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안온]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D-29
학교 주변으로 상가를 두어 사람들이 붐비는 환경을 만들어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cctv 역할을 하게 한다는 계획엔 불안한 요소들도 있다는 생각이다. 갈수록 남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 요즘 북적거리는 환경이라고 해도 관심이 없으면 나쁜 목적을 가진 또다른 눈들이 생겨날거라는 걱정도 해보게 된다.
이 부분도 얘기하면서 많이 느꼈던 것이, 요즘엔 부모님이나 학원 차량이 하교길 근처에 상시 대기하고 있어서 그 근처에 상가들을 이용하는 학생/학부모가 상당히 적다고 하더군요. 심지어 학교에서 준비물도 준비해주니 준비물을 사기 위해 문구점을 드나들거나 하교 후 군것질을 하기 위해 분식집을 드나드는 것마저도 줄어들어버렸습니다. 장사가 되지 않으니 상가가 있어도 들어갈 사람은 없을 거고, 결국엔 학교 앞 상권은 죽은 상권이 되어서 빈건물들이 많은 우범지대가 될 수도 있다고 봐요. 차라리 오가는 사람들이 많도록 관공서(주민센터, 도서관 등) 근처에 학교를 짓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어요.
새로운 발명품은 인간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 냈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은 새로운 건축과 도시를 만들어 왔음을 알 수있다(...) 새로운 건축물들은 도시의 모습을 바꾸었다(...) 그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냉장고이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102, 유현준 지음
냉장고와 건축의 관계에 대한 작가의 설명은 무척 흥미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교외에서 여유로운 삶을 할 수 있는 것이 다 냉장고가 있었다는 재밌는 이야기^^ 그러고보면 오래 저장할 수 없는 삶에서는 일상에서 부지런히 사고 나르는 행위가 우리의 삶의 한부분을 차지 할테고 그로인해 사람들의 기거하는 위치나 방식도 달라졌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건축은 사람이 들어가고 나오는 공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재료가 교체되고 복원되고 사용되면서 보존되는 것이 옳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116, 유현준 지음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문화재들의 그 겉모습이 너무나 깨끗하고 반듯하게 복원되어 있는 것을 볼때면 그 깊이를 공감하지 못하고 겉으로만 의미를 암기해버릴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긴 세월동안 그 모습이 그대로 유지되는 건 힘든 것이었습니다. 재료가 교체되고 그 모습이 복원되는 것과 함께 그 자리에 위치했던 역사적 의미에 더 무게를 두어야하겠습니다.
10장 죽은 아파트의 사회, 에서는 우리가 '방'문화를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 아파트 투자에 열을 올리는 이유 등 주거와 다른 형태의 공간 대여에 열을 올리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우리가 흔히 건축이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벽돌을 쌓아 집을 짓고 도로를 깔고 지붕을 만들고 창문을 만드는 일들을 상상한다. 과연 이러한 눈에 보이는 것을 만들어 내는 행위들이 건축의 전부일까? 그렇지 않다. 눈에 보이는 현상 너머로 잠시만 살펴본다면 앞서 말한 건축 행위들은 궁극적으로는 사람의 삶을 디자인하기 위한 것들임을 알 수 있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147, 유현준 지음
단순히 건물을 짓는다는 것만이 건축은 아니다라는 것과 결국 공간을 짓고 올리는 것은 인간의 행복한 삶을 위한 행위인것이겠죠.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흐르면서 이런 기본적인 목표에서 인간을 위한 건축물이 점점 건축물을 위해 인간이 존재하는 것처럼 몰아져가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는것 같습니다. 모든것은 인간이 우선이 되는 세상이었으면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건축이라고 하면 삐까뻔쩍한 새로운 건물이, 멋있는 건물이 들어서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고쳐쓰고 수리해서 쓰고 옛것과 현재의 것을 융합하자는 생각을 많이는 하지 않는 것 같아요. 요즘 들어서야 예술가들과 협업을 하거나 뛰어난 건축가들이 기능적으로도 미적으로도 뛰어난 건물을 만드는 게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자본이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보디 자본에 의해 미적 기능이 떨어지는 똑같은 건물(ex. 아파트)을 많이 짓는 것 같아요.
제 11장 왜 사람들은 라스베이거스의 네온사인을 좋아하는가, 에서는 우리가 정보로 인식하지 않는 대상에 대해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한국의 간판도 화려하지만 우리가 정보로 느끼는 것에 대해서는 피로감을 느끼지만 읽을 수 없는 단어가 적힌 간판들이라면 그것을 정보로 받아들이지 않아 미적으로 보인다는 얘기였습니다.
TV매체와 인터넷의 발달로 사람들이 세계 곳곳을 거실에서 볼 수 있게 되었지만, 사람들은 'TV로 봤으니까 여행은 안 가도 되겠네.'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오히려 화면을 통해서 본 세상을 직접 가서 보기 위해 여행이 더 늘었다는 통계가 있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259, 유현준 지음
여행도 견물생심! TV로 볼 수는 있지만 그곳을 실제로 경험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인 것 같습니다. 시각과 청각은 물론 후각과 미각, 촉각까지 모두 느낄 수 있는 것이 여행이기에 채워지지 않은 세 가지 감각에 대한 부재가 여행에 대한 갈증을 더 부추기는 것 아닐까요? 맛보기만 먹어보면, 안 먹느니만도 못한 것처럼, TV를 통한 여행도 맛만 봐서 더 감질맛 나는 것일지도요.
글쵸^^ 간접적으로라도 봤으니 안가도 돼~가 아니라 인간의 심리란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나도 경험해봐야지~라는 로망이 있어 직접 가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들것 같아요. 그래서 코로나 전이든 코로나 후든 여전히 여행프로는 쏟아져나오고 늘 우리들은 떠나기를 꿈꾸는 것 같아요.
억눌린 여행수요가 폭발하면서 관광지들이 관광객들로 앓는다는 소리 들으면... 솔직히 배부른 소리다 싶어요. 이 어려운 시국에 사람들이 와서 돈 써준다는데 이래서 저래서 힘들다는 소리를 하다니...
인간은 그렇게 고상하지만은 않다. 인간은 큰 전염병이 돌지 않는 한 계속해서 모이고, 붐비는 공간으로 모여들 것이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261, 유현준 지음
코로나가 발발하기 몇 년 전에 쓰여졌고, 그 이전에도 다양한 전염병들이 돌았지만 글쎄요... 코로나 시국에도 성매매를 하기 위해 몰래 모이고, 집회를 가지고, 종교 모임을 가지는 것을 보면... 큰 전염병이 돌아도 고상해지진 않는 것 같습니다.
전염병이 돌아도 모이는 사람은 모였던 지난 3년여의 시간들^^ 그들은 특별한?특이한 집단의 인간들이라 생각은 하지만 작가의 표현처럼 인간은 그렇게 고상하지 만은 않다라는 말은 맞는것 같아요.
12장 뜨는 거리의 법칙, 에서는 죽은 공간(광장, 지하상가 등)과 유기적으로 살아있는 공간(xxx길 등), 그리고 어떤 공간이 만들어짐으로써 생기는 죽는 공간 등 흔히 말하는 뜨는 거리엔 왜 사람이 몰릴 수밖에 없는지, 죽은 공간은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 많음에도 사람들이 모일 수가 없는지에 대해 설명해주었습니다.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것은 건축물이 아니라 장소이다. 장소가 만들어지려면 사람이 모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사람이 모일 목적지가 될 만한 가게나 랜드마크 건물이 필요하고, 사람이 정주할 식당이나 카페가 필요한 것이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280, 유현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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