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에 비해 동물은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간단한 것들을 원한다(포근함, 음심, 안락함, 애정 등등). 그래서 인간은 동물이 우너하는 바를 거의 다 들어줄 수 있다. 그 대가로 동물은 우리에게 서로 통한다는 만족감을 선사하고, 인간관계에서 숱하게 좌절한 우리를 만족스러운 수준까지 끌어올린다. 우리가 여전히 애쓰는 인간관계에서도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유대감이라는 걸 알려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
"정서적 가치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반려동물의 가치는 주인의 마음에 달려 있다. 예로 새뮤얼 존슨 박사(현대적 영어사전을 처음 만든 사람)는 늙은 고양이를 위해 (하인을 시키지 않고) 굴과 약초를 직접 나가 구해 왔는데, 하인들과 존슨이 생각하는 늙은 고양이의 가치가 매우 달랐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를 하인들에게 이해시키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소위 품종견이라고 하는 개를 길러 본 적이 없다. 개를 사온 적도 없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자랑스러운 믹스, 잡종견, 똥개, 스페셜 에디션, 뭐라고 불러도 상관 없는 나의 개, 나의 친구, 내가 가진 가장 값진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내가 가능한 한 이 녀석에서 필요한 것을 아끼지 않고 주고 싶고, 그 중엔 오늘 다녀온 동물병원 비용도 포함된다.
호두언니
인간과 반려동물과의 관계를 지칭하는 고대 그리스어 단어 '스토르게'는 본능적으로 우러나오는 애정을 뜻한다. 혈육이 서로를 바라볼 때 드는 감정 등이 그 예다
예전엔 말이나 소처럼 경제적인 가치가 있는 동물만 의료 행위를 받을 수 있었다. Veterinary라는 영어 단어의 어원인 라틴어 Veterinae의 뜻은 '일하는 동물'이라고 한다.
19세기 중반 영국에는 이미 동물병원이 있었던 것 같다. 영국인 저자는 150년 전엔 동물병원이란 건 있지도 않았다는 식으로 썼지만.
내가 어릴 때 우리 동네엔 동물병원이 아니라 '가축병원'이 있었다. 가축이냐 반려동물이냐 선을 긋는 것이 지극히 인위적이란 생각이 들지만, 사람과 함께 사는 동물은 개, 고양이, 적은 수의 닭 정도였을 서울 동네에도 동물은 없고 가축이 있었다.
호두언니
저자는 고양이 퍼스를 동물병원에 데리고 가 거금을 내고 치료받았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이렇게 썼다.
"녀석이 내게 선사하는 정서적 가치는 수의사의 청구서를 훌쩍 뛰어넘었다. 결국 내가 그 돈을 나 자신에게 쓴 거라고 말한 사람도 있었다. 돌이켜보니, 그 돈은 내가 퍼스를 데리고 일곱 번의 여름을 더 보내기 위한 비용이었다."
반려동물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가 반박할 수 있을까.
호두언니
사람이 동물을 일방적으로 보살피는 것은 아니다. 동물도 인간을 돌본다. 사냥개, 눈이 먼 사람을 인도하는 개 등의 역사는 길다.
오늘날 혈당 수치 변화나 뇌전증 발작을 미리 경고해주는 역할을 하면서 사람들 돌봐주는 동물도 있지만 분명 인간에 의해 착취당하는 동물도 있다.(의학 실험 등으로) 저자는 인간 위주의 생명 결정권을 우려한다.
호두언니
사랑이 커져갈수록, 동물은 점점 동물로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동물을 보살필 때 마주하는 가장 큰 고민은 그들과 우리 사이의 어디쯤에 선을 그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우리는 사랑하는 동물을 잃으면 비통해한다. 이게 놀랄 일이어서는 안 된다. 미안한 일이어서도 절대로 안 된다.
『살며 사랑하며 기르며 - 당 신을 위한 반려동물 인문학 수업』 8장 이별, 재키 콜리스 하비 지음, 김미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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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언니
"제시카는 늙은 오디가 힘든 순간을 겪으면서도 여전히 좋은 순간을 누릴 수 있을 만한 여력이 충분히 있다고 여겼고, 늙은 오디에게 찾아온 온갖 고난과 질병을 함께 견딘다. 그러다가 그녀는 좋은 순간과 힘든 순간 사이의 균형이 깨졌음을 인지하고, 좋은 결말을 맞이할 때가 다가왔음을 인정한다. 그녀는 오디의 목숨을 연장해 봐야 더 좋을 게 없다는 걸 깨닫고 곧장 실행에 옮긴다."
좋은 순간과 힘든 순간 사이의 균형이 깨졌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 그게 내가 제 때 해내려고 노력한 것이다. 제 때 해냈는지 아닌지는 아무도 모른다.
호두언니
“ 모든 죽음은 일종의 질문이고 수련이다. 반려동물이 죽을 때, 우리는 우리의 죽음을 연습한다. (중략) 그렇다고 우리가, 아니 그 누가 아버지에게 죽음을 권할 수 있을까. 우리가 '좋은 결말'을 우리 입으로 꺼내지 못하는 건 때가 왔음을 몰라서가 아니다. 내가 아닌 존재의 죽음을 내가 결정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 때문이다. 모두에게 가혹한 일이다. ”
『살며 사랑하며 기르며 - 당신을 위한 반려동물 인 문학 수업』 8장 이별, 재키 콜리스 하비 지음, 김미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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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언니
내가 책임지고 함께 살았던 동물들의 죽음은 내게 많은 질문을 주었다. 수련도 했다. 그렇다고 다시 닥칠 죽음이 덜 아픈 건 아니다. 모든 생명엔 끝이 있다는 걸 약간이라도 받아들이게 되었을 뿐이다. 저자의 아버지가 겪은, 자신의 마지막에 대해서 결정할 수 없을 정도의 상태가 되는 것을 나의 아버지도 겪었다. 어떤 사람으로 태어나느냐처럼 어떤 죽음을 맞이하느냐도 스스로 결정할 수가 없다. 그래서 한 존재가 얼마나 선택권이 적은 상태로 이 세상에 던져지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스스로 결정하는 것처럼 보이는 자살이라는 선택은 죽음의 일부지 전체가 아니다) 그래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는 즐거움을 최대한 누려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사랑하는 존재의 죽음은 경험이 쌓일 수 있다. 그러나 나의 죽음은 연습해 볼 수가 없다. 그러니 별 수 없이, 후회가 없도록, 친절한 사람이 되고 맛있는 음식을 즐기되 낭비하지 않고 현재의 육체를 잘 보살피고 하늘과 나무와 꽃을 들여다보고 책과 그림을 가까이하면서 살자고 다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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