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지기]#4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D-29
세 번째 글도 궁금하네요.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해야겠지요?!! 함께해서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참가한다고 해놓고.. 너무 일방적으로 쏟아내기만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게 봐주셔서 너무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이곳에서 이번 기회에 얕게나마 연결되었으니.. 다음 번에는 조금 더 쉽게 연결될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말씀처럼.. 세 번째는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ㅜㅜ 다른 책으로 다음에 또 만나요. 즐거웠습니다. ^^
@바닿늘 님의 글을 통해 많이 배웠습니다^^ 또 뵈어요^^
측은지심과 거울신경세포 자아를 찾아라. 인격을 닦아라. 정체성을 지켜라. 살면서 이런 충고 받아보지 않은 이는 없을 것이 다. 자아, 인격, 정체성은 물질이 아니다. 사람의 몸을 해부해 샅샅이 뒤져도 그런 것은 나오지 않 는다. 원자 단위까지 쪼개도 헛일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런 것이 있다고 믿으면서 자신과 타인 을 대한다. 인문학자는 그런 것이 있다는 전제를 두고 인간과 사회를 연구한다. 그런 믿음이 없었 다면 인문학은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은 저마다 인격과 정체성이 있다. 가치관·개성·기질 ·취향이 다르다. 그 모든 것을 지닌 삶의 정신적 주체를 '자아'라고 하자. 사람은 외모만 다른 게 아니라 자아도 다르다. 한 사람의 자아는 사는 동 안 계속 달라진다. 물질은 아니지만 물질에 깃들 어 있다. 내 몸이 없으면 자아도 없다. 그렇다면 자아는 내가 만드는 것인가, 아니면 내 취향이나 선택과 무관하게 주어지는 것인가? 인문학은 여 러 대답을 내놓았지만 대세는 전자였다. 동서고금 의 철학자들은 '바람직한 인간상'을 제시하고 그 런 사람이 되기 위해 내면을 갈고 닦기를 권했다. 그 권고를 잘 실천하는 사람을 '성인군자'의 반열 에 올렸다. 우리는 사람마다 자아가 다르다는 것 을 안다. 자신과 타인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려 고 애쓴다. MBTI가 유행한 것도 그래서다. 사람 은 정말이지 서로 다르다. 같은 종인지 의심스러 울 때가 있을 정도다. 한겨울에 길고양이한테 물 과 먹이를 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몰래 길고양 이를 붙잡아 학대하고 죽이는 사람도 있다. 어떤 부모는 거리의 환경미화원을 가리키면서 아이한 테 저분들 덕에 우리가 깨끗하게 산다고 말하지만 어떤 부모는 너도 공부 안 하면 저렇게 된다고 겁 을 준다. 돈이 많아도 티를 내지 않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큰부자도 아니면서 돈 자랑을 일삼는 사 람도 있다. 어떤 이는 옳고 그름을 기준으로 삼고 살지만 어떤 이는 자신에게 이로운지 여부를 먼저 따진다. 남에게는 엄격하고 자신에게만 관대한 사 람이 있고 자신에게는 엄격하지만 남에게는 관대 한 사람도 있다. 사람의 자아는 각자 다를 뿐만 아 니라, 한 사람의 자아 안에도 서로 다른 여러 면이 있다. 모든 자아는 복잡하고 변덕스러우며 주체적 이고 괴팍하다.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던 스물다섯 살 무렵, 우연히 『맹자』를 읽고 '4단론'을 받아들였다. 맹자는 군 자의 미덕인 인의예지가 측은지심(여린것을 불쌍 히 여겨 돌보고 싶은 마음), 수오지심(자신의 잘못 을 부끄러워하고 남의 잘못을 미워하는 마음), 사 양지심(자신을 낮추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 시비 지심(옳고 그름을 가리려는 마음)이라는 본성에 서 나온다고 했다. 정답을 찾았다고 생각했다. '본성을 갈고닦아 인의예지를 갖춘 군자가 되자.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런 나를 지켜 나가자.' 그렇게 마음 먹었다. 하지만 그런 본성이 내게 정 말 있는지, 증거를 살피지는 않았다.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몰랐으니까. 나는 제자백가 맹 자를 가장 좋아한다. 그는 철학자라기보다는 이 론가 또는 정책전문가에 가까운 전투적 지식인이 었다. 효를 최고의 가치로 여겼고 가족의 질서를 사회 전체로 확장하려 했다는 점에서는 공자와 같 은 보수주의자였지만 혁명적 변화가 필요한 영역 에서는 누구보다 혁명적이었다. 역성혁명·덕치· 호연지기·조세제도 등 중요한 이슈에 대해 서늘할 정도로 날카로운 논리를 폈으며, 유가의 사상을 비판하는 세력과는 치열하게 논쟁했다. 당시 큰 인기를 누린 묵가와 양주의 세력을 특히 강하게 비판했다. 맹자는 그들이 인과 의를 부정한다고 보았다. 묵가는 이기심을 모든 사회악의 근원으 로 간주하고 유가의 가족중심 주의가 악을 부추 긴다고 비판했다. 모두가 모두를 똑같이 존중하 고 사랑하며 사는 평등 세상을 지향했다. 자급자 족 공동체를 형성해 모든 구성원이 생산 활동에 참가하면서 검소하게 살았다. 자기 몸을 아끼듯 남을 아끼고 자기 부모를 사랑하듯 남의 부모도 사랑하자고 했다. 요즘 말로 하면 공산주의 운동 이나 무정부주의 생활공동체 운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양주학파는 묵가의 반대쪽 극단이 었다. 철저한 개인주의와 상호 불간섭주의를 표 방했고 국가 제도와 사회의 지배적 문화양식을 부 정했으며 세상사에 참여하기를 거부했다. 천하를 준다 해도 목숨과 바꾸지 않겠다든가, 내 몸의 털 한 올을 해쳐서 천하를 구할 수 있다고 해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다 그런 태도에서 나왔다. 극 단적 고립주의 또는 은둔형 무정부주의라고 할 만 한 사상이었다. 맹자는 사람의 행동을 관찰해 인 간 본성을 추론했다. 사랑에 대한 맹자의 견해는 그런 면을 무엇보다 분명하게 보여준다. '사랑은 인간의 본성이며 가장 가까운 부모 자식 사이에 서 시작해 온 세상으로 넓어진다. 실천은 가까운 데서 시작하지만 사랑 자체는 보편적이라는 묵가 의 주장은 옳지 않다. 형의 아들과 이웃의 아들을 똑같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느냐?' 인간의 사회성 에 대해서도 확고한 태도를 견지하면서 사람은 국가를 이루고 분업을 하며 산다는 사실을 강조 했다. '도자기 만드는 사람과 대장장이가 농사를 지을 수 없는 것처럼 세상을 다스리는 자도 밭을 갈 수 없다. 남을 다스리는 자는 남에게 얻어먹는 것이 올바른 이치다. ' 그는 무정부주의 생활공동 체 운동과 극단적 고립주의가 인간 본성에 어긋 난다고 보았다. 맹자가 전적으로 옳았다고 할 수 는 없다. 묵가와 양주의 사상이 그토록 욕을 먹어 야 할 만큼 잘못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잔혹한 전 쟁과 극심한 사회적 혼란이 500년 이어진 시대 였다. 정의와 법이 아니라 욕망과 폭력이 세상을 지배했다. 유가와 법가는 덕치와 법치로 정통성 있고 강력한 국가 질서를 세우라고 해법을 제시 했지만 어느 군주도 그 일을 해내지 못했다. 세상 이 나아지리라는 희망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국가와 사회에 대한 기대를 접고 작은 공동체에 삶을 의탁하거나 완전한 고립을 선택 한 행위를 어찌 비난할 수 있겠는가. 나는 묵가와 양주학파에 대한 맹자의 비판이 지나쳤다고 생각 한다. 하지만 뇌과학과 진화생물학이 밝힌 사실에 비추어 보면 인간의 본성에 대한 견해만큼은 맹자 가 전적으로 옳았다. 인간은 군집을 이루고 살면 서 사회적·기술적 분업을 한다. 다른 생물 개체가 그렇듯 사람도 이기적 또는 자기중심적이다. 자신 의 생존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본성을 지녔다. 그 런데 인간은 이타 행동도 한다. 남을 위해 또는 공 동체를 위해 자신의 생존 가능성을 낮추는 행위를 한다.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이타 행동은 생물학 적 유전자를 공유한 가족 구성원 사이에 가장 먼 저 그리고 강력한 형태로 나타난다. 이를 생물학 이론에서는 '친족 이타주의'로 설명한다. 맹자가 말한 네 가지 마음은 모두 우리 뇌에 깃들어 있다. 인간의 뇌는 작은 신도시가 아니라 오래된 대도시 를 닮았다. 설계도에 따라 창조한 기계가 아니라 맹목적인 진화의 결과 나타난 기계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뇌에는 영장류나 포유류 같이 비교적 가까 운 동물뿐만 아니라 파충류처럼 인연이 먼 동물의 뇌도 들어 있다. 도시로 치면 번화하고 질서정연 한 정부청사 단지와 상업지구와 문화거리만 있는 게 아니라 약육강식 원리가 지배하는 뒷골목, 인 신매매가 횡행하는 홍등가, 마약이 돌아다니는 유흥가, 저임금으로 노동자를 착취하는 공장지 대, 폐수와 생활하수가 흐르는 하수도가 공존한 다. 새롭고 아름다운 것과 낡고 추악한 것 가운데 어느 쪽이 우세한지에 따라 도시의 성격이 달라 지고 명암이 엇갈린다. 맹자는 사람한테 타인의 불행과 고통을 함께 느끼면서 남을 도우려 하는 생물학적 본성이 있다고 봤다. 그것을 측은지심 이라 했고 거기에서 인이라는 가장 중요한 미덕 이 나온다고 판단했다. 오로지 관찰과 추론으로 구축한 이론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과학적 근거 가 있다. 거울신경 '세포' 혹은 거울신경 '시스템' 은 우리 뇌에 이기적 행동뿐만 아니라 이타적 행 위도 하게 만드는 본성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밝 혔다. 뇌과학과 진화생물학 공부를 하니 맹자가 더 대단해 보였다. 뛰어난 인문학자는 물질의 증 거 없이도 옳은 인식에 다가선다. 때로는 과학자 가 하지 못하는 일을 해낸다. 2,400여 년 전 중국 에 살았던 사람을 우리는 왜 기억하는 것인가. 소 크라테스를 기억하는 것과 같은 이유에서다. 성인 들의 사상과 이론은 나를 아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추가로 아래의 내용은.. 해당 내용에 제가 덧붙인 글입니다. 저는 전에도 가끔씩 언급했듯이, 맹자의 성선설을 좋아합니다. (같은 이유로 <휴먼카인드>와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외에도 비슷한 결의 책들을 좋아합니다.) 물론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성선설이 옳다고 주장하기에는 너무 큰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그래서 믿는다기 보단, 이것이 품는 다정함이 좋다는 정도로만 하겠습니다. 성선설은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는 전제를 두는데, 그것에 대한 근거로 4단설을 댑니다. 4단설의 메인은, 측은지심 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측은지심은.. 다른 사람의 불행을 가엾고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 정도로 짧게 요약이 가능합니다. 이에 대한 근거로 드는 일화는 이렇습니다. 옛날, 중국에 우물들은 대부분 턱이 매우 낮았다고 해요. 그러다보니 아이가 빠져 죽을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었던 셈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생기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어린아이가 우물 안에 빠지려고 하거나 크게 다칠만한 상황을 목격하면 사람들이 놀라고 불쌍한 마음을 가지게 되어서, 대부분 무시하지 않고 아이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덕분이라는 거죠. 그들은 어린아이의 부모와 친하게 지내고 싶거나 보상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칭찬을 듣거나 원성을 듣기 싫어서.. 그런 생각을 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고, 본능적으로 선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 예전에는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공감하며 들었던 이야기 입니다만.. 지금 현실에 대입해 본다면, 너무 대비가 되어서 인간에 대한 회의가 들며, 소름이 돋을 정도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뇌과학과 진화론을 조금씩 이해하면서 이론적으로 설명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난 주, 알릴레오 북스에서 유시민 작가님이 했던 말씀이 오랫동안 머릿속에 멤돌았습니다. 워딩은 정확하지 않지만.. 뉘앙스만 떠오르는 데로 적어보자면.. "내가 지금까지의 역사적으로 볼때, 민주주의가 가장 괜찮은 체제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잘못된 행동을 할 수 없도록 하는 여러 장치를 둔 체제이기 때문이다." 이런 뉘앙스의 말씀이었습니다. 요즘 저는.. 다른 책들을 다루면서도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만.. 점점 여러 분야를 공부하면서 드는 생각은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인간은 결코 믿을 수 없는 존재고, 마지노선의 시스템이 무너진다면 결코 인류 자체가 지속될 수 없겠다는.. 생각입니다. 오죽하면 최재천 교수님이, "자연계에서 인간처럼 갈 길(멸종)을 스스로 재촉하는 동물은 단 한 종도 없다" 는 뉘앙스의 말씀을 하셨으려고요.. 워낙 평소 글에서 유시민 작가님과 최재천 교수님을 자주 언급하다 보니까 이쯤에서.. 한 가지를 적어야 할 것 같아요. 제가 왜 특정한 인물들을 자주 언급하는 지에 대해서요. 저는 공익을 위해 애쓰는 분들이 우리 사회에서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가능하다면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고요.. 지금은 시대 배경을 보더라도.. 공익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코로나19로 진정한 지구촌의 환경을 반강제적으로 겪었지만.. 우리 인류는 반성을 하는 모습 보단, 욕망을 더욱 대놓고 표출하는 방향 으로 가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더 우리 인류는 함께 깨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에 앞장서는 분들이 있기에 저는 희망을 갖습니다.
유시민 작가님이 알릴레오 북스에서 말씀 하셨던 것을 적은 부분을 보면서 저도 속으로 음...하면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요즘 상영되는 범죄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오는 범죄를 뉴스로도 접하니 이제는 먼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주변 이야기라 느껴졌습니다.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갖고 남에게 피해를 주며 자신의 이득을 챙길까? 하고 생각하면서 왜 뻔해 보이는 일에 서민들은 당하는걸까 라는 생각까지 해봤습니다. 당할 수 밖에 없었으니 당했겠지만 속으로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저도 성선설을 믿는 편인데 @바닿늘 님의 말씀처럼 요즘 시대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그래도 아이들과 자녀들에게 “사람은 나빠, 그 누구도 믿으면 안돼” 라고 말하기에는 세상이 삭막하다 생각됩니다. @바닿늘 님의 글을 보고 여러 생각이 듭니다. 나름 정리를 하고 자야겠네요.
첫째는 ‘빅 칠’Big Chill(열 죽음)이다. 우주는 끝없이 팽창하고 은하들은 더욱 빠르게 멀어져 우주 너머로 사라진다. 모든 은하가 그러하듯 우리 은하도 더 고독해진다. 별이 사라지고 블랙홀마저 증발한다. 물질은 모두 흩어져 입자로 돌아간다. 우주는 소립자만 고르게 분포한, 특별한 질서라고는 없는 곳이 된다. 우주 전체가 동일한 온도 값을 가진 최고 엔트로피 상태에 도달한다. 둘째는 ‘빅 크런치’Big Crunch(대함몰)다. 우주는 언젠가 팽창을 멈추고 중력 수축을 하면서 빅뱅 이후 벌어진 과정을 거꾸로 밟는다. 은하들은 서로 가까워져 충돌하고 합쳐진다. 우주는 계속 수축해 빅뱅 초기의 초고온 상태가 되고 자연의 네 가지 힘이 합쳐지면서 하나의 특이점으로 수렴해 종말을 맞는다. 거기서 어떤 일이 생기는지는 우리가 아는 물리학으로 서수할 수 없다. 셋째는 우주가 대폭발과 대함몰을 반복하는 ‘빅 바운스’Big Bounce다. 이것도 하나 좋을 것 없는 시나리오다. 우리의 코스모스는 시작도 끝도 없이 무한 반복하는 탄생과 소멸의 한 국면에 지나지 않는다. 주기적으로 팽창 수측하는 우주에서는 어떤 정보도 다음 주기로 흘러가지 앟는다. 우리 우주의 은하 별 행성 생물 문명은 새로운 우주가 태어나는 대폭발의 특이점을 넘지 못한다. 신이 우주의 태엽을 다시 감는다고 해도 우리 우주에 구원은 없다. 엔트로피 법칙은 우주의 묵시록이다. 모든 것은 결국 사라진다. 나는 러셀의 말에 공감한다. 신을 믿어야 할 이유는 없다. 엔트로피 법칙은 영원성에 대한 집착을 버리라고 말한다. 이 우주에는 그 무엇도, 우주 자체도 영원하지 않다. 오래간다고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다. 존재의 의미는 지금, 여기에서, 각자가 만들어야 한다. 우주에도 자연에도 생명에도 주어진 의미는 없다. 삶은 내가 부여하는 만큼 의미를 가진다. 길든 짧든 사람한테는 저마다 남은 시간이 있다. 나는 그리 길지 않을 시간을 조금 덜어 이 책을 썼다. 쓰는 동안 즐거웠다. 남들과 나누면 더 좋을 것 같다. 그게 전부다. 호모 사피엔스에게 남은 시간은 더 길다. 태양이 부풀어 올라 지구를 삼킬 때까지 50억 년이 있다. 우리의 후손이 혹시라도 그때까지 살아남아 다른 행성으로 이주하는 데 성공한다면 태양과 지구에게 작별 인사를 할 것이다. 하지만 지구 탈출에 성공한다 해도 빅 칠이나 빅 크런치를 견디지는 못한다. 죽어 없어지는 게 나 혼자만은 아니라니 위로가 된다. 물론 이 모두는 쓸데없는 생각인지도 모른다. 인식 주체인 내가 죽고 없는데 호모 사피엔스가 생존하든 말든, 우주가 있든 없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P. 255-257 5장 물리학 <우리는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유시민
5장에는 아인슈타인과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지구에서 생명의 탄생 등 여러가지가 나오지만 모든것은 무로 돌아간다는 마지막 말이 계속 생각에 생각을 이어가게 만들어서 적었습니다. 아직도 생각을 정리하지 못해 음음....하면서 속으로 끙끙 거리지만 나름 정리가 되겠지 하고 마무리 지었습니다. 나중에라도 무언가 끄적거릴게 생각이 난다면 적어봐야겠네요^^
안녕하세요.
드디어 오늘 마지막 6장까지 마무리를 했다. 마지막장은 수학에 관한 장이었다. 제목은 <우주의 언어인가 천재들의 놀이인가>. 몇 년전에 수학에 관심이 생겨 <수학이 필요한 순간>, <소설처럼 아름다운 수학 이야기>을 읽은 적이 있다. 나름 자신감도 붙어 글을 쓴 작가님 처럼 문제집 하나를 구입하여 한장씩 찢고 가방속에 넣어두고 심심할 때 풀어봤다. 비록 고1 문제집이었지만 너무 오랜만에 접한 문제다보니 시작부터 막혔었다. 그렇게 몇 주정도 하다가 나 나름의 수학 놀이가 끝이 났는데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에 나오는 수학 천재들의 천재성과 타고난 수학에 대한 관심을 읽으며 나는 빠르게 포기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마다 잘하는 분야가 다 다르고 오랜 시간 갈고 닦으면 나름의 성취가 있다고 하지만 수학은 다르다는것을 알게됐다. 그래도 유시민 작가님의 말씀처럼 모르고 사는 바보 보다는 배우고 알게 되어 나의 부끄러움을 털어내고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이 좋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솔직히 이해 하지 못한것들이 더 많지만 이 책을 기반으로 다른 책들을 알게 됐으니 일년에 한 권씩이라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어디에 말 못할정도로 모르지만 한 해 조금씩 변해가겠지 라고 생각하며 목표하 하나 생겼다. 일단은 마지막 장을 읽으면서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드는 수학에 관한 책부터 다시 하나 읽어야 겠다. 지금까지 함께 책을 읽어준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 드립니다. 다음에 어떤 책으로 할지 정하진 못했지만 다시 함께 하길 기원하겠습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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