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인은 정말로 죽어 있었다. 거칠었던 숨결이 멎어 있었다. 남자들은 마음이 불편해져서 서로를 바라보고 눈을 내리깔았다. 그들은 두용을 계속 씹어 먹던 참이었다. 불한당 같은 망자가 시간을 잘못 고른 것이다. ”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늙은이,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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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그 목걸이를 잃어버리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누가 알겠는가? 인생이란 참 기묘하고 변화무쌍하다! 아무것도 아닌 일이 사람을 파멸시키기도 하고 구원하기도 하니 말이다!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목걸이,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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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그녀도 그들을, 네 명의 적군을 매우 좋아했다. 농부들은 애국심에서 나온 증오 같은 것은 별로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것은 지배계급의 전유물이다. 비천한 사람들은 가난한 데다 온갖 새로운 의무들에 짓눌리기 때문에 가장 큰 희생을 당하며, 수가 많기 때문에 대포에 몸을 내놓고 떼죽음을 당한다. 또한 가장 약하고 잘 저항하지 않기 때문에 잔인한 전쟁의 비극을 가장 처참하게 겪어야 한다. 그들은 호전적인 열정이나 명예와 관련된 흥분하기 쉬운 일들 혹은 패전국과 똑같이 승전국도 여섯 달이면 지쳐 버리는, 소위 정치적 책략 같은 것을 거의 이해하지 못한다. ”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소바주 아주머니,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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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간단한 저녁 식사가 끝나자, 나는 구슬픈 경치가 안겨 주는 우울감 때문에 조여드는 마음으로, 슬픈 밤 황량한 장소에서 이따금 여행자들을 사로잡는 비탄에 잠겨 문 앞에 가서 앉았소. 모든 것이, 삶과 우주가 끝나려는 것 같았소. 갑자기 삶의 지독한 비참함이, 모든 것으로부터의 고립감이, 만사의 허무함이, 스스로를 위로하고 착각하게 하는 쓸쓸한 우울감이 느껴졌다오. ”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행복,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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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그가 생각하는 군인의 진정하고 유일한 자질은 당당한 풍채였다. 군인이란 건장한 남자였다. 전쟁과 사랑을 하기 위해 창조된 키 크고 건장한 남자, 더도 덜도 아닌, 억세고 굳건한 남자였다. 그는 프랑스 군대의 장군들을 키, 옷차림, 얼굴에 따라 분류했다. 그의 눈에는 부르바키가 현대의 가장 위대한 군인으로 보였다. ”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29호 침대,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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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나는 군인보다 푸줏간 주인이 더 좋아. 푸줏간 주인도 앞치마에 피를 묻히지만 그건 짐승의 피지. 쓸모라도 있어. 푸줏간 주인이 칼을 다루는 건 사람을 죽이려 해서가 아니야. 저 공공의 학살자들이 살인 도구를 가지고 다녀도 사람들이 참아 주는 것이 나는 이해되지 않아. 물론 그건 필요하지. 나도 알아. 하지만 적어도 그걸 감춰야 하고, 가장무도회에서 붉은 반바지와 파란 조끼와 함께 과시하지는 말아야 해. 평범한 사람들이 사형집행인 복장을 하지는 않잖아, 안 그래? ”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29호 침대,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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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그녀가 아까와 달라진, 낮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여보, 당신이에요?” 그가 천천히 대답했다. “그렇소. 나요.”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귀향,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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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베르틴은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그들이 내는 시끄러운 소음이 그녀를 짜증나게 하고 화나게 했다. 마음속에 심술궂은 분노가 피어올랐다. 그녀는 그들을, 그 비열한 놈들을 죽여 조용하게 만들고 싶었다. ”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포로,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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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그의 아내는 그를 살찌우는 데서, 그를 괴물처럼 만들고 우스꽝스럽게 만드는 데서, 그를 울긋불긋하게 채색하는 데서, 그를 파괴하는 데서, 그에게 초인적인 외양을 부여하는 데서 기쁨을 느꼈다. 하지만 그녀가 부과한 몸의 왜곡이 그에게는 불길하고 딱한 것이 아니라 우스꽝스러운 것, 익살스러운 것, 재미있는 것이 되었다. ”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투안 영감,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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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하인은 잠시 망설이더니 더듬더듬 대답했소. “오, 선생님! 그 사람은 자정이 지나 취해서 걷지도 못할 지경이 되어 돌아왔어요. 케르마강과 산후 도우미도 마찬가지였고요. 아마도 그 사람들은 취해서 도랑에서 잠을 잤을 테고, 아기는 죽었을 거예요. 아기 생각은 하지도 못했을걸요.” ”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세례,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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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결혼 전 그들은 별에서 사는 것처럼 서로를 순결하게 사랑했다. 그들은 어느 해변에서 매혹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그는 그녀가 달콤하다고 생각했다. 장미처럼 탐스러운 그녀가 엷은 양산을 쓰고 생기 있게 화장한 얼굴로 긴 수평선 위를 지나갔다. 파란 파도와 드넓은 하늘을 배경으로 그는 금발의 날씬한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싱그럽고 짭짤한 공기와 환하게 쏟아지는 햇빛, 파도가 일렁이는 드넓은 풍경 속에서 갓 피어난 듯한 그녀는 그의 마음속에, 영혼 속에, 혈관 속에 아련하면서도 강렬한 감정을 일깨웠다. ”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무분별,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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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그들은 서로의 꿈을 꾸며 잠들었고, 서로를 생각하며 잠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그것을 서로에게 말하지 않은 채, 몸과 마음을 다해 서로를 부르고 서로를 갈망했다. 결혼한 뒤에도 그들은 지상에서 서로를 열렬히 사랑했다. 처음에는 관능적이고 지칠 줄 모르는 일종의 열정이었다. 그다음에는 현실적인 서정, 세련된 애무, 상냥하면서도 외설스러운 몸짓들로 이루어진 강렬한 애정이었다. 그들의 눈길은 부도덕한 빛을 띠었고, 그들의 몸짓은 밤의 뜨거운 밀애를 연상시켰다. ”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무분별,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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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나는 샹탈 씨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의 마음을 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정직하고 바르고 흠 잡을 데 없는 사람의 마음속에 감추어진, 별것 아닌 듯하지만 잔인한 비극 속으로 갑자기 들어가 버린 느낌이었다. 스스로 고백한 적 없고 남들이 알아차리지도 못했기에,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채 단념하고 희생자가 되어 버린 그런 비극 말이다. ”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마드무아젤 페를,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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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아까 샹탈 씨의 마음을 알 것 같았던 것처럼 그녀의 마음도 알 것 같았다. 그녀의 겸허하고 소박하고 헌신적인 생애가 처음부터 끝까지 보이는 듯했다. 어떤 욕구가 입안에 맴돌았다. 그녀도 샹탈 씨를 사랑했는지 묻고 싶고 알고 싶은 견딜 수 없는 욕구였다. 그녀도 샹탈 씨와 똑같이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고, 알리지 않고, 들키지 않은 채 비밀스럽고 가슴을 에는 고통에 오랫동안 괴로워했을까? 밤에 어두운 방 안에서 혼자 외로워하며 그 고통을 견뎌 냈을까? ”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마드무아젤 페를,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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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그의 영혼은 자유로워지자마자 울리히가 잠을 자고 있는 산장으로 날아왔고, 죽은 자들의 영혼이 지닌, 산 자들을 따라다니는 불가사 의하고 무시무시한 힘으로 울리히의 이름을 외친 것이다. 그 외침은, 목소리 없는 그 영혼의 외침은 잠든 울리히의 쇠약해진 영혼에도 울려 퍼졌다. 그것은 마지막 작별 인사일 수도 있었고, 비난일 수도 있었다. 혹은 자신을 충분히 찾지 않은 울리히에 대한 저주일 수도 있었다. ”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산장,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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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잠자고 있는 한 남자를 상상해 보십시오. 누군가 그를 살해하고 있고, 그는 목에 칼이 꽂힌 채로 잠에서 깨어납니다. 그는 피범벅이 되어 헐떡거립니다. 더 이상 숨도 쉴 수 없습니다. 죽을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합니다. 바로 그런 기분이었어요! ”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오를라,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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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다시 말해 우리의 눈은 분명히 존재하는 단단하고 투명한 물체들을 보지 못합니다. 우리의 눈은 우리가 숨 쉬고 사는 공기를 보지 못합니다. 자연의 가장 큰 힘인 바람도 보지 못합니다. 하지만 바람은 사람을 쓰러뜨리고, 건물을 무너뜨리고, 나무들을 뿌리 뽑고, 바닷물을 들어 올려 산처럼 높은 파도를 만들어 화강암 절벽을 붕괴시킵니다. 이러한 우리의 눈이 빛을 잘 차단하지 못하는 그 새로운 존재를 보지 못한다는 사실에 놀라울 것이 무엇입니까? 여러분은 전기를 볼 수 있습니까? 하지만 전기는 존재합니다! 내가 오를라라고 이름 붙인 그 역시 존재합니다. ”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오를라,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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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여러분, 그는 이 지구가 인간 다음으로 기다리고 있는 존재입니다! 우리의 지위를 빼앗기 위해, 우리를 굴복시키기 위해, 우리를 삼키기 위해 온 존재입니다. 그는 우리가 쇠고기와 멧돼지 고기를 먹듯이 우리를 삼켜 버릴지도 모릅니다. 수세기 전부터 인간들은 그 존재를 예감했고, 두려워했고, 그 존재를 예고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그 존재에 대한 두려움은 우리 조상들의 머릿속을 끈질기게 따라다녔습니다. 마침내 그가 왔습니다. 요정, 땅 귀신, 악의에 차 공중을 배회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정령들에 관한 모든 전설이 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오를라,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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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판사님, 그 구멍을 발견하자 저 자신이 콜럼버스라도 된 것 같았고, 저는 그 구멍을 제 것으로 간주했답니다. 그 고장 사람들은 모두 그것을 알고 있었고 그것에 아무런 반대도 하지 않았어요.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죠. “거기는 르나르 씨 자리야.” 그래서 아무도 그 자리에 오지 않았어요. ”
『기 드 모파상 - 비곗덩어리 외 62편』 구멍,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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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그것이 그녀의 유일한 사랑이었습니다. 그녀는 처녀인 채로 죽었어요. 그녀는 순교자, 위대한 영혼, 숭고하고 헌신적인 여자였어요! 내가 그녀에게 이렇게 감탄하지 않는다면 여러분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 드리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그녀의 살아생전에는 이 이야기를 아무에게도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 이유를 여러분도 이해하시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