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1. 다리 위 차차 @송송책방

D-29
215쪽, 문득 든 생각인데요, 인공지능 로봇이 계약권, 소유권, 거래권을 갖게 되면 투자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것 아닐까요? 아니면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은 워낙 비합리적이라서 로봇이 오히려 인간보다 못할까요? 아니면 이미 주식 투자 상당 부분은 어느 정도 인공지능이 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인 걸까요? 알고리즘 거래가 활발하다던데...
공교롭게도 <다리 위 차차 1> 완독 후, 김영하 작가님의 <작별인사>를 읽었는데요. 소설 주인공은 본인이 사람인 줄 알고 살아가던, 감정과 마음을 가지고 있고 식사, 배설 등도 가능한 '휴머노이드'이고, 주인공의 친구로는 유전자 복제로 만들어진 '클론'도 나옵니다. 초기 '휴머노이드'는 요양원에 보급되었다는 내용도 있고요. 두 책의 주제라고 할까, 초점이라고 할까, 방향은 다르지만, <다리 위 차차>가 더 감성적이라는 느낌이 들고 슬펐습니다. 좀 길어졌는데, 로봇의 요양원 보급 같은 건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어서 적어보았습니다.
아, 『작별 인사』가 그런 내용이군요. 로봇이 나온다는 이야기만 들었는데 설정을 알게 되니 더 흥미가 솟습니다. 저는 좀 부끄러운데, 『다리 위 차차』를 읽으며 아주 옛날 일본 애니메이션을 한 편 떠올렸습니다. 한국에서 ‘요술공주 밍키’라는 이름으로 방영했던 《마법의 프린세스 밍키모모》 OVA 1편 《MINKY MOMO IN 꿈에 걸린 다리》입니다. 별로 길지 않은 독특한 애니메이션인데 (마법소녀인지 아닌지도 모를) 한 소녀가 하염없이 다리에서 한 소년을 기다리는 내용이에요. 『고도를 기다리며』가 떠올랐다고 해야 폼이 날 텐데...
혐오나 공포 같은 감정이 없는, 연민만 가진 로봇이라면 인간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배려 있는 요양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속히 도입하면 좋겠네요!
@재수 작가님께 궁금증이 있습니다. 저는 지금 2권 378페이지 부근을 읽고 있는데요, 이 전후 페이지들이 연필톤의 특징이 매우 잘 드러나도록 그려져 있네요. 작가님은 원래 연필톤 그림을 선호하시고 자주 그리시나요? 연필은 사람들이 인생에서 보통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필기구라 연필 그림을 봤을 때 저는 평범하고 소박한 느낌. 어떤 면에서는 특별할 것 없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요, <다리 위 차차> 라는 로봇이 나오고 미래가 배경인 이야기에 오히려 아날로그적인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연필톤을 택하신 것 같다는 제 생각이 맞을까요? 사실은 그냥 연필 그림은 속도가 빨라 마감을 맞추기가 쉽다...라는 답변이 나올 수도 있겠습니다만...^^
연재 시작 전에 디지털 방식으로 작화를 그려보기도 하고 원래 즐겨 사용하던 연필 느낌으로도 그려봤는데 후자가 작품에 오히려 더 어울리기도 했고 스스로도 편하게 작업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있었습니다. 연재가 시작되고 알게 된 건 작품에 더 어울리는 방식은 맞았지만 연필로 슥슥 그려서 편할 것이라는 생각은 착오였습니다. 작화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정과 편집이 용이한 디지털 환경에서 스케치를 먼저 한 뒤, 그것을 출력해서 다시 연필로 작업하고, 그 후 다시 연필 그림을 스캔 보정해서 디지털 스케치 부분을 대체하고 다듬는 작업을 해야했기에 마감 시간에 맞추기가 쉬운 편은 아니었습니다. 한 회 콘티를 받고 스케치하는 데 4~5일, 연필 작업하는 데 하루, 편집하는 데 하루 정도 걸렸습니다. 수월하게 가려다가 결국은 더 손이 많이 가게 되었지만 의도한 연필 느낌 아트웍으로 끝까지 장편 만화를 마무리 지었다는 성과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오! 작가님, 이렇게 빨리 답변 달아주시다니... 감사합니다. 작업 과정이 그러니까 거칠게 요약하자면 디지털-아날로그-다시 디지털 이네요. 이런 건 진짜 작가님께서 알려주시지 않았으면 몰랐을 디테일이네요. 그림 그리시는 모습도 실제로 보고 싶다는 욕심이 살짝 납니다만 일단은 답변 주신 내용만으로도 어떤 프로세스였는지는 짐작이 갑니다.
27화 ‘마더의 실험 1’부터 작품 분위기가 달라진다고 느꼈어요. 화자가 차차나 아이가 아니기도 하고, 여태까지는 애잔한 에피소드들 위주였는데 갑자기 냉혹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깊이와 ‘큰 그림’이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고, 작가님들의 인간관이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두 분 작가님께서 인간을 좋아하시는지, 싫어하시는지, 인간의 어떤 부분이 가장 좋고, 어떤 부분이 가장 싫으신지도 그믐밤에서 여쭤보고 싶네요.
468쪽, [다른 가치보다 물질이 우위에 있으며 작은 범위에 많은 개체가 밀집되어 결론 도출이 용이한 이곳] 아유, 시니컬해. 물론 매우 동의합니다.
그런데 469쪽 그림으로 미루어보건대 이때까지도 북한은 여전히 현재와 비슷한 상황인가 봅니다?
(그믐밤 질문용입니다 ^^) 윤필 작가님은 대본을 구상하실 때, 재수 작가님은 그림을 그리실 때, 가장 애를 먹은 에피소드가 어떤 화인가요? 가장 쉽고 즐겁게 작업하신 에피소드는 어떤 회인가요?
혹시 아직 늦지 않았다면, 2명 그믐방 신청합니다. 흰둥이 웹툰 참 좋아했는데 그 윤필 작가님과 즐겁게 읽었던 '이렇게 될 줄 몰랐습니다'의 재수님의 작품이었군요. 장강명 작가님 추천사에 궁금함이 더해지네요. 참여할 수 있기를..!
숙현님, 안녕하세요! 2명 신청 확인했습니다. 어서 오세요~ 윤필 작가님, 재수 작가님 그리고 장강명 작가님까지 함께 하는 그믐밤에요.
엇... 혹시 쑥쓰람...? 뒤풀이 꼭 함께 해주세요. 두 분께 맥주 한 잔씩 대접하고 싶습니다. ^^
'아무도 울지 않는 밤은 없다' 라는 시가 작품 안에 등장합니다. 궁금해서 찾아 보았고 여러분과 공유할 겸 링크 걸어 놓습니다. https://www.kgnews.co.kr/news/article.html?no=485681
그런데 2권 12쪽 캐릭터는 어떤 실존 인물과 너무 닮으셨네요. ^^
앗! 그렇네요. 누군지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찾아보세요. 여기서는 안 알려드림. ㅋㅋ
(그믐밤용 질문) 차차의 마지막 선택은 저한테는 상당히 합리적으로 보이고 잘 납득도 됩니다. 그런데 인간의 운명을 일정 부분 인간보다 현명한 존재에게 맡기는 것이기도 해요. 인간보다 현명한 인공지능이 나오면 정말 우리는 우리 운명을 인공지능에게 맡겨야 할까요? 아니면 실패하더라도 우리 운명을 우리가 결정하는 게 더 나은 일일까요? 혹시 작가님들은 개인적으로 중요한 삶의 결정을 보다 현명한 사람에게 얼마간 맡길 의향이 있으신가요?
(그믐밤용 질문) 468쪽에 나오는 ‘지구 시스템의 전면적 재설계’라는 말이 무척 인상적으로 다가왔어요. 지금 우리 문명의 여러 시스템 중 설계가 밑바닥부터 잘못되었다, 완전히 뜯어고치고 싶다고 생각하시는 게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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