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의 인생책> 이평춘 번역가와 『엔도 슈사쿠 단편선집』 함께 읽기

D-29
제 앞글에서 <김혜나 작가님>을 <김해나 작가님>으로 잘못 입력했군요. 김혜나 소설가 이십니다.
"그리고 17쪽에 ‘1년전 어떤 장편소설을 쓰면서 때때로 나는 당신과 만나게 된 그 우연을 생각했습니다’ 라면서 ‘사람들의 발에 밟혀 닳아 움푹 패인 후미에의 그리스도 얼굴" 은 <침묵>이 맞습니다.
그러면 지금껏 알고 있던 <당신> 과, 지금에 와서 어렴풋이나마 파악하게 된 <당신>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나로 하여금 네번째 편지를 쓰게한 힘은 무엇일까요?
p.11 나는 그때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랬구나!' '역시 그런 거였구나!' 이 감탄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이 깨달음은 무엇일까요?
역시 배교한 것은 아니고 성직자의 직은 내려놓았지만, 현실 속에서 내가 실천할 수 있는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예전에 조안 리 씨의 자서전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서강대 학생이자 공부만 하고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던 주인공을 총장인 신부가 직을 버려가며 결국 둘은 사랑을 하고 나는 현실에 절망하기 보다, 지금 내가 여기에서 켤 수 있는 촛불을 켜서 빛을 밝히겠다!며 반대하는 둘의 사랑에 대해 out of sight, out of mind 하지 않고 out of sight, into the mind♡했다던 그 고백이 되게 멋있다고 학창시절 생각했던 기억이 나요 ㅎㅎ
스물셋의 사랑 마흔아홉의 성공 1
사랑과 성공은 기다리지 않는다
Out of sight, into the mind. 인상 깊네요!
떨어뜨려 놓는다면, 더 깊은 그 마음속으로 자리잡겠다!:D 멋져♡ 했었네요~ 다이어리에도 쓰고 ㅎㅎ 고등학교 시절이라^^;;
사제의 가장 큰 고독은 타인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라고 합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때 느껴야하는 무력감. <그림자>의 이 사건과 인물은 실제의 사건과 인물입니다. 실존 인물이었고 엔도와 어머니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 사건으로 상처를 받았고 믿었던 만큼 배신감도 컸으며 묻어 두고 있었던 사건이었습니다. 그러나 떨쳐 버릴 수 없고 풀리지 않는 문제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변형시켜서 썼지만 실패해 버린 소설. <당신>은 사람들에게 비난받으며 스켄들의 주인공이 되었고 갖고 있던 모든 것을 잃어 버리는 선택을 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시선에서 사라졌습니다. 그 대가를 알고 있으면서 그 선택을 한 <당신>을 향한 미스터리가 풀리지 않은 채 나의 마음에 남아 내 소설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풀리지 않고 남아 있던 당신에 대한 의혹. 그러나 지금 내 눈앞에 있는 <당신>을 통해 이제 내가 어렴풋이나마 파악하게 된 것은 <안색이 좋지 않은 여자>에 대한 그것도 사제로서 선택한 사랑의 행위였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게 된 것은 아닐까요. 그것이 나로 하여금 이 편지를 쓰게 한 힘이 아니었을까요.
"풀리지 않고 남아 있던 당신에 대한 의혹." 그러고 보면 엔도슈사쿠의 소설은 대부분 삶에 어떤 해답이나 교훈을 독자에게 남겨주기보다는, 작가 스스로도 풀 수 없는 의혹과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해답을 알 수 없기에 끊임없이 고민하며 답을 찾아나가려는 과정이 바로 소설을 쓰는 과정이 아닐까 싶네요.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네요! 사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큰 고독을 느끼는군요. 내려놓음 이용규 선교사님께서 헌신하시는 이슬람지역 대학사역에서 저 학생들을 돕고 싶은데, 그들이 그 훈련을 오롯이 통과해내야 하기에 발을 동동구른다는 말씀을 들었는데 최소한 어떤 일에 처해있을 때 아무도 모르는것 같아도~ 최소한 알고는 있고 마음만큼 하지 못해 무력함을 느끼는 존재가 있다면 그 사실을 알게된 게 그나마 위안이 되는것 같습니다. 복잡한게 있어서 못따라가고 있어요; 곧 끝나는데 얼른 캐치업하겠습니다~
느려터진달팽이님 오랜만입니다. 복잡한 일 잘 마무리 하세요.
이번에는 <나>와 <어머니>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여러분의 의견을 올려주세요.
어린시절 이런저런 일화로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건재하기를 바랬던 신부님의 침몰을 바라보는 주인공의 마음이 왜 이렇게 슬프게 와닿던지. 더불어 버려진 개의 슬픈 눈을 가진 인간의 형상을 상상하니 먹먹해지지 않을수 없습니다. 저는 이 작품이 엔도 슈사쿠의 첫소설인데요. 앞으로가 더 기대 되는 첫발이었어요. 의견 들려주신 분들의 글과 번역가님의 댓글들을 찬찬히 읽으면서 소설의 여운을 음미할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댓글보니 한 작가의 책을 읽어 이리저리 맞춰보는 재미가 쏠쏠한것 같아요. 저도 따라가보겠습니다!
바나나님 반갑습니다. 엔도 작품이 처음이시군요. 적절히 들어오신 것 같습니다. 여러작품을 읽다가 작가를 살펴보는 경우도 있고, 작가를 알고 작품을 읽는 경우도 있는데 후자에 속하신 것 같습니다. 작품 읽는 <즐거움> 과 <먹먹함>을 계속 글로 남겨주세요.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주제인 <나>와 <어머니>의 관계는, 엔도문학에서 중요한 방향을 제시하는 테마입니다. <그림자>에 나탄난 나와 어머니에 대해서 여러분은 무엇이 느껴지시나요. 아니면 <나>를 배제시키고 <어머니>에 관해서만 나누셔도 좋습니다.
나와 어머니..어머니가 된 나..3대의 연결고리가 되어 살아가는 4학년7반은 아직도 여전히 넘치는 사랑과 희생을 기쁨으로 살아가시는 일흔이 넘으신 노모의 母情에 발끝정도 겨우 따라가는 부족한 딸이자 엄마인 저를..그림자란 제목으로 저의 그림자를 크고 깊게 만들어주신 엄마께 감사를..딸의 그림자를 저보다 더 넓게 만들어 주고픈 욕심을..떠올리게 합니다. 독실한 신자이신 엄마와 날라리 신자인 딸 덕분에 날라리란 이름조차 갖지못한 손녀딸에게 신앙을 심어주지 못한 미안함과 죄스러움까지..tmi로^^;
신나는아름쌤님, 3대의 연결고리를 갖고 계시군요. 일흔이 넘으신 노모의 정을 아직 누리고 계신 것이라면 복이 많으신거네요. 저도 작년에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아흔이 넘은 노모가 계십니다. 고령의 어머니를 갖고 있는 것은 하루하루 징검다리를 건너 듯 불안한 여정이기도 하죠. 그런 마음으로 어머니의 길을 지키고 있는 나날입니다.
어머니는 나를 억압하는 존재로 보입니다. 아이까지 새벽기도를 데리고 다니는, 무거운 규율만을 얹어주는. 아비없이 자란 아이라는 손가락질을 면하게 하려 함이었을까요? 결과적으로 그를 가톨릭 작가로 만들어 준 고뇌와 소재를 의무처럼 삶에 지워 준 원천같은 존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맞는 지적입니다. 사실 그랬다고 합니다. 엔도는 청년시절 어머니에 의해 강제로 입혀진 그리스도교란 양복을 수없이 벗어버리고 싶었다고 고백합니다. 그러나 설혹 벗어버린다고 한들 대신할 다른 것이 없었고, 어머니가 사랑하는 것을 차마 벗어버릴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정쩡히 입고 있던 그리스도교라는 양복. 그러나 정말 아이러니한 것은 세월이 흐르면서 그 양복을 자신의 몸에 맞도록 고치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그 화두가 그의 문학의 방향을 정했고 이끌어 갔다는 것입니다.
어머니에 의해 강제로 입혀진 양복을 어느 순간 자신의 몸에 맞게 고치고 싶었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양복이 싫어질 법도 했는데, 그 계기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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