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기완>을 기다리며 <로기완을 만났다> 함께 읽기

D-29
오~ 정말 잘 다녀오셨어요^^ 저도 오랜만에 가봤는데 느낌도 새롭고 몇몇 이벤트도 재밌고, 독서욕심도 더 챙겨서 왔어요^^
어떤 사람에겐 위로도 뜻대로 해줄 수 없다.
로기완을 만났다 p.92, 조해진 지음
위로도 뜻대로 해줄 수 없는 사람이 있다는 말에 공감해요. 위로라는 것 자체가 그 의미와 역할을 다하지 못할 때는 안하느니만 못할 거라 생각되요.. 그저 조용히 기다리는 것이 오히려 낫기도 한 것처럼요.. 윤주를 그저 바라보기만 할 뿐 무엇도 하기 어려웠던 김작가의 마음도 참 힘들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아직 결말까지는 모르지만 윤주와 김작가가 마음의 상처, 미안함, 원망 등을 다 녹여버리고 서로를 꼭 안아주며 끝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어요..
2010.12.15.(수) 이 날의 기록은 한국 대사관에 도착에 난민 신청을 거절당한 로를 상상하는 장면, 한국에서 윤주와 출국 전 마지막으로 통화하는 장면이 주된 내용이다. 로는 자신이 어디에서 온지를 증명할 수 없어 대사관 직원들에게 외면당한다. 절망이 몰아쳐 주저 앉은 모습이 상상되고 이 모습은 윤주로 오버랩됩니다. 윤주가 다른 사람들에게 눈물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 불필요한 부담감을 주고 싶지 않아 그렇게 행동하는 점이 또 김 작가와 닮았다는 점에서 둘 사이의 연결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떠난 이를 용서하지 않음으로서 갖는 만족의 감정을 재이가 가르쳐 주었다는 점도 새롭습니다. 인물간의 관계들과 성격들이 잘 드러나는 날의 기록이었습니다.
타인에게 부담감을 주지 않기 위해 취하는 행동들에 대해 생각했어요.. 그 깊은 마음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오히려 상대에게 상처가 되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윤주와 김작가가 오히려 서로에게 서운한 거, 미안한 거, 원망스러운 것들을 시원하게 표현하면 좋겠다 싶었어요. 정말 두 사람이 닮은 그런 부분에서의 행위들이 둘의 관계에서 또 다른 장애물이 될까봐 조심스럽기도 했고요..
2010.12.16.(목) ‘굿 슬립’에 김 작가가 다시 들러 도미토리 룸을 얻는 장면으로 시작했습니다. 배고픔에 허덕이는 로의 모습이 그려진 날이었습니다. 고난의 행군이라고 불리우는 90년대 중후반의 북한의 실정이 나오는데 이 때 대학생이었던 김 작가의 회고가 나옵니다. 혹시나 해서 조해진 작가의 작가 소개를 보니 95년 대학에 입학한 것이 아닐까 짐작되었습니다. 빵을 먹는 로를 상상하는 장면이 매우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는데 마치 화면으로 보여주고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후반부 김 작가가 백인 남자에게 분노하는 장면은 조금 과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만큼 로의 처지에 이입된 김 작가의 모습을 드러낸 장치일 것이라고 이해했어요.
글숲님의 글을 읽다보면 한 번 더 그 부분을 읽으며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져요^^ 덕분에 오늘 아침에는 16일의 글을 다시 읽으며 생각에 잠겨보네요^^ 호스텔에서 아침을 먹고 남는 빵을 주머니에 챙기는 로의 곁에 서 있다면.. 저도 제 것을 그의 주머니에 넣어주고 싶었어요.. 김작가가 백인 남자에게 퍼붓는 분노의 장면을 '논리적이지 못한 고통'이라 표현한 것도 인상적이고, '낯선 동양인 여자의 명분 없는 분노'에 진심으로 미안해한 낯선 남자에게 대신 고맙다고 인사하고 싶었어요..
누군가의 참담하고도 구체적인 경험까지는 끝내 공유하지 못하는 이 모습이 바로 나의 가엾은 자아이다.
로기완을 만났다 p.104, 조해진 지음
2010년 12월 17일 금요일 - 3년 전 로기완에게 냉정하게 대했던 호스텔 여직원을 향한 김작가의 원망어린 질타가 마음 아팠어요.. '조금만 친절하게 대해주지 그랬어요.'(112쪽) ... 여직원의 성질머리를 생각하면 이런 기대는 접어야 할 것 같지만.. 그래도.. 3년이 지났지만.. 로기완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지만 그 말을 한 것이 통쾌하고 후련했어요... 그리고 그토록 기다리고 궁금했던.. 김작가를 움직이게 한 문장을 여기서 만나네요.. 로의 어머니가 어떻게 돌아가셨고, 그가 유럽으로 오게 되는 과정들이 윤곽을 드러내며 마음이 참담해졌어요.. 그러나 슬퍼할 수가 없겠더라구요. 그 당사자도 견뎌낸 순간들이니 저도 함께 견뎌야겠다 싶으면서요.. '누군가가 나로 인해 죽거나 죽을 만큼 불행해졌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게 고작 사는 것, 그것뿐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고 나는 이어 말한다.'(125쪽) 문득 저는 누군가 때문에 불행을 겪었단 생각은 해봤지만 혹시 나로 인해 누군가가 불행해진 일은 없는지 생각하니까 무서워졌어요.. 무심코 한 언행이 누군가에겐 엄청난 상처가 될 수 있잖아요.. 정말 로의 경험은 그 자신이 아닌 이상 100%공감했다고 감히 말 할 수 없는 경험이라 생각했어요...
그 한문장을 읽게 되어 작품의 클라이막스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 작가가 온몸과 온마음으로 감정이입하는게 조금 의아한 느낌도 들었지만 계속 읽다보면 더 공감할 수 있겠지싶어요.^^
저도 살짝 김작가의 공감능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순간도 있긴했어요. 특히 그 호스텔에서 여직원이나 백인 남자에게 퍼부은 분노는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부분이었거든요. 그래도 소설 속의 장면이니 그정도로 분노할 만하다 여기긴 했지만 상대방 입장에선 뜨아~!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모습일 수 있겠다 싶어요^^
어머니는 저 때문에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살아야 했습니다.
로기완을 만났다 124쪽 ㅡ 로기완의 말, 조해진 지음
조해진 작가님 신작 나왔어요??? 솔깃 제가 진짜 왕팬이라서요.
http://aladin.kr/p/yzqoV 이거 같아요~^^ 근데 '2008년에 묶인 소설집을 2023년에 다시 읽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라는 소개글을 보니 이 작품이 재출간된건가.. 궁금해집니다. ^^;;;
아래 아리사김 님이 말씀해주신게 맞는 것 같아요. 전 국제도서전에서 나온 작년도 책을 본거 같아요. https://naver.me/F4tTCrQj
질문 있는데요. p.131 끝부분에 나오는 '그것'은 무엇일까요.
질문을 보고 얼른 18일의 글을 다시 읽어봤어요. 조심스럽게 다시 읽고 든 생각은.. '그것'이란 것에 대해 앞 장에서도 언급된 것은 없고, 다음 글에서도 언급되는 것이 없다보니.. 제 생각으로는 윤주가 끝내 남길 수 없었던 한쪽 귀를 의미하는 것일까.. ? 싶었어요. 귀를 잃을 정도의 충격이 결코 윤주 만큼은 아니겠지만 김작가에게도 얼마나 큰 상처일지 가늠해볼 수 있잖아요.. 그렇게 잃은 한쪽 귀에 대한 사무친 미안함을 아는지 그 '귀'가 끈질기게 김작가를 쳐다보며 '심장의 온도'를 재어줬다는 것은 안심하라고.. 귀를 잃은 것까지 김작가의 몫으로 남기지 않아도 된다고.. 죄책감을 갖지 말라고 보듬어주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다른 분들의 생각도 정말 궁금해지네요 ^^ 좋은 질문으로 생각을 일깨워주셔서 감사해요~!
@바나나 님~^^ '그것'은 윤주가 잃은 귀 같다고 의견을 남겼었는데요, 제가 뒷 이야기가 궁금하여 지금 책을 계속 읽다가 발견했어요~^^ 나중에 168쪽을 읽으시며 답을 얻으실 수 있을거예요~^^
저도 오늘 완독하였습니다. 발견했어요 '그것' ^^
2010년 12월 18일 토요일 - 윤주가 수술을 받은 날이자, 암세포가 전이되어 결국 한쪽 귀를 잃은 날이기도 합니다. 윤주의 상태가 악화된 것에 대해 김작가는 도의적인 책임을 느끼며 늘 고통스러워했었는데, 수술 결과까지 참담해서 저도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ㅜㅜ 18일의 글을 처음에 한 번 읽었을 때는 마지막 문단을 그리 주의 깊게 읽지 않았었는데, 바나나님의 질문을 보고 다시 읽으니 생각이 좀 다양해집니다.. ^^;;;; 바나나님의 질문에 대한 댓글로 생각을 남겨볼께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도 궁금해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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