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책방] '한국작가들' 함께 읽기4탄.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_박완서

D-29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를 작년에 읽고 또 이번 모임을 위해 다시 읽게 됐어요.다시 읽어도 좋네요. 사람을 바라볼 때 무의식적으로 하게 되는 생각들을 무심히 쓴 것 같은데 마음에 콕 박히면서 이상하게 울컥하는 울림이 있어서 생각이 깊어지네요
팔십 노모께서 혼잣말처럼 한마디하셨다. "난 원 복도 많지. 이 나이에 그런 못된 사람들을 별로 못 겪어봤으니..." 그런 말씀을 하실 때의 어머니가 기를 쓰고 악담을 하는 우리보다 훨씬 곱고 깨끗하고 행복해 보이시는 걸 나는 놓칠 수 없었다.
@숏컷미 부정적인 이야기를 들으면 나도 같이 물들게 마련인데, 그 이야기를 들어도 저렇게 좋은 방향으로 생각할 수 있으셨다는 게 배울 점 같아요. 박완서 작가의 건강한 마음이 어머니에게 배운 것들인가봅니다.
어느 소녀를 바라보며 집이 없는 아이가 아닐까 마음이 아렸던 작가의 글을 읽으며 2023년.. 지금은 얼마나 많은 이들이 집없이 외로움에, 두려움에, 망가져가고 있는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비단 아이들의 문제만은 아니겠지요.
@써미 일상에 치여살다보면 그런 부분을 놓치게 되는 것 같아요. ㅠㅠ
p. 26 ... 우리를 싣고 가는 역사의 흐름이 결국은 옳은 방향으로 흐를 것을 믿을 수 있는 것도 이 세상 악을 한꺼번에 처치할 것 같은 소리 높은 목청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소리 없는 수많은 사람들의 무의식적인 선, 무의식적인 믿음의 교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소리 높은 목청과 소리 없는 무의식의 사이에서, 굳이 정리하자면 과거 전자에서 지금 후자의 입장으로 전향(?)한 처지에서 역사의 흐름 같은 거창한 것은 갈 수록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내일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인생인데, 제 한 몸과 마음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처지에서 오늘 지금 주어진 것들과 맡겨진 일들에 충실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Moonhyang 옳은 방향에 역사는 위대한 영웅의 비중도 크겠지만 작은시민들이 만들어낸것이라 생각합니다. 누가 보지 않더라도 스스로에게 떳떳하도록 (위대하고 목청 높은 일이 아니라도) 옳은 방향의 선택들을 이어나가야겠다 생각해봅니다.
예사로운 아름다움도 살날보다 산 날이 많은 어느 시기와 만나면 깜짝 놀랄 빼어남으로 빛날 수 있다는 신기한 발견을 올해의 행운으로 꼽으며... 친구들과 왁자지껄 떠들다가 아 우리 이제 나이들어 거침없어졌구나. 그런 생각이 들다가도 친구가 한강대교를 지나는 차 안에서 문득 세상의 아름다움이 마음에 콕 박혔다며 젊어서 몰랐을 아름다움에 대한 찬사를 한다. 친구의 얼굴은 점점 주름이 생기고 있지만 아 우리는 노을의 나이를 지닌 사람이 되었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맨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추억이 윤색한 그 아름다움을 느낄 경지를 우리는 오르고 있구나.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숏컷미 컷미님의 글이 참 아름다워요. 나이가 들면서 예쁘고 선한 것들이 더 눈에 들어오는 것 같아요. 반갑습니다☺️
작성해주신 글귀 하나하나가 아름답고 통찰력있게 느껴져요. 같은 글을 읽고도 느끼는 감상의 깊이가 이렇게 다를 수도 있구나 싶어서, 저도 너른 마음과 깊은 생각으로 박완서 선생님의 글을 찬찬히 돌아봐야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좋은 문장 아름다운 이야기 많이 남겨주세요! 기대할게요 :)
@채소공장 🥰🥰
인간관계 속에서 남의 좋은 점을 발견해 버릇하면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 되어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기적이 일어납니다. 서로 사랑하게 되는 거지요.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 박완서 작가 10주기 에세이 결정판 p130 행복하게 사는 법, 박완서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7월 둘째주도 함께 나누어요 - 요즘 하나둘 미워지는 사람이 생기면서 제 마음도 괴로웠는데 130p 를 읽으며 나를 돌아보고 미움을 내려놓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단번에 되지는 않지만 그 사람의 좋은 점을 열심히 찾다보니 어느새 미움도 희미해지는 듯 합니다.
p.128 “왜 당신에게는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느냐?” p.139 인생이란 과정의 연속일 뿐, 이만하면 됐다 싶은 목적지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사는 게 곧 성공한 인생입니다. 날이 덥고 때로 비가 쏟아지니 평소와 같은 삶일텐데도 분주하고 여유가 없다 싶어요. 아이들 방학이 가까워진다는 것도 이런 마음에 한 몫하고 있다 싶고요. 그러다 가족들이 모두 잠든 시간에 박완서님의 문장들을 읽으면 다시 보드랍고 너그러워지는 듯하고 반성의 시간도 갖습니다. 덕분이예요 :)
@매일그대와 저도 이 두 문장이 손에 꼽히게 좋았어요. 수녀님의 따끔한 말이 정신이 번쩍들게 하네요. 요즘 날씨에 따라 컨디션이 왔다갔다합니다. 저도 괜히 조금 예민해지기도 하고 짜증이 나기도 하는데. 그럴때 이 책을 읽으면 스르르 느슨해지는 듯해요.
손바닥의 앞과 뒤는 한 몸이요 가장 가까운 사이지만 뒤집지 않고는 볼 수 없는 가장 먼 사이이기도 하다. 사고의 전환도 그와 같은 것이 아닐까.뒤집고 보면 이렇게 쉬운 걸 싶지만,뒤집기 전에는 멀기만 하다. 생각을 바꾸면.. 공부는 성적의 잣대로 사람을 판단하여 행복을 잡아먹는 무서운 마귀할멈 같지만 네가 열광하는 재미있는 탐정놀이라고 즐겁게 상상하며 생각을 바꿀 수 있어. 범인이 알리바이를 위장하듯 오답이 정답처럼 함정을 파도 교과서 속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미궁에 빠진 사건의 정답을 구하는 넌 정말로 영리한 명탐정이 될 수 있어. 중략... 박완서님의 문장을 보다가 예전에 딸들을 꼬드겨 공부시키려고 썼단 자작시가 생각났어요 큰 딸이 명탐정 코난을 좋아했거든요. 이 시를 보여줘서 효과를 봤냐구요? "공부자란거지? 알았어,엄마." 그 당시 중학생인 큰 딸이 쿨하게 답하더라구요.ㅎ.ㅎ;;
@숏컷미 아이에게 먹히질 않았군요^^;; 근데 자작시 너무 탁월한 비유로 잘 지으셨네요! 말은 그렇게 했어도 호기심을 보이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ㅎㅎㅎ
현재의 인간관계에서뿐 아니라 지나간 날의 추억 중에서도 사랑받은 기억처럼 오래가고 우리를 살맛 나게하고 행복하게 하는 건 없습니다. 인생이란 과정의 연속일 뿐, 이만하면 됐다 싶은 목적지가 있는 건 아닙니다. p139 읽어도 읽어도 또 다시 읽고싶은 참 좋은 문장들이 많네요^^
@텅텅텅 잔잔한 일상에서 주는 깨우침들이라 더 와닿고 배우게 되는 것 같아요. 저도 좋은 문장은 읽고 또 읽게 되네요 :)
인생도 등산이나 마찬가지로 오르막은 길고, 절정의 입지는 좁고 누리는 시간도 순간적이니까요. 이왕이면 과정도 행복해야 하지 않을까요.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 박완서 작가 10주기 에세이 결정판 p.129, 박완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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