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읽기엔 자신이 없어서 함께 읽는 모임_내 안의 물고기(닐 슈빈)

D-29
110쪽의 그 문장이 정말 문학적 감수성을 살려주는 부분 같았어요. 어쩌면 진화의 과정에 대한 실마리를 찾기 위한 탐구에 대한 책이 저에게 조금 딱딱할 수 있었지만, 그 부분에서 잠시 문학적 상상력을 품어보게 되더라구요.. ^^ 공감되는 구절이란 사실에 기뻐서 한 번 더 찾아서 읽어봅니다 ^^
4장 도처에 이빨이 있다. 작가님 정말 흥미진진하게 글 잘쓰시는것 같아요. 이빨이라고 해서 코끼리 상아나 공룡 이빨 같은걸 상상했는데, 굉장히 작은 모래처럼 반짝이는 이빨을 찾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네요. 5억년전, 1억 9천만년전...이런 서술을 보면서 이게 사실 얼마나 오래오래 예전인지 상상할수 도 없는 아득한 생각이 들었어요. 그와 동시에 자연과 생명에 대한 경외감이 올라오더라구요. 과학자가 연구를 하는 기간은 한명이 길어야 50년 정도일텐데, 50년씩 얼마나 많은 과학자들이 모여 각자의 연구결과를 켜켜이 쌓아 올려가며 우리는 5억년의 지구의 역사를 밝혀나가고 있는 것구나! 인간에 대한 경외심드는 장이었습니다.
혼란스러워 보이는 곳에서 이따금 질서를 밝혀낸다는 것, 그것이야 말로 과학의 즐거움이다.
내 안의 물고기 p.135, 닐 슈빈
5장 사람 머리의 기원 '혼란스러워 보이는 곳에서 이따금 질서를 밝혀낸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과학의 즐거움이다.(135쪽)' 뇌신경에 매료된 작가는 사람의 머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역사를 알아야 하는데, 사람의 경우 역사는 하나의 수정란이라고 말합니다. 특히 뇌에는 단순한 신경도 있지만, 삼차신경과 안면신경과 같이 아주 복잡한 신경 구조도 존재한다고 하죠. 그것을 이해해가 위해 예로 제시한 건 바로 오래된 건물에 대한 이해입니다. 결국 건물의 전선과 배관을 이해하려면 건물의 역사도 알아야 하고, 중간 거주자들의 수리방법도 알아야 한다는 거죠. 사람의 머리는 아가미궁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궁에 따라서 머리의 뼈, 근육, 동맥, 신경의 체절이 규정되지만, 배아에서만 주로 드러나기에 성인이 될수록 머리에 판처럼 생긴 뼈들이 아가미궁을 덮어버리고 단순한 체절 형태들이 새롭게 배선된다는 것이 너무나 신기했어요. 147쪽의 사람과 상어의 배아 이미지 비교 그림을 보면 정말 '내 안의 상어'란 말이 이해가 될 정도로 사람과 상어가 비슷해 보이더라고요. 솔직히 저는 진화론을 믿지는 않지만, 이런 과학적인 증거들을 보다보면 그저 신비로울 따름입니다. 믿고 안 믿고를 떠나서 과학의 신비를 존중하게 되더라구요.
6장 최적의 신체 설계 '그토록 단순한 초기 배아에서, 고작 작은 세포 덩어리에 지나지 않는 것에서, 수조 개의 세포들이 정확하고 적절한 방식으로 정렬하기 시작하여 멋지고 복잡한 새, 개구리, 송어가 생겨난다는 게 놀라웠다.'(158쪽) DNA는 신비로움 그 자체란 생각을 합니다..
하루에 한장 읽기가 이렇게 어렵네요. 주말에 급한일이 생겨서 좀 밀렸어요. 얼른 수습하고 돌아오겠습니다. 다행히 아직 일주일이 남았네요. 열심히 따라 잡을게요.
저도 확실히 비문학엔 약한가봐요..ㅜㅜ 눈길을 사로잡는 부분만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어요^^
어제 휴가라서 4장을 연달아 읽었습니다. 사실 저는 제 전공분야랑 닿아 있어서 옛날에 배운걸 리마인드 하면서 읽고 있어요. 이 책의 특이점은 서정적인 문장인것 같아요. 과학책을 이렇게 쓸수도 있구나 감탄하는 지점에서 늘 눈길이 머무네요. 오늘은 좋았던 문장 뽑아서 올려볼게요.
맞아요! 과학자의 서정적인 문체! 언젠가 우리나라 과학자 특강에서 들은 말이 생각나네요! 청소년시기엔 문학소년이었다고 하셨거든요. 왠지 닐 슈빈 작가도 문학적 감수성이 풍부하실 것 같아요^^
암은 세포들이 협력할 때 지켜야 할 규칙들을 깨뜨린다. 협동 사회를 망가뜨리는 불량배처럼, 암은 제 이익을 좇아 행동하느라 급기야 공동체인 인체를 죽이고 만다.
내 안의 물고기 186쪽 - 제7장 몸의 탄생 부분 중, 닐 슈빈
이 문장을 하루 종일 생각했어요. 이 책을 읽으며 두 번째로 발견한 인상깊은 문장이예요. ^^ 사실 대부분 지식과 정보라서 그렇구나..하고 읽었는데 이 문장은 생각을 계속 하게 하네요.. 나에게 암세포같은 방해물은 무엇일지.. 내가 속한 공동체에서 암세포와 같은 적은 없었는지.. 지금 겪는 직장에서의 혼란함이 암세포같은데.. 어떻게하면 극복할 수 있을지 등등을요..^^
무릇 토론이란 처음에는 '모' 아니면 '도'식의 시나리오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린 극단적 입장들이 물러나고 대신 좀더 현실적인 접근법에 자리를 내준다.
내 안의 물고기 215쪽 제8장 코 그리고 냄새 맡기 중에서, 닐 슈빈
과학적 탐구의 과정 속에서 수많은 토론이 이뤄질텐데 이렇듯 보다 현실적인 접근점을 찾아가며 연구한 과학자들 덕분에 지금의 여러 발견과 진보가 있었겠다 싶어요. 특히 위 구절은 토론에 대한 자세와 이해를 돕는 데 적용해도 될 것 같고요!
사람들이 집을 구경하러 올 때는 가스레인지에서 양배추 수프를 끊이는 것보다 오븐에서 빵을 굽고 있는 편이 낫다. 사람들은 후각에 막대한 돈을 투자한다.
내 안의 물고기 217쪽 제8장 코 그리고 냄새 맡기 중에서, 닐 슈빈
공감입니다!! 달달+버터 향기라면 단숨에 마음을 사로잡을수 있을것 같아요. 양배추 수프 냄새는 어떻지??? 안끓여봐서 잘 모르지만 버터향을 이길수 있는건 없을지도요. ㅎㅎㅎ
정말 공감되는 문장이예요! 저는 후각이 사람의 기분에 미치는 영향이 정말 대단하죠! 오늘은 제 일터에도 북퍼퓸을 뿌려놔야겠어요^^
9장 눈 그리고 보기. 단색의 숲에서 다채로운 색조의 음식이 가득한 숲으로 바뀐 사건이 사람의 색각의 발생과 관계가 있다는 설명이 흥미로왔어요. 그것도 무려...5500만년전. 계속 얘기하지만 이 숫자 너무 비현실적이지 않나요. ㅎㅎㅎ
그러네요, 모든 옛날 이야기가 once upon a time~으로 시작하는 뉘앙스를 과학 책에선 5500만년 전이라든지 1억년 전 이라고 적히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예요^^
단색의 숲에서 다채로운 색조의 음식이 가득한 숲으로 바뀐 사건이 색각의 발생과 관계있다고 보아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내 안의 물고기 236쪽 9장 '눈 그리고 보기' 중에서, 닐 슈빈
저도 같은 부분이 눈에 띄어서 문장모음으로 남겨봅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기억전달자>가 떠올랐어요. 무채색의 사회에서 탈출한 유일한 기억전달자가 마주하는 컬러풀한 세상까지의 과정이 인상적이었거든요. 과학적으로도 단색이 다양한 색상으로 변화된 것이 색각의 발생과 관련있다는 말을 통해서 색각 발생 이전이 기억전달자 책의 일관되고 개성이 무시되는 통제된 사회를 의미하고, 색각이 발생한 이후가 다양성을 인정하고 희노애락을 다 느끼는 지극히 인간적인 삶으로의 진보를 보여주는 것 아닌가 싶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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