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12.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무슨서점

D-29
평소 자잘한 고민을 잘 하지 않는 다소 건조한 성격인 나는, 고민이 있어도 대개 해결책을 알고 있으며, 다만 실천에 옮기느냐 마느냐가 문제였을 뿐이다.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책머리에, p6, 임경선 지음
'괜찮은 어른'은 신기루 같은 것일까? 나이 드는 일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필연이겠지만 지켜나갈 중심은 스스로 정하고 싶었다.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P.7, 임경선 지음
저는 머리말 부분은 한문장 한문장이 다 와닿아서 통째로 밑줄을 긋는 마음으로 읽었어요.
나는 예전보다 더욱 나다워졌고 그것은 내게 충만한 기분을 안겨주었다.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4%, 임경선 지음
이 부분 읽고 "너 답지 않아." "나다운 게 뭔데?" 이 드라마 대사가 떠오른 분들 많으실 것 같아요. 이제는 우스개가 된 대사지만 책 제목도 그렇고 "나 답다" 를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인 것 같아요.
우리에게 남겨진 최선의, 혹은 유일한 방법은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이다. 대체 그게 뭔데? 왜 '나답게' 살아야 하는 건데, 라고 당신은 물을지도 모른다. 왜 그래야 하느냐면, 누가 뭐래도 나는 남과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사람 한 사람 개별적인 존재로 태어난 우리는 그래서 가급적 내가 나 자신과 불화하지 않고 살 수 있도록 스스로의 삶을 각별하게 보살피고 조율해야만 한다.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책머리에 p.8, 임경선 지음
저도 예전에는 '나답다'는 말이 뭘 의미하는 걸까 생각이 많았는데,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더 나다워지는 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고쿠라29님이 말씀하신 드라마 대사도 떠오르고요(하하). 남겨주신 문장 중에 '나는 남과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라는 문장에 더 집중하게 됩니다. 또래 문화가 강했던 어린 시절에는 남들과 다른 저의 모습이 보편적이지 않아 도드라져보이고, 외톨이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오히려 나답기를 포기하고, 본래 모습을 감춘채로 보편적인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한 여러 문화를 '억지로' 체득해야했고요. 하지만 나이를 먹어갈수록 보편적인 집단에 꼭 머물러있을 필요가 없다는 걸 많이 느끼고 있어요. 그건 그들이고, 저는 저일테니까요. 제가 임경선 작가님의 글을 좋아했던 것도 이런 이유가 컸던 것 같아요. '다르고 이상하기 때문에' 고유한 관점을 가질 수 있어 글쓰기에 이점이 되었다는 임경선 작가님의 말씀처럼, 이제는 나답게 나이들어가는 제 모습에서 어떤 고유성이 보이는 것만 같았거든요. 우르르 몰려다니며 집단을 형성하고 권력을 행사하던 문화가 점점 더 개인의 고유한 모습에 집중하는 문화로 나아가는 것 같아요. 아주 느리지만 조금씩은 오고있는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정말 무리에 동화되기 위한 노력을 고통스러우리만치 많이 했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게 뭐라고 그렇게 신경을 썼을까 싶은데 그 땐 그런 문제들이 너무 중요했어요. 어떤 시선들이 너무 아팠고 배제된다는 것이 너무 무서웠습니다. 시간에 따라 저 스스로도 자연스레 성숙하기는 합니다만 어린 친구들이 너무 이러한 압박에 시달리지 않도록 인식의 전환? 들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자연스럽고 꾸미지 않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좋은 의미로 연기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사람이 진실할 필요는 있지만 진실하기만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사람은 '눈치'가 있어야 한다. 나이 들어서 눈치 없는 사람은 그간 남을 배려할 필요가 없었던 사람일 것이다. 너무 게으르고 오만하다고 생각한다. 눈치라는 것은 내가 어떤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능력으로, 어른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한다.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31%, 임경선 지음
성장기에 오랜 외국 생활을 했던 나는 '쟤는 조금 우리와 다른 아이, 이상하고 알 수 없는 아이'라는 시선을 받아서 그것이 약간의 서글픔으로 가슴에 남아 있다. '나는 이상한 사람이 아니야. 나는 그냥 나일 뿐이고, 나는 정확하게 이해받고 싶어'라는 내적 충동이 항상 있었다. 그들의 말대로 '다르고 이상하기 때문에' 고유한 관점을 가질 수 있어서 글쓰기에 있어서는 이점이 되어준 부분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47%, 임경선 지음
나이 듦에 대해 쓰지 않은 이유를 구구절절 나열했지만, 어쩌면 진짜 이유는 이것 하나로 충분할지도 모른다. 나이 들어서 좋은 것은 사실 하.나.도.없.기.때.문.이.다. 굳이 암울한 이야기를 내가 나서서 쓸 필요가 있나? 나는 기분을 처지게 하고 싶지 않았다.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나이를 잊고 살 수 있을까 p.18, 임경선 지음
나이 듦은 많은 것들의 악화와 쇠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그냥 늙는 거지 뭐', '어차피 망한 거..... 배 째라' 같은 마음. 가만히 두면 퇴보하는 것이 인간이다. 너무 쉽게 퇴보해서 내가 퇴보하는 것조차도 의식할 겨를이 없다.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나이를 잊고 살 수 있을까 p.21, 임경선 지음
에이지리스한 사람들은 어느 정도 자기 완결된 사람에 가깝다. 이미 자신이 견고한 사람이기 때문에 인간관계에 '목적'을 우선시하지 않는다. 견고한 사람들이기에 사적인 인간관계에서 내가 이해관계를 가지고 누군가와 인맥 맺어서 득을 봐야겠다, 이런 것은 별로 바라지 않는다. 이렇게 목적 지향적인 인간관계를 맺는 대신, 이해관계가 없어도 사소한 얘기부터 깊은 얘기까지 두루 할 수 있는 그런 관계를 차분히 곁에 둔다. 남녀노소는 물론 가리지 않는다. 이때 가장 중요한 조건은 '즐거워야'한다는 것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나이를 잊고 살 수 있을까 36p, 임경선 지음
저는 반대로 어린 시절에는 그런 고민을 전혀 하지 않았었는데,, 나이를 먹어가면서 제가 속한 집단에서 조화롭게 지내고자 안간힘을 쓰며 지냈어요. 언젠가부터는 진짜 내 생각은 뭔지, 내가 정말 원하는건 뭔지, 나 자신에 대한 것들이 점점 희미해지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연해 님이 말씀하신 "그건 그들이고, 나는 나다." 라는 결론에 다다를때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던것 같아요. 책을 다시 읽기 시작한건 5-6년쯤 된것 같은데요, 책을 읽으며 확실히 느낀건 책을 읽을때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을 정말정말 아주 많이 하게 된다는 것이예요. 책 읽기는 '나다움'을 찾기 위한 첫번째 방법으로 알고 여전히 실천중입니다. :)
책을 읽으면서 정말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렇다고 해도 나 자신에게만 몰입하여 세상을 잊거나 주위에 무관심해지지도 않고요. 진짜 나를 발견하면서 오히려 타인을, 세계를 이해하는 눈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독서가 정말 짱이에요! ^^
세간에서 흔하게 거론되는 '나다움'은 결코 쉽지가 않다.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생각과 실천을 부단히 반복하며, 더듬더듬 걸어가야 하는 좁은 길이다.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P.8-9, 임경선 지음
나이 들어 필요한 건 '돈'이라는 말이 있지만 '나 자신으로 잘 나이가 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일'인 것 같다.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나이를 잊고 살 수 있을까 p.31 , 임경선 지음
저도 이 문장에 밑줄을 쳤습니다. 일을 놓고나서 갑자기 무기력해지는 분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 때 그토록 활발하게 자기 일을 하던 그 수많은 여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어느 순간 시야에서 사라져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나이가 들어서도 자기가 가치를 보탤 수 있는 영역에서 활발하게 일하고 있는 사람을 더 많이 볼 수 있어야만 한다.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p.36, 임경선 지음
글을 쓴다는 건 영감이 찾아올 법한 분위기 좋은 카페에 가서 노트북 펼쳐놓고 그날의 기분이나 소소한 발견을 적는 것이 아닐 것이다. 쓰고 싶은 주제를 둘러싼 자료들을 찾아 읽고 공부를 해서 쓰고자 하는 것에 깊이와 풍부함과 디테일을 더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그 과정에서 내가 쓰고자 하는 내용을 스스로가 잘 '소화'하고 있어야 한다. 필요한 주제에 대해서 자료 조사를 하다 보면 쓰면서도 계속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겨서 내 글을 앞으로 나아가게 만든다.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작가로 생존할 수 있을까 12 / 50%, 임경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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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앨리슨 벡델 - 펀 홈시무라 타카코 - 방랑소년 1저메이카 킨케이드 - 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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