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칼라일은 반려견 네로를 안락사시킨 다음 '아름답고 애교 넘치는 이 작은 존재는 어떻게 될까? 이 미덕들이 청산 몇 방울에 스러져 완전히 사라질 수 있을까? 그걸 믿을 수 있을까? 우리가 신성과 불멸이라고 부르는 것, 우리 인간이 스스로의 존재 속에서 발견한 이런 자질보다 청산이 더욱 강력하단 말인가?'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제인 칼라일은 윌리엄 러셀 부인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종교적 관점에선 이단에 가까운 이런 내용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러셀 부인은 이렇게 쿨하게 대답했다.
"친애하는 부인, 그런데 굳이 왜 신을 믿으려는 거죠? 누가 그걸 믿겠어요? 전 안 믿어요."
사람과 반려동물, 2만6천년의 러브스토리
D-29
호두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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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실한 천주교 가정에서 태어난 나는, 동물에게는 영혼이 없고 각혼이 있을 뿐이라는 신부님의 강론을 어릴 때 듣고, 종교라는 것이 백퍼센트 믿을만하진 않다고 느꼈다. 게다가 예수님이 그런 얘기를 한 적도 없지 않은가! 동물에 대한 가톨릭 교회의 입장은 나를 종교에서 멀어지게 한 여러 원인들 중 하나이다. 다만 프란시스코 교황이 모든 피조물에게 천국의 문은 열려 있다고 얘기해서 꽁한 마음이 아주 약간 풀리긴 했지만, 나는 천국이고 내세고 환생이고간에, 지금의 삶이 가장 중요하고, 지금 내 옆의 동물이 중요하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만에하나 천국이 있다면 나의 개들은 모두 거기 있을 것이므로,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한다.
호두언니
“ 예술품은 인간이 바라보는 대상의 모습을 재현할 뿐만 아니라, 작품을 만든 사람이 어떤 관점으로 자신의 상상력을 펼쳤는지도 알려 준다. 따라서 예술품은 작품을 만든 이들에 대한 기록으로 볼 수도 있다. (특이한 형태의 자화상이라고 불러도 좋다) 하나의 작품 안에는 제작자의 심미관, 주변 세상에 대한 반응, 그들이 처한 환경이 담겨 있다. 다시 말해, 예술품은 세상을 읽는 각자의 방식을 전한다. 그들이 동물을 묘사한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남긴 것은 그들의 상상력이고, 그 상상력은 곧 그들의 정체성이다. ”
『살며 사랑하며 기르며 - 당신을 위한 반려동물 인문학 수업』 9장 상상하기, 재키 콜리스 하비 지음, 김미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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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언니
“ 상상력이 없었더라면 인간은 동물을 키우지도 않았을 것이다. 짐 나르는 용도나 식용으로는 키웠겠지만, 반려동물로는 키우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이는 모두 인간의 끝없는 불안감에서 비롯됐는지도 모른다. ”
『살며 사랑하며 기르며 - 당신을 위한 반려동물 인문학 수업』 9장 상상하기, 재키 콜리스 하비 지음, 김미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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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언니
이 책에서 다룬 내용 중에 선택하고 이름짓고 소통하고 보살피고 이별하는 것까지는 꽤 잘 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9장은 완전히 새로운 내용이어서가 아니라 장 제목을 상상하기로 붙였다는 것이 신선하다. 동물과 우리가 어떻게 친구가 되었나 상상하고, 어떻게 해야 동물과 우리에게 이상적인 세상을 만들 수 있나 상상하고.
호두언니
강렬한 색으로 동물을 자주 그렸던 독일 화가 프란츠 마르크의 이야기가 이 책의 마무리로 나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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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츠 마르크는 "개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상상하기 위해 인간이 개의 영혼에 집중하지 않고, 반대로 인간의 시선으로 바라본 풍경 속에 개를 배치하는, 처참하고 영혼이 없는 관행"에 대해 기술한 바 있다. 이 '처참한' 관행은 사실 우리가 동물의 주인으로서 추구하는 바이기도 하다. ”
『살며 사랑하며 기르며 - 당신을 위한 반려동물 인문학 수업』 9장 상상하기, 재키 콜리스 하 비 지음, 김미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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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언니
반려동물로 인해 인간이 동물과 이 세계를 더욱 진심으로 공유하게 된 건 아닐까.
『살며 사랑하며 기르며 - 당신을 위한 반려동물 인문학 수업』 9장 상상하기, 재키 콜리스 하비 지음, 김미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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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언니
메리 울스턴크래프트(프랑켄슈타인을 쓴 메리 셸리의 어머니이기도)는 1792년에 '여성의 권리 옹호'라는 책을 출판했는데, 한 작가는 그녀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짐승의 권리 옹호'라는 풍자적인 제목의 책을 출판했다. 지금은 여성의 권리는 상식으로 받아들여지며 점차 짐승의 권리도 여성의 권리가 걸은 길을 가고 있다.
호두언니
다른 존재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으면 우리의 권리도 주장할 수 없음을, 우리는 서서히 깨닫는 중이 다.
『살며 사랑하며 기르며 - 당신을 위한 반려동물 인문학 수업』 9장 상상하기, 재키 콜리스 하비 지음, 김미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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