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익명 커뮤니티 사이트 <8(에이츠)>에서 파생된 독서모임입니다.
13회차 도서는 테드 창 저, <당신 인생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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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츠발 독서모임 13회차: <당신 인생의 이야기> / 테드 창 저
D-29
어슐러펭귄모임지기의 말
얼킨
예전에 본 영화의 원작이라고 해서 한 번 놀랐고, 기억하던 영화와 내용이 달라서 또 한 번 놀란 책. 8개의 단편들이 각기 다른 흥미를 불러왔다.
읽으면서 sf보다는 좀 더 다른...맞는 비유일지는 모르겠지만 철학서를 읽는 듯 한 느낌을 내내 받고 있었다.과학의 형식을 빌렸지만 좀 더 깊은곳을 건드리는? 시간전쟁과는 다른 의미로 인상깊게 남고 있다.
바빌론의 탑 의 마지막부분, '아무리 오랫동안 여행을 해도 인간은 결국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도록 되어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여 인간은 자신의 위치를 깨달을 수 있는 것이다.' 이 문장들이 사무치게 좋았다.결국은 원점, 그럼 그 원점인 위치는 어디일까. 사실 이것만 생각하느라 뒷쪽 글들은 집중하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종이책이 배송오면 한번 더 읽어볼 예정이다.
지스카드
테드 창의 SF 소설은 처음인데 너무 재밌게 읽었어.
기존 설화나 과학 지식, 외계인.. 같은 종류를 비틀어서 새롭게 보여줘 재밌었고 그 안에 생각할 거리가 들어있는 느낌이라 좋았다. 표제작의 전개 방식이 소설 속에 나오는 언어체계랑 맞물리는 느낌이고 병령 진행이라고 생각을 못해서 마지막에 순수하게 놀랐고 잘 쓴 소설을 쭉 읽은 기분이야.
개인적으로 아이작 아시모프를 좋아하는데, 그의 소설도 많이 떠올랐고 거기에 좀 더 사유할 부분이 더해진 느낌이라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어졌어..!
랭랭
유명한 책이라 방심하고 읽었는데 생각보다 내용이 난해해서 완독하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전체적으로 판타지 + 과학 + 인문학을 다 섞은 느낌이라 글의 밀도가 높아서 그런지 조금이라도 정신을 놓으면 흐름을 놓쳐서 이게 뭔 소리야... 하고 다시 되돌아가서 읽었던 것 같다.
첫 단편인 <바빌론의 탑>은 세상의 끝까지 올라가는 탑을 세우고 그 꼭대기에서 천장을 부쉈더니 다시 지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라는 우로보로스적인 이야기를 다루는데 비슷한 개념이 뒤에 수록되어 있는 다른 단편들에서도 간간히 나와서 서로 다른 이야기지만 약간의 연결고리가 보여서 재밌었다.
표제작인 <네 인생의 이야기>같은 경우 처음에 화자가 딸과 관련된 일들을 회상하는듯한 부분과 외계인의 언어 체계를 공부하는 부분이 번갈아 나오면서 어떤 게 과거이며 어떤 게 현재인지 궁금해하며 읽었는데 초중반에는 헵타포드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게리를 만나고 딸을 낳은 뒤 그 딸을 잃게 되기까지의 일을 서술한 것, 즉 과거와 더 과거의 얘기를 서술한 거구나 싶었는데 뒤로 가면서 사실 헵타포드의 언어 체계를 이해하게 되며 미래를 알 수 있게 된 화자가 아직 딸이 태어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이미 미래를 읽고 그걸 회상하는 구조라는 걸 알게 돼서 약간 머리가 꼬이는 기분이 들었지만 이것도 첫 단편과 비슷하다면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 구조구나 싶어서 흥미로웠다. 특히 맨 처음 딸의 시신을 확인하면서 제 딸이 맞다고 이야기하는 장면과 마지막 신생아들 사이에서 딸을 찾아내고 제 딸이라고 얘기하는 두 가지 장면이 서로 오버랩되는 게 좋았다. 사실 헵타포드의 언어 체계에 관해서는 소설을 읽을때는 정확히 이해하기 힘들어서 그냥 대충 그렇구나... 하는 느낌으로 읽었다가 영화가 이 부분을 더 명확하게 설명했다길래 그걸 보고 좀 더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지옥은 신의 부재>와 <외모 지상주의에 관한 소고>같은 경우는 주제도 그렇고 확실히 앞의 단편들보다 잘 읽혀서 이게 앞에 있었더라면 진입장벽은 좀 낮춰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그래도 전체적인 흐름을 봤을때는 후반에 넣은 게 베스트긴 하지만. 특히 외모 지상주의에 관한 소고는 좀 더 현실적으로 생각해볼만한 문제에 sf를 끼얹은 느낌이라 약간 분위기가 동떨어지지 않나? 싶으면서도 소설 자체로는 재밌게 읽었다. 내가 저 상황에 있었다면 차라리 모두에게 칼리가 의무화된다면 몰라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항상 키고 살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한 번 실험은 해보고 싶을 것 같다.
에밀리브론테랭
테드 창의 책은 처음이었는데, 모두 재밌었지만..한켠으로는 읽기가 힘들었던지라 이번 독서로 끝내지말고 또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난 SF소설을 이번 독서모임을 통해 많이 접하게 되었다. 그래서 SF하면 미래의 과학기술! 로봇!만 상상했는데 이번 책을 통해 다시금 하나의 장르안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구나를 느꼈다.
모든 단편이 매력적이지만 예전에 영화 <컨택트>를 본 적이 있어, 그때의 기억과 이어지면서 <네 인생의 이야기>가 가장 많이 남았다. 영화 장면과 소설 속 장면을 연결하거나 비교할 수 있어 좋았는데, 헵타포드의 사고방식과 루이즈의 행보는 여전히 신선하고 충격이었다.
과연 나였더라면?라는 생각을 꽤 오래했다. 딸의 비극에 앞서 함께할 기쁨도 소중하여 루이즈의 선택을 이해하면서도 조금은 여전히 슬펐다. 새삼 최근에 읽은 미래를 바꾸기 위해 운명에 맞서는 주인공이 나오는 이야기도 생각났다. 그 어느 것도 틀린 선택이 아니구나 싶으면서 이야기의 끝에 나오는 환희의 극치와 고통의 극치에 대해 생각했다.
어쨌든 네 인생의 이야기 외에도 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할수 있는 책이었고 계속 생각나서 또 읽게 되는, 그렇게 오랫동안 함께하는 책이 될 것 같다.
얼랭차페크
작성하고 올렸는데 내용이 안올라가고 다 날아가서ㅠㅠ 일단 등록부터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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