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지기]#4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D-29
날이면 날마다 오는게 아닙니다. 오늘은 유시민 작가님의 신간을 들고 왔습니다. [도서 선정 이유] 여러분 오랜만에 신간으로 독서모임을 하면 참여율이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선정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평소 우리가(제가) 싫어하는 과학+인문학에 관한 책입니다. 또한 과학자가 보는 과학의 시점이 아니라 무려 문과 사람이 보는 과학의 시점입니다. 바로 우리와(저) 같은 사람이 보는 시점인거죠!(하지만 사실 저는 이과였습니다..네..이과 였죠..) 과학, 인문학, 역사와 관련된 책은 문학에 비해 읽는데 걸리는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휘발성이 강해 금방 기억에서 사라집니다. 하지만 그믐을 통해서라면 재밌고 오래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골려봤습니다. 여러분 저와 함께 이 고통을 즐겨주세요. [독서모임이용방법] 1. 책을 읽고 마음에 와닿는 구절을 올린다. 2. 참고 자료, 추천 도서가 있으면 링크 및 도서를 올린다. 3. 책을 읽던 중 갑자기 이야기 나누고 싶은 것이 있으면 토론의 장을 연다.(너무 열띤 토론은 건강에 해롭습니다.) 4. 모임 마지막날 실시간으로 이야기를 나눈다. (7.20(목)오후7:30에 책을 읽은 감상을 그믐을 통해 가볍게 나누려 합니다. 가능하신 분들 함께 이야기 나눠요. )
여러분 안녕하세요^^ 드디어 내일부터 모임이 시작되네요^^ 함께 재밌게 읽어 보아요!!
네!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화이팅👍👏
안녕하세요~! 저는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하겠습니다. ^^
좋아요 좋아요^^
첫장을 시작하였습니다. 아직까지는 어렵지 않게 잘 읽어가고 있네요. 파인만에 대한 이야기와 문과 사람이 과학과 수학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느껴집니다. 수학을 ‘우주의 언어’라고 한 갈릴레이의 견해를 일단 받아 들이 자고 말합니다. 수학을 단순하게 숫자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했던것보다 수학의 의미가 큰듯해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공부에는 너무 늦은 법이 없다는 말, 수학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두뇌가 원활하게 돌아갔던 젊은 시절에도 되지 않았던 수학 공부가 노년에 접어드는 지금 될 리 없다. 그런 나를 세이건 선생과 도킨스 선생이 격려해 주었다. ‘수학을 몰라도 돼. 내가 인간의 언어로 말해 줄게.’ 나는 그들의 말을 일부 알아 들었다. 용기를 북돋워 주는 문장도 만났다. “과학은 단순히 사실의 집합이 아니다. 과학은 마음의 상태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이며 본질을 드러내지 않는 실체를 마주하는 방법이다.” 문과라도, 나이를 먹었어도, 과학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p. 31 1장 그럴법한 이야기와 확실한 진리, 유시민
저는 조금 독서 방법이 독특해요. 책을 읽으면서 밑줄을 긋지 않습니다. 대신 텍스트를 추출해요. 어차피 아직 모르는 부분이 많기에 줄을 전부 칠 바에야 .. 텍스트 추출을 해서 맥락만 유지 된다면 그 부분에서 덜어낼 부분만 지우는 방식으로 편집해서 인스타그램을 주 무대로 리뷰를 다루고 있습니다. 나름 이 독서 방법을 '줌 인 독서법'이라고 명명하고 활용중입니다. 한번도 이 방법에 대해 어디서 말한 적이 없지만.. 소수 인원으로 진행되는 모임인만큼 조금 더 편하게 적어봅니다. 인스타그램 리뷰 다뤘던 내용 일부를 가져와서 옮겨보겠습니다. 과학이 어찌 고맙지 아니한가(서문) 나는 인문학을 공부했지만 나 자신을 안다거나 세상을 이해했다는 자신감을 얻지 못했다. 과학 을 공부하고서야 이유를 알았다. 내가 무엇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왜 존재하는지, 어디로 가는지 모르면서, 내가 누구이고 내 삶은 어떤 의미가 있 는지 고민했다. 진리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것을 가지고 인간의 행위와 사회의 역사를 해석했다. 자신감이 부족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하마터면 더 교만한 사람이 될 뻔했다. 기껏해야 과학교양 서 였지만 꾸준히 읽으니 배운 게 없지는 않았다. 기대하지 않았던 재미를 느꼈다. 때로는 짜릿한 지적 자극과 따뜻한 감동을 받았다. 과학 공부가 그런 맛이 있는 줄은 몰랐다. 먹는 것은 몸이 되고 읽는 것은 생각이 된다. 나는 여러 면에서 달라졌 다. 내 자신을 귀하게 여긴다. 다른 사람에게 너그 러워졌다.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이 덜 무섭다. 인간과 세상에 대해 부정적 감정을 품지 않으려고 애쓴다. 어떤 문제에 대해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따져 본다. 인문학의 질문을 다르게 이해한 다. 오래 알았던 역사이론에 대한 평가를 바꾸었 고, 난해하기로 악명 높은 책을 쓴 철학자를 존경 하게 되었다. 꽃과 풀과 나무와 별에 감정을 이입 한다. 오로지 과학 공부 덕은 아니겠지만 과학 공 부를 하지 않았다면 이만큼 달라지진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그 이야기를 하려고 이 책을 썼다. 거만한 바보 리처드 파인만(1918∼1988)을 처음 알았음에 도 구술 자서전 『파인만!』을 집어든 건 가벼운 읽 을 거리 같아서였다. 그 책에는 최초의 핵폭탄 폭 발 실험을 비롯해 과학의 역사와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험을 진지하게 회 고한 대목도 있었지만, 죽음을 앞둔 여인과 결혼 한 경위, 암산 시합에서 일본인 주산 마스터를 이 긴 요령, 술집에서 여자를 유혹한 방법, 금고 따기 로 동료들을 놀라게 한 비법 같은 사생활 일화가 더 많았다. 그런데 거기에서 생각하지 못한 문장 을 보았다. 토론회에는 거만한 바보가 많았고, 그들이 나를 궁지에 몰았다. 바보는 나쁘지 않다. 대화할 수 있 고 도울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지 자랑하는 거만한 바보는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정직한 바보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정직하지 않은 바보는 골칫거리다! 나는 토론회에서 거만한 바 보를 무더기로 만났고 아주 낭패했다. 여기서 '거만한 바보'는 역사학자·사회학자·법률 가·신학자들이다. 파인만은 흔한 물리학자가 아 니다. 자타가 인정하는 천재였고, 아인슈타인의 뒤를 이은 '과학 셀럽'이었다. 서른 살이 되기 전 에 최초의 핵폭탄을 제조한 맨해튼프로젝트에 참 여했고 첫 핵폭발 실험을 현장에서 보았다. 양자 전기역학과 입자물리학을 비롯한 물리학의 여러 분야에서 중요한 연구업적을 냈다. 1965년 다른 두 과학자와 노벨물리학상을 공동수상했을 때 놀 라는 이가 없었을 정도였다. 이륙 직후 폭발해 승 무원 일곱 명이 전원 사망한 1986년의 미국 챌 린저 우주왕복선 사고원인을 규명해 세계인의 눈 길을 끌기도 했다. 그런 사람이 왜 인문학자를 그 토록 혹독하게 비난했을까? 파인만은 1970년대 에 과학자들이 잘 하지 않는 활동을 했다. 인문학 에 관심을 가지고 과학과 종교의 관계라든가 핵폭 탄의 윤리적 쟁점 같은 문제를 연구하면서 강연회 와 토론회에서 자신의 견해를 공개한 것이다. 그 가 인문학자들과 다툰 사건은 '평등의 윤리'를 주 제로 뉴욕에서 열린 '학제적' 토론회에서 생겼다. '학제적'이란 평소 만날 일이 거의 없는 인문학자 와 과학자들이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같은 주 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뜻이다. 파인만은 그 토론회에 적응하지 못했다. 주최자가 미리 보내 온 도서목록에 읽은 책이 한 권도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토론회에서 듣기만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듣다 보니 '교육에서 평등의 윤리' 라는 주 제 자체가 모호해 토론자들이 아무 말이나 막 해 도 주제와 무관하다는 것을 증명할 방법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먼저 주제를 명확하게 정 의해 엉뚱한 이야기를 걸러내자고 제안했다. 하지 만 호응하는 사람이 없었다. 마지막 평가모임에서 주최측은 '우리는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대화하는 법을 개발했는가'라는 주제를 제안했다. 파인만은 솔직하게 의견을 말했다. '평등의 윤리'라고 생각 하는 것에 대해 토론하는 동안 자신을 포함해 모두 가 자기 관점에만 집착했고 다른 사람의 관점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에 대화를 한 게 아 니라 혼돈을 만들었다고 했다. 다른 참가자들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말로 반박하자 파인만은 그들이 자신을 조롱한다고 느꼈다. 그래서 회고 록에 '뒤끝 작렬' 촌평을 남겼다. "그들은 세계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스스로는 지혜 롭다고 믿는 거만한 바보였다." 나는 파인만을 의 심했다. '너무 나간 것 아닌가?' 문과여서 그런지 반감도 들었다. '그래, 파인만은 물리학 천재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한 진리를 아는 건 아 니지 않나? 오류는 누구나 범할 수 있지. 인문학 은 원래 그래. 명확한 진리를 밝힌다기보다는 어 떤 문제에 대해서든 그럴법한 이야기를 만드는 학 문이지. 파인만이 보기엔 모든 게 불확실하고 불 분명했겠지만, 거만한 바보라고 한 건 지나쳤어.' 내 생각이 잘못이라는 걸 아는 데는 그리 긴 시간 이 걸리지 않았다. 『코스모스』와 『이기적 유전자』 를 읽고 나자, 표현이 과격해서 그렇지 파인만이 틀린 말을 한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 얘 기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내가 바로 '거만한 바보'였다. 나는 물질세계에 대해 거의 전적으로 무지했다. 우주·은하·별·행성·물질 ·생명·진화 같은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살았다. 그래도 괜찮았다. 문과니까. 하지만 인간이 무엇 인지 모른다는 건 보통 문제가 아니었다. 게다가 나는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도 몰랐 다. 내가 옳다고 믿는 이론이 옳다는 증거가 있는 지 여부를 따져보지 않았다. 그러면서 인간과 사 회에 대해 알만큼 안다고 생각했다. 내 생각이 진 리인 양 큰소리를 쳤다. 내가 바보라는 생각을 하 니 심사가 뒤틀렸다. 민망함·창피함·분함·원망스 러움을 한데 버무린 것 같은 감정이 찾아들었다. '거만한 바보'를 그만두기는 쉬웠다. '난 아는 게 별로 없어.' 그렇게 인정하고,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점검하는 습관을 익히면 되는 일 이었다. 하지만 그래봤자 크게 나아진 건 없었다. '정직한 바보도 바보는 바보 아닌가. 나이 오십에 바보라니.' 자괴감이 들었다. 그래서 과학 공부를 시작했다. 공부래야 별건 아니었다. 과학교양서 를 읽으면서 생각하고 느낀 게 다였다. 그래도 꾸 준히 하니 바보는 면한 것 같다. 나는 '운명적 문 과' 다. 이 정도만 해도 뿌듯하다. 어디 자랑하고 싶다. 다들 그런 것처럼 나도 수학이 어려워서 문 과를 선택했다. 선택이라고 했지만 진짜 선택한 건 아니다. 수학을 못하는데 무슨 선택을 하겠는 가. 문과 말고는 갈 데가 없었다. 수학을 못한다고 과학자나 엔지니어가 될 수 없는 건 아니다. 하지 만 자연과학대학이나 공과대학에 들어가려면 문 과보다 높은 수준의 수학을 알아야 한다. 수학을 잘하지 못하면 대학에 들어가기 어렵고 들어가도 공부하기 힘들다. 어찌해서 학위를 딴다고 해도 과학자나 엔지니어로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 왜 굳이 이과에 가겠는가. 선택은 수학을 잘해야 할 수 있다. 수학을 잘하면 어딜 가도 된다. 인문학 도 수학과 통계학을 쓰는 분야가 있다. 특히 경제 학은 수학의 식민지 또는 수학으로 무장한 학자의 놀이터가 된 지 오래다. 신고전파 경제학을 완성 했다는 평가를 받는 마셜, 거시경제이론을 창안한 케인스, 게임이론으로 경제학을 혁신한 내시, 경 제지리학으로 무역이론을 한 차원 높인 크루그먼 등 보통 사람이 이름을 아는 경제학자는 대부분 수학자가 되었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사람이다. 나름 공부를 잘한다는 경제학과 학생들이 머리를 쥐어뜯는 문제를 부전공으로 경제학 강의를 듣는 수학과 학생들이 장난감처럼 가지고 노는 광경을 나는 여러 번 보았다. 수학은 범용 학문이다. 수학 을 잘하면 문과에서도 성공할 확률이 높다.
해당 글을 읽고 쓴 추가 내용까지 옮겨보겠습니다. 다음에는 추가로 읽은 내용도 옮겨볼게요. ㅎㅎ;;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굉장히 큰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어떤 분야보다.. "모른다"라는 말을 당당하게 할 수 있는 분야가 있습니다. 과학이 그렇습니다. 가장, 복잡하고 초거대하거나 초정밀함을 두루 다루는 과학이 "모른다"라는 말을 당당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역설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왠지 다 알아야 할 것 같으니까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스스로 모르는 걸 알기 때문에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겁니다. ... 쉽게 생각해보면 이런거죠. 대한민국의 수도는?? "서울!"이라고 쉽게 답할 수 있습니다. (... 왠지 요즘에는 "도쿄!!?" 라고 부르는 사람이 곳곳에 있으리란 생각도 듭니다만...) 아무튼, 이정도는 쉽게 답할 수 있죠. 반면, 대한민국에서 5번째로 큰 도시는?? 애매할 수도 있겠죠???? 이 경우, 관심 있는 사람은 당당하게 답할 수 있을겁니다. (물론 저는, 모릅니다. ㅎㅎ;;) 하지만 이 경우는 어떨까요.. 아르헨티나에서 일곱 번째로 큰 도시는??? 단번에 "몰라." 라고 답할 수 있겠죠. 되려, 화를 낼지도 모릅니다. "그럼, 넌 알어??!!" 라면서요.. ... 스스로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하는 능력을 인지심리학 에서는 '메타인지'라고 부릅니다. 요즘에는 학습지 광고에도 메타인지가 등장할 정도로 유명한 단어가 되어버렸죠. 문득 든 생각이지만.. 한국 사회만 그런건지.. 고급단어를 일상에서 쉽게 사용하는 것 같아요. 메타인지도 그렇고, PTSD도 그렇고.. 심지 '밈' 까지.. ㅎㅎㅎㅎ ... 메타인지를 저는, '자기 객관화'로 받아들입니다. 스스로의 주관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그래도 혼자만의 세계에서 평생 살다가 외롭게 죽을 것이 아니라면.. 주변의 평가에 귀기울이고 가능하다면 참고로 삼고 그것에 맞춰 변화하는 것이 사회성을 추구하는 한 명의 인간으로서 더불어 살아가는 것에 훨씬 더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됩니다. 다른 게 진화가 아니라, 저는.. 이것이야말로 진화의 과정 이라고 생각합니다. 늘 진화를 꾀하는, 유시민 작가님과 여러 학자분들과 커뮤니케이터 분들을 응원하며.. 덧붙이는 글은 이쯤에서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바닿늘 님의 글을 재밌게 읽었습니다. '줌 인 독서법'과 생각을 확장 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습니다. @바닿늘 님의 글을 읽으면서 저도 읽었던 부분을 다시 정리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리의 독서모임에 질을 올려주어 감사합니다.
저도 책의 서두를 읽으면서 '메타인지'라는 단어를 떠올렸습니다. 이 책이 전반적으로 추구하는 메세지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 같아요. 바닿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메타인지'가 유명한 단어가 되어버렸는데요. 저도 그 유행의 영향을 받아서 인지 자아실현의 가장 첫번째 단추가 '자신을 아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자기 객관화'에 한층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같이 잘 읽어보아요!!:)
'거만한 바보'를 그만두기는 쉬웠다. '난 아는 게 별로 없어.' 그렇게 인정하고,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점검하는 습관을 익히면 되는 일이었다.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p.19-20, 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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