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와 함께 성장하는 "섬에 있는 서점" 읽기 모임

네 맞아요. <모방범>은 어제 1권을 다 읽었고요. (526페이지) <섬에 있는 서점>은 어제 첫 번째 단편 하나 읽었어요. 근데 전 이 책이 더 재미있는 것 같네요. ㅎㅎㅎㅎ <모방범> 모임엔 비밀. 병렬독서를 하니까 동시에 읽는 두 책이 참 비교가 잘 되네요. 두 책의 스타일이 180도 달라서 떡볶이와 스테이크 마냥 완전히 다른 맛을 즐기고 있습니다.

첫번째 이야기 어떻게 읽으셨는지요? 여러 작품들과 작가들이 등장해서 혹시 당황하셨나요? ^^ 이야기에 나오는 책이나 작가들을 알고 있다면 훨씬 더 재미있을 것 같긴 합니다만 이야기 자체로도 작가의 조금은 시니컬한 유머를 즐기며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유롭게 '도살장에 끌려가는 어린 양'을 읽으신 소감 남겨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전 이 책에 나오는 작가나 책 중에서 제가 인상적으로 기억하는 작가나 책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어쩌면 이 책에 나오는 작품을 후에 선정해서 읽어도 좋을 것 같네요. ^^) 로알드 달 영화로 만들어진 '찰리와 초콜릿 공장'등으로 유명한 작가인데 제가 읽은 책은 10편의 단편이 실린 '맛'이란 책입니다.(절판 되었었는데 검색해보니 다시 재출간 된 것 같습니다.) 열 손가락을 걸고 이 이야기가 재미있나 없나를 작가가 독자에게 게임을 거는 듯한 그런 이야기들... 아주 재밌습니다. (강추) 앨리스 먼로 제가 읽었던 책은 '디어 라이프'입니다만 안타깝게도 이야기는 기억이 잘 안나네요. 하지만 (이제는 거의 묻혀있는 제) 블로그에 남겼던 감상을 찾아보니 작가의 이름이나 책 제목에서 떠오르는 아름답고 잔잔할 것 같은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좀 쎈 단편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레이먼드 카버 세월호 사건이 터지고 이동진의 빨간 책방에서는 '대성당'에 실린 단편 하나를 쭉 읽는 것으로 방송을 대체한 적이 있습니다. '별것 아닌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이라는 단편인데 초등학생 아들의 생일을 며칠 앞두고 빵집에 케이크를 주문했는데 아들이 그만 뺑소니 사고를 당하고 맙니다. 예약한 날짜가 되어도 찾아가지 않는 케이크를 보관 중인 빵집 주인은 항의 전화를 하지만 주인공은 제대로 응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죠. 결국 감정이 폭발한 주인공이 빵집을 찾아가서 아들이 죽었노라고, 너무 하는거 아니냐고 빵집 주인을 몰아부칩니다. 뒤늦게 사정을 알게 된 빵집 주인은 주인공 부부에게 의자를 권하고 따뜻한 롤빵을 내놓으며 우선은 이걸 좀 먹으라며 이런 게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될 거라고 위로를 합니다. "내가 만든 따듯한 롤빵을 좀 드시지요. 뭘 좀 드시고 기운을 차리는 게 좋겠소. 이럴 때 뭘 좀 먹는 일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될거요." 방송 후에 이 책을 바로 구입해서 읽었는데 같은 장면에서 가슴이 뭉클했던 기억입니다. 사고를 당한 친구에게 위로의 말 하나 제대로 전하지 못하는 저에게 뭔가 큰 의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주고(그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물어주고) 뭐라도 같이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같이 해주는 것... 아무튼 이것도 강추입니다.

첫 번째 이야기를 읽기 전에 이 책의 원제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저는 항상 외국 작품은 원래 제목을 주의깊게 보는 편이에요. "The storied life of A.J.Fikry" 가 원래 영어 제목이네요. "에이 제이 피크리의 인생 이야기" 라고 한국 책 제목을 붙이지 않은 편집팀을 칭찬합니다. ^^ 제목으로 유추할 수 있는 건 A.J.Fikry 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주인공 아닐까 싶은 정도네요.

이야기 도입부에 A.J.F.가 나옵니다. ^^ 저도 처음 읽을 때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읽다가 중간에 알아차렸어요. 조금 있으면 왜 첫 장에 한 페이지짜리 짧은 이야기가 나오는지 아시게 될 거예요.

- 도살장에 끌려가는 어린 양 저는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그냥 몇 페이지 읽지 않고도 왜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좋아하는지 알겠더군요. 작가의 유머감각과 재치가 돋보이고 여자 등장인물은 매우 사랑스럽습니다. 반면 피크리는 <오베라는 남자>가 떠올라 큰 매력은 못 느꼈어요. 섬의 묘사가 앞으로 더 많이 나올까요? 미국 소설을 읽을 때 외롭고 황량한 시골 묘사가 나오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혼자살면서 성질내면 힘들어져요. ㅜㅜ

비오는 화요일, 어떻게 보내고 계신지요? 짧은 이야기이지만 두 번째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미소가 지어집니다. 이번에도 역시 처음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같은 도입부의 글과 관련하여 떠오른 생각을 간단히 나눠보겠습니다. 피츠제럴드의 작품 중 위대한 게츠비만 읽었을 때, 그리고 영화 미드나인인 파리에서 본 피츠제럴드와 헤밍웨이의 관계 등에서 떠올린 피츠제럴드에 대한 인상은 조금은 우울한 모습(마초맨 헤밍웨이에게 일방적으로 당하는 이미지?)이었습니다. 아내 젤다의 낭비벽(?) 내지는 정신병을 함께 감당하여야 하고, '맥주는 흐르는 곡식'이라면 맥주로 식사를 대신했다는 에피소드 등등... 한참 후에 그의 단편선을 읽고선 피츠제럴드의 다른 면에 대해서도 생각해봤습니다.(물론 작품이 작가의 성품을 보여주지 않을 수는 있지만요.) 두 번째 이야기의 소재와 관련하여 (그리고 도입부의 이야기와도 연관되는데) 올해 읽었던 존그리샴의 '카미노아일랜드'도 생각납니다. (언제적 존 그리샴? ^^) 대학에 보관중이던 피츠제럴드의 친필원고 도난 사건을 다룬 이야기인데 이 소설도 아주 재미납니다!! 세상엔 정말 별난 취미들이 다 있습니다. 책 초판본을 모으는 분들이라니...(물론 투자 목적이긴 하지만...)

-리츠칼튼 호텔만 한 다이아몬드 섬에 사는 동네 사람들의 잔잔한 이야기가 펼쳐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두 번째 에피소드부터 예상을 깨네요. 제목처럼 엄청난 사건이 일어납니다. 저는 도입부를 피크리의 독후감으로 읽고 있습니다. 토피어리 정원수처럼 지나치게 다듬은 <위대한 개츠비>라니 표현이 너무 재미있어요.

역시!!! 이 작가님 좀 멋있지 않습니까??^^

안녕하세요. 읽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조금 늦었지만 함께 해도 될까요?

어서오세요~ 8일부터 읽기 시작해서 이제 막 에피소드 2편 읽었습니다. 저도 추천을 많이 받았고 유명한 책이라 두꺼운 줄 알았는데 얇아서 큰 부담은 없네요.

환영합니다. 이제 두 번째 이야기 나눴으니 같이 가시죠!!!

@고쿠라29 @흥하리라 넵 감사합니다~ 두번째까지 빠르게 읽어보겠습니다! :)

- 로링 캠프의 행운 두 번째 에피소드부터 예상을 깨는 스케일이 나오더니 세 번째도 좀 놀랐습니다. 생각보다 드라마틱한 소설이네요. 제일 큰 일이 주인공이 딸기잼 통을 깨뜨리는 정도의 사건 아닐까 싶었는데 의외로 스펙타클하네요.

스무 살에게는 들려줘도 공감 못할 이야기인 합니다. 마흔 살이 되면 그도 알겠지요. 내가 좋아했던 것들이 더 이상 좋아지지 않는 경험들. 중학생 때 푹 빠져있던 책 <데미안> 커서 다시 읽고 이게 대체 뭔가 싶었습니다. ㅎㅎㅎ 하지만 작가도 억울할테죠. 누가 그렇게 푹 빠져 있으라고 했냐고. 워낙 많이 좋아했기에 나중에 달라진 감정이 더 낯설게 느껴졌어요. 하지만 여전히 십대 시절엔 많이 다가오는 좋은 책인것 같아요.

좋아하는 문장을 보니 반갑습니다. 진리라는 것을 알아가는 것은 가끔은 왠지 모를 아쉬움도 동반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