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골목은 평범함이다." 또 한권의 책은 박정현이 쓴 <건축은 무엇을 했는가?>입니다. 한국 현대사의 발전경로에서 한국 건축이 떠맡은 역할인데요. 물론 이 책은 하이 모더니즘, 국가 주도의 현대화에 관한 책이라, 골목과는 사뭇 어울리지 않아 보이죠? 그럼에도 골목의 존재는 국가 바깥의 평범한 사람들을 지칭하는 것 같습니다. 평범함은 어쩌면 주류에서 동떨어진 낙후된 특성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국가가 저 위에서 이 평범함을 어떻게 다루는지 보고 싶다면, 박정현의 이 책을 추천해봅니다.
건축은 무엇을 했는가: 발전국가 시기 한국 현대 건축『건축은 무엇을 했는가: 발전국가 시기 한국 현대 건축』은 20세기 후반, 발전의 파고 속에서 한국 현대 건축이 남긴 발자취를 추적한다. 이 시기 건축은 때로는 턱없이 부족한 재료와 공법으로 현대 모더니즘 건축을 좇으며, 때로는 과거 기와지붕으로 표상되는 한국성을 강요받으며, 이상과 현실 두 양극을 끊임없이 오갔다. 이 책은 온전한 건축을 상정하고 한국의 사정을 비판하기보다, 지난 세기 한국에서 건축이 ‘무엇을 했는지’ 묻고, 여러 희미한 흔적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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