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가 포위되었고, 사람들은 굶주리며 힘겹게 살고 있었다. 지붕 위의 참새들이 자취를 감추었고, 하수도에 살던 동물들도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사람들은 아무거나 되는대로 먹으며 버텼다. ”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두 친구,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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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이윽고 그는 자기 팔을 직접 칼로 자르기 시작했다. 몹시 위태로운 상황인 것처럼 골똘히 집중하며 날카로운 칼날로 힘줄들을 베고 천천히 잘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잘린 팔의 그루터기만 남았다. 그는 깊은 한숨을 토해 내고는 말했다.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어. 이제 끝났어.” ”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바다,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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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그녀는 저물어 가는 저녁나절 어둑한 응접실 불 곁에서 남자와 단둘이 나누는 대화를 좋아했다. 그럴 때면 남자는 안달이 나서 말을 더듬고, 몸을 떨고, 그녀 앞에 무릎을 꿇었다. 남자의 그런 열정을 느끼는 것은, 고개와 입술로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손을 빼내고 자리에서 일어나 냉정한 태도로 벨을 눌러 램프를 가져오라고 명하는 것은, 그리고 그녀의 발밑에서 떨던 남자가 하인이 다가오는 소리를 듣고 당황하여 화를 내며 몸을 다시 일으키는 모습을 보는 것은, 그녀에게는 감미롭고도 신선한 기쁨이었다. ”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각성,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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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그는 내무성을 떠올렸고, 거기로 가서 상사 방으로 결연히 들어가 이렇게 말했다. “사표를 내러 왔습니다. 유산으로 30만 프랑을 받았거든요.” 그는 동료들에게 가서 악수를 하고 자신의 새로운 계획을 털어놓았다. 그런 다음 카페 앙글레에서 저녁을 먹었다. ”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보석,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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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그는 일찍 잠자리에 들고 늦게 일어나는 것을, 맛있는 음식을 천천히 먹고 맥주홀에서 맥주 마시는 것을 좋아했다. 뿐만 아니라 감미로운 것들은 모두 삶과 함께 사라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포, 소총, 권총, 검에 대한, 특히 총검에 대한 본능적이면서도 이론에 기초한 엄청난 증오를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었다. 그 위험한 무기를 자신의 퉁퉁한 배를 방어할 만큼 충분히 민첩하게 다룰 자신이 없었다. ”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발터 슈나프스의 모험,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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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그녀는 무딘 마음을 가진 것처럼 보였다. 반론도, 말대꾸도, 망설임도, 무기력도, 태만도, 피로도 결코 용인하지 않았다. 무슨 일이 생기든 그녀는 불평하거나 후회하는 말을 하지 않았다. 누군가를 시샘하지도 않았다. 그녀는 운명론자의 확신으로 이렇게 말하곤 했다. “각자 자기 몫이 있는 거예요.” 그녀는 성당에 가지 않았고, 사제들을 좋아하지 않았으며, 종교적인 물건들을 ‘울보를 위한 물건’이라고 불렀다. 신도 거의 믿지 않았다. ”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오르탕스 여왕,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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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나는 그 이상한 남자와 딱 한 번 이야기 를 나누었어요. 그런데 마치 20년 전부터 그 남자를 알고 있는 듯한 기분이에요.”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여행,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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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내 아버지 몫으로 여덟 명, 내 아들 몫으로 여덟 명이오. 나는 빚을 갚았소. 나는 당신들과 다투려 한 게 아니오. 난 당신들을 전혀 모르오! 당신들이 어 디서 왔는지만 알 뿐이오. 당신들은 여기 내 집에 있고, 마치 당신들 집에 있는 것처럼 명령을 하지. 아무튼 나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복수를 했고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오.” ”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밀롱 영감,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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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하지만 그런 방랑 생활에서 내가 특히 좋아하는 것은 들판, 숲, 해돋이, 낙조, 달빛 같은 것이라오. 그것은 우리 화가들에게는 땅과의 신혼여행 같은 것이지요. 땅과 아주 가까이에서 길고도 고요한 만남을 가질 수 있다오. 그러다가 초원에서, 데이지와 개양귀비 한가운데에서 잠이 든다오. 쏟아져 내리는 밝은 햇살 아래 눈을 뜨면 정오에 울리는 뾰족한 종탑이 있는 조그만 마을이 저 멀리 바라다보이지요. ”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미스 해리엇,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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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여인숙의 공동 식탁에서 식사하는 외롭게 방황하는 음울하고 가여운 존재들, 우스꽝스러운 동시에 비통한 그 존재들. 나는 그녀를 알게 된 이후 그 존재들을 사랑한다오!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미스 해리엇,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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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하지만 콧수염은, 오, 콧수염은 남자다운 외모에는 필수적이랍니다! 오, 당신은 입술 위에 있는 그 조그만 털이 부부…… 관계에…… 얼마나 유용한지 상상하지 못할 거예요. 내가 감히 글로 쓰지 못하는 수많은 성찰이 그것을 매개로 해서 나에게 일어났답니다. 좋아요, 그 성찰들을 자발적으로 당신에게 이야기할게요…… 아주 작은 소리로. 하지만 어떤 상황들은 표현할 단어를 찾아내기가 너무나 어려워요. 또 어떤 단어들은 다른 것으로 대체하기가 힘들고 종이 위에 썼을 때 너무나 흉측해 보여서 차마 글로 쓸 수가 없답니다. 게다가 그 주제가 너무나 어렵고 미묘하고 노골적이어서, 염려 없이 그것에 접근하려면 끝없는 연구가 필요할 거예요. ”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콧수염,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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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절대 콧수염 없는 남자가 키스하도록 몸을 맡기지 마세요. 콧수염 없는 남자의 키스는 풍미가 없어요. 전혀, 전혀 없답니다! 거기에는 매력이, 부드러움이 없어요. 그리고…… 음탕함도 없어요. 그래요, 진짜 키스의 그 음탕함 말이에요. 콧수염은 그것을 위한 자극을 제공하죠. ”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콧수염,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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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뢰예는 이제 평온하고 자부심 넘치는 사랑으로 자기 아내를 사랑했다. 동등하고 서로 속을 털어놓는 상냥하고 헌신적인 친구처럼 그녀를 사랑했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그녀를 먼저 차지했던, 그녀의 젊음과 영혼의 꽃을 가졌던, 심지어 그녀에게서 아련한 정취를 조금 앗아 간, 세상을 떠난 친구 수리에 대한 기묘하고 설명하기 힘든 원한이 남아 있었다. 죽은 남편에 대한 기억이 살아 있는 남편의 기쁨을 망친 것이다. 죽은 친구에 대한 질투심이 밤낮으로 뢰예의 마음을 괴롭혔다. ”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복수자,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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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얘야, 내 사랑하는 아들아. 가련한 존재들에게 좀 덜 가혹하게 굴려무나. 네가 그러지 않아도 인생은 충분히 폭력적이고 잔혹하단다! 사랑하는 아들아, 네가 떠나 버린 후 네 불쌍한 어머니의 삶이 어떠했을지 생각해 다오. 사랑하는 아들아, 이제 네 어머니는 죽어 가고 있으니 그만 용서해 다오. ”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기다림,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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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그래서 그는 매일 자기 이야기를 더 길게 늘여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매번 새로운 이유를, 더 힘 있는 항의를, 더 엄숙한 맹세를 덧붙였다. 쓸쓸하게 혼자 있는 시간에도 노끈 이야기에만 사로잡혀 자기변호를 준비했다. 하지만 자기변호가 복잡해지고 논증이 치밀해질수록 사람들은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사람들은 등 뒤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건 거짓말쟁이가 내세우는 이유야.” ”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노끈,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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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여자 여러 명이 근엄한 말들 이 흘러나오는 사법관의 입에 눈을 고정하고 가만히 서 있었다. 그녀들은 야릇한 두려움에, 그녀들의 영혼 속을 드나들면서 굶주림처럼 그녀들을 고문하는 탐욕스럽고 만족할 줄 모르는 공포심에 마비되어 전율하고 있었다. ”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손,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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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노인 은 정말로 죽어 있었다. 거칠었던 숨결이 멎어 있었다. 남자들은 마음이 불편해져서 서로를 바라보고 눈을 내리깔았다. 그들은 두용을 계속 씹어 먹던 참이었다. 불한당 같은 망자가 시간을 잘못 고른 것이다. ”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늙은이,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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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그 목걸이를 잃어버리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누가 알겠는가? 인생이란 참 기묘하고 변화무쌍하다! 아무것도 아닌 일이 사람을 파멸시키기도 하고 구원하기도 하니 말이다!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목걸이,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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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그녀도 그들을, 네 명의 적군을 매우 좋아했다. 농부들은 애국심에서 나온 증오 같은 것은 별로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것은 지배계급의 전유물이다. 비천한 사람들은 가난한 데다 온갖 새로운 의무들에 짓눌리기 때문에 가장 큰 희생을 당하며, 수가 많기 때문에 대포에 몸을 내놓고 떼죽음을 당한다. 또한 가장 약하고 잘 저항하지 않기 때문에 잔인한 전쟁의 비극을 가장 처참하게 겪어야 한다. 그들은 호전적인 열정이나 명예와 관련된 흥분하기 쉬운 일들 혹은 패전국과 똑같이 승전국도 여섯 달이면 지쳐 버리는, 소위 정치적 책략 같은 것을 거의 이해하지 못한다. ”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소바주 아주머니,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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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간단한 저녁 식사가 끝나자, 나는 구슬픈 경치가 안겨 주는 우울감 때문에 조여드는 마음으로, 슬픈 밤 황량한 장소에서 이따금 여행자들을 사로잡는 비탄에 잠겨 문 앞에 가서 앉았소. 모든 것이, 삶과 우주가 끝나려는 것 같았소. 갑자기 삶의 지독한 비참함이, 모든 것으로부터의 고립감이, 만사의 허무함이, 스스로를 위로하고 착각하게 하는 쓸쓸한 우울감이 느껴졌다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