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인문] 파트Ⅰ 과거 <마포에서 보는 이중섭, 김수영>

D-29
별 말씀을요~~^^ 덕분에 저도 책을 함께 읽고, 좋습니다!^^
오늘 이중섭 강연 너무 재밌고 마음이 사랑으로 차오릅니디. 신수동에셔 행복했어야 가족을 만났을텐데 아쉽네요.
이번주 목요일, 마포구 구수동에 살았던 김수영 시인의 생애와 그의 작품을 알아보는 '골목에서 피어난 시인' 강연이 열릴 예정입니다. 곧있을 강연을 맞이해, 시인 김수영이 서강생활을 노래했던 시 중에서 하나의 시를 소개합니다.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 강물 위에 떨어진 불빛처럼 혁혁한 업적을 바라지 말라 개가 울고 종이 들리고 달이 떠도 너는 조금도 당황하지 말라 술에서 깨어난 무거운 몸이여 오오 봄이여 한없이 풀어지는 피곤한 마음에도 너는 결코 서둘지 말라 너의 꿈이 달의 행로와 비슷한 회전을 하더라도 개가 울고 종이 들리고 기적소리가 과연 슬프다 하더라도 너는 결코 서둘지 말라 서둘지 말라 나의 빛이여 오오 인생이여 재앙과 불행과 격투와 청춘과 천만 인의 생활과 그러한 모든 것이 보이는 밤 눈을 뜨지 않는 땅속의 벌레같이 아둔하고 가난한 마음은 서둘지 말라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 절제여 나의 귀여운 아들이여 오오 나의 영감(靈感)이여 <1957>
파트Ⅰ 과거 <마포에서 보는 이중섭, 김수영> 『김수영 전집.1 시』 p.130 《봄밤》
'서둘지 말라 나의 빛이여 / 오오 인생이여' 지나치게 조급해 하고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지금 제게 울림이 있는 문구네요~
안녕하세요. [골목 인문]과거 <마포에서 보는 이중섭, 김수영> 독서 모임을 함께 하게 된 김혜나입니다. 오는 7월 20일 목요일 저녁 7시에 마포서강도서관에서 <골목에서 피어난 시인>이라는 주제로 거리의 시인 김수영의 삶과 문학 그리고 서강 생활을 돌아볼 예정입니다. 김수영 시인이 창작활동과 양계 생활을 함께 하며 마음의 안식과 위로를 얻은 서강에서 책을 사랑하는 분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다니 기쁘고 설레네요. 다들 김수영의 시 한 편쯤은 당연히 읽어보셨으리라 사료되는데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김수영 시인의 작품은 무엇인가요? 저 또한 김수영 시인이 남긴 작품이라면 시와 산문 가릴 것 없이 모두 좋아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고 자주 들여다보는 작품이 있다면 시인이 포로수용소 생활을 마치고 1953년에 집필한 <달나라의 장난>이 아닐까 싶어요. 소설을 습작하며 문학을 꿈꾸던 이십대 초반에 술만 마시면 이 시를 주절주절 외우곤 했답니다. 이 시를 읽을 때마다 지나온 과거의 어린 시절과, 지금 현재의 내 모습과, 앞으로 살아가야 할 미래의 숙명에 대하여 한꺼번에 돌아보게 되서 유독 마음에 남는 것 같아요.
달나라의 장난 팽이가 돈다 어린 아해이고 어른이고 살아가는 것이 신기로워 물끄러미 보고 있기를 좋아하는 나의 너무 큰 눈 앞에서 아해가 팽이를 돌린다 살림을 사는 아해들도 아름다웁듯이 노는 아해도 아름다워 보인다고 생각하면서 손님으로 온 나는 이 집 주인과의 이야기도 잊어버리고 또 한번 팽이를 돌려주었으면 하고 원하는 것이다 도회 안에서 쫓겨다니는 듯이 사는 나의 일이며 어느 소설보다도 신기로운 나의 생활이며 모두 다 내던지고 점잖이 앉은 나의 나이와 나이가 준 나의 무게를 생각하면서 정말 속임 없는 눈으로 지금 팽이가 도는 것을 본다 그러면 팽이가 까맣게 변하여 서서 있는 것이다 누구 집을 가 보아도 나 사는 곳보다는 여유가 있고 바쁘지도 않으니 마치 별세계 같이 보인다 팽이가 돈다 팽이가 돈다 팽이 밑바닥에 끈을 돌려 매이니 이상하고 손가락 사이에 끈을 한끝 잡고 방바닥에 내어던지니 소리없이 회색빛으로 도는 것이 오래 보지 못한 달나라의 장난 같다 팽이가 돈다 팽이가 돌면서 나를 울린다 제트기 벽화 밑의 나보다 더 뚱둥한 주인 앞에서 나는 결코 울어야 할 사람은 아니며 영원히 나 자신을 고쳐가야 할 운명과 사명에 놓여 있는 이 밤에 나는 한사코 방심조차 하여서는 아니 될 터인데 팽이는 나를 비웃는 듯이 돌고 있다 비행기 프로펠러보다는 팽이가 기억이 멀고 강한 것보다는 약한 것이 더 많은 나의 착한 마음이기에 팽이는 지금 수천 년 전의 성인과 같이 내 앞에서 돈다 생각하면 서러운 것인데 너도 나도 스스로 도는 힘을 위하여 공통된 그 무엇을 위하여 울어서는 아니 된다는 듯이 서서 돌고 있는 것인가 팽이가 돈다 팽이가 돈다
파트Ⅰ 과거 <마포에서 보는 이중섭, 김수영>
팽이가 도는 것을 달나라의 장난이라 표현한 시인의 마음이 궁금하네요~~ 그것도 '오래 보지 못한 달나라의 장난'이라니 신선하고 궁금하고 알고 싶어요~~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강바람은 소리도 고웁다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달리아가 움직이지 않게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무성하는 채소밭 가에서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돌아오는 채소밭 가에서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바람이 너를 마시기 전에 _김수영, <채소밭 가에서>, 1957.
파트Ⅰ 과거 <마포에서 보는 이중섭, 김수영>
김수영 시인은 마포구 구수동에서 살며 집필과 번역 작업을 마치고 난 오후에는 절두산이나 당인리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고 합니다. 특히 당인리 쪽으로 걷노라면 오후의 햇빛과 바람이 한강 물결에 어울리고 얼비치면서 미묘한 색조를 자아냈습니다. 그 색조가 그의 심신을 어루만지는 듯했습니다. 그는 잡초가 우거진 바위벽에 기대어 '기운을 내라, 기운을 내라'고 자신에게 또는 바람에게 중얼거리곤 했습니다.
김수영 시인이 살던 곳이 집근처 입니다 돌아가신곳도 구수동사거리 앞이고 지금은 안산에서 신촌을 내려오는 개천이 도로로 덮이고 아파트들이 가로막아 한강이 보이지 않네요 예전 당인리까지 마실가실때는 서강종점을 지나 작고 가파른 고갤 넘어 다니셨겠네요 수없이 지나다니던 곳에 이런 사연들과 역사들을 알게되는 것도 좋았습니다 문학과 시심이 생기는 동네라는 자부심도 생기네요 혜나작가님 수고하셨습니다
이쪽에는 정말 김수영 시인의 시비라도 하나 세워져야 하는 거 아닌가 싶네요 ㅎㅎ 마포구와 김수영의 문학을 사랑하는 분들 앞에서 이야기 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귀한 시간 내어 발걸음 해주시고 경청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 노고지리가 자유로왔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 비상하여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있는가를 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김수영, <푸른 하늘을>
파트Ⅰ 과거 <마포에서 보는 이중섭, 김수영>
김수영 시인이 서강에서 생활하며 활발하게 작품활동 하던 시기의 지은 시 <푸른 하늘을>입니다. 무더운 날씨에도 마포서강도서관까지 찾아와 주시고 김수영 시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포 서강에 어린 김수영 시인의 문학을 함께 나눌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다들 여름철 건강 유의하시고 항상 자유롭게 살아가시기를 기원합니다.
김혜나 작가님께서 김수영 시인에 대해 잘 이야기해 주셔서, 김수영의 생애와 그가 어떤 시대에 살았는지 알게 되어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그의 생애를 알고 <푸른 하늘을>을 보니 자유를 외치는 김수영의 목소리가 더 생생히 들리는 것 같습니다.
이 모임도 있었네요^^ 너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잔뜩 쓰다 날려서;; 급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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