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현재의 한국사회에선 '소수자'일수 밖에 없고, 그 몰인정과 배제의 연대는 제법 견고합니다. 그래서, 이런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기본적으로 제시되어야 퀴어를 조금이라도 인정하게 될 듯 합니다. 사실, 이번 영화는 불편한 요소 전혀 없이 동성애를 다뤄서 좋았습니다. 우리 안에서 함께 호흡하는 친구로 여기는 과잉 허그가 오히려 경쾌하게 느껴졌고요.
[그믐무비클럽] 2. BIFAN과 함께 ; 이상해도 괜찮아
D-29
Henry
문뱁
불편하지 않은 영화. 너무 과하지 않은 표현, 다름을 인정하자는 메세지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ws
이건 성소수자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사회적 약자를 다루는 작품에 적용되는 이야기인데 '무해한' 약자를 (무해하니까) 인정하고 지지하자는 부류의 이야기는 답답합니다. 제자리걸음이에요. 자기에게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약자의 권리를 지지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나의 올바름을 과시하는 액세서리용으로도 좋겠죠. 중요한 건 자신에게(다수에게) 피해가 올 수도 있는, 실제로 오고 있는 상황에서 지지해야 한다는 겁니다. 퀴어영화도 그런 방향의 작품이 더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영화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아 어쩌면 이미 많이 나오고 있는데 아직 접해보지 못한 것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멍곰이
요즘 특히 이런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매우 긍정적인 변화인 것 같아 좋습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퀴어 정체성이 특이점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요. 동성 간의 사랑을 특이하다고 생각한다는 시점을 반대로 표현한 영화가 궁금합니다. 마치 모두가 퀴어 정체성을 가진 세상에서, 이성애를 하게 된 둘의 이야기를 만들면 어떨까 싶어요. 그들은 이성애가 가장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인데 현실은 그 반대라 오히려 숨어 다니는 거죠. 그렇지만 결국은 성별에 관계 없이 사랑하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내용이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성애라는 것이 연애 안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 둘은 서로가 동성이었어도 그 대로 사랑했을 것임을 알게 되는 세계관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흥미롭지 않으신가요?
세기말서림
불편함을 주지 않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영화가 보고 싶어요! 요즘은 퀴어에 대한 인식이 예전보다는 좋아졌다고 생각해요. :)
지움
퀴어 영화에 거부감이 없지만 특별히 찾아본 경험도 없어서 이미 흔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기억으론 20대를 주인공으로 한 퀴어 드라마나 영화를 많이 본 것 같고 상대적으로 중년이나 노년의 퀴어 영화는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윤희에게' 정도가 생각나네요. 사실 이건 퀴어 뿐만 아니라 이성애를 다루고 있는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긴 하지만요. 사실 사랑은 편안해지기 마련이고, 사람은 늙기 마련인데 뜨겁고 짜릿한 사랑의 순간만을 다룬 영화를 많이 봐서 따듯하게 오래가는 뚝배기같은 영화도 보고 싶네요!
서이송
1-3.
주제가 오히려 퀴어가 아닌 퀴어 이야기! 퀴어 정체성을 가진 캐릭터도 사람인데(외계인일 수도 있긴 하지만!) 그의 고민과 그가 만나는 세상을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가 궁금해요. 물론 그 캐릭터가 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도 있으니 어떤 주제든 괜찮지만요! 퀴어 캐릭터에 대해 특이하게 상정하거나 많은 설명을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그가 보는 세계를 보여줬으면 해요. 감독님 말씀처럼 중요한 이야기가 많고 중요한 이야기를 이끄는 주인공은 퀴어 캐릭터든 외계인이든! 누구든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우
한국영화로 최근 퀴어 영화는 '윤희에게' 만 기억이 나네요. 감독님 말씀처럼 제가 보고 싶은 영화는 특이한 퀴어영화가 아니라 그저 좋은 영화입니다. '퀴어라서'가 아니라 제게 좋은 영화라서 좋은 영화를 보고 싶을 뿐입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좋은 영화인데 퀴어영화라고 소개되면 조금 더 특별하게 궁금해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한국사회에서 동성간의 연애, 사랑과 결혼 등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여전히 날선 시각들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늦달
판타지라는 장르안에서기에 퀴 어도 평범하게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이상한나라의 이야기는 이상해도 괜찮은 법이니까요. 감독님 말씀처럼 동성애를 특이점으로 가져가는 영화들은 누구나 익히 아는 좁은길을 갑니다. 퀴어라는 장르안에서 퀴어는 도드라지기 마련이지요. 퀴어가 주가 되지 않았던 경험을 저는 가족영화에서 봤습니다. 최근 가족 영화의 흐름을 보면 혈연을 벗어나 관계만으로 맺어진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다루고 있지요. 그 새로운 가족 구성원에 퀴어 구성원을 담은 작품들도 여럿 나오고 있습니다. 심지어 종을 극복하기도 하지요. <가슴이 터질것만 같아!> 처럼 유쾌한 스타일의 퀴어가족영화가 저는 보고싶습니다.
루우냥
퀴어 영화니 특별하게 봐야한다는 그 점부터도 문제라고 봅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파트너가 이성일수도 있고 동성일수도 있고 제3의 어떤 다른 대상이 될 수도 있죠. 내 파트너의 존재가 중요한거지 그 성이 왜 중요할까요? 이렇게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문제죠. 퀴어관련 축제만 얘기가 나와도 반대에 표현들도 강하니깐요. 그럴수록 더 다양하게 양지로 노출되야 한다 생각해요. 다른 두 존재가 서로 사랑하고 이해하고 맞춰가는 그길에 대한 얘기가 중심이 되야 한다 생각하구요. 다양하게 더 많은 사랑으로 이런 사랑도 있다고 작품으로든 표현되고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자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초승D
저도 영화를 보기 전 주제가 퀴어여서 주인공이 자신의 소수자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극복 과정을 담았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사실 영화를 볼 때도 주인공이 문정에 대해 조심스러워 하는 것도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려 한다고 생각했어요. 감독님의 질문을 보고 다시 생각해보니 등장인물 모두 수진이가 동성의 연인이 있던 것도 동성과의 관계에도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네요. 관객의 생각에 따라 의도한 영화의 메세지가 틀려질 수도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역시 예술은 여러 관점에서 봐야하는 것 같아요. 다시 질문으로 넘어가면 앞서 얘기한 것처럼 저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아직 퀴어 작품이라고 하면 정체성에 대한 얘기를 생각하지 않을까 해요. 어쩌면 하나의 클리셰처럼 된거죠. 그래서 자연스럽게 연출이 되면 오히려 저처럼 혼란을 느끼는 관객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요(저만의 편견으로 인한 문제일 수도 있지만요..). 퀴어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인식되도록 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 생각되지만 조심스럽게도 저는 아직 그런 건 판타지라고 생각해요. 먼저 대중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소심한 의견을 남겨봅니다. 현실과 비슷한 시점이지만 많은 로맨스 작품들처럼 담담히 그들의 사랑에 대한 과정을 그리는 작품이 늘어가다 보면 점점 자연스레 인식되는 때가 오지 않을까 싶어요.
동겸
‘영화’라는 매체에서 퀴어 소재는 꽤나 특별하다고 느낍니다. 따라서 감독님 말씀처럼 영화 속 퀴어에 대한 고정관념은 앞으로도 꾸준히 극복해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특이한 존재로 여겨져 되려 어설픈 존중과 동정을 받기 보다는 그저 덤덤하게 일상 속 소재로 그려내는 것도 퀴어영화의 관점을 확장시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poco
감독님이 말하시는것처럼 일상적인 이야기를 보고싶시도 하면서 오히려 독특한 영화를 보고싶기도해요.
전자는 누구나 사랑하는게 성별에 따라 다르게 생각해야하나? 특이점으로 받아들여져야하나? 싶기도해서, 그냥 누군가가 누구를 좋아한다 하면 그냥 하루자고 나면 그다음날이 되듯 평범한 누군가의 일상이 흘러가듯이 그 사람간의 평범한 사랑 이야기도 보고싶기도 하고.
후자는 오히려 작가님의 이야기처럼 독특한 발상으로 스토리나 연출이 이루어져, 많은사람들이 궁금해서 접해볼수 있을만한 영화를 보고싶어요. 많이 보면 볼수록 관객들도 점점 익숙해져서 퀴어들을 쉽게 받아들여질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하고, 더욱더 다양한 사람간의 이야기를 볼수 있지않을까 싶기도 해요.
Olive
저는 개인적으로 퀴어영화라는 분류 자체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영화 주인공의 연인이 이성이냐 동성이냐에 따라 생기는 성격이나 행동 묘사에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그저 감독의 의도와 이야기의 전개에 맞게 인물 설정을 한 것 뿐이라는 생각이 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나중에는 그런 생각도 안 들게 자연스러워지겠지만요.
starbooks
저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요!! 집이 학교다닐 때 집이 인천이라 서울로 등하교하면서 자주 봤던 기억이 있어요. 벌써 26주년이라니... 신기하네요!! 이번에도 기대가 됩니다!!
동겸
안녕하세요! 우선 그믐 무비클럽에 참가해 다양한 사람들과 뜻깊은 대화를 많이 나눌 수 있게 되어 기대가 앞섭니다. 저는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을 추천드립니다. 이 영화제는 비주류의 감성에 환호하는 BIFAN과 비슷한 맥락으로, 영화를 통해 다양한 표현 방식을 실험하는 영화들을 선보이곤 합니다. 따라서 저는 이따금씩 실험영화제에 방문해 작품을 감상했을 때 예상치 못한 전개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곤 했습니다. 일상 속 권태에 지쳐가실 때처럼 새로움이 필요한 상황이시라면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을 추천드립니다!
starbooks
1-1. 남을 위한다고 '해주는' 말들이 결국 그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생각을 주입시키기 위해서임 을 계속해서 느끼게 되었습니다. 현대인들의 대화 양식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 같네요.
1-2. '그럴 수도 있지'가 인생의 모토입니다. 그 사람은 나랑 다르기 때문에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말 할 수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으면 받아들이기가 조금은 수월하죠. 열받을때도 있지만요.
1-3. 사회적으로 퀴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에 대한 자아성찰, 자기비판적 이야기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으로서는 '이걸 이해하지 못하는 너네가 이상한거야'라는 메시지가 일반적이니까요.
명희
1-1 철학과 과방에 있는 친구들의 옷이 모두 핑크색인 이유는 사랑의 대표적인 색이 핑크라 모두 핑크색을 입은걸까요?! 또 금연구역에서 다같이 담배를 피는 장면도 어떤 의도로 넣으신걸까 개인적으로 궁금했습니다.
수진의 실수에 ‘그럴 수 있지, 사랑해!’하며 한명씩 안아주는 연출은 특히 너무 귀여웠어요. 사랑 앞에서 뚝딱거리게 되고 사랑 앞에서는 위급한 상황이 보이지 않는 수진의 모습이 인상 깊었네요. 친구들이 수진에게 하는 말들이 날 선것 같아도 다 수진을 위해서 하는 말들이라 생각했지만 ‘진짜 마음 약한건 너희들!’이라는 대사을 통해 사실은 그게 수진의 한계를 멋대로 한정짓는 말들이라는 것을 깨달았던 것 같아요. 중요한건 타인들의 말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이라는걸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고 저도 수진이처럼 ‘가슴 방탄’ 되고 싶어요 !!!!!
명희
1-2 자존감 바닥,, 너무 어려워요 ㅎㅎ,, 한번 넘으면 되는 감정이 아닌 살면서 여러번 마주치게 되고 또 마주치게 될 것 같은 감정이라 여전히 어렵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확실한 극복법은 아직 잘 모르겠어요. 여러 방법을 시도하는 과정에 저는 있는 것 같습니다. 동기부여 되는 유튜브 영상을 찾아 보기도 하고 영화와 책을 통해 머리를 비워보려 하기도 하고,, 요즘은 일기 쓰는 방법을 하고 있습니다 ㅎㅎ 나쁜말(?)만 넘쳐나는 일기일 때가 많지만 좀 속이 시원해지는 것 같아 당분간은 일기를 애용할 것 같아요.
생각해보니 이것저것 해보는건 사랑의 경우도 매우 비슷한 것 같아요! 아는 분이 사람을 잊는데 걸리는 시간은 6개월이면 충분하다고 저한테 말해줬었는데 ,, 저는 특히 사랑 문제에 있어 이런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다.’는 말을 좋아하지 않거든요,, 근데 모순적이게도 매번 사랑 문제에 힘들면 시간아 언능 지나가라 ~ 하면서 산책을 많이 합니다 ,, ㅎㅎ
1-3 우선 퀴어퍼레이드가 열리는 날 이 영화를 보게 되서 느낌이 더 색다른 것 같네요. 감독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퀴어를 캐릭터나 이야기적인 특이점으로 가져가지 않는 영화를 보고 싶네요 ㅎㅎ 약간 모호한 답변인 것 같지만요. 아 그리고 장르가 판타지+ 퀴어영화가 처음이였어요! 그래서 판타지적 세계관이 있는 퀴어영화도 더 많이 보고 싶네요
세기말서림
안녕하세요! 그믐무비클럽을 통해 처음 영화 관련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니 너무 의미있는 활동이네요. :) 열심히 참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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