공간을 만들어 둔다고해서(광화문 광장 등) 거기에 가게들이 자리잡는 것도 아니고... 걷고 싶은 거리도 쉽게 만들어지는 게 아니더군요.
거리를 걷는다는 것은 보행자 입장에서는 그의 세상(a world)을 구성한다는 것이다. 어느 길을 걸어갈 것이고 친구를 만날 때 어떤 카페에 들어갈 것인가와 같은 의사결정이 모여서 기억 속에서 그 사람의 '그날의 세상'이 구성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삶을 살 때 자신의 삶에 대해서 주도적 선택권이 있기를 바란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26, 유현준 지음
작가님이 말씀하신 주도적 선택을 위해 누군가와 만나 식당을 가던 카페를 가던 '아무거나' 또는 '아무데나'는 하지 말아야하는 표현이었어요^^ 다양하고 즐거워질 선택을 해서 우리가 주체가 되는 공간들을 누려야 하겠어요. 우리가 앞으로도 이렇게 선택을 한다면 공간을 짓는 이들도 좀 더 보행자들의 높은 눈높이를 고려하며 건축을 하지않을까요?
어떠한 거리의 상황이 사람들이 걷고 싶은 환경이 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걷는 환경과 너무 차이가 나지 않아야 한다. 사람은 시속 4킬로미터로 걷는다. 너무 느려도 사람들은 걷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상점의 입구가 자주 나오는 거리가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든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46, 유현준 지음
평소 별 생각없이 어떠한 장소를 걷고 구경하고 했던 저의 행동들이 작가가 이야기하는 평균적인 조건들 속에 저도 모르는 사이에 이끌려 걷고 구경했구나 하는 기분이 들어 웃음이 지어지기도 했습니다^^
19세기에 파리를 재개발할 때에 시민을 통제하기 쉬운 공간 구조로 재구성하게 된다(...) 파리를 방사형의 도로망으로 만들어서 모든 길들이 주요 간선도로로 연결되고 그 도로는 다시 개선문 광장을 향해서 방사형으로 모이게 되어 있다(...) 개선문 위에 대포 몇 개만 설치해 놓아도 간단하게 모든 사람들을 제압할 수 있게...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75, 유현준 지음
개선문이 그런 용도로 이용된 진실에 대해 신기했던 부분이었고 옛 건축물들의 시작이 권력과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 또한 놀라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초등학교가 안전의 사각지대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효과적인 방식은 운동장 주변으로 단층 상가를 배치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시설을 처음부터 교정 주변으로 계획을 한다면 학교의 안전은 훨씬 보장된다(...) 학교는 사거리 코너에 배치한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자동차의 접근성 을 고려한 부분도 없지 않지만 무엇보다도 자동차 소음이 많은 곳에 운동장 소음이 있는 학교를 두어서 주거 단지를 조용한 내부에 만들려는 생각이 큰 듯하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85, 유현준 지음
학교 주변으로 상가를 두어 사람들이 붐비는 환경을 만들어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cctv 역할을 하게 한다는 계획엔 불안한 요소들도 있다는 생각이다. 갈수록 남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 요즘 북적거리는 환경이라고 해도 관심이 없으면 나쁜 목적을 가진 또다른 눈들이 생겨날거라는 걱정도 해보게 된다.
이 부분도 얘기하면서 많이 느꼈던 것이, 요즘엔 부모님이나 학원 차량이 하교길 근처에 상시 대기하고 있어서 그 근처에 상가들을 이용하는 학생/학부모가 상당히 적다고 하더군요. 심지어 학교에서 준비물도 준비해주니 준비물을 사기 위해 문구점을 드나들거나 하교 후 군것질을 하기 위해 분식집을 드나드는 것마저도 줄어들어버렸습니다. 장사가 되지 않으니 상가가 있어도 들어갈 사람은 없을 거고, 결국엔 학교 앞 상권은 죽은 상권이 되어서 빈건물들이 많은 우범지대가 될 수도 있다고 봐요. 차라리 오가는 사람들이 많도록 관공서(주민센터, 도서관 등) 근처에 학교를 짓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어요.
새로운 발명품은 인간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 냈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은 새로운 건축과 도시를 만들어 왔음을 알 수있다(...) 새로운 건축물들은 도시의 모습을 바꾸었다(...) 그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냉장고이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102, 유현준 지음
냉장고와 건축의 관계에 대한 작가의 설명은 무척 흥미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교외에서 여유로운 삶을 할 수 있는 것이 다 냉장고가 있었다는 재밌는 이야기^^ 그러고보면 오래 저장할 수 없는 삶에서는 일상에서 부지런히 사고 나르는 행위가 우리의 삶의 한부분을 차지 할테고 그로인해 사람들의 기거하는 위치나 방식도 달라졌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건축은 사람이 들어가고 나오는 공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재료가 교체되고 복원되고 사용되면서 보존되는 것이 옳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116, 유현준 지음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문화재들의 그 겉모습이 너무나 깨끗하고 반듯하게 복원되어 있는 것을 볼때면 그 깊이를 공감하지 못하고 겉으로만 의미를 암기해버릴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긴 세월동안 그 모습이 그대로 유지되는 건 힘든 것이었습니다. 재료가 교체되고 그 모습이 복원되는 것과 함께 그 자리에 위치했던 역사적 의미에 더 무게를 두어야하겠습니다.
10장 죽은 아파트의 사회, 에서는 우리가 '방'문화를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 아파트 투자에 열을 올리는 이유 등 주거와 다른 형태의 공간 대여에 열을 올리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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