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도스토예프스키 스럽군
인베이젼 드라마에서 정보를 캐내기위해 고문을하고 탈출하던 한 여자가 한 말.
곧 이해하겠죠. 1일후기
도스토옙스키 전작 읽기 1 (총 10개의 작품 중에 첫번째 책)
D-29
ae18studio
호혁선율
아, 진짜 궁금하네요. 왜 그런 상황에서 저런 말을 했을까요?
호혁선율
2일차 27쪽~46쪽
<발췌>
밤새도록 그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생각이 제 뇌리를 떠나지 않아 저는 잠을 다 설쳐야만 했습니다. 31쪽
한 마디로 모든 불행과 재난이 다 나와 어머니 탓이라는 것이다. 대체 어떻게 가엾은 우리 어머니까지 괴롭히실 수 있단 말인가? 42쪽
아버지는 나와 어머니를 너무도 사랑하셨다. 다만 성격 탓이었다. 43쪽
내 나이 열네 살 되던 해의 일이다. 그때 우리를 찾아온 사람이 안나 표도로브나였다. 그녀는 자기가 무슨 지주 출신이라면서 우리에게 먼 친척뻘이 된다고 했다. 44쪽
<단상>
바르바라가 살아온 고통스런 나날들. 불행과 재난의 기억은 생생하구나…
호혁선율
-알라딘 eBook <매핑 도스토옙스키> (석영중 지음) 서문 중에서
도스토옙스키는 모스크바에서 태어나 상트페테르부르크 공병 학교에서 수학했으며 30대의 대부분은 시베리아 유형지에서 보냈다. 유형 이후 트베리에 잠시 머물다가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아와 작품 활동을 하면서 여러 차례 유럽에 다녀왔다.
도박 중독에 걸려 독일 카지노를 배회했고, 버거운 친척들과 빚쟁이를 피해 스위스와 이탈리아를 전전했으며, 천식 치료를 위해 독일 온천장에서 요양했다. 생의 마지막 몇 년 동안은 스타라야 루사라는 작은 온천 마을에서 여름을 보냈다. 러시아 문학을 통틀어서 도스토옙스키만큼 여러 곳을 떠돌아다닌 작가는 찾아보기 어렵다. 역마살도 이런 역마살이 없다.
도스토옙스키의 발자취를 추적하는 동안 나는 한 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가 여기저기 떠돌아다닌 것은 대부분 그의 의사와 무관했다. 시베리아 유형과 도박 중독과 천식을 원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이 숙명적인 이동은 예외 없이 그의 작품 속 서사의 일부로 굳어졌다.
시베리아는 『죽음의 집의 기록』과 『죄와 벌』에, 모스크바는 『백치』에, 상트페테르부르크는 『가난한 사람들』에서 『미성년』에 이르는 수많은 소설에, 유럽은 『지하로부터의 수기』와 『백치』와 『악령』에, 트베리는 『악령』에, 스타라야 루사는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에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겼다.
실제의 공간과 지명은 그의 문학 속으로 들어와 때로는 이야기의 배경이 되고 때로는 저자의 의도를 전달해 주는 비유이자 상징이 되었다. 지도 위의 랜드마크는 시간 속의 사건으로 전이되었다. 특정 공간을 따라가는 저자의 이동 궤적은 소설 속에서 사상의 움직임으로 복제되면서 놀라운 역동성의 문학을 창출했다.
acorner
유년기는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였다. 유년기가 시작된 곳은 여기가 아니라 여기서 아주 먼 시골, 외진 시골이었다. 아버지는 P공작이 T현[12]에 갖고 있는 거대한 영지의 관리인이셨다. 우리 가족은 공작 소유의 한 마을에서 조용하고 소박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나는 어릴 때 무척 말괄량이였다. 내가 하는 일이라곤 들판이나 숲, 정원을 뛰어다니는 게 전부였고, 아무도 그런 나에 대해서 걱정하는 사람은 없었다. 아버지는 일 때문에 항상 바쁘셨고 어머니는 살림을 하시느라 정신이 없었다. 두 분은 나를 가르치려 하시지 않았고 나는 그게 좋았다. 나는 아침 일찍부터 바깥으로 뛰어나가 연못으로, 숲으로, 혹은 사람들이 풀을 베고 있는 들판으로, 아니면 곡물을 수확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다녔다. 따로 필요한 것은 없었다. 가끔은 작열하는 태양 아래서 방향도 모르고 동네에서 꽤 떨어진 곳까지 혼자 달려가서 수풀에 여기저기 긁히고 옷도 찢기곤 했었지만, 그런 건 문제도 아니었다. 나중에 집에 돌아와서 혼이 좀 나긴 했지만, 난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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뻬쩨르부르그 구에서 바실리예프스끼 섬으로 이사하던 날 아침이 생각난다. 가을이었는데 맑기는 했지만 몹시 춥고 건조한 날이었다. 어머니는 우셨다. 나도 몹시 우울했다. 심장은 터질 것만 같았고 형언할 수 없는 공포와 슬픔으로 가슴이 저며 왔다……. 괴로운 시간이었다.
향복했던 어린시절에서 14살 청소년기에 접어드는 시기에 ‘괴로운 시간’으로 들어가는 바르바라의 삶이 참 애처롭습니디.
보라수국
반갑습니다! 과연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이지만 우선 시작해봅니다^^
보라수국
“우리 집은 하루 종일 무서울 정도의 비애와 무료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아, 참으로 서러운 시간이었다! 집에 있던 하잘것없는 물건이라도, 그것들을 회상하는 내겐 더할 나위 없는 만족이었다…. <지금 여기가 집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간절히 바란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우리 집 작은 방에서 식구들과 함께 사모바르 주위에 둘러앉아 있다면 얼마나 따뜻하고 기분도 좋고 친근할까. 어머니를 끌어안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몸이 부서져라 아주 꼭 끌어안을 수 있다면!>공상에 공상을 거듭하다 그리움과 슬품에 가슴이 짓눌려 나는 소리 죽여 울곤 했다.”
”아버지의 불호령은 특히 내게 더 많이 떨어졌다. 항상 별로 대수롭지 않은 일에서 시작해서 나중엔 별의별 일로까지 다 불똥이 튀곤 했으니까. 나는 종종 내가 무슨 영문으로 꾸지람을 듣는지 모를 때도 있었다. 정말 별 희한한 일까지 다 내 책임이었다!”
(단상)
초반에 두사람이 나누는 편지의 내용만으로는 이 두사람이 어떤 관계인지, 마까르는 왜 이런 곳에 사는지.. 알수가 없어 답답한 마음으로 읽었다. 그러다 바르바라가 자신의 노트에 쓴 자신의 이야기 부분으로 들어오면서 조금씩 책의 내용에 집중이 되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가난과 환경의 변화, 아버지의 몰락과 죽음. 그 가운데에서 느낀 바르바라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특히 아버지가 가난 안에서 느끼는 스트레스와 압박을 딸인 바르바라에게 어쩔수 없이 투영이 되는 부분을 읽을때는 아버지의 심정도 딸인 바르바라의 고통도.. 함께 다가왔다.
호혁선율
아버지의 가난 때문에 겪는 스트레스가 자녀에게 고스란히 갔던 것 같아요. 바르바라도 뭔가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잘 안됐고,, 저도 그 부분에서 마음이 쓰렸네요.
호혁선율
3일차 45쪽~78쪽
추억은 기쁜 것이든 슬픈 것이든 항상 괴로운 것이다. 최소한 나한테는 그렇다. 그러나 그 괴로움은 달착지근한 것이다. 마치 타는 듯한 하루가 지나고 밤이 되면 이슬이 폭염에 바싹 마른 꽃에 신선함을 주어 소생시키듯이, 추억은 괴롭고 아프고 지치고 슬픈 내 가슴에 새로운 힘을 주어 소생시키는 것이다. 64쪽
간단히 말해서 뽀끄로프스끼는 뭐 하나 제대로 되는 일이 없었고 성격도 포악해져 갔다. 건강도 악화되고 있었지만 그는 그것을 눈치 채지 못했다. 가을이 되었다. 그는 매일 얇은 외투 하나만 걸치고 계속해서 일자리를 찾아다녔다. 어디든 좋으니 자리를 달라고 부탁하고 애걸하면서 비까지 맞으며 분주하게 돌아다녔다. 그러나 그는 끝내 자리에 눕고 말았다. 그리고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10월 말, 가을이 한참 깊어 갈 무렵 그는 죽었다. 74쪽
괴로움으로 녹초가 되어 아무 생각도 느낌도 없는 사람같았다. 머리는 공포로 흔들거렸고 온몸을 덜덜 떨며 줄곧 뭐라고 중얼거렸다. 자신을 질책하기도 했다. 그는 괴로움 때문에 금방이라도 미쳐 버릴 것만 같았다. 75쪽
그는 커튼을 젖히고 창문을 열어 달라고 한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신이 주는 빛, 태양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 커튼을 젖혔다. 하지만 그때 막 시작하는 하루는 죽어 가는 환자의 가엾은 삶처럼 슬프고 음울했다. 해도 보이지 않았다. 하늘은 구름과 안개 장막으로 갇혀 있었다. 76쪽
그의 주머니에선 계속 책들이 빠져나와 진흙탕 속으로 떨어졌다. 78쪽
<단상>
가난한 사람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되는 일 없고 뭐 좀 하려고 하면 아프다. 나쁜 습관은 고칠 수 없고 안하려고 해도 고주망태가 된다. 악순환의 반복. 삶이 아닌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희망이었던 책은 무참히 진흙탕에 박혔다… 가난의 결과는 죽음과 희망없음이다.
호혁선율
“ 나중엔 책 속으로 몰입하게 되었다. 그때까지 알지 못했던 낯설고 새로운 것들이 갑자기 한꺼번에 내 눈앞에 펼쳐졌던 것이다. 새로운 사상과 새로운 느낌들이 거센 물결처럼 한꺼번에 가슴속으로 밀려 들어왔다. 그런 흥분이 거세어질수록, 새로운 느낌을 받아들이는 것이 당황스럽고 벅찰수록, 나는 점점 더 깊이 그 낯선 느낌에 빠져들었고, 그 느낌은 점점 더 달콤하게 내 영혼을 뒤흔들어 놓았다. 새로운 느낌들은 한꺼번에 내 가슴속에 들어와 북적거렸고 잠시도 쉴 틈을 주지 않았다. 기이한 혼돈 상태가 나의 존재를 뒤흔들었다. ”
『가난한 사람들』 p.64,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석영중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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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혁선율
@모임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금방 <행복한 책읽기 김현 일기 1986-1989>(김현, 문학과 지성사, 1992)를 읽다가 '도 작가'님에 대한 언급이 나와서 너무 반가운 마음에 몇자 적어봅니다.
96쪽
도스토옙스키의 <죽음의 집의 기록>의 가장 끔찍한 전언은 맨 앞 대목에 숨겨져 있다. "...... 그러나 인간의 사는 힘은 강하다. 인간은 모든 것에 익숙해질 수 있는 동물이다. 나는 이것이야말로 인간에 대한 가장 훌륭한 정의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에 익숙해질 수 있는 동물이라...... 그 동물은 체념에 쉽게 익숙해진다. 불편하고 더러운 것, 비인간적인 것에 익숙해진 인간의 모습은 더러운 것인가, 안 더러운 것인가?
** 마지막 질문이 의미심장합니다. 4번째로 읽을 <죽음의 집의 기록> 작품을 볼 때 자기만의 답을 해봐도 좋을 것 같네요^^
겨자씨앗
안녕하세요
하정쌤 감사합니다 ^^
호혁선율
여기서 만나니 또 반갑네요^^ 우리, 도-끼옹 작품들 즐겁게 읽어가요!
까만콩
안녕하세요. 이제야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이 모임에 참가하고 나서 수십 년만에(응?) 다시 <가난한 사람들>을 읽고 있어요. 제가 차음 읽었던 도스토예쁘스키의 작품이라, 읽다보니 예전에 느꼈던 것들이 떠오릅니다. 전에는 서간체 서술이 거슬렸는데 지금은 서간체 즉 대화형식 서술의 진가가 무엇인지 아니까 첫 작품을 쓰면서 이런 형식적 실험을 했던 도스토예쁘스키가 얼마다 대단한지 알지만 더 감탄했답니다.
호혁선율
네 까만콩님, 책나눔 잘 읽었어요^6 저도 계속 읽다보니 대화 형식이 익숙해져갑니다. 각자의 입장과 생각, 느낌을 깊게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도스토옙스키 작가의 위대함이 이런 소설적 형식에서도 드러나는군요!
호혁선율
제가 비록 무지몽매하고 어리석기는 하지만 심장만큼은 저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을 거라는 얘깁니다. 81쪽
도덕이란 나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전 아무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단 말입니다! 82쪽
서류를 정서하는 일이 그렇게 대단한 일이 아니라는 것은 저 스스로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저는 그 일이 자랑스럽습니다. 그것도 나름대로 노동이고 저도 땀을 흘리고 있단 말입니다. 83쪽
세상 사람들 모두가 작문한 한다면 정서는 누가 합니까? 제가 묻고 싶은 것은 바로 이겁니다. 당신도 대답을 좀 해보세요. 나의 소중한 사람. 하지만 저는 이제 제가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83쪽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지만 얼마나 슬퍼 보이고 가엾던지. 어쩌면 입 하나를 덜게 되어 사는 게 조금은 수월해진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들에겐 아이 둘이 더 있어요. 젖먹이하고 여섯 살이 조금 넘은 여자아이예요. 어린아이가, 자기 핏줄을 이어받은 어린아이가 고통받는 것을 보면서도 아무 도움을 줄 수 없다면, 아이의 존재가 어떻게 기쁨이 될 수 있겠습니까! 88쪽
저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바보같이 앉아 있을 뿐입니다. 제가 너무 창피스럽습니다. 공동의 화제에 한마디라도 끼여 보려고 저녁 내내 할 말을 궁리하지만, 말 한마디 찾기가 어쩌면 그러게도 어려운지요! 바렌까, 그러다 문득 저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제 스스로가 불쌍해집니다. 속담에도 있듯이 몸만 자랐지 지혜는 얻지 못한 거예요. 91쪽
가끔 제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떠오릅니다……<내가 글을 쓴다면 어떻게 될까? 그럼 무슨 일이 일어날까?> 하는 생각 말이에요.(…) 제 책이 세상에 나오는 순간 저는 네프스끼 거리엔 얼씬도 못할 것 같습니다. 96쪽
<단상>
자신의 일을 무시하고 인격까지 낮추는 사람들에게 분노하는 마까르. 자기 일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뭔가 공허하게 들린다.
가난한 이들의 죽음, 특히 아이의 죽음은 "가난하다 가난하다 해도 어쩌면 그렇게도 가난"한지를 보여준다. 제대로 슬퍼할 기력 조차 없는 그 부모의 모습이 더 처참하다...
가난한 이가 문학을 사랑하고 책 쓰기를 꿈꾸는 건 어떤 의미일까. 작가의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한다.
호혁선율
“ 문학이란 정말 심오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강하게 만들기도 하고 교훈을 주기도 하고, 그리고 또 저기…… 아무튼 문학 속에는 그런 다양한 이야기가 씌어 있어요. 정말 훌륭합니다. 문학은 그림입니다. 그러니까 어떤 의미에선 그림 같고 또 거울 같기도 합니다. 욕망에 대한 표현, 신랄한 비평, 가르침을 주는 교훈들, 방대한 자료가 그 안에 들어 있어요. ”
『가난한 사람들』 91쪽, 표 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석영중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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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혁선율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 28~29쪽
"도스토옙스키 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테마 중에 하나는 가난이다. 그의 첫 작품 제목이 '가난한 사람들' 아니던가. 가난이라는 테마는 이후에도 줄곧 작품의 중심이 되었다. 그가 남긴 작품 중에 가난한 사람들이 등장하지 않는 것은 없다. 생가에 직접 와서 느낀 것이지만 이는 그의 출생, 성장과 깉은 관계가 있는 듯이 보인다. 도스토옙스키는 어려서부터 물질적 부라는 것을 경험하지 못한 작가였다. 웅장한 저택과 잘 다듬어진 정원, 화려한 응접실과 편안한 침실, 실크 드레스를 입고 보석으로 몸을 치장한 부인들, 주인을 따르는 여러 명의 시종들, 황금색으로 칠한 사륜마차, 여름밤을 유혹하는 낭적인 야회, 입맛을 다시게 하는 진기한 요리들, 향수, 고급 포도주와 보드까, 이런 디테일을 도스토옙스키 작품에서 찾기란 쉽지 않다.
이런 점에서 도스토옙스키는 톨스토이와 자주 비교된다. 톨스토이가 러시아 최고의 귀족 집안 출신인 반면 그는 평범한 잡계급, 지금으로 말하면 쁘띠부르주아 계급 출신이다. 톨스토이 소설을 읽어보면 귀족 생활에 대한 묘사가 자주 나온다. 뿐만 아니라 귀족 생활을 그린 그이 섬세한 필치는 매우 자연스럽고 전형적이다. 하지만 도스토옙스키는 그렇지 않다. 도스토옙스키가 귀족 생활을 묘사하는 장면도 흔지 않지만, 그것도 자세히 읽어보면 부자연스러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도스토옙스키 소설에 나오는 귀족들은 몰락했거나 갑자기 출세한 인물이 대부분이다."
보라수국
“ 화가 났고 슬펐다. 어떤 광기 같은 것이 나를 엄습해 왔다. 나는 그의 책을 마지막 한 권까지 전부 다 읽고 싶었다. 그래서 아주 빠른 시간 안에 꼭 그렇게 하고 말리라며 그 자리에서 마음을 먹었다. 나도 모를 일이다. 아마도 나는 그가 아는 것을 나도 다 알아야 그와 우정을 나눌 자격이 생기는 거라고 생각했었나 보다”(P57)
”[선물이 아드님의 마음에 들기만 한다면]나느 덧붙여 말했다. [그것으로 당신이나 제가 선물한 것처럼 느낄 수 있을테니까요] 노인은 이 말에 전적으로 안심했다”(P72)
”어린아이가, 자기 핏줄을 이어받은 어린아이가 고통받는 것을 보면서도 아무 도움을 줄 수 없다면, 아이의 존재가 어떻게 기쁨이 될 수 있겠습니까!”(P88)
(단상)
바르바라의 행복했던 시절... 비록 가난하고 사랑하는 어머니는 아프고, 안나에게 받는 인격적인 모욕감이 있지만, 그녀는 사랑을 하고, 책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고, 그의 이웃들과 삶의 소소한 즐거움을 나눈다. 특히 뽀끄로프스끼 노인을 향한 그의 연민과 배려를 보며 그녀가 처한 상황과 관계없이 그의 인간을 향한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 그것이 사람답게 만드는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한편 작가가 표현한 가난의 실상과 그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 특히 아이의 죽음을 묘사한 부분은 정말 부모의 입장에서 그러한 마음이 충분히 들 수 있을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근원적 기쁨을 삼켜버리는 고통... 그 시절 러시아는 그러한 일들이 자주 발생했구나.. 싶으면서도 현대에도 여전히 진행중이라는 사실에 입맛이 썼다.
호혁선율
상처와 가난에 점철되더라도 이웃의 소소한 삶에 즐거움을 느끼는 바르바라 모습에서 인간다움을 느꼈다는 말이 와닿네요. 가난은 '근원적인 기쁨을 삼켜버리는 고통'을 주고, 지금도 여전히 진행중이라는 현실에 저도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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