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안온] '공부할 권리' 사색모임

D-29
공부할 권리라.. 공부할게 너무 많은 1인으로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제목이네요.
10대 때는 공부 소리만 들어도 진절머리가 났는데(물론 지금도 좀 그렇지만요),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찾아서하다보니 즐거운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정여울 작가님의 {공부할 권리}를 한 단락씩 천천히 읽으며 또 작가님의 이야기들을 곱씹으며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던 것만으로 스스로가 원하는 공부를 한 듯 충족감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살아가면서 스스로 원해서 알고자 하는 다양한 분야를 찾고 생각하고 함께 이야기 해나가며 만족하는 것이 삶에 있어서 진정한 공부하는 사람이며 당당히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공부를 할 권리가 있는 소중한 사람이지 않겠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취업을 위한 스펙을 위한 공부도 물론 해야겠지만, 그 모든 것에 앞서서 내가 나답기 위한 공부가 제일 먼저인 것 같아요. 요즘 뉴스에도 나오지만 아이들이 학업은 열심히해도 인성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잖아요. 공부를 아무리 잘해도 인간답지 못하다면 그 공부가 무슨 쓸모가 있나 싶어요.
{공부할 권리} 속 작가가 들려주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너무 재밌고 집중이 되었습니다.
아킬레우스는 아들을 죽인 자신에게 간청하는 프리아모스에게 헥토르의 시체를 넘겨 주며, 헥토르의 장례 기간 동안에는 전쟁을 멈출 것을 약속합니다.
공부할 권리 p40, 정여울
너무나 집중해서 봤던 영화 {토로이}에서 이 장면을 감명 깊게 봤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작가님이 이야기를 잘 풀어서 설명해서인지, 브래드피트의 연기가 멋있어서인지, 호메로스 {일리아드} 이야기가 너무 재밌었다.
겨우 한 사람이기 때문에 아무 힘이 없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통렬한 반성과 냉철한 비판이 모여 세상을 좀 더 낫게 할 수 있다고 본 것이지요.
공부할 권리 p63~64, 정여울
세상은 힘 있는 몇몇사람들에 의해 움직여지는 것 같아보여도 개개인의 작은 힘들이 모이면 큰 힘이 됨을 믿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가 할수 있는 일을 하면 된다. 작은 여러 힘들이 모여 세상을 움직인다는 것을 믿는다.
이 이야기가 참 중요한 게, 나 하나쯤~ 하면서 행동하지 않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그 중 하나가 투표잖아요. 어차피 찍을 사람 없으니까 안찍고 놀러갈래~ 나 하나쯤~ 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투표를 한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무효표라도 행사해야하는데, 무효나 안하는 거나 같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구요. 그런 '나 하나쯤'이 쌓여가면 결국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그들의 입맛에 맞게 세상을 바꿔가겠죠
이 책에서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영화, 철학, 신화 등 작가가 알고 있는 여러 분야의 이야기를 들여주면서 인간다운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화{변호인} 이야기가 나와 십년전 봤던 그 영화를 다시 보는 시간도 가졌다. 작가가 이야기하는 정의로움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다.
저도 오늘부터 재독서 들어갑니다! 오래전에 읽었던 책이라 내용이 가물가물했는데, sorry님이 올려주시는 발췌문들을 보다보니 다시 한 번 읽어도 새롭게 느껴질 것 같아요~ 좋은 문장들이 많았던 책으로 기억하고 있어서 다시 한 번 읽으면서 그 좋은 문장들을 되새겨 보겠습니다!
끊임없이 자신의 능력을 시험하며 다양한 분야로 상상력을 확장하는 '확산적 사고'는 성인이 되면서 점점 퇴화합니다. 성인들은 점점 나는 원래 수학을 못해, 나는 원래 음치야, 이런 식으로 자신의 사고와 행동에 제약을 두는데, 이런 것이 바로 '수렴적 사고'입니다.
공부할 권리 p.18, 정여울
머리를 세게 한대 맞은 기분이에요. 진짜 조금씩 나이를 먹어가면서 느끼는 건, 해보지도 않고 이건 못하는 거야라고 단정지어 버리거나, 과거에 잘 못했던 것들을 지금도 잘 못할 거라고 확신하듯 말할 때가 많더라고요. 그때는 못 먹었던 것, 그때는 못했던 것, 그때는 몰랐던 것을 지금은 충분히 할 수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저 자신의 한계를 그어놓은 영역들이 확고하게 보였어요.
슬픔을 절제하는 것과 슬픔 자체로부터 도피하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뭐든지 '빨리빨리'를 외치는 사회에서 이제는 슬픔마저 빨리 스쳐 지나가야만 하는 귀찮은 정류장쯤으로 치부되지요
공부할 권리 p.51, 정여울
우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고, 누군가의 죽음마저도 슬퍼할 시간이 아깝다며 장례를 하루씩 줄여가는 지금을 다시 생각하게 하네요. 슬픔이 차올랐을 땐 그 슬픔을 완전히 해소하기 위해서 슬픔을 온전히 누려야 하는데, 사회의 모든 시스템이 그런 시간마저도 사치라고 압박하는 듯합니다.
통증은 공포를 자아내지만 분명 우리에게 어떤 절박한 메세지를 전달합니다.(중략) 견딤의 가치는 퇴색하고, 효과 빠른 진통제의 중독성은 커집니다. 작은 고통에서도 쉽게 건강염려증에 시달리고, 과잉 진료의 폐해도 급증하게 되었습니다.
공부할 권리 p.60, 정여울
'아픔=비정상적인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조금 아픈 것은 자연적으로 나아질 수 있으며, 아픔을 통해 내 몸이 정상일 때의 감사함도 느낄 수 있다고 봅니다. 조금만 아파도 약과 치료로 정상으로 되돌리려는 것이 이 책에서도 말하듯 아픔에 대한 내성 혹은 아픔에 대한 견디는 마음을 퇴색시키고, 정상화를 위한 조급함만 키우는 것은 아닐까요.
한 사람의 정의는 수많은 사람들의 '길들어 버린 침묵'을 깨뜨리는 기폭제가 됩니다.
공부할 권리 p.78, 정여울
갑을 관계의 폭력성에 길들어 버린 현대인들은 나 혼자서 무엇을 바꾸겠나, 나 혼자 싸워 봐야 뭐 하나, 하는 패배주의에 젖어 있습니다.
공부할 권리 p.93, 정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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