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의 인생책> 이평춘 번역가와 『엔도 슈사쿠 단편선집』 함께 읽기

D-29
그 많은 책들이 오늘의 작가를 만들었군요.
노방초야 노방초야 너 비록 지금은 짓밟히고 있지만 머지않아 너에게도 꽃필날이 있단다
엔도 슈사쿠 단편 선집 엔도 슈사쿠 지음, 이평춘 옮김
길섶,길가에 아무렇게나 핀 꽃=노방초.
https://youtu.be/yY4KHRLi8oU 나훈아님 노래도 있군요^^;;
나훈아님은 잡초라는 명곡 외에도 노방초란 곡을! 과문했습니다;;
길섶에 피었다가 길섶에 지는 그 이름 노방초라 너무 가엽소.. 이 겨울 어서가고 봄이 오면은 행여나 찾아주실 님이 오실까.. 아~아~내 사랑 노방초를 울리지 마오 남몰래 피었다가 남몰래지는 외로운 노방초라 이름도 없소 이 밭길 저 밭길에 멍든 상처를 다정한 어느님이 만져주실까..
책방 북토크에서 '어머니'에 대해서도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는데요. <6일간의 여행>에서 어머니의 세 번째 사랑에 대한 에피소드가 실화인지 허구인지 불분명한 것은 작품 내에서도 언급하고 있듯이 이 일과 연관된 실존인물들이 살아 있고, 그분들에게 영향이나 상처가 가면 안 되기에 작가도 명백히 드러내놓고 밝힐 수는 없었던 것 아닐까요? 그래서 설사 이 일화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 일과 얽힌 사람들은 모두 쉬쉬하고 있기에 작가 스스로도 사실적으로 묘사하지 못하고 모호하게 남겨두었거나, 허구적인 속성을 가져다 쓰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아 그런 면을 고려했어야 했겠네요~ 그러고보면 흥행영화에서 실존인물의 가족들이 명예훼손을 걸기도 하고 송사에 휘말리는 경우들을 봤던 게 떠오르네요. 그나저나 오사카 편도가 막 육만원인 것을 보고 가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또 마침 지금이 엔저이고~ 뭐 그렇다는 말입니다^^; 일본은 후쿠오카 밖에 못가본 1인.
오, 오사카 행 지금 6만원 내외군요... 제가 코로나 전에 교토에 자주 다녀왔는데 그때도 10만원 안팎이었거든요 ㅎㅎ 저도 가을 쯤에는 취재차 교토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대학생 때 로망이 일본문학기행 한 번 가보고 싶었고, 이 로망 때문에 대산대학문학상 받고 싶다는 간절한 열망이 있었죠 ㅎㅎ 이 문학상을 받으면 부상으로 일본문학기행 기회를 주기도 했거든요 ㅋㅋㅋ 달팽이 님 일본 후쿠오카 가보셨다니, 엔도 슈사쿠의 <바다와 독약> 이 책도 추천드립니다. 태평양 전쟁 말기 일본 후쿠오카, 큐슈 지방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소설이거든요! 그러고 보니 이 책의 주인공 중 한 명도 이름이 '스구로'였네요. 소설 속에 '나'라는 화자도 등장하는데 기흉 치료를 받고 있어서 이 인물만 엔도 본인을 모델로 한 게 아닐까 싶었는데, 의사인 스구로, 다롄에서 온 간호사, 죄의식의 근원을 탐구하는 토다 등 다양한 인물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켰던 작품이었다는 것을 이번 독서모임을 통해서 깨달았습니다! @이평화로운봄
아, 안그래도 그때 여행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하셔서 써봤습니다~^^ 그래서 대산대학문학상을 타신 것인지, 간절한 동기로 이뤄내셨을 것 같은데요 ㅎㅎ 바다와 독약 읽어보겠습니다. 단편선집을 읽으며 대작가들은 어떤 죽음의 문턱에 있던 경험이 공통적인가 싶었는데요. 작년 매핑 도스토옙스키 동짓날 그믐밤에 그믐 첫모임에 참석했던 책(하지만 모임주제는 그 책이 아니었는^^; 당시만 해도 시스템을 잘 몰랐어요;;) 암튼 그 책을 읽으면서도 사형선고를 받았다가 극적으로 풀려난 경험이 도스토옙스키 어떤 인생과 사람에 대한 간절한 마음에 불을 붙여주지 않았을까 싶었는데요. 작가 정유정 씨가 광주의 포대기 쓰듯 숨겨진 집에서의 경험을 말하는 것처럼요~ 그래서 장작가님도 유서 쓰시고 그러시는 것인지 ㅜㅜ
@느려터진달팽이 안타깝게도 대산대학문학상은 못 받았습니다 ㅎㅎ 학부 다닐 때 서너 번 정도 응모해봤던 것 같은데 예심도 통과 못했어요 ㅠㅠ 이후에 장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을 했으니 아무래도 장편의 호흡이 저에게는 더 맞는가 싶어요 ㅎㅎ
평범한 독자라서 북토크에 대해 고민했는데 결국 가지 않았습니다. 후기를 읽으니 왜 용기를 내지 못했나 후회뿐입니다.
저도 책 속의 어머니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녀를 이해하지 못한 채 책을 읽으려니 자꾸 발목이 잡히는 기분이었거든요. 최근 몇 년간 주변 어르신 몇 분이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돌아가시기 전 2~3년 동안 정말 다양한 감정이 느껴졌습니다. 내가 알고 있던 그 분의 모습을 찾을 수 없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인간의 근원적인 감정에 지배당한다고 느껴졌습니다. 불안과 공포, 시기심에 온순하던 분들도 악담을 서슴지 않으시더군요.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분들도 나약한 인간일 뿐인데 어떻게 담담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어떤 날은 어른스럽게 어떤 날은 세 살 아이처럼 욕망을 표현하게 되더군요. 감춰졌던 모습이 드러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원래 인간은 다들 그런 모습을 갖고 있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작가도 나이가 들어 변해 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았을 것 같습니다. 또 엔도는 자주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다고 들었습니다. 오랫동안 병마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노환으로 고통받는 이들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인간이 가진 다양한 모습, 그리고 욕망에 흔들리는 모습을 허구에 버무려 담아내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5일밖에 남지 않았군요. 하여 지난번 올려드렸던 26일(월)까지 <노방초> 27일(화)~29일(목) <만약> 으로 진행하고자 했던 것은 취소하고, 남은 기간동안 두 작품에 관한 자유로운 생각들을 함께 나누면서 마무리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남은 시간동안 엔도 문학과 작가 엔도에 대한 나눔을 두 작품을 통해 이어가겠습니다.
만약은 우연을 넘어 우리의 운명과도 맞닿아 있군요! 18년 전에 로스쿨에 간 일이 있었습니다. 한국에 생긴 실험적인 미국식 로스쿨이었고, 거기 들어가자 친구가 그럼 one L이냐고^^ 그게 제 인생의 메인인 줄 알긴 했는데, 아직 에너지가 남아돌고 ㅠ 더 탐색하고 싶고! 아니 세상이 넓은데~~ 자네, 더 탐험해야 하지 않겠나? 그런 생각이 있어 한학기 만에 휴학을 하고 당시로서는 베이징 올림픽도 앞두고 있었고ㆍㆍ뭔가 대륙적인 정서를 함유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어서 북경에서 한 사개월 보낸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 같이 가겠다고 한 아이가 있었는데 마다했던 그 일이 참 잘못되었다; 좋은 사람의 손은 그냥 먼저 잡고 보는 것인데 그런 후회를 이 먼 세월을 돌아 돌이킬 수 없을 때 해보면서 ㅋ 다 늦었지만 뭐 이제라도 어떻게 좀 ㅠ 잘 해보는 것으로요?
엔도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 ‘만약’ 이 있어서 지금의 삶이 이뤄졌다고 하니… 제 인생의 ‘만약’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돼요. 어쩌면 약간의 용기가 필요했던 순간들이 떠올라요. 지금이라도 잘 해보는 것으로…^^
<만약>을 읽으면서 한 사람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 지를 알고, 엔도가 스스로도 타인에게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조심하는 모습이 인상에 남습니다. 한편으로, 그 렇게 타인의 인생에 영향을 주는 일들이 만약 없었다면 지금 자기 자신의 모습도 없었기에 어쩌면 그 우연들을 빚어내는 존재가 있지는 않을까라는 질문을 품고 글은 마무리 되는데요. 어머니의 삶으로 대변되는 인생의 아이러니가 완전히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수용되는 지점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글이 쓰인 순서가 <만약>보다 <노방초>가 먼저가 맞는지 궁금합이다. 노방초에서 주인공의 모습은 카톨릭에서 말하는 ‘냉담’ 기간인 것 인가? 하는 궁금함도 생겼고 아내를 통해 자신의 어린 시절을 그리워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노방초>가 1965년에 발표되었고, <만약>이 1967년 7월에 발표되었기에 시기적으로는 <노방초>가 먼저 발표되었습니다. 이 시기는 <침묵>을 발표하기 직전이 되겠습니다. <침묵>이 1966년에 발표되었고, 이 시기 나가사키를 수차례 방문하며 박해의 현장에서 많은 자료를 수집합니다. 나가사키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발에 밟혔던 '후미에'를 직접 본 것이 <침묵>을 쓰게 한 계기다 되었다고 합니다. <침묵>에서 침묵을 깨는 예수의 음성을 등장시키며 소설의 절정에 이르게 합니다. 그리고 이 <침묵>을 발표하고 난 후 인간 '예수'의 흔적을 찾아 이스라엘 순례를 수차례하면서 발표한 책이 <나의 예수> 와 <그리스도의 탄생>입니다. 아마도 <노방초>에서 냉담자처럼 그려지기도 하면서도 이후 수차례 이스라엘을 방문하며 위의 책을 집필하는 열정을 보이게 되죠.
침묵을 오래 전에 읽었었는데 이번 모임 후에 다시 읽어보려구요. 다른 깊이로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가 돼요. 이곳에서 추천해주신 책들도 같이 읽어보고 싶네요!
네, <침묵>은 역시 대표작이라 할 수 있겠죠. 다음에 다시 기회를 만들어 이야기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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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앨리슨 벡델 - 펀 홈시무라 타카코 - 방랑소년 1저메이카 킨케이드 - 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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