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11. 평화는 처음이라 @책방소풍

D-29
강한 군대로 평화를 지킨다는 군사 안보는 전쟁을 막지도 못했고, 피해를 줄이지도 못했고, 때로는 전쟁과 테러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 명백한 실패를 우리는 인정해야 합니다.
평화는 처음이라 p.57., 이용석
저자는 전쟁의 양상이 과거와는 현격히 달라져 전통적인 방식의 군사적 안보는 쓸모없어지고 부작용도 많다고 합니다. 특히 지금은 전쟁이 아닌 자연재해나 사회적 잰난이 "시민들의 안전과 평화를 더 위협"하며, 이에 따라 "안보의 개념이 달라지고, 안보에서 중요한 내용이 바뀌어가고"(p.55)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지금까지 평화와 안보를 지키기 위해 군사적 수단에 크게 의존해 온 방식은 그 과정에서 너무 많은 사람이 죽고 다쳤습니다. 이에 저자는 "강한 군대로 평화를 지킨다는 군사 안보는 (중략) 명백한 실패"(p.57) 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여러분은 저자의 이런 견해를 어떻게 보셨나요?
1부에서는 전쟁과 평화에 대한 네 가지 질문이 나옵니다. - 전쟁과 폭력은 인간의 본성 아닌가요? - 강한 군대가 있어야 나라를 지킬 수 있지 않나요? - 모두를 위해 소수가 희생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나요? - 절대악을 몰아내기 위해 불가피한 전쟁도 있지 않나요?
책을 읽지 않으셔도 곰곰히 생각해 볼 만한 지점들이 있는 좋은 질문인 것 같아요. @책방소풍 님의 질문은 저 중에서 두 번째 질문과 맞닿아 있네요. 작가님은 예로 코로나19 사태를 드셨어요. 이 때 우리 군의 훈련이 전부 중단 혹은 단축되었는데 안보공백이 있었냐고요. 이 부분은 사실 제가 잘 몰라 대답이 어렵네요. 하지만 뒤이어 예를 들어주신 미국의 경우는 많이 동의가 됩니다.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갖춘 나라에서 일어났던 911이라는 끔찍한 사건. 그리고 매일매일 일어나는 각종 총기사고들. 군사력이 애초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함이었을텐데요, 그 아이러니가 크게 다가오긴 합니다.
나는 전쟁의 책임이 위대한 사람들과 정치가, 자본가들에게만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책임은 일반 사람들에게도 있습니다. 정말 전쟁이 싫었다면 너도나도 들고일어나 혁명을 일으켰어야지요.
평화는 처음이라 <안네의 일기> 재인용 문구, 이용석
2부 '전쟁을 가능하게 하는 세 개의 기둥'에는 전쟁으로 돈을 버는 군수산업체, 전쟁을 자신들의 권력 유지 도구로 이용하는 안보팔이 정치인들 그리고 전쟁을 용인하고 묵인하는 보통 사람들 이야기가 나옵니다.
저자는 전쟁을 가능하게 하는 세 기둥으로 '군수산업체', '안보팔이 정치인', '전쟁을 용인하고 묵인하는 사람들'을 꼽습니다. 거대한 군수산업체들은 "돈이 된다면 누구에게든 어떤 무기든 팝니다."(p.94) 안보팔이 정치인은 "어떤 경우에는 매우 적극적으로 전쟁을 조장하고, 기획하고, 실행"(p.105)해 경제적, 정치적 이득을 챙기기도 합니다. 민주적인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 국가라면, "국민들이 크게 반대하는 전쟁을 치를 수 없"(p.116)습니다. 여러분은 전쟁을 가능하게 하는 세 기둥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중 어느 것이 더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제일 얄미운 사람들은 안보팔이 정치인입니다. 군수산업체야 돈 벌려고 그런다 치고 어쨌든 위선을 떠는 것 같지는 않거든요. 무기 팔아 돈 벌겠다는 목표를 천명하고 이를 위해 이상한 로비나 불법적 행위 없이 페어플레이한다고 가정하면 뭐 아름답게 보이는 것 까진 아니지만 그냥 그렇구나 싶습니다. 안보팔이 정치인들은 겉으로는 평화를 이야기하면서 뒤로는 갈등과 분쟁을 부추기며 자기 이권 획득에만 열심이라 너무 싫고 또 그들의 이러한 잔꾀에 우르르 넘어가는 사람들도 어리석어 보이고요.
"괴물들은 존재한다. 그러나 실질적인 위협이 되기에는 그들의 수가 너무 적다. 가장 위험한 것은 보통 사람들이다." - 프리모 레비 위에 따르면 영향력이 가장 큰 것은 전쟁을 용인하고 묵인하는 '우리들' 일까요? 그믐밤 때 이야기해보고 싶은 주제입니다.
@고쿠라29 흥미로운 토론 주제인 거 같아요. 인용해주신 프리모레비와 비슷한 말을 한나아렌트, 진샤프 같은 학자들도 하더라고요. 제가 보통사람들의 책임을 이야기 한 것은 책임을 묻겠다는 의미보다는, 전쟁을 막을 힘이 정치인들이나 기업이 아니라 우리에게 있다는 것을 함께 말하기 위해서였어요.
안녕하세요? 그믐의 이런저런 모임에 참여하고 있지만, 주제 도서를 완독하기 전에 글을 남기기가 아직도 익숙하지 않네요 ^^ 다 읽은 후에야 수줍게 몇 자 적어 봅니다 책 속에서 소개하고 있는 책이나 영화가 적지 않아 특히 반가웠습니다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이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웰컴 투 동막골>과 <어벤져스>에 대한 이야기에 고개 끄덕이며 읽었습니다 책을 읽고 나서 떠오른 영화는 멜 깁슨 감독, 앤드류 가필드 배우 주연의 <헥소 고지>입니다 병역거부자로서 총을 들지 않고 전장에 나가 그 누구보다도 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한 실화가 정말 감명깊었거든요 책 속에서 '비폭력'에 대해 강조된 내용을 읽으며 바로 이 영화를 생각했습니다 다수를 위해 소수를 희생하는 것이 윤리적인가 하는 문제는 달리는 기차의 선로를 바꿔 사람들을 살리고 기관사?가 죽게 될 것인가에 대한 트롤리 딜레마로 많이 이야기되는데, 캡틴 아메리카의 단호한 대답, "우리는 생명을 거래하지 않아(We don't trade lives)."로 읽어보니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되네요 저는 군수산업체나 안보팔이 정치인이 아니다 보니, 전쟁을 용인하고 묵인하는 사람이 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우선 하게 되었는데요 요즘은 무력 전쟁 못지 않게 자본주의 전쟁이 치열한 시대인데, (돈이 관련되었다는 점에 있어서는 마찬가지더라도) 대량 살상이 직접적으로 이루어지는 전쟁과, 돈이나 권력을 이용해 사회적 매장이나 소외를 조장하는 전쟁을 생각해볼 때, 이러한 전쟁 속 평화는 과연 무엇이며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게 됩니다
@수북강녕 마지막에 언급해주신 이야기들이 요한갈퉁이 말하는 '구조적 폭력'에 해당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토요일날 더 많은 이야기 나눠요 :-)
<핵소 고지>라는 영화는 몰랐어요. 제일 처음 듣고 나서 든 생각은 4자성어인가 싶었어요.ㅎㅎ 핵소 가 한문인 줄 알았는데 Haksaw 라는 지명이었네요. 좋은 영화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읽고 있는 다른 책에도 폭력 관련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110개 국가의 1900년에서 1970년까지의 통시적 자료 분석에 따르면 전쟁을 겪은 나라는 폭력에 문화적으로 동화되어 범죄율이 높아진다는 결론이 나오기도 했다고 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도우리입니다. 다가오는 토요일, 책을 쓰신 이용석 작가님과 함께 하는 <평화는 처음이라> 오프라인 그믐밤이 열려요! 신청해주신 분들은 6월 17일 (음력 그믐날) 토요일 저녁 7시 29분, 책방소풍에서 만나요 :) 오프라인 그믐밤은, 온라인 그믐밤 신청하지 않으신 분도 참여하실 수 있어요. 아래 구글폼 링크를 통해 신청하실 수 있어요~ https://forms.gle/w3qYemohqaaS1o7r8 :)
책의 마지막 3부는 작가님께서도 말씀하셨 듯 우리의 책임과 우리의 권리를 이야기합니다. 과연 우리가 무언가를 할 수 있을까요? 바꿀 수 있을까요?
드디어 내일입니다. ^^ 오시는 길 안내합니다. 궁금한 점 있으면 책방지기(0507-1356-8227)에게 문의해주세요. 대중교통을 이용해 오시는 분들은, 잠실광역환승센터에서 G1300 버스 이용해 ‘푸르지오9단지.경기교통공사’ 정류장에서 하차해 10여 분 정도 옥정호수공원을 건너 오시면 됩니다. 또는 지하철 1호선 양주역이나 덕계역에서 버스 이용하시면 됩니다. ※ 버스 배차 시간과 하차 정류장이 다르니 교통앱 이용하시길 추천드립니다. 혹시, 차량 이용하시는 분들은 아래 링크 참조해 주차하시기 바랍니다. * https://url.kr/kf6ipu
오늘은 그믐밤입니다. 미리 신청하지 못하신 분들은 현장 접수도 가능하세요. 이미 신청해 주신 분들은 곧 반갑게 뵙도록 할게요! 그믐밤 1부에선 작가님의 평화 이야기를 듣고 2부에선 편하게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 갖겠습니다~
이용석 작가님의 추천도서
공부가 되는 글쓰기글을 쓴다는 것은 글 쓰는 사람의 현재 좌표를 깨닫는 일이다. 글쓰기는 내가 무슨 글을 쓰고 싶어 하는지, 하고 싶은 말을 어떤 지식을 가지고 쓸지 그 지식을 제대로 익힌 상태인지 돌아보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부가 되는 글쓰기』는 글쓰기 교수법의 대가 윌리엄 진서가 글쓰기와 배움이 하나가 되는 공부의 길로 안내한다. 글쓰기가 사유의 한 형태라 전제하고 배움의 도구가 되는 동시에 이룬 배움으로 다시 멋진 글을 쓸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가
주말 저녁 옥정호수공원에 모이는 사람들의 모습과 색소폰 연주 소리를 보고 들으며, 그믐밤 장소인 책방소풍에 도착했습니다 알찬 큐레이션에 감탄하며, <노년의 부모를 이해하는 16가지 방법>, <제법 괜찮은 사람이 되어가는 중입니다> 등의 책을 선뜻 골랐습니다 망설임 없이 집어들 수 있는 책이 많아, 고민할 것이 없는 멋진 서가였습니다 그간 열린 열한 차례의 그믐밤 중 여덞 밤에 참여해 보았는데요, 아담한 공간에서 참가자들의 표정과 말소리, 웃음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 참 좋습니다 <평화는 처음이라>라는 따스한 제목만큼 온기가 충만히 흐르는 자리였고, 이용석 작가님은 시종일관 미소띤 얼굴로, '남중 남고와 비슷하며 회사보다는 나은 병역거부자의 감옥 생활'과 '군대 안 갔다 온 사람과는 상종하지 않으려는 어르신들로부터 공감 이끌어내기'에 대해 유쾌하게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어려운 일을 하시는데 좌절하거나 힘든 순간에는 어떻게 이겨내시는지'에 대한 질문이 줄을 이었고, 저는 왠지모를 슬픔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초강력 군사력을 지닌 나라, 아침을 깨우는 경보 문자와 해명 방송 속에 살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평화는 처음이라>에는 다양한 책과 영화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만든 전쟁 영화 두 편에 대한 이야기도 실려 있는데요, 모임에서 돌아와 책에서는 소개되지 않았지만 같은 감독의 작품인 <아메리칸 스나이퍼>를 보며 전쟁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책에서 소개된 영화와 추천 도서들도 조금씩 보려고 합니다 책방소풍 대표님은 매체에서 몇 차례 인용하신 “책방 운영은 돈 못 버는 정우성과 함께 사는 것과 같다”는 말씀을 떠올리게 하는 분이었습니다 ^^ 책과 함께 하는 소소한 즐거움이 만들어내는 풍요로운 저녁이었습니다 자리를 함께 만들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6월 17일은 너무나도 중요한 행사들이 많았다지요. BTS 페스타 / 국제도서전 / 11회 그믐밤 앞의 두 행사도 뜻 깊겠지만 17일은 음력 그믐날이니 아무래도 그믐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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