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안온] 어린이라는 세계

D-29
저 같은 경우는 아동센터에서 일했던 적이 있었어요. 미취학 아동부터 중학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어린이들이 모이는 곳이었는데요. 특히 미취학~초등학교 어린이들은 가정에서 제대로 된 사랑을 받지 못하거나 비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라면서 결핍이 많이 느껴졌었어요. 그래서 자신에게 관심을 끌기 위해 폭력적이거나 과장된 행동도 많이 했구요. 이 책의 저자처럼 잘 들어주고 기다려주려고 해도 아이들이 막무가내로 나올 때가 많아 잘 되지가 않았어요.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소리를 지르거나 체벌을 하게 되구요. 그러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제어되지 않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결국에 가서는 그런 행동을 하게 된달까요. 그런 폭력에 학습이 되어선지 또 무서운 모습을 보여주면 금세 얌전해지기도 하구요. 물론 어려운 가정에서 자란다고 해서 다 그렇게 되는 건 아니겠지만, 그런 아이들을 많이 봐서 그런지 어린이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만나는 어린이들은 미취학 어린이들이랍니다. 정말 찐친구처럼 친해졌다고 생각됐던 우리사이(^^)가 하루 지나고 나면 다시 첨보는 사람을 보듯 뒷걸음질 치는 아기들도 있답니다. 그럴땐 마음속으론 당황스럽지만 당황하지 않은 척 마치 오늘부터 1일인 사이처럼 똑같이 눈을 맞추고 웃으면서 난 절대 나쁜사람이 아니란다~의 마음으로 손을 내민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쌓이면 정말 그들과는 둘도없는 친한 사이가 되더라구요 잠시잠깐의 무안함만 참으면 되는거죠^^
<오늘 있었던 일화> 어린이집 실외 놀이터에서 하원 전 놀고 있으면서 선생님들과 날씨 얘길 했어요 {오늘밤부터 비가 온대요!} 그러던 중 6세 남아의 엄마가 오셨고 즐겁게 놀다가 친구들이 모두 하원하는데도 그 아인 집에 갈 생각을 하지 않길래 남아의 엄마가 그러는거예요 {♡♡아, 좀있다 비가 온대..얼른 집에 가자~}했더니 그 아이가 엄마에게 하는 말, {아니야, 선생님이 밤에 비가 온댔어!} 우린 깜짝 놀랬답니다^^ 어른들끼리 속삭이듯 한 얘길 듣곤 자신의 엄마에게 그런 말을 하더라구요 정말 아이들 앞에선 찬물도 못 마신다는 옛말이 딱 맞는것 같았고 그 아이로 인해 그곳에 있는 어른들이 웃었답니다. 전 이런 아이들이 참 예뿌구요^^
ㅋ우리막내 어록들이 많아요~ (커피숍의자가 바닥간격이 넓어 안기가 무서웠나봐요. 누나한테 자기 좀 더 크면 앉겠다고 했대요. 누나가 집에가며 "다음번에 오면 앉아보자~"했더니 "누나. 나는 다음에 앉겠다고 안했고 좀 더 자라면 앉을 수 있다고 했어!") 여기서 멈출누나가 아니죠~ "그래. 담번에 올땐 좀 더 자라잖아!!"
다둥이네는 목소리 큰사람이 이긴답니다~^^
아이들의 대화는 가끔 어른들을 깜짝깜짝 놀랬키기도 하는것 같아요 그런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면 미소가 지어지고 웃고있는 저를 발견한답니다. 막둥이의 '다음과 더 자라면'의 기준은 뭘까요ㅎㅎㅎ ♡♡아, 그러니까 넌 언제 자라는 건데? 라고 물어보고 싶어요^^
둘 다 틀린 말은 아니네요ㅋㅋ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말들도 아이들은 매사에 귀 귀울여 듣나 봅니다! 아이들이 안 듣고 있다고 생각하고 나쁜 말을 함부로 해선 안되겠어요. 문득 어린이집 아이들은 비오는 걸 좋아하는지 궁금하네요. 저는 어렸을 때 비오는 날 비 맞는 걸 되게 좋아했거든요!
어린이는 비오는 날을 좋아한다기 보단 우산과 장화를 너무나 사랑하는 것 같아요. 비온다고 서너살 아이들이 장화에 우산까지 챙겨 등원하는것 보면 마냥 귀엽귀엽^^ 에공..너희들이 비맞을 상황이 어딨다고 그리 장비(^^)들을 챙겼누..싶을 때가 비오는 날은 특히 엄빠들의 철저한 보호아래 움직이게 되잖아요^^ 언제 장화신고 젖은 땅을 밟아보겠니?라는 생각도 하게 된답니다.
어른들의 내 아이만 소중히 여기는 모습이 아니라 주변의 아이들을 소중히 여기는 모습을 볼 때면 참 뭉클 해집니다. 아이는 소중하다는 어른들의 그 마음이 참 아름답습니다♡
책 내용에서 작가가 어린이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그림을 한참 보았습니다. 우산 속 아래 있는 어린이가 비를 맞지않게 우산을 받쳐들고 있는 어른의 모습이 너무 따듯하게 느꼈졌습니다. 낯선사람을 따라가면 안된다. 요즘 세상에 어떻게 그럴수 있을까 등등 그런 걱정과 의심은 제쳐두고서 그냥 그 그림을 잠시 바라보면서 살짝 미소가 지어지기도..
도와주려는 마음과 사회의 불신이 만든 조심스러움이 충돌할 때 심한 갈등을 느낄 수밖에 없지요. 아무런 악의도 없는 어린이를 상대로 도와주려는 어른 혼자 속으로 얼마나 끙끙 앓는지ㅎㅎ
작가는 {여러분의 어린시절의 한 부분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문장으로 자신의 주변 어린이들에게 다정하고 따뜻한 마음을 전한다. 이 표현만으로도 작가의 따뜻한 인성을 느낄수 있었다.
우산과 장화 얘길 하니 또 {어린이들의 세계}가 여기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비오는 날과는 전혀 상관없는 맑고 화창한 날에 장화를 신고 등원하는 모습은 이제 놀랍지도 않으며 쨍쨍 햇빛 나는 날에도 엄빠가 사주신 우산을 들고 다니기도 하고 뭐 한 여름에 두꺼운 외투를 입는다던지 추운 겨울 얇은 공주 드레스를 입고 온다던지 하는 풍경(^^) 은 아주 예사랍니다 비도 오지않는데 우산과 장화는 왜에? 이 더운날에 패딩조낀 뭐니? 추운데 공주 드레스를 입은거니?등등의 질문은 절대 노노!!^^ 정말 아이들만의 세계는 있나봅니다.ㅎㅎㅎ
첫장을 딱 넘기는데, 대제목이 '우리 안 어린아이를 깨우는 설렘'이라 적혀 있네요! 우리 모두 어린아이였던 시절이 있었고, 가끔 어떤 감각적인 것들을 접하면서 그 시절을 회상하기도 하는데 왜 현재를 살아가는 어린아이는 잘 이해하지 못하고 다그칠 때가 많을까요... 우리가 어렸을 때도 우리처럼 행동하는 어른들에게 상처받았으면서요
마음 방울 채집못한 채, 스스로 행복할 수 없는 수많은 이유만을 찾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행복하다’ 말하는 법까지 잊어버린 나날이 되었을지도. 도시를 떠나 꽃가람 마을로 온 이유는 창문 너머 멋진 하늘을 놓치고 있다는 게 너무 아쉬워서. 그저 그뿐이다. (⑱ 문득) _《마음 방울 채집》 본문 중에서 《마음 방울 채집》은 우리 곁을 맴돌고 있지만 보지 못했던 100가지 행복의 순간을 담백한 글과 솜사탕처럼 몽글몽글한 그림으로 담아낸 책이다. 이삭과 보리라는
사람은 자꾸 잊어버리나 봅니다^^ 우리들에게도 어린이의 시절이 있었다는 걸 말이죠 마치 처음부터 어른으로 하늘에서 뚝 떨어진 불사신 같은 영웅 쯤으로 착각하는지도.. 그러고 보니 {어린이라는 세계}를 읽은 이후로는 어린이에게 별로 화를 안내는 저 자신을 발견하게 하게 되네요. 이제 착한 어른이 되려나봐요^^
자꾸만 거인이되어 아래로 내려보며 다그치게 됩니다. 요즘 아이들한테 어릴때이야기를 자주해요. 우리 둘째가 엄마처럼 클 수 있을까? 그러더군요. 꼬마때 나를 불러와 너보다 더 작지?라고 해주고 싶더군요. 예전에 엄마는 우리 가족 중 키 큰편이야라고하니 5살 딸이 아니 엄마는 뚱뚱한편이라고 당황스럽게하더니 ㅋ아이돌 언니야 보니 현타가오는지ㅋㅋ
거인의 모습으로 아래의 작은 어린이들을 내려다 보는 상상을 해봅니다. 걸리버여행기의 걸리버가 된 기분으로.. 어쩌면 이 표현이 맞는것 같아요. 걸리버가 되어 가소롭게(^^;;) 보이는 듯한 작은 존재들을 마치 좌지우지 하듯 어린이들을 조정하며 살진 않았는지.. 무릎을 낮추고 눈을 맞추고 그 작은 존재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야 하겠습니다. {엄마는 키 큰편이 아니라 뚱뚱한 편이야}라는 말에 빵터졌습니다.ㅎㅎㅎㅎㅎㅎ 아이들의 말 속엔 어른들이 상상 못한(어쩌면 우리는 선입견이 가득 할지도..그래서 아이들의 상상력을 예상하지 못하고 당황할 때가 많은 듯..) 기발함이 있는것 같아요.
문득 저런 얘기를 들으면 너도 꼭 엄마처럼 클 거야! 라고 말할 것 같더라구요. 그런데 그런 얘기를 듣고 못 큰다면 실망하지 않을까도 싶었어요. 이 책 읽은 뒤로는, 꼭 크지 않아도 괜찮아, 말해주고 싶어졌어요ㅎㅎ
(어린이집 참여수업에서)7세 남아가 자신은 나중에 커서 농부가 될거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또다른 아이는 자신은 똑똑하기 때문에 공부도 많이 해서 돈 잘버는 회사원이 되겠다며 자신있게 발표하는 모습에 왜그리 다부져보이는지 멋있기까지 했습니다.^^ 이 아이들이 오늘처럼 똑부러지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한 것처럼 꼭 무언가가 되었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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