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안온] 화씨451 목요자유독서모임 지정도서

D-29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는 요즘의 세상에 꼭 필요한 말인것 같아요. 느림의 미학. 좀 천천히 지나가면 좋을텐데.. 전 풀도 보고 꽃도 보고 하늘도 보고싶습니다. 좀 천천히 살고싶어요^^
맞아요. 사람들은 주변을 둘러보기 보다 빨리빨리만 외치는 것 같아요. 빨리 해결하고 빨리 다음 것을 또 찾고요.
{화씨451}은 책을 금지하는 세상이지만 이렇듯 우리가 사는 현실에서 언론을 통제한다거나 국민들의 희망과는 동떨어진 자유에 대한 박탈을 우리 몸으로 직접 겪는다면 어떨까요. 언론통제는 우리나라도 있어 왔고 지금도 어쩌면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르죠. 책의 소중함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의 자유를 한 번 더 생각해보는 책이었습니다.
책들은 있는 그대로의 삶의 모습을, 숨구멍을 통해서 생생하게 보여지는 삶의 이야기들을 전해 준다오.
화씨 451 p137,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박상준 옮김
제가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인것 같습니다. 소설 속 인물들의 사연들을 읽어 나가다보면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닌 소설 밖, 실제 우리들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내가 내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입장이 되어 공감하고 이해하고 위로받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소설 뿐만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책들에는 그런 힘이 있는것은 분명합니다.
소비되는 문화컨텐츠들이 모두 인생을 대신 경험할 수 있게 해주지만, 책이 가진 경험은 다른 시각적 경험과는 또 다른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아요. 태생적으로 다른 부분이 전달되는 게 있다고나 할까요. 말로 표현하려니까 어렵네요.
불의 참된 아름다움은 책임과 결과를 없애 버린다는 데 있지. 견디기 힘든 문제가 있으면 화로에다가 던져 버리면 돼.
화씨 451 p186,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박상준 옮김
드라마 속 장면이 연상되기도 한 문장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뭔가 숨기고 싶거나 외면하고 싶을때 큰 드럼통 속에 모든걸 태우는 장면들이 자주 나오잖아요^^ 어떠한 문제가 발생했을때 그걸 외면하고 그냥 떠넘기다보면 결국은 극단으로 치닫게 되는것 같습니다. 스스로 문제 상황을 파악하고 해결하기 위해 생각하고 감정을 살핀다면 어떨까요. 불태워 버린다고 문제들이 없어지는건 아닌것 같습니다. 오히려 그 감정들을 맞대면 하다보면 상상만 했던 두려움들이 별것 아니었거나 엉킨 실타래를 풀어 나가는 것처럼 차분해졌던 것 같습니다. 불태운다고 책임과 결과가 사라지는 건 아니었습니다.
이 책에서도 한국 사람들은 건물이 오래되면 다 부수고 다시 짓는다고 하잖거든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독서 금지령이 내려지면 진짜 분서 이벤트 같은 걸 할 것 같아요. 어느 공원에 책을 쌓아놓고 캠프 파이어를 한다던지... 새로운 시작! 이런 플래카드도 걸릴 것 같고요.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도시는 단순히 건축물이나 공간들을 모아 놓은 곳이 아니다. 도시는 인간의 삶이 반영되기 때문에 인간이 추구하는 것과 욕망이 드러난다. 이 책은 자신들이 만든 도시에 인간의 삶이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과연 더 행복해지는지 아니면 피폐해지고 있는지 도시의 답변을 들려준다.
{골치 아픈 걸 싫어하는 사람들은 그저 달덩이처럼 둥글고 반반하기만 한 밀랍 얼굴을 바라는 거야. 숨구멍도 없고 잔털도 없고 표정도 없지...p137} 초반에 나왔던 몬태그의 잔인한 미소가 떠오릅니다. 속이 텅 빈 밀랍인형 같은, 텅 빈 내면을 지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세상, 과연 현재 우리들의 얼굴과도 크게 다를게 있을까요? 거울 속 우리들의 얼굴을 비춰 보며 생각해봐야 하겠습니다.
아저씨는 다른 방화수들과는 달라요. 아저씨는 제가 얘기를 할 때면 저를 쳐다보세요. 제가 달 얘기를 하면 달을 쳐다봐요...하여튼 아저씨는 방화수라는 직업하고는 좀 맞지가 않아요.
화씨 451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박상준 옮김
{화씨451}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문장입니다. 우리는 얼마나 그럴까요? 아니 나 자신 역시 그럴까..라는 질문을 해보기도 했던 문장이었구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나의 시선 또한 그를 따라 머무르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하늘을 보고 이야기 할때 하늘을 함께 바라보고 꽃 얘기엔 꽃을 보며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그저 떼거리로 모여 있기만 하면 뭐해요? 아무 말도 나누지 않고 그냥 모여 있기만 해도 사회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학교에서 우리는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아요. 이미 정해진 해답을 따라가기만 할 뿐이죠. 감옥의 이 방 저 방으로 옮겨다니듯 교실을 4시간이 넘도록 돌아다녀요.
화씨 451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박상준 옮김
아..클라리세의 이 말이 왜이리 뜨끔하고 마음 한켠이 쎄~할까요ㅠㅠ 가끔 그럴 상황이 필요할때도 있어!!라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하게 마냥 떼거리로 모여만 있게 외면 하진 않았는지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불태우는 일은 즐겁다.' 첫 문장부터 강렬합니다. 무엇을 불태우는 것일까. 누가 불태우는 것일까. 상상하며 책 읽기 시작합니다!
저도 불은 화려하고 또 모든걸 잠재우는 거지 ~하면서 읽었는데 태우는 대상이 책이고 화씨 451이 책이 타는 온도라는 걸 알았을 때 너무 맘이 아팠어요 ㅜㅋㅋㅋ
보람 있는 일이죠. 월요일에는 밀레이를, 수요일에는 휘트먼을, 금요일에는 포크너를 재가 될 때까지 태우자. 그리고 그 재도 다시 태우자. 우리들의 공식 슬로건이죠.
화씨 451 22쪽,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박상준 옮김
휘트먼 시집을 지금 읽고 있는 저로서는 이 문장에서 "왓 더!" 를 외칠 수 밖에 없었네요. 분서갱유라.... 모든 이가 두려워하는 방화수라는 직업을 가진 주인공 가이 몬태그. 그리고 신비한 소녀 클라리세 매클런의 만남을 따라갑니다.
저는 하나도 안 웃긴데 아저씨는 웃으시더군요. 그리고 제가 질문을 하면 그냥 생각 없이 금방 대답을 하시고. 대답을 생각해 보려고 걸음을 멈추시거나 하시진 않았거든요.
화씨 451 23쪽,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박상준 옮김
이 장면이 진짜 소름 돋았어요. 지금 젊은 세대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 같았거든요. 물어보면 이모티콘으로 툭 대답이 돌아오고, 생각하기 싫어서 고민조차 하지 않고 질문부터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한 답도 길면 요점 정리를 요청하고... 생각하지 않는 세상은 권력과 통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세상이죠. 그렇게 되면 정말 무서운 세상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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