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기완>을 기다리며 <로기완을 만났다> 함께 읽기

D-29
내가 지금 안고 있는 것은 한 사람의 육체가 아니라 그 사람이 지나온 한 시절이며, 피와 뼈가 아니라 그 무엇으로도 규정될 수 없는 존재 그 자체이다. 12월 30일 P.187
로기완을 만났다 조해진 지음
박도 김작가를 통해 치유를 받고 있는 12월 30일 목요일 기록이었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타인으로 만나 이제는 의미가 부여된 관계로 삶을 조금은 예전보다 더 충만하게 살아가지 않을까 상상을 해봅니다. 여기에 나왔던 책 속의 인물들 뿐만이 아니라 저는 이 책을 통해서도 만나게 된 그믐 동아리 회원들을 통해 서로가 서로에게 타인으로 만났지만 좋은 에너지를 주고 받은 관계로 변모가 되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너무 감사한 일이지요. 이 늦은 시간에 스스로 감동을 받고 글을 이렇게 길게 쓸 수 있는 용기를 주신 아리사김님, 바나나님, 글숲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저도 같은 마음이에요. 빠르게 읽고 단시간에 끝내는 토론도 좋았겠지만 지난 한달간 저희 넷 그리고 로와 김작가가 박이 모두 함께 만나고 있는 신기한 느낌이 들었어요.^^
우왕~~ 마음이 막 몽글몽글해집니다! 같은 책을 읽고 생각을 공유하며 이렇게 소확행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이런 삶이 제가 바라던 '행복한 삶'의 한 부분인 것 같아요! *^^* 저도 감사드립니다 *^^*
2010년 12월 23일 목요일 난민 지위를 얻은 로는 사랑하는 연인이 생겼습니다. '진샨화'의 직장 동료였던 라이카. 그녀가 추방 위기에 처하자 그는 온힘을 다해 영국으로 탈출을 돕습니다. 툴출을 경험했던 그가 사랑하는 이를 필사적으로 탈출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의미있게 느껴졌습니다. 한편 김 작가가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묘사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것은 아마도 윤주의 잘려진 귀라고 짐작됩니다. 순수하고 고결한 그 자체가 휴대폰으로 치환되어 재이와의 사랑을 되새기고 둘의 관계를정의내리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작품의 후반부로 가니 조해진 작가님의 문체상의 특징을 더욱 알 수 있었습니다. 몽환적인 상상으로 이어지는 장면들이 많고 탁월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로가 그나마 안정을 찾은 시기에 연인이 생겨서 너무나 감사한 일이죠.. 그간의 아픔과 고통을 위로 받고 또 치유 받을 수 있는 상대이길 저도 이 부분을 읽으며 간절히 바라곤 했습니다 ^^ 모든 걸 버리고라도 연인을 탈출시키려는 그 마음이 정말 찐사랑이죠.. 이기적인 사랑도 많은 시대에 로기완과 라이카의 모습은 단단한 위로가 됩니다..
저는 한편으로는 넘 안타깝기도 했어요. 어떻게 얻은 난민 지위인데...다시 불안정 속으로 뛰어드는 그 마음이 어떨까 싶은. 그래도 둘이니까 함께 잘 헤쳐나가길 응원할수 밖에요.
하긴 맞아요 저도 그 삶이 제 삶이라면 아마..ㅜ 현실적인 결정을 하지 않을까 싶긴해요ㅜ 그냥 작품 속이라.. 마음이 로맨스에 더 기울어진 건 맞고요^^ 라이카를 도와주는 것 까지만 하고 난민 지위는 유지했다해도 로기완의 사랑은 충분히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혹시 @바나나 @조은영 @글숲 님은 로기완의 선택이 곧 여러분의 입장이었다면 어떻게 하셨을 것 같나요? 급 궁금해집니다^^
절대 사랑, 찐사랑을 만난 로였기에 그런 선택이었을 것 같아요. 평범한 저는 로처럼 선택하지 못했을 것 같고요.^^
아리사김에게 댓글로 남긴 것을 다시 옮겨서 적어봅니다. 2010년 12월 22일 수요일 밤 - 처음엔 로기완이 어렵게 난민으로 인정받아 벨기에에서 살면 더 좋지 않았을까 왜 그에게 사랑이 빨리 찾아왔을까? 그것도 불법신분의 라이카를 사랑하게 만들었을까? 이제 로도 박처럼 여기서 사람답고 안전하게 살 수 있게 해주면 좋았을껄… 또다시 로에게 그런 힘듦을 주는 것이 조금 아쉬웠던 것 같아요. 그러나 오늘 이 문장을 읽으면서 로와 작가님을 이해하게 되네요. 난민 지위를 얻은 2009년의 스물두살 로와 만료기간이 지난 여행비자로 불법 취업한 상태였던 스물한살의 라이카, 그 둘이 함께 있으면 이제 더 이상 되돌아갈 곳이 없다는 로의 고독한 마음이나 언제 어디서 불법신분이란 것이 발각될지 모른다는 라이카의 불안감이 모두 희석될 수 있었다는 것! 로에게 라이카는 존재의 이유가 되어 준 거구나 하는 생각이 지금에서야 느끼게 되네요^^ 그래서 저는 오늘 재완독 후 제가 로의 감정을 그대로 느낀 상대를 만났다면 로와 같은 선택을 할 것 같습니다. 나의 존재의 이유가 바로 그 사람이니까요^^
그건, 어리석은 한 시절은 아직 끝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속삭임이었던가.
로기완을 만났다 p.169, 조해진 지음
2010년 12월 30일 목요일 박이 김 작가에게 호의를 베푼 이유가 젊은 시절 부인과 닮았다는 이유였다는 것이 놀라웠다. 어쩌면 나만 몰랐을지도 모르지만. 안락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때로는 미안한 마음만으로도 한 생애는 잘 마무리됩니다.
로기완을 만났다 P.183, 조해진 지음
이 문장이 저에게도 위로가 되었어요~
노트에 적지 못한 남은 이야기 마침내 영국으로 가서 만난 로와 김 작가가 나옵니다. 일기 속 주인공이 아닌 살아 있는 체온이 있는 로를 만나는 장면이 감동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김 작가가 로에게 들려줄 K에 대한 이야기가 기대되는 엔딩이었습니다.
작가의 말 작가의 말을 읽고 나니 이 책을 완독한 것이 실감이 납니다. 조해진 작가님을 알게 된 것, 그믐 모임에 함께하며 소설을 느리게 읽으며 음미하는 법을 배운 것이 지난 한 달의 큰 수확이었습니다.
모임을 열어주신 아리사김님, 함께해주신 조은영 님, 바나나님 감사합니다. 즐거운 독서 경험으로 남길게요.^^
지금 마지막 챕터를 놔두고 글을 쓰고 있는데 알림이 5시간 남았다고 알려주는 문구를 봅니다. 사실 어제 저녁에 저는 오늘 회원님들과 '로기완을 만났다'라는 책을 읽고 소감을 어떻게 적어야 할지 구체적으로 머릿속에 이 시가 떠올랐어요.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요. <풀 꽃>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로기완 책이든 어떤 책을 만나든 이런 마음으로 책을 읽어야 되겠다고 어제 저녁에 전 스스로 느꼈습니다. 로기완을 완전히 공감할 수 없어서 처음에 그런 마음이었다면 천천히 읽은 로기완은 어느새 김작가님처럼 여러분처럼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그럼 오늘 마지막 노트에 적지 못한 남은 이야기에서 마음에 남기고 싶은 문장은~
살아있고, 살아야 하며, 결국엔 살아남게 될 하나의 고유한 인생, 절대적인 존재, 숨쉬는 사람. p.194 (바로 우리들 아닐까요?)
로기완을 만났다 조해진 지음
저는 이 문장을 마지막으로 읽고 마침표처럼 조해진 작가님이 독자들에게도 여러분들도 바로 이런 사람들이에요 라고 말씀해 주시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2023년 6월 1일 부터 오늘 29일까지 그믐 동안 우리들은 사라지지 않았기에 암흑이 오지 않고 달처럼 빛났던 것 같습니다. 정말 감사드리고 또 언젠가 우리는 만나지 않을까요? 라는 말을 남겨봅니다.^^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시작한 책이었는데 저는 위로를 많이 받았던 것 같습니다. 아리사김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바나나님 글숲님의 글들을 통해서 저도 다시 로기완을 자세히 볼 수 있는 마음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모두들 건강하시고 우리 연이 되면 또 뵈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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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앨리슨 벡델 - 펀 홈시무라 타카코 - 방랑소년 1저메이카 킨케이드 - 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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