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손목을 가진 물고기 / 손목을 가졌다니...제목부터 흥미 진진합니다. 팔굽혀 펴기를 하는 물고기를 상상해보니 약간 개구리 같은 포즈가 연상되기도 했는데 크기가 4-5미터 되고 이빨도 철도에 박는 대못만했다니 생각만 해도 무시무시한 포식자가 아닙니까! (드드드) 이 챕터에서는 시체의 손을 대면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손이야 말로 인간의 본질이라는 느낌이 들었던 작가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되었어요. 자연과학에세이를 읽으면서 이런 울컥하는 감정이 들줄이야.
혼자 읽기엔 자신이 없어서 함께 읽는 모임_내 안의 물고기(닐 슈빈)
D-29
바나나
아리사김
저도 작가의 자연과학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남다른 점에 경의를 표하고 싶었어요. 얼마나 감격하고 신기해하며 연구로 이어지는 순간의 기쁨을 느끼며 행복했을까 싶으니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작가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더라구요. ^^
아리사김
상어 지느러미 발생에 관여했던 오래된 유전자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사용됨으로써 손,발가락을 지닌 팔다리를 만들어냈던 것이다. 그것이 전환의 핵심이다.
『내 안의 물고기』 79쪽 제3장의 서문, 닐 슈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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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사김
>>누가 연구해서 유전자의 쓰임에 영향을 준 것도 아닌데 환경에 의해서 혹은 유전자 그 자체가 새로운 시도를 하며 진화의 흐름을 이끌어온 것일까 하는 신비로운 생각을 하게 하는 구절입니 다~~
바나나
3장 지느러미에서 손으로 / 화석 연구 만큼이나 DNA 연구는 흥미진진 합니다. 내안의 파리, 닭, 홍어가 있다는 사실은 정말 놀라워요.
아리사김
그쵸! 저도 그 부분에서 진화의 신비로움을 느꼈어요. 그리고 세상 모든 것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말도 생각났고요~^^
학창시절에 이런 책을 읽었다면 좀더 탐구심, 호기심 갖고 공부하지 않았을까 싶어요ㅋㅋ
아리사김
4장 도처에 이빨이 있다.
작가가 현장 고생물학을 탐사하면서 겪은 일화가 기억에 남아요. 뭔가 조직적이고 정돈된 방식으로 탐사하리라 기대한 것과는 달리 처음에 작가의 눈에는 그저 하나의 암석을 기준으로 무작위로 흩어져서 뼛조각을 찾는 모습들이었다고요. 그러나 한 번 전문가적인 눈을 틔우고 나니 모든 것이 달라보였다는 부분을 서술한 부분이 교훈이 되었어요.
'갑자기 사막 바닥이 뼈들로 넘쳐났다. 예전에는 바위만 보이던 곳이 이제는 눈만 돌리면 작은 화석 조각 천지였다. -중략- 무계획적인 집단행동으로 비치던 작업이 갑자기 너무나 질서정연하게 보였다.'(111-112쪽)
이 부분에서 한 번 눈을 뜨니 모든 것이 선명해짐을 겪는 작가의 느낌 그대로 서술된 것 같아서 공감이 되었어요.
또 상당히 인문학적인 표현도 찾았어요. 화석을 탐사하다보면 불모지 수킬로미터의 평원 한 가운데에서 작업을 하기도 하는데 그 순간 작가가 느낀 기분을 서술한 부분이었어요.
'우리가 찾는 화석들은 아주 작아서 크기가 몇 센티미터에서 몇 십 센티미터 정도였다. 우리의 세상은 그토록 좁았다. 우리를 둘러싼 광막한 사막의 전경과 우리 내면의 환경은 극명한 대조를 이루었다. 나는 함께 걷는 동료가 지구에서 남은 유일한 사람인 것처럼 느꼈고, 내 존재 전체가 자갈 조각들에 쏠려 있는 기분이었다.'(110-111쪽)
삶의 공간에서 마주한 자신과 또 다른 사람에 집중한 부분이라 더욱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마치 순간 이동을 해서 저도 끝없이 펼쳐진 평원 위에서 조그마한 화석 하나 발견하기 위해 착륙한 사람이 된 기분이었거든요..
아울러 상당히 질서정연하고 직업윤리가 돋보이는 부분도 발견했어요.
112쪽에 탐사단의 암묵적이지만 확고한 규칙이 언급된 부분인데요. 규칙 하나, 가장 생산성이 높아 보이는 바위로 가라. 규칙 둘, 남의 뒤를 쫓지 말고 새 영역을 개척하라. 규칙 셋, 수입이 짭짤해 보이는 영역에 다른 사람이 있으면 새로운 장소를 물색하라.
여기서 세 번째 규칙이야말로 직업윤리와 도덕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 같아요. 눈앞에 확실히 보이는 노다지를 포기해야 한다는 건 엄청난 윤리의식이 필요한 순간이 아닐까 싶어서요.. ^^
바나나
저도 110페이지 이부분 밑줄 쳤답니다. ^o^
아리사김
110쪽의 그 문장이 정말 문학적 감수성을 살려주는 부분 같았어요. 어쩌면 진화의 과정에 대한 실마리를 찾기 위한 탐구에 대한 책이 저에게 조금 딱딱할 수 있었지만, 그 부분에서 잠시 문학적 상상력을 품어보게 되더라구요.. ^^ 공감되는 구절이란 사실에 기뻐서 한 번 더 찾아서 읽어봅니다 ^^
바나나
4장 도처에 이빨이 있다.
작가님 정말 흥미진진하게 글 잘쓰시는것 같아요. 이빨이라고 해서 코끼리 상아나 공룡 이빨 같은걸 상상했는데, 굉장히 작은 모래처럼 반짝이는 이빨을 찾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네요.
5억년전, 1억 9천만년전...이런 서술을 보면서 이게 사실 얼마나 오래오래 예전인지 상상할수 도 없는 아득한 생각이 들었어요. 그와 동시에 자연과 생명에 대한 경외감이 올라오더라구요.
과학자가 연구를 하는 기간은 한명이 길어야 50년 정도일텐데, 50년씩 얼마나 많은 과학자들이 모여 각자의 연구결과를 켜켜이 쌓아 올려가며 우리는 5억년의 지구의 역사를 밝혀나가고 있는 것구나! 인간에 대한 경외심드는 장이었습니다.
바나나
혼란스러워 보이는 곳에서 이따금 질서를 밝혀낸다는 것, 그것이야 말로 과학의 즐거움이다.
『내 안의 물고기』 p.135, 닐 슈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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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사김
5장 사람 머 리의 기원
'혼란스러워 보이는 곳에서 이따금 질서를 밝혀낸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과학의 즐거움이다.(135쪽)'
뇌신경에 매료된 작가는 사람의 머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역사를 알아야 하는데, 사람의 경우 역사는 하나의 수정란이라고 말합니다.
특히 뇌에는 단순한 신경도 있지만, 삼차신경과 안면신경과 같이 아주 복잡한 신경 구조도 존재한다고 하죠. 그것을 이해해가 위해 예로 제시한 건 바로 오래된 건물에 대한 이해입니다. 결국 건물의 전선과 배관을 이해하려면 건물의 역사도 알아야 하고, 중간 거주자들의 수리방법도 알아야 한다는 거죠.
사람의 머리는 아가미궁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궁에 따라서 머리의 뼈, 근육, 동맥, 신경의 체절이 규정되지만, 배아에서만 주로 드러나기에 성인이 될수록 머리에 판처럼 생긴 뼈들이 아가미궁을 덮어버리고 단순한 체절 형태들이 새롭게 배선된다는 것이 너무나 신기했어요. 147쪽의 사람과 상어의 배아 이미지 비교 그림을 보면 정말 '내 안의 상어'란 말이 이해가 될 정도로 사람과 상어가 비슷해 보이더라고요. 솔직히 저는 진화론을 믿지는 않지만, 이런 과학적인 증거들을 보다보면 그저 신비로울 따름입니다. 믿고 안 믿고를 떠나서 과학의 신비를 존중하게 되더라구요.
아리사김
6장 최적의 신체 설계
'그토록 단순한 초기 배아에서, 고작 작은 세포 덩어리에 지나지 않는 것에서, 수조 개의 세포들이 정확하고 적절한 방식으로 정렬하기 시작하여 멋지고 복잡한 새, 개구리, 송어가 생겨난다는 게 놀라웠다.'(158쪽)
DNA는 신비로움 그 자체란 생각을 합니다..
바나나
하루에 한장 읽기가 이렇게 어렵네요. 주말에 급한일이 생겨서 좀 밀렸어요. 얼른 수습하고 돌아오겠습니다. 다행히 아직 일주일이 남았네요. 열심히 따라 잡을게요.
아리사김
저도 확실히 비문학엔 약한가봐요..ㅜㅜ 눈길을 사로잡는 부분만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어요^^
바나나
어제 휴가라서 4장을 연달아 읽었습니다. 사실 저는 제 전공분야랑 닿아 있어서 옛날에 배운걸 리마인드 하면서 읽고 있어요. 이 책의 특이점은 서정적인 문장인것 같아요. 과학책을 이렇게 쓸수도 있구나 감탄하는 지점에서 늘 눈길이 머무네요. 오늘은 좋았던 문장 뽑아서 올려볼게요.
아리사김
맞아요! 과학자의 서정적인 문체! 언젠가 우리나라 과학자 특강에서 들은 말이 생각나네요! 청소년시기엔 문학소년이었다고 하셨거든요. 왠지 닐 슈빈 작가도 문학적 감수성이 풍부하실 것 같아요^^
아리사김
암은 세포들이 협력할 때 지켜야 할 규칙들을 깨뜨린다. 협동 사회를 망가뜨리는 불량배처럼, 암은 제 이익을 좇아 행동하느라 급기야 공동체인 인체를 죽이고 만다.
『내 안의 물고기』 186쪽 - 제7장 몸의 탄생 부분 중, 닐 슈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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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사김
이 문장을 하루 종일 생각했어요. 이 책을 읽으며 두 번째로 발견한 인상깊은 문장이예요. ^^ 사실 대부분 지식과 정보라서 그렇구나..하고 읽었는데 이 문장은 생각을 계속 하게 하네요..
나에게 암세포같은 방해물은 무엇일지.. 내가 속한 공동체에서 암세포와 같은 적은 없었는지..
지금 겪는 직장에서의 혼란함이 암세포같은데.. 어떻게하면 극복할 수 있을지 등등을요..^^
아리사김
무릇 토론이란 처음에는 '모' 아니면 '도'식의 시나리오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린 극단적 입장들이 물러나고 대신 좀더 현실적인 접근법에 자리를 내준다.
『내 안의 물고기』 215쪽 제8장 코 그리고 냄새 맡기 중에서, 닐 슈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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