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의 인생책> 송은주 번역가와 클라우드 아틀라스 함께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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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영국 작가 데이비드 미첼의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번역한 송은주입니다. 이 작품은 소설보다도 2012년 워쇼스키 감독의 영화로 알고 계신 분들이 더 많을 텐데요 영화 한 편에 이 방대한 이야기를 다 담으려는 것은 무리한 시도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19세기 서구의 제국주의 시대부터 1차 세계대전 직후의 유럽, 20세기 초반 핵개발 시대의 미국, 20세기 후반 영국의 양로원, 디스토피아가 된 근미래의 한국을 거쳐 문명이 멸망한 미래의 어느 시점까지, 엄청나게 긴 세월과 지역을 넘나들며 펼쳐지거든요. 이 여섯 개의 이야기를 묶어주는 것은 시대마다 환생을 거듭하는 한 명의 주인공입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들은 한 사람의 이야기이면서 더 나아가 인류 문명에 대한 성찰이기도 합니다. 작가는 유럽의 제국주의와 식민지배로부터 뿌려진 씨앗이 결국 어떻게 인류 문명의 붕괴까지 이어지는지를 추적하고, 그러면서도 우리가 희망을 포기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이야기합니다. 인류의 마지막 시대가 될지도 모를 인류세를 살고 있는 지금의 우리에게 어쩌면 꼭 필요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두 권으로 되어 있어 분량은 좀 길지만, 여섯 편의 이야기들이 장르도 각각 다르고 문체며 분위기도 전혀 달라서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함께 재미있게 읽고, 소설에 관해 이야기 나눠보는 즐거운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책을 사두고 영화를 보았는데, 영화가 너무 재미가 없어서 책도 방치되어 버렸었어요. 이 기회에 읽어보고 싶습니다. 오래 묵힌 책이네요. ^^
저도 오래 전에 책을 사다 두고 읽지 못해서 어느새 책장이 누렇게 변색되었어요...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저와 비슷한 분이 또 계시다니 반갑습니다. 이번 기회에 함께 읽으며 책에 온기를 불어넣고 싶습니다~
@유미소 누렇게 변색된 책이라도 있으시다니 기쁩니다ㅋㅋ 먼지를 털고 책장을 열어주세요~
@바나나 사실 전 영화는 안봤답니다. 평이 나쁘기도 했고 이렇게 방대하고 복잡한 스토리를 두어 시간 분량의 영화로 축약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더라고요ㅎ 책은 실망시켜 드리지 않을거에요.
저는 손미가 바깥세상을 경험하는 부분을 여러번 읽었습니다. 손미에게 <나뭇잎의 바스락거림>은 경이롭고 <불꽃같은 색의 낙엽>은 간직해야 할 보물이며, 동트기 전에 일어나 <눈 내리는 것>에 넋을 잃고 <강>은 물로 이루어진 길이며 <다리>는 강을 건너는 길이며 <바다>는 땅에 내려앉은 하늘입니다. 손미의 시선으로 주위를 보니 세상은 경이롭고도 기적같은 곳이네요.
첫번째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여섯 명의 주인공들 중에서 손미에게 가장 감정 이입이 되는것 같아요. 같은 한국인으로 설정돼서 그런가ㅋㅋ 손미의 경험 섬세하게 지적해 주신 데 동감합니다. 태어나서 오직 지하 식당 안에서만 살아왔던 손미에게는 처음 접한 바깥세계의 모든 것이 경이겠지요. 비록 망가져가는 세계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나와 다른 존재의 눈을 통해 새롭게 세계를 경험해 보는 것이 소설 읽기의 예상치못한 즐거움이 아닐까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클라우드 아틀라스> 오랫동안 궁금했던 책인데 이번 기회에 함께 읽을 수 있게 되어 반갑네요! 2권까지 포함해서 챕터가 총 11장이던데, 2~3일에 한 챕터씩 읽으면 될까요? 아니면 그냥 쭉 읽고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는 게 좋을지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책이 두권이나 되어서 좀 길지요? 읽기 부담스럽지 않으실까 걱정되는데 일단은 각자 자기 속도에 맞춰 자유롭게 읽고 그때그때 하고픈 이야기 해주시면 어떨까 합니다. 영화를 미리 보셔서 대강의 내용은 아시는 분도 있을 테고요. 처음이라 어색하지만ㅋㅋ 모임지기가 질문을 해야 한다니 첫 질문으로 시작해 볼까요. 아직 소설을 읽지 않으신 분들께는 스포가 될수도 있을텐데 이 소설에서는 '환생'이 중요한 주제로 나옵니다. 저도 아무생각 없이 읽다가 문득 주인공이 환생한다는 걸 알고 깜짝 놀랐어요ㅎ 영국 작가가 환생에 대해 쓰다니 신기하죠? 저는 사실 환생을 믿는답니다. 여러분은 환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작가 미첼은 왜 주인공이 환생한다는 설정을 썼을까요?
안녕하세요. 영화로도 책으로도 처음 들어보는 건데, 약간 충동적으로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소설이 잘 안 읽혀서 통 못 읽었는데 모임지기님의 책 소개 글에서 뭔가 끌렸나 봅니다. :) 어제부터 읽기 시작은 했는데, 인물도 많이 나오고 지리적 역사적 배경 지식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이해를 제대로 하고 있나 싶습니다 ㅎㅎ. 근데 신기하게도 책장이 넘어가긴 해요. 일기랑 편지(두 번째 이야기 중반까지 읽었어요) 형식이라는 점도 독특하고, 화자들의 말투가 웃기기도 하고요. 사실 웃는 타이밍이 맞는지 아직 분간이 안 되지만... 잔인하기도 해서요. 참, 첫 번째 이야기가 중간에 끊기는 건 제 책이 파본이어서는 아니겠죠? 처음에 깜짝 놀랐어요. 두 번째 이야기에서 연결되는 지점이 나와 안심이 되긴 했어요. 저는 환생은 믿지 않지만(환생하고 싶지 않아요ㅜ) 환생 이야기는 재미있어요. 주인공이 전생의 삶을 기억하나 기억한다면 달리 살아갈까, 달리 살아가면 뭔가 바뀌나, 이런 것을 보는 재미랄까요. 이 작가님은 왜 환생한다는 설정을 썼을까요. 좀 더 읽어봐야겠네요.^^
충동에 따라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이렇게 또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 거죠 소설이 워낙 긴 시간대에 걸쳐 여러 시기를 배경으로 전개되다 보니 좀 복잡하고 정신없다는 느낌도 드실 거예요. 다 이해하려 하지 마시고 적당히 넘기면서 읽어가시다 보면 어느 정도 전체적인 윤곽은 연결이 되실 거예요. 저도 번역하다 갑자기 이야기가 툭 끊겨서 깜짝 놀랐답니다. 이게 뭐야 뒷이야기를 내놓으란 말이야 화낼뻔 했어요ㅋㅋ 다행히도 얘기를 하다 말고 끝내지는 않습니다. 환생은 원치 않으시는군요. 그렇다면 이번 생에서 해탈하셔야 할텐데ㅎㅎ 이 소설은 환생 개념을 쓰고 있지만 영국 작가라 그런지 우리가 알고 있는 불교적인 환생과는 또 다르더라고요. 그런 차이를 찾아보시는 것도 재미있을 듯요.
저는 이제 첫 번째 장을 읽고 있어서 아직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ㅎㅎ 다만 작가 소개를 보니 데이비드 미첼이 영국에서 태어나 영문학을 공부한 뒤 시칠리아에서 일 년을 거주하다 일본 히로시마로 건너가 팔 년 동안 영어를 가르치는 등 세계 각국을 떠돌다 영국으로 돌아와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라고 적혀 있더라고요.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다 보면 전혀 다른 대륙에 갔는데도 이전에 가본 곳과 유사한 문화나 환경이 존재하는 경우도 있고, 개인적으로도 데자뷰와 같은 현상을 경험할 때가 왕왕 있는 것 같아요. 특히 데이비드 미첼은 일본에서 8년이나 거주했다고 하니 불교사상과 윤회, 환생과 같은 주제에 대하여 깊이 고민해 보게 되지 않았을가 추측을 합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교회를 다녀서 그런지 환생을 믿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카르마'라는 것을 믿기는 해요 ㅎㅎ 인간에게는 누구나 다 타고난 자기만의 업이 있고, 그것을 기독교적으로 말하면 '자기 십자가를 지다'라고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요? 가톨릭교와 불교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가톨릭교도인 친구의 말로는 가톨릭교는 사실 기독교보다 불교에 가까운 종교라고도 하더라고요. 그러니 서양인이라 하더라도 동양의 사상과 환생에 대하여 깊이 천착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첼이 여러 나라에서 거주했었군요. 그건 미처 몰랐던 사실이네요. 부인이 일본인이라고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그 덕에 일본과 한국 문화에도 관심을 갖게되었나봐요. 미첼의 작품 중 일본이 배경인 것도 있거든요. <야코프의 천 개의 가을>인데 이것도 추천드립니다 :) '자기 십자가를 진다'는 표현 좋네요. 가톨릭이나 불교나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짊어지고 살아야 하는 짐, 자기 힘으로는 벗어나기 어려운 어둠에 대한 깊은 성찰이 깔려있는 것 같아요.
1권 다 읽은 기념(?)으로 글 남깁니다. 사실, 절반밖에 이해는 못했는데, 일단 책장을 마구 넘기고 있어요. 도대체 이야기가 어떻게 연결이 되나 궁금해서요. 다 읽고 다시 꼼꼼히 읽어야겠어요. 환생이라는 설정은, 일단 독자들을 궁금하게 만들려는 장치임은 확실히 깨달았네요.^^ 여섯 번째 이야기는 아직 못 읽었는데요, 지금까지 읽은 것 중에는 두 번째 이야기 <제델헴에서 온 편지>가 가장 재미있었어요. 화자의 말투도 재미있고, 부도덕해 보이는데 왠지 밉지가 않아요. <손미~451의 오리즌>은 미래의 이야기인데도, 한국을 배경으로 해서 그런지 지금 현실의 이야기 같아서 더 암담하게 느껴졌어요.
드디어 1권을 다 읽으셨군요! 고생 많으셨습니다ㅎㅎ 사실 너무 두꺼운 책을 골랐나 좀 후회하고 있어요 저도 인생 막사는 양아치 천재 프로비셔의 이야기 제일 좋아합니다ㅎㅎ 주인공이 매력적이기도 하고 읽어가다보면 양차대전 사이의 막간을 배경으로 유럽문명이 붕괴해가는 기운이랄까.. 뭔가 음울하고 데카당스한 분위기가 좋아요. 한국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는 뭔가 익숙하면서도 외국인의 시각으로 본 거라 그런지 낯설기도 하죠ㅎㅎ
(그 부부는 두 사람 다 가는귀가 먹었다는 점을 이용해 자기들이 받았다고 믿는 질문에만 대답하고 자기들이 들었다고 믿는 대답만 받아들였다. 많은 미국인 변호사들이 잘 써먹는 전략이었다.)
클라우드 아틀라스 1 데이비드 미첼
마오리 족은 '식민화의 사악한 기술'에서 영국인의 영민한 제자임을 스스로 입증해 보였다.
12월 초 원주민 수십 명이 이에 항의하다 큰 도끼로 그 자리에서 참살당했다. 마오리 족은 '식민화의 사악한 기술'에서 영국인의 영민한 제자임을 스스로 입증해 보였다.
클라우드 아틀라스 1 애덤 어윙의 태평양 일지, 데이비드 미첼
마리오리 족의 비극적인 역사는 실제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것이더라고요. 유럽 식민지배자들이 전세계로 퍼져나가면서 이런 비극적인 역사가 얼마나 많았을까요. 마오리 족 이야기는 우리도 익숙하게 아는 '이이제이' 전략을 연상시키지요. 어느 동네나 제국주의자들의 전략은 다 비슷한듯요-.- 읽다보면 남의 얘기가 아니라는 답답함이ㅠ
당시 서구 사람들은 어떻게 대화를 나누었을까요? 항해를 위해 만난 거친 뱃사람(스웨덴/네덜란드/카스티야/미국 출신)들이 지금처럼 영어로 이야기를 주고받지는 않았을 텐데.... 오래된 의문이었는데, 애덤 어윙의 태평양 일지를 읽으니 다시 불쑥 떠오르네요!
그러게요. 궁금하긴 하군요. 의외로 뱃사람들 중에 다중언어 능력자가 꽤 있었을 수도 있겠는데요ㅎㅎ 자기들끼리도 그렇지만, 원주민들과도 언어 장벽이 있었을텐데 허긴 그들과는 굳이 소통하려 노력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을 테니... 갑자기 잉카제국의 귀족 출신이었지만 스페인 침략자들을 위해 통역으로 일했던 말린체가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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