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 × 책걸상 함께 읽기] #24.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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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경험만으로 소설을 쓴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죠. 그리고 그런 작업은 꽤 많이 힘듭니다. 저는 전작 중 하나인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라는 장편을 쓰는 과정에서 마음에 심하게 상처를 입었습니다. 가장 제 이야기를 많이 담은 장편인데, 과거를 꼼꼼하게 복기하는 일이 너무 아프더라고요. 그 이후에는 <젠가>나 <정치인>처럼 저와 거리를 둔 주제를 다룬 장편을 쓰고 있습니다. 제가 기자로 10년 넘게 일했다는 게 소설을 쓰는 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습관처럼 다양한 사안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고, 그 사안을 취재해 소설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아직까진 소재 걱정을 해본 일이 없습니다. 앉아서 머리로만 쓰지 않는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소설은 작가의 삶과 무관하긴 어렵지만, 작가의 삶과 일치하지도 않습니다. 언젠가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를 때가 올지도 모르지만, 그런 날이 오면 억지로 소설을 쓰진 않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말씀을 해주시니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라는 작품이 궁금해지네요. 마침 전자책도 출간되어 있고 찾아서 읽어보겠습니다.
윌라를 이용하시면 오디오북으로 들으셔도 좋습니다. 저는 제 소설인데도 성우들의 목소리로 들으니 완전히 다른 작품 같아 신선했습니다. https://www.welaaa.com/audio/detail?audioId=9767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드라마 〈허쉬〉의 원작소설 작가이자, 조선일보판타지문학상과 백호임제문학상 수상작가 정진영의 신작 장편소설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가 출간되었다. 이번 소설의 테마는 ‘어머니’이다. ‘어머니’라는 테마는 소설의 소재이자 주제로 종종 사용되어 왔지만, 보통 당위적인 사랑과 헌신의 존재일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 주인공이 찾아가는 어머니의 옛 흔적에서 발견하는 것은 ‘지금의 나보다 어렸던 시절’을 간직한 어머니의 삶, 그 자체다. 꿈을 품었던 소녀
윌라에도 있었네요. 윌라 구독 중인데 이북과 오디오북을 번갈아가며 읽어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저도 이런 생각을 자주 합니다. 10대, 20대의 반짝이는 /치욕스러운 /강렬한/ 슬픈 /아름다운 경험을 풀어낸 이후 작가는 무엇을 쓸 수 있을까? 같은 이야기 재탕, 삼탕에 이른 작가들도 솔직히 많이 봤고요. 자기 경험을 풀어낸 이후엔 다르게 채워야 하겠지요. 어쩌면 진짜 문학은 그 때부터 시작일까요?
저도 궁금했던 생각이었습니다. @메롱이 님은 쓰시는 글을 보면 매번 날카로운 지점을 짚으시는 것 같습니다. 작가의 경험이 소진되고 나면 작가가 인생에 걸쳐 천착하는 관념(또는 가치)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제가 볼 때는 무라카미 하루키는 상실감, 마츠모토 세이초는 질투(또는 열등감), 장강명 작가님은 삶의 의미 이런 관념에 천착하는 것 처럼 보입니다.
요식업 비유가 적절한진 모르겠지만 김밥천국처럼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던 음식점이 어느 순간 하나의 메뉴에 꽂히면서 조리사의 에너지 효율과 맛에 최적화된 메뉴 하나를 전문적으로 취급하게 되는 맛집 영웅 서사 같네요.
야구 선수는 에이징 커브가 오는 30대 중후반 이후엔 자연스럽게 은퇴를 하고 그라운드를 떠나게 되더군요. 그런 면에서 문학은 가시적이고 실체화된 몰락의 기운(타율이 떨어지거나 방어율이 오르고 수비 가능 범위가 좁아지는 등)을 감지하기가 쉽지 않아서 유독 난이도가 높은 거 같아요.
정:의역,공역 치:역까지 함수 너무 어려워요 ㅠㅠ
@정진영작가 작가님은 사실 음식 뿐 아니라 음악에도 엄청 조예가 깊으시잖아요. 그런데 작가님의 소설에는 음악 이야기가 별로 안 나오는 것 같은데 작품에 음악은 따로 삽입 안 하시나요? 제 경우는 소설 읽다가 음악이 나오면 꼭 찾아서 들으면서 읽거든요. 하루키도 소설 속에 주제곡? 에 해당하는 음악들을 꽤 많이 넣고요. 그닥 관심이 없어서 안 넣는다면 그러시구나 할 텐데 음악을 좋아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어 급 궁금해졌어요.
사실 제가 살짝 숨기고 싶은 역사인 장편소설 <다시, 밸런타인데이>가 음악과 밀접합니다. 제가 작곡한 OST가 소설에 QR코드로 포함돼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페이지에 첨부된 QR코드를 찍으면 음악이 나옵니다. 쑥스럽지만 OST 링크를 공유합니다. https://www.youtube.com/@bookost1614
다시, 밸런타인데이『다시, 밸런타인데이』는 저자가 20대 초반에 쓴 첫 장편소설이자 연애소설로, 오랜 숙성 끝에 새롭게 다듬어져 세상 밖으로 나온 작품이다. 이 소설은 잊고 있었던 순수한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20대 찬란하고 풋풋한 청춘의 시기로 되돌아가게 해준다. 또한 작품 속에 실린 Book OST는 소설가이기 이전에 작곡가로서 저자가 2014년 발매한 앨범의 수록곡들로, 소설의 분위기와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보다 선명히 느끼게 해준다. 책을 읽으며 함께
"정치는 신이 부여한 모든 고통에 대한 인간의 끝없는 대답입니다." (드라마 <60일, 지정 생존자> 최종회) 개인적으로 정치에 대한 정의 가운데 아주 오랬동안 기억에 남았던 것이에요. 정진영 작가님께서도 드라마에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만한 정치에 대한 정의를 하나 내려주시면 좋겠습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얼핏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을 이해하기에 가장 쉬운 방법은 자본이 흘러가는 방향을 따라가 보기였습니다. 국민 개개인의 욕망에는 한도가 없는데, 국가의 자원은 한정돼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정치는 "국가의 한정된 자원을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 배분하고자 결정하고 책임지는 행위"입니다.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므로 정쟁은 필연적이고, 정치인은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유혹받게 될 겁니다. 국민은 결코 정치에서 눈을 돌리면 안 됩니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부패한다는 사실을 이미 역사가 반복해 증명했으니 말입니다. 국민을 대리하는 이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정도는 소박하게나마 알아야 합니다. 그게 <정치인>을 쓴 이유이고요.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 '정상성'을 요구하는 사회에서 뭘 하랴 치: "치사하고 드럽다" 라고 말하지만 '정상'에 익숙한 나를 훑어보니 우습고 하찮다.
정: 정성껏 치: 치유하다 사실 위에 대표님 안과 비슷하고 YG님의 드라마 인용을 재탕해보면~ 아주 예전에 차승원×김선아 주연의 시티홀이라는 드라마를 재미있게 봤었는데요. 정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구남친의 빚을 갚고 있는 신용불량 말단공무원으로 등장하는 김선아 씨가 시의원으로 출마하며 새바람을 일으킨다는 내용이었는데 거기 김선아 씨의 대사였습니다. 벌써 한 십 년 되었네요^^
제가 절간에서 데뷔작 <도화촌기행> 초고를 썼던 2009년에 DMB로 시청했던 드라마니까 벌써 14년이나 흘렀네요. 당시 정말 재미있게 본 드라마입니다. 역시 김은숙 작가. 그래도 2009년 하면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거리 곳곳에서 들리던 소녀시대의 히트곡 'Gee'네요. 문득 드라마 때문에 그 시절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아무 것도 가진 게 없고 미래도 불확실했던 시절인데 아련하네요.
아 그 작품도 김은숙느님의 작품이었군요 ㅎㅎ 대학원 때 과제에 인용을 했어서 십 년 정도라 생각했는데 벌써 14년이라니! 그나저나 절간이란 사법시험 준비만 하는 것이 아니고 데뷔작도 쓰는 곳이었군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치활동은 투표가 전부인데 그마저도 하고나면 항상 찜찜하고 후회가 밀려드네요. 요즘엔 정치뉴스에도 무관심했었는데 이번에 소설을 읽고나서는 역시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걸 다시한번 느꼈어요. 지방의회를 배경으로 할 예정이라는 다음 작품 응원합니다.
그냥 후루룩 흘려 읽어도 입법 과정에서 벌어지는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제 의도가 통했다는 반응으로 들려서 기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우연히 발견한 반가운 기사 https://www.yna.co.kr/view/AKR20230620094300005?input=1195m 경사입니다. 그런데 아무 생각 없이 읽다가 대통령? 지방의회로 가는 거 아니었나요? @정진영작가 해명 부탁드립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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