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뇌는 참으로 신기합니다. 평생 사용해도 10퍼센트 밖에 사용을 못한다고 하는데 뇌과학이 발전 할 수록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뇌의 용량을 점점 줄어든다고 말하네요. 5퍼센트 이하라고 하다 1990년도에는 1퍼센트 이하로 사용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우리의 뇌 사용이 실제로 어느정도일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뇌과학자들이 적은 양을 사용한다는 것을 입을 모아 같습니다.
갑자기 영화 <루시>가 생각이 납니다. ‘인간의 뇌 사용량이 만약 늘어난 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라는 것에 대해 공상적으로 말해줍니다. 나름 재밌게 봤던 기억이 나요.
[한길지기]#4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D-29
한길지기
멋진아이디추천해주세
이미 시작된 모임 어떻게 참여 하나요?
한길지기
@멋진아이디추천해주세 님 안녕하세요. 책을 읽고 느낀점이나 공유하고 싶은 글을 올려 함께 나눠요😊
다른분들 글에 인상적인게 있었다면 댓글을 달으셔도 됩니다.(그리고 시작한지 별로 안되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한길지기
“ 다시 강조한다. 우리의 자아는 단단하지 않다. 지진으로 흔들리는 땅 위에서 해일과 폭풍우를 맞으며 서 있다. 흔들리고 부서지고 퇴락해 사라질 운명이다. 자유의지는 그런 곳에 기거한다. 있다고 말하기엔 약하고 없다고 하기엔 귀하다. 그래서 나는 자유의지라는 것이 있다고도 없다고도 확언하지 못하겠다. 뇌과학을 조금 알고 나니, 나를 포함해 어떤 인간도 무한 신뢰하거나 무한 불신하지 않게 되었다. ”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P.100-101 2장 뇌과학 <나는 무엇인가 >, 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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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길지기
2장을 읽으면서 경제 용어와 철학자들이 등장하여 당황하면서도 집중하여 봤습니다. 많은 이해를 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뇌과학을 문과 방식으로 이해하는 과정을 봤다고 생각듭니다.
2장 후반부에 도파민에 대해 나옵니다. 저는 이부분을 인상깊게 봐서 적어봅니다.
우리 뇌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을 토대로 중독을 일으키는데 우리가 좋아하는 카페인, 알코올, 니코틴 같은 것들이 도파민 분비량을 촉진 시킨다고 합니다. 마약성 물질도 도파민의 분비량을 늘리고 우릴 뇌는 그에 적응하여 높은 도파민 양을 유지하기 위해 금단증상을 나타나게 한다고 합니다.
성취감, 희망, 공감 같은 것에서도 도파민을 분비하게 한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 긍정적인 부분을 보여줍니다. 우리의 모임에도 도파민 분비가 촉진되어 선한 에너지를 뿜뿜했으면 좋겠습니다😊☺️
한길지기
“ 그렇지만 나는 나, 나무는 나무였다. 나무에 감정을 이입하지는 않은다. 그런데 유전자가 같은 언어로 씌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자 달라졌다. 나무가 살고 죽는 일에 관심이 생겼다. 나무가 어떻게 얼어 죽지 않고 겨울을 나는지 알고 감탄했다. 이런 이야기다.
나무는 한 자리에 서서 계절을 여행한다. 모든 유기체가 그렇듯 나무도 물을 품고 있다. 물이 얼어 팽창하면 세포가 터진다. 죽지 않으려면 겨울 여행을 잘 해야 한다. 동물은 세포이서 당을 태워 열을 내지만 식물은 다른 방법으로 추위를 견딘다. 겨울이 다가오면 잎에 보내던 수분과 영양분을 끊는다. 그래서 단풍이 들고 낙엽이 진다. 우리에게 가을의 정취를 선사하려고 그러는 게 아니다. 본격적인 추위가 닥치기 전에 나무는 둥치와 가지의 세포에서 물을 내보내고 당과 단백질 같은 영양분만 남겨 세포 내부를 시럽 상태로 만든다. 세포 사이 공간에는 물이 있지만 혼자 돌아다니는 원자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순수해서 섭씨 영하 40도까지 얼음 결정이 생기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 서리와 진눈깨비와 눈보라와 혹한을 견디고 나서 봄의 징후를 포착하면 나무는 물을 세포 안으로 끌어들여 세잎을 틔우고 광합성을 재개한다. ”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p. 120-121 3장 생물학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 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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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길지기
“ 도신스가 <이기적 유전자>에 소개한 동물 개체군의 행동 패턴 분석 모델을 보고 더 분명하게 알았다. 그렇게 단순한 이론으로 역사의 격변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게 충경이었다. ‘ESS 모델’을 간단하게 소개한다. ESS는 ‘진화적으로 안정한 전략’evolutionarily stable strategy을 줄인 말이다.
ESS는 어떤 군집의 대다수 개체가 일단 선택하면 다른 모든 전략을 능가하는 전략이다. 자연선택의 ESS를 벗어나는 전략을 징벌한다. 때ㅔ로는 둘 이상의 전략이 ‘집단적으로 안정한 전략’CSS(collectively stable strategy)이 되기도 한다. 예컨대 ‘항상 배신’이라는 안정점과 'TFT'(tit for tat,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또는 상대방을 믿고 협력하지만 배신행위는 응징하는 전략)라는 안정점이 공존하는 쌍안정 시스템이 있을 수 있다. 우연히 먼저 우위를 차지하는 전략이 일단은 우위를 유지하지만 또 다른 우연으로 우위가 바뀔 수도 있다. ”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P.137 3장 생물학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 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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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길지기
3장의 후반부에는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줍니다. 공산주의 체제가 현실적으로 왜 불가능 하지에 대해서보 함께 보여주고 의료제도에 대해서도 함께 설명을 해줍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었지만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는것에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다 읽고 기회가 되면 다시 읽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길지기
이기적 유전자 - 40주년 기념판과학을 넘어선 우리 시대의 고전, 『이기적 유전자』 40주년 기념판. 진화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이 책은 다윈의 ‘적자생존과 자연선택’이라는 개념을 유전자 단위로 끌어내려 진화를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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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길지기
“ 우리는 세상 모든 것을 담아내는 통괄적, 보편적 지식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다양한 학문이 넓고 깊게 발전하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딜레마와 마주쳤다. 우리는 이제 세계를 전체로 온전하게 이해하는 데 필요한 재료를 얻기 시작했다. 그러나 누구도 자신의 전문분야를 넘어 세계를 오안전하게 이해하지는 못한다. 진정한 목표를 영원히 상실하지 않았다면 누구라도, 불완전한 지식 때문에 웃음거리가 되더라도, 여러 사실과 이론을 종합하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딜레마에서 빠져나 올 다른 방법은 없다. 내가 말하려는 개념은 하나뿐이다. 살아 있는 생명체의 공간적 경계 안에서 일어나는 ‘시공간’의 사건들을 물리학과 화학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잠정적인 대답을 요약하면, 현재의 물리학이나 화학은 생물학의 사건을 분명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그러나 미래에는 할 수 있을 것임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P.202-203 4장 생물학 <단순한 것으로 복잡한 것을 설명할 수 있는가>, 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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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길지기
화학이라는 분야가 과학중에서 가장 돈이 되는데 반해 좋지 못한 인식이 박혀 있는 학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화학의 발전이 환경을 파괴하는 주 원인이 되는것들을 만들고 그런것들은 화학식으로 충분히 설명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화학은 오해를 받고 있다. 우리의 생활 필수품을 보면 립스틱, 화장품, 자외선 차단제,오메가3, 비타민C, 살균제, 소독약, 항생제, 백신, 항우울제, 껌, 젖병등 다 화학제품이라한다. 그리고 막걸리, 맥주, 포도주등 발효과정도 화학의 세계에 속한다고 한다. 우리는 생활 속 깊은 곳에서 화학을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다. 이에 이책에서 화학은 사악한 마법이 아니라, 좋지 않은 물질을 만들어 잘못 사용한 책임은 사람한테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화학에 대해 더 설명을 한 뒤 환원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
저는 책을 보면서 환원에 대해 ‘아 이런 건가?’라고 느낌으로만 이해하고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책 안에서는 인간의 역사 과정과 물리적 역사과정을 분리해야할 근본적 차이는 없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물리법칙으로 환원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길게 인문학과 과학은 환원 될 수 없다고 합니다. 그에 대한 설명도 나옵니다. 그리고 지금은 이 말이 맞지만 영원히 맞을지는 모른다고 말합니다.
그 뒤 작은 분야로 나누는 것도 환원에 관한것이라고 말합니다. 요 부분은 좀 이해가 됐습니다. 경제학은 국민경제를 기업과 소비자와 정부라는 경제 주체로 환원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세 주체가 추구하는 목적과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선택하는 행동방식을 종합해 국민경제의 동향이라고 설명합니다. 작가님이 경제학에 대해 잘 아는 분이라 그런지 설명이 머릿속에 쏙쏙 들어왔습니다.(웃음)
그리고 마지막부분에는 2009년 11월을 마지막으로 공동 학술 심포지엄이 열리고 더이상 열리지 않은것에 이야기해줍니다.
화학의 특성상 환원에 대해 설명하는것이 어울려 이번 챕터에 이런 설명들을 넣었다 생각이 듭니다. 탄소는 주변의 다른 원소와 잘 결합 합니다. 그런 특성이 좋은 물질을 만들기도 하고 안좋은 물질을 만들기도 한다 생각이 듭니다.
바닿늘
적어도 세 번은 올리려고 했습니다만..
아쉽게도 두 번에 그쳐야 할 것 같습니다. ^^;;
한길지기
세 번째 글도 궁금하네요.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해야겠지요?!!
함께해서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바닿늘
가벼운 마음으로 참가한다고 해놓고..
너무 일방적으로 쏟아내기만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게 봐주셔서
너무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이곳에서 이번 기회에 얕게나마 연결되었으니..
다음 번에는 조금 더 쉽게 연결될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말씀처럼.. 세 번째는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ㅜㅜ
다른 책으로 다음에 또 만나요.
즐거웠습니다. ^^
한길지기
@바닿늘 님의 글을 통해 많이 배웠습니다^^
또 뵈어요^^
바닿늘
측은지심과 거울신경세포
자아를 찾아라. 인격을 닦아라. 정체성을 지켜라.
살면서 이런 충고 받아보지 않은 이는 없을 것이
다. 자아, 인격, 정체성은 물질이 아니다. 사람의
몸을 해부해 샅샅이 뒤져도 그런 것은 나오지 않
는다. 원자 단위까지 쪼개도 헛일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런 것이 있다고 믿으면서 자신과 타인
을 대한다. 인문학자는 그런 것이 있다는 전제를
두고 인간과 사회를 연구한다. 그런 믿음이 없었
다면 인문학은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은
저마다 인격과 정체성이 있다. 가치관·개성·기질
·취향이 다르다. 그 모든 것을 지닌 삶의 정신적
주체를 '자아'라고 하자. 사람은 외모만 다른 게
아니라 자아도 다르다. 한 사람의 자아는 사는 동
안 계속 달라진다. 물질은 아니지만 물질에 깃들
어 있다. 내 몸이 없으면 자아도 없다. 그렇다면
자아는 내가 만드는 것인가, 아니면 내 취향이나
선택과 무관하게 주어지는 것인가? 인문학은 여
러 대답을 내놓았지만 대세는 전자였다. 동서고금
의 철학자들은 '바람직한 인간상'을 제시하고 그
런 사람이 되기 위해 내면을 갈고 닦기를 권했다.
그 권고를 잘 실천하는 사람을 '성인군자'의 반열
에 올렸다. 우리는 사람마다 자아가 다르다는 것
을 안다. 자신과 타인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려
고 애쓴다. MBTI가 유행한 것도 그래서다. 사람
은 정말이지 서로 다르다. 같은 종인지 의심스러
울 때가 있을 정도다. 한겨울에 길고양이한테 물
과 먹이를 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몰래 길고양
이를 붙잡아 학대하고 죽이는 사람도 있다. 어떤
부모는 거리의 환경미화원을 가리키면서 아이한
테 저분들 덕에 우리가 깨끗하게 산다고 말하지만
어떤 부모는 너도 공부 안 하면 저렇게 된다고 겁
을 준다. 돈이 많아도 티를 내지 않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큰부자도 아니면서 돈 자랑을 일삼는 사
람도 있다. 어떤 이는 옳고 그름을 기준으로 삼고
살지만 어떤 이는 자신에게 이로운지 여부를 먼저
따진다. 남에게는 엄격하고 자신에게만 관대한 사
람이 있고 자신에게는 엄격하지만 남에게는 관대
한 사람도 있다. 사람의 자아는 각자 다를 뿐만 아
니라, 한 사람의 자아 안에도 서로 다른 여러 면이
있다. 모든 자아는 복잡하고 변덕스러우며 주체적
이고 괴팍하다.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던 스물다섯 살 무렵, 우연히
『맹자』를 읽고 '4단론'을 받아들였다. 맹자는 군
자의 미덕인 인의예지가 측은지심(여린것을 불쌍
히 여겨 돌보고 싶은 마음), 수오지심(자신의 잘못
을 부끄러워하고 남의 잘못을 미워하는 마음), 사
양지심(자신을 낮추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 시비
지심(옳고 그름을 가리려는 마음)이라는 본성에
서 나온다고 했다. 정답을 찾았다고 생각했다.
'본성을 갈고닦아 인의예지를 갖춘 군자가 되자.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런 나를 지켜 나가자.'
그렇게 마음 먹었다. 하지만 그런 본성이 내게 정
말 있는지, 증거를 살피지는 않았다.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몰랐으니까. 나는 제자백가 맹
자를 가장 좋아한다. 그는 철학자라기보다는 이
론가 또는 정책전문가에 가까운 전투적 지식인이
었다. 효를 최고의 가치로 여겼고 가족의 질서를
사회 전체로 확장하려 했다는 점에서는 공자와 같
은 보수주의자였지만 혁명적 변화가 필요한 영역
에서는 누구보다 혁명적이었다. 역성혁명·덕치·
호연지기·조세제도 등 중요한 이슈에 대해 서늘할
정도로 날카로운 논리를 폈으며, 유가의 사상을
비판하는 세력과는 치열하게 논쟁했다. 당시 큰
인기를 누린 묵가와 양주의 세력을 특히 강하게
비판했다. 맹자는 그들이 인과 의를 부정한다고
보았다. 묵가는 이기심을 모든 사회악의 근원으
로 간주하고 유가의 가족중심 주의가 악을 부추
긴다고 비판했다. 모두가 모두를 똑같이 존중하
고 사랑하며 사는 평등 세상을 지향했다. 자급자
족 공동체를 형성해 모든 구성원이 생산 활동에
참가하면서 검소하게 살았다. 자기 몸을 아끼듯
남을 아끼고 자기 부모를 사랑하듯 남의 부모도
사랑하자고 했다. 요즘 말로 하면 공산주의 운동
이나 무정부주의 생활공동체 운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양주학파는 묵가의 반대쪽 극단이
었다. 철저한 개인주의와 상호 불간섭주의를 표
방했고 국가 제도와 사회의 지배적 문화양식을 부
정했으며 세상사에 참여하기를 거부했다. 천하를
준다 해도 목숨과 바꾸지 않겠다든가, 내 몸의 털
한 올을 해쳐서 천하를 구할 수 있다고 해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다 그런 태도에서 나왔다. 극
단적 고립주의 또는 은둔형 무정부주의라고 할 만
한 사상이었다. 맹자는 사람의 행동을 관찰해 인
간 본성을 추론했다. 사랑에 대한 맹자의 견해는
그런 면을 무엇보다 분명하게 보여준다. '사랑은
인간의 본성이며 가장 가까운 부모 자식 사이에
서 시작해 온 세상으로 넓어진다. 실천은 가까운
데서 시작하지만 사랑 자체는 보편적이라는 묵가
의 주장은 옳지 않다. 형의 아들과 이웃의 아들을
똑같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느냐?' 인간의 사회성
에 대해서도 확고한 태도를 견지하면서 사람은
국가를 이루고 분업을 하며 산다는 사실을 강조
했다. '도자기 만드는 사람과 대장장이가 농사를
지을 수 없는 것처럼 세상을 다스리는 자도 밭을
갈 수 없다. 남을 다스리는 자는 남에게 얻어먹는
것이 올바른 이치다. ' 그는 무정부주의 생활공동
체 운동과 극단적 고립주의가 인간 본성에 어긋
난다고 보았다. 맹자가 전적으로 옳았다고 할 수
는 없다. 묵가와 양주의 사상이 그토록 욕을 먹어
야 할 만큼 잘못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잔혹한 전
쟁과 극심한 사회적 혼란이 500년 이어진 시대
였다. 정의와 법이 아니라 욕망과 폭력이 세상을
지배했다. 유가와 법가는 덕치와 법치로 정통성
있고 강력한 국가 질서를 세우라고 해법을 제시
했지만 어느 군주도 그 일을 해내지 못했다. 세상
이 나아지리라는 희망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국가와 사회에 대한 기대를 접고 작은
공동체에 삶을 의탁하거나 완전한 고립을 선택
한 행위를 어찌 비난할 수 있겠는가. 나는 묵가와
양주학파에 대한 맹자의 비판이 지나쳤다고 생각
한다. 하지만 뇌과학과 진화생물학이 밝힌 사실에
비추어 보면 인간의 본성에 대한 견해만큼은 맹자
가 전적으로 옳았다. 인간은 군집을 이루고 살면
서 사회적·기술적 분업을 한다. 다른 생물 개체가
그렇듯 사람도 이기적 또는 자기중심적이다. 자신
의 생존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본성을 지녔다. 그
런데 인간은 이타 행동도 한다. 남을 위해 또는 공
동체를 위해 자신의 생존 가능성을 낮추는 행위를
한다.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이타 행동은 생물학
적 유전자를 공유한 가족 구성원 사이에 가장 먼
저 그리고 강력한 형태로 나타난다. 이를 생물학
이론에서는 '친족 이타주의'로 설명한다. 맹자가
말한 네 가지 마음은 모두 우리 뇌에 깃들어 있다.
인간의 뇌는 작은 신도시가 아니라 오래된 대도시
를 닮았다. 설계도에 따라 창조한 기계가 아니라
맹목적인 진화의 결과 나타난 기계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뇌에는 영장류나 포유류 같이 비교적 가까
운 동물뿐만 아니라 파충류처럼 인연이 먼 동물의
뇌도 들어 있다. 도시로 치면 번화하고 질서정연
한 정부청사 단지와 상업지구와 문화거리만 있는
게 아니라 약육강식 원리가 지배하는 뒷골목, 인
신매매가 횡행하는 홍등가, 마약이 돌아다니는
유흥가, 저임금으로 노동자를 착취하는 공장지
대, 폐수와 생활하수가 흐르는 하수도가 공존한
다. 새롭고 아름다운 것과 낡고 추악한 것 가운데
어느 쪽이 우세한지에 따라 도시의 성격이 달라
지고 명암이 엇갈린다. 맹자는 사람한테 타인의
불행과 고통을 함께 느끼면서 남을 도우려 하는
생물학적 본성이 있다고 봤다. 그것을 측은지심
이라 했고 거기에서 인이라는 가장 중요한 미덕
이 나온다고 판단했다. 오로지 관찰과 추론으로
구축한 이론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과학적 근거
가 있다. 거울신경 '세포' 혹은 거울신경 '시스템'
은 우리 뇌에 이기적 행동뿐만 아니라 이타적 행
위도 하게 만드는 본성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밝
혔다. 뇌과학과 진화생물학 공부를 하니 맹자가
더 대단해 보였다. 뛰어난 인문학자는 물질의 증
거 없이도 옳은 인식에 다가선다. 때로는 과학자
가 하지 못하는 일을 해낸다. 2,400여 년 전 중국
에 살았던 사람을 우리는 왜 기억하는 것인가. 소
크라테스를 기억하는 것과 같은 이유에서다. 성인
들의 사상과 이론은 나를 아는 데 도움이 된다.
바닿늘
그리고 추가로 아래의 내용은..
해당 내용에 제가 덧붙인 글입니다.
저는 전에도 가끔씩 언급했듯이,
맹자의 성선설을 좋아합니다.
(같은 이유로 <휴먼카인드>와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외에도
비슷한 결의 책들을 좋아합니다.)
물론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성선설이 옳다고 주장하기에는
너무 큰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그래서 믿는다기 보단, 이것이 품는
다정함이 좋다는 정도로만 하겠습니다.
성선설은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는
전제를 두는데, 그것에 대한 근거로
4단설을 댑니다.
4단설의 메인은,
측은지심 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측은지심은..
다른 사람의 불행을 가엾고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
정도로 짧게 요약이 가능합니다.
이에 대한 근거로
드는 일화는 이렇습니다.
옛날, 중국에 우물들은
대부분 턱이 매우 낮았다고 해요.
그러다보니 아이가 빠져 죽을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었던 셈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생기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어린아이가 우물 안에 빠지려고 하거나
크게 다칠만한 상황을 목격하면 사람들이
놀라고 불쌍한 마음을 가지게 되어서,
대부분 무시하지 않고 아이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덕분이라는 거죠.
그들은 어린아이의 부모와 친하게
지내고 싶거나 보상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칭찬을 듣거나 원성을 듣기 싫어서..
그런 생각을 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고, 본능적으로 선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
예전에는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공감하며 들었던 이야기 입니다만..
지금 현실에 대입해 본다면,
너무 대비가 되어서 인간에 대한
회의가 들며, 소름이 돋을 정도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뇌과학과 진화론을 조금씩 이해하면서
이론적으로 설명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난 주, 알릴레오 북스에서
유시민 작가님이 했던 말씀이 오랫동안
머릿속에 멤돌았습니다.
워딩은 정확하지 않지만..
뉘앙스만 떠오르는 데로 적어보자면..
"내가 지금까지의 역사적으로 볼때,
민주주의가 가장 괜찮은 체제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잘못된 행동을
할 수 없도록 하는 여러 장치를 둔
체제이기 때문이다."
이런 뉘앙스의 말씀이었습니다.
요즘 저는..
다른 책들을 다루면서도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만..
점점 여러 분야를 공부하면서
드는 생각은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인간은 결코 믿을 수 없는 존재고,
마지노선의 시스템이 무너진다면
결코 인류 자체가 지속될 수 없겠다는..
생각입니다.
오죽하면 최재천 교수님이,
"자연계에서 인간처럼 갈 길(멸종)을
스스로 재촉하는 동물은 단 한 종도
없다" 는 뉘앙스의 말씀을 하셨으려고요..
워낙 평소 글에서
유시민 작가님과 최재천 교수님을
자주 언급하다 보니까 이쯤에서..
한 가지를 적어야 할 것 같아요.
제가 왜 특정한 인물들을
자주 언급하는 지에 대해서요.
저는 공익을 위해 애쓰는 분들이
우리 사회에서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가능하다면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고요..
지금은 시대 배경을 보더라도..
공익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코로나19로 진정한 지구촌의
환경을 반강제적으로 겪었지만..
우리 인류는 반성을 하는 모습 보단,
욕망을 더욱 대놓고 표출하는 방향
으로 가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더 우리 인류는
함께 깨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에 앞장서는 분들이
있기에 저는 희망을 갖습니다.
한길지기
유시민 작가님이 알릴레오 북스에서 말씀 하셨던 것을 적은 부분을 보면서 저도 속으로 음...하면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요즘 상영되는 범죄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오는 범죄를 뉴스로도 접하니 이제는 먼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주변 이야기라 느껴졌습니다.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갖고 남에게 피해를 주며 자신의 이득을 챙길까? 하고 생각하면서 왜 뻔해 보이는 일에 서민들은 당하는걸까 라는 생각까지 해봤습니다. 당할 수 밖에 없었으니 당했겠지만 속으로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저도 성선설을 믿는 편인데 @바닿늘 님의 말씀처럼 요즘 시대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그래도 아이들과 자녀들에게 “사람은 나빠, 그 누구도 믿으면 안돼” 라고 말하기에 는 세상이 삭막하다 생각됩니다.
@바닿늘 님의 글을 보고 여러 생각이 듭니다. 나름 정리를 하고 자야겠네요.
한길지기
“ 첫째는 ‘빅 칠’Big Chill(열 죽음)이다. 우주는 끝없이 팽창하고 은하들은 더욱 빠르게 멀어져 우주 너머로 사라진다. 모든 은하가 그러하듯 우리 은하도 더 고독해진다. 별이 사라지고 블랙홀마저 증발한다. 물질은 모두 흩어져 입자로 돌아간다. 우주는 소립자만 고르게 분포한, 특별한 질서라고는 없는 곳이 된다. 우주 전체가 동일한 온도 값을 가진 최고 엔트로피 상태에 도달한다.
둘째는 ‘빅 크런치’Big Crunch(대함몰)다. 우주는 언젠가 팽창을 멈추고 중력 수축을 하면서 빅뱅 이후 벌어진 과정을 거꾸로 밟는다. 은하들은 서로 가까워져 충돌하고 합쳐진다. 우주는 계속 수축해 빅뱅 초기의 초고온 상태가 되고 자연의 네 가지 힘이 합쳐지면서 하나의 특이점으로 수렴해 종말을 맞는다. 거기서 어떤 일이 생기는지는 우리가 아는 물리학으로 서수할 수 없다.
셋째는 우주가 대폭발과 대함몰을 반복하는 ‘빅 바운스’Big Bounce다. 이것도 하나 좋을 것 없는 시나리오다. 우리의 코스모스는 시작도 끝도 없이 무한 반복하는 탄생과 소멸의 한 국면에 지나지 않는다. 주기적으로 팽창 수측하는 우주에서는 어떤 정보도 다음 주기로 흘러가지 앟는다. 우리 우주의 은하 별 행성 생물 문명은 새로운 우주가 태어나는 대폭발의 특이점을 넘지 못한다. 신이 우주의 태엽을 다시 감는다고 해도 우리 우주에 구원은 없다.
엔트로피 법칙은 우주의 묵시록이다. 모든 것은 결국 사라진다. 나는 러셀의 말에 공감한다. 신을 믿어야 할 이유는 없다. 엔트로피 법칙은 영원성에 대한 집착을 버리라고 말한다. 이 우주에는 그 무엇도, 우주 자체도 영원하지 않다. 오래간다고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다. 존재의 의미는 지금, 여기에서, 각자가 만들어야 한다. 우주에도 자연에도 생명에도 주어진 의미는 없다. 삶은 내가 부여하는 만큼 의미를 가진다. 길든 짧든 사람한테는 저마다 남은 시간이 있다. 나는 그리 길지 않을 시간을 조금 덜어 이 책을 썼다. 쓰는 동안 즐거웠다. 남들과 나누면 더 좋을 것 같다. 그게 전부다.
호모 사피엔스에게 남은 시간은 더 길다. 태양이 부풀어 올라 지구를 삼킬 때까지 50억 년이 있다. 우리의 후손이 혹시라도 그때까지 살아남아 다른 행성으로 이주하는 데 성공한다면 태양과 지구에게 작별 인사를 할 것이다. 하지만 지구 탈출에 성공한다 해도 빅 칠이나 빅 크런치를 견디지는 못한다. 죽어 없어지는 게 나 혼자만은 아니라니 위로가 된다. 물론 이 모두는 쓸데없는 생각인지도 모른다. 인식 주체인 내가 죽고 없는데 호모 사피엔스가 생존하든 말든, 우주가 있든 없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P. 255-257 5장 물리학 <우리는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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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길지기
5장에는 아인슈타인과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지구에서 생명의 탄생 등 여러가지가 나오지만 모든것은 무로 돌아간다는 마지막 말이 계속 생각에 생각을 이어가게 만들어서 적었습니다. 아직도 생각을 정리하지 못해 음음....하면서 속으로 끙끙 거리지만 나름 정리가 되겠지 하고 마무리 지었습니다.
나중에라도 무언가 끄적거릴게 생각이 난다면 적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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