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책방] '한국작가들' 함께 읽기3탄. 이토록 평범한 미래_김연수

D-29
@Moonhyang 저도 비슷한 생각을 얼마전에 했었어요. 책방에 가끔 오시는 일본에서 활동하시는 가수분이 계신데 8월에 오사카에서 자그맣게 공연을 하신다는 소식을 전해듣고는, 저도 8월에 오사카에 가서 첫날에는 그 분의 공연을 보고 이후로 여행을 하고 오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p.133 태어날 때 엄마가 필요했던 것처럼, 죽을 때도 누군가 필요한 것일까? 기쁨으로 탄생을 확인해준 사람처럼, 슬픔으로 죽음을 확인해줄 사람. 죽어가는 사람은 자신의 죽음을 확인할 수 없을 테니까. 죽어가는 사람에게 죽음은 인식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유예된다. 죽어가는 사람은 역설적으로 자신이 아직 살아 있다는 것만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지금 살아 있는 것이 느껴지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피에로의 재담 같은 아이러니. p.156 그가 늘 믿어온 대로 인생의 지혜가 아이러니의 형식으로만 말해질 수 있다면, 상실이란 잃어버림을 얻는 일이었다. -상실이란 잃어버림을 얻는 일이라는 말을 여러 번 읽었습니다. 잃어버림을 얻는다는 말이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아서요. 잃어버림과 동시에 다른 것을 얻는다는 말일까요, 아니면 아니면 잃어버림이라는 것을 얻는다는 말일까요. 어렵습니다. 내가 상실을 겪었을 때 얻은 것이 있었는지 생각해 봅니다. 어떤 깨달음 같은 것은 있었던 거 같긴 한데, 그걸 얻었다고 하기에는 잃은 것도 많아서... 더 오래 생각해 봐야 겠습니다. P.162 희진은 당장 울음을 그치고 싶었으나 그건 마음먹는다고 되는 그런 종류의 일이 아니었다. 울음의 주도권은 울음이 쥐고 있었다. p.176 그런데, 제게는 그 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한 사람만 있으면 충분했는데 말입니다. 대신에 노래가 있었던 것이죠. p.181 --- 고향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자살하려 했다가도 살아남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어느 시점부터인가 줄곧 나를, 한번도 만나본 적도 없고 얼굴도 모르는 나를 기억하게 된 일에 대해서 생각했어. 나는 그런 사람이 이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는 동안에도 나를 기억한 사람에 대해서 말이야. 그렇다면 그 기억은 나에게, 내 인생에, 내가 사는 이 세상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우리가 누군가를 기억하려고 애쓸 때, 이 우주는 조금이라도 바뀔 수 있을까? -희진을 찾았다는 후쿠다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노래를 하다가 운 것이 이별 때문인지 배가 가라앉아서인지를 두고 다른 남자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후쿠다. 자신이 죽으려던 순간에 듣게 된 노래 때문에 죽는 것을 멈추고 살아낼 수 있었고, 웬만큼 성공도 했으면서 타인의 눈물에 대해 조심스럽지 않은 행동을 보며 사람의 이중성이 떠올랐습니다. 그러면서도 나도 누군가에게는 살아가는 동안 잠시 잠깐의 기쁨 또는 희망 같은 존재였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매년 4월이 되면 그냥 마음이 쓸쓸해집니다. 아직도 라는 말보다 지금도, 앞으로도 라는 말을 사람들이 많이 썼으면 좋겠어요 .
@hyeyum32 아 그부분에서 후쿠다가 희진을 옹호해준거라 생각했었는데 아닐 수도 있겠네요. 맥락에 조금 안맞게 세월호의 이야기가 나와서 조금 당황스러웠는데 다시금 상기가 되었습니다. 혜윰님 말씀이 와닿네요 아직도 가 아닌 지금도, 앞으로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그녀가 미국으로 떠나던 날, 아버지는 그녀에게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건 그녀 역시 마찬가지였다. 누구나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피할 수 없는 책임이 인생에는 있는 법이다.
이토록 평범한 미래 p147, 김연수 지음
조수석에 앉아 운전을 하는 친모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그녀는 그 얼굴에서 자신의 얼굴을 찾으려고 애쓰곤 했다. 그럴 때면 친모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봤고,약간은 피곤하고 약간은 체념한 듯한 표정이 보였다. 그럴 때면 자신은 최선을 다했다던 아버지의 말이 떠올랐다. 누구나 최선을 다한다. 그렇다고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그 일이 벌어졌을 것이다.
이토록 평범한 미래 p150, 김연수 지음
그렇다면 그 기억은 나에게, 내인생에, 내가 사는 이 세상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우리가 누군가를 기억하려고 애쓸 때, 이 우주는 조금이라도 바뀔 수 있을까?
이토록 평범한 미래 p181, 김연수 지음
태어날 때 엄마가 필요했던 것처럼 죽을 때도 누군가 필요한 것 아닐까? 기쁨으로 탄생을 확인해준 사람처럼 슬픔으로 죽음을 확인해줄 사람. 죽어가는 사람은 자신의 죽음을 확인할 수 없을 테니까. 죽어가는 사람에게 죽음은 인식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유예된다
이토록 평범한 미래 엄마없는 아이들 p133 , 김연수 지음
몇몇 분들도 써주셨지만 역시 인상깊게 다가옵니다. 그 다음문장도 역설적인 문장도 깊이 머무르게 하지만 '기쁨으로 탄생을 확인해준 사람처럼 슬픔으느 죽음을 확인해 줄 사람' 을 여러 번 중얼거려봅니다.
@작은기적 저도 이 문장이 인상깊었어요. 어쩌면 탄생과 죽음은 같을지도 모르겠다 생각도 했습니다.
하늘은 시시각각 그 모습을 바꿨다. 그것은 조금의 멈춤도 허용하지 않는, 오직 변화할 뿐인 하늘었다. 붉은 색인가 싶으면 푸른색이었고, 여기까지인가 싶으면 무한히 뻗어나갔다
이토록 평범한 미래 비얀자그에서 그가 본 것 p107, 김연수 지음
상실이란 잃어버림을 얻는 일이었다. 그렇게 엄마 없는 첫 여름을 그는 영영 떠나보냈다
이토록 평범한 미래 엄마없는 아이들 p156, 김연수 지음
al3629@naver.com 반갑습니다
@여운 반갑습니다! 마지막주이지만 부지런히 같이 읽어요😀
우리의 얼굴은 유동한다. 흐르는 물처럼 시간에 따라 조금씩 과거의 얼굴에서 미래의 얼굴로 바뀌어간다. 그렇게 우리의 얼굴이 바뀔 수 있다는 사실 덕분에 거기 희망이 생겨나는 것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이토록 평범한 미래 엄마 없는 아이들 142쪽, 김연수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이토록 평범한 미래_4주차는 <사랑의 단상2014> <다시,2100년의 바르바라에게> 로 다양한 의견 나누겠습니다☺️
p.190 "이 글을 끝내면서 내가 진정으로 사랑에 대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하나뿐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사랑은 '빠진 상태'라는 것이다." p.194-195-196 "마음만 없으면 돼. 모든 건 마음의 문제니까." "몸의 문제는 아니고?" 검지를 들어 지훈의 가슴을 찔러대는 시늉을 하며 친구가 말했다. "몸은 무죄야." 지훈이 말했다. . . . "언제나 마음이 유죄지." p.206 옛날이야기, 모두 옛날이야기..... 꽃이 지는 건 쫓철이 지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랑이 끝나는 건, 이제 두 사람 중 누구도 용기를 내지 않기 때문에. p.207 평생 삼천 명의 이름을 접한다고 해도 그중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언제나 단 한 명뿐이라고. 그 단 한사람이 없어서 사람이 삶은 외로운 것이라고. p.210-211 자신은 이제 새들이 모두 날아가고 난 뒤의 빈 나무 같은 사람이 됐다고 생각했지만, 그 기사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었다. 한번 시작한 사랑은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고, 그러니 어떤 사람도 빈 나무일 수는 없다고, 다만 사람은 잊어버린다고, 다만 잊어버릴 뿐이니 기억해야만 한다고, 거기에 사랑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때 영원히 사랑할 수 있다고. ----------------------------------------------------------- 처음 읽었을 때는 그저 그랬는데 읽고 또 읽을 수록 좋은 단편이 사랑의 단상 2014였습니다. 사랑에 대해, 사랑이라고 기억된 장면들에 대해, 이제는 부재중인 누군가에 대해 생각하면서 읽으니 문턱처럼 문장들이 눈에, 마음에 걸려서 쉽게 넘어갈 수 없었어요. 부재를 인정하면서도 부재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큰 사랑을 우리는 경험했을거라 생각합니다. 잘 가꾸고 지켜서 오래 품고싶네요.
p.244 "과거의 우리를 생각할 수 있는데, 왜 미래의 우리는 생각할 수 없을까?" '다시, 2100년의 바르바라에게'라는 작품을 읽고 아일랜드식 나이 계산법을 알았습니다. 책으로 전해지는 진실이나 지혜처럼 대를 이어 전해지는 의지와 약속도 있겠죠. 작가님이 종종 얘기해주시는 백석 시인의 시들도 생각합니다. 바르바라도 백석도 오늘 회자될 자신의 이야기는 구체적으로 몰랐겠지만, 분명 미래를 생각하긴 했을거라고요. 곰곰 오늘의 내 주변을 살피며 미래의 나를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매일그대와 모든 책이 그렇겠지만 이 책은 한번 읽었을 때보다 두번 읽었을 때 이해의 깊이가 선명하게 달라지네요. 저 역시 사랑의 단상2014 가 그랬어요. 뒷 문자들 앞의 문장들을 이해하고 나온 세월호 문자를 보니 어떤 심정으로 이 글을 넣었을지가 왠지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그래서 제목도 사랑의 단상 뒤에 '2014'를 넣은게 아닐까요.
p.149 여기서 소유를 가진다는 것은 삶의 필연성을 지배함으로써 잠재적으로 자유로운 사람, 즉 자신만의 삶을 초월하여 모든 사람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세계에 들어가는 사람이 된다는 의미를 가진다. p.211 한번 시작한 사랑은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고, 그러니 어떤 사람도 빈 나무일 수는 없다고, 다만 사람은 잊어버린다고. 다만 잊어버릴 뿐이니 기억해야만 한다고, 거기에 사랑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때 영원히 사랑할 수 있다고. -이 단편에서 영원한 사랑이라는 게 있다고 말합니다. 과거에 있었고 앞으로도 쭉 기억하는 한 영원할 것이라고. [이토록 평범한 미래]에서 처럼 미래를 기억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에도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랑 이야기에 조금 말랑해졌다가 마지막 문자들에 또 무너져버렸네요. 211쪽의 내용처럼 다만 사람은 잊어버리니까,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하는 결말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p.222 모든 것을 직접 체험하면서 이 우주를 인식하기에는 육신의 삶이 너무나 짧기 때문에 인간은 말과 글을 통해 서로 협조함으로써 자신을 완성해 나갈 시간을 단축해야만 한다는 할아버지의 말에 나는 백 퍼센트 동의했다. 덕분에 책은 우리의 나이 차이를 뛰어 넘는 징검다리가 되어주었다. p.235 “그래, 거울을 보면 돼. 거울은 바깥으로 향하는 시선을 안쪽으로 되돌리지. 그럼 인간의 인식을 안쪽으로 되돌려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게 하는 거울은 뭐냐? 그걸 알려면 자신이 인식한 세계가 바로 자신의 존재라는 것을 알아차려야만 해. 각자가 보는 세계가 바로 자신의 존재를 비춰주는 거울이니까. 존재의 크기는 그가 인식하는 세계의 크기와 같아. 그렇다면 존재를 확장시키는 가장 쉬운 방법은 무엇이겠어?” “세계를 더 많이 인식하는 것인가요?” “이질적인 다른 사람의 세계를 받아들여 자기 것으로 만드는 거지. 그게 바로 사랑의 정의야. ---” p.244 “과거의 우리를 생각할 수 있는데, 왜 미래의 우리는 생각할 수 없을까? -거울에 대한 부분에서 나 자신을 또 한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왜 자신을 보지 않는지, 나의 문제를 왜 바깥에서 찾으려는지에 대해 생각했어요. 마지막에 할아버지가 한 행동을 한참 생각하면서 이런 것이 미래의 우리를 생각한 행동이겠구나 싶었습니다. 어려웠을 결정…
@hyeyum32 첫소설 '이토록 평범한 미래'에서는 지민의 엄마가 이십 년 뒤를 기억하지 못해 안타까운 선택을 했다면, '다시, 2100년의 바르바라에게'에서 할아버지는 미래를 기억해 제대로 된 선택을 한 것 같아요. 첫소설이 마지막소설과 이어지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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