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이에게 휘발유를 끼얹고 불을 붙이려고 하는 십대 청소년을 떠올려보자. 깜짝 놀란 여러분이 재빨리 그 청소년의 뺨을 한 대 후려침으로써 고양이가 무사히 도망치는 광경을 머릿속에서 그려보자. 진정으로 그 행위가 잘못됐을까? 그래서는 안 됐다고 주장해야 할까?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는 것이 동물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더라도, 그래도 무조건 사람에게는 해를 끼치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할까? 내게는 그저 말도 안 되는 소리로만 들린다. 동물도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는 생각이 더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사례에서 고려해야 할 사안은, 우리가 사람으로부터 해를 입으려는 동물을 제3자로서 방어해줄 때 그 사람에게 얼마만큼의 위해를 가할 수 있느냐의 문제만 있을 뿐이다. 위해의 크기 말이다. ”
『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 제10장_동물에게 자기방어권이 있는가, 셸리 케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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