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무비클럽] 1. <말이야 바른 말이지> 보고 말해요

D-29
2-1. 김소형 감독님 영화를 너무 좋아하는데 '하리보'도 감독님만의 스타일이 물씬 보이는 영화라 너무 재밌게 봤습니다. 제일 안맞는 듯 하지만 사실 너무나도 티키타카가 잘 되는 하리와 보현의 대화를 엿들으면 자꾸 미소가 났어요 :) 2-2. 조금 다른 장르이기는 하지만 작년 여성영화제에서 봤던 정재은 감독님의 '고양이들의 아파트'가 기억에 남네요. '고양이를 부탁해'도 너무 재밌었고요! 2-3. '말맛'이라는 단어 진짜 찰떡이네요 ㅎㅎ 김소형 감독님의 '우리의 낮과 밤'도 되게 재밌게 봤었고 2X9 영화들이 말맛이 착착 입에 감기는 것 같아요. '아빠는 외계인'이랑 '윤시내가 사라졌다' 영화도 재밌게 봤었네요!! 2-4. 너네 없이 잠도 잘자고 밥도 잘 먹지만 그래도 날 떠날거니? 생각하면서 그래도 꽤 서운해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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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번째 에피소드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줍니다?> ■■■■ <하리보>에 대한 질문에 적어주신 답변들에 많이 공감이 가요. 상상해서 적어주신 나레이션도 재미있고, 특히 ‘말맛’ 나는 영화 추천해주신 것도 너무 좋아요. 찬찬히 챙겨봐야겠습니다 :) 오늘부터 3일 동안 박동훈 감독님의 작품을 같이 봅니다. 질문에 편하게 답하며 같이 얘기 나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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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줍니다?> 연출/각본 박동훈 | 정승길, 조윤서 태어날 손주의 출생지가 걱정인 ‘아버지’와 만삭인 ‘딸’의 밑도 끝도 없는 대화가 펼쳐진다. 3-1. 여러분은 이 에피소드를 어떻게 보셨나요? 기억 남거나 흥미롭게 느꼈던 부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3-1. ‘엘사’라는 말을 처음 알았습니다. 한때 뉴스에서 들었던 ‘휴거’라는 단어와 비슷한 뜻인가 봅니다. 휴거, 엘사가 난데없이 등장한 건 아닙니다. 이전에도 달동네 출신이란 건 있었고, 촌뜨기도 있었고, 전라도 출신을 당당히 대놓고 배척한 적도 있었고, 특정 성씨 가진 사람에게 천한 성씨라며 가자미눈을 뜬 적도 있었습니다. 다만 경제 수준이 전반적으로 올라와 어느 정도 살게 되니, 빈부격차에 돋보기를 들이대서 가난을 좀 더 면밀하고 구체적으로 혐오하게 된 것뿐입니다. 다 같이 잘살게 되면 거지가 없어진다고, 누가 그랬습니까? 끊임없는 타자화... 타인을 배척하고 낮춰 보는 방식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사람은 그 속에서 맛보는 우월감으로 살아갑니다. 우월감의 다른 이름은 자신을 상대적으로 가난하게 보이게 만드는 이들에 대한 열등감 내지 두려움입니다. 안 그래도 빈곤한 감수성은 점점 더 바닥을 드러냅니다. 다음에는 어떤 단어까지 나올지 무섭습니다. 숨 쉬듯 차별합니다. 그때는 지역이었고 지금은 돈입니다. 하지만 그 ‘지역’이라는 것도 사실은 돈이었습니다. 자신을 부자로 느끼게 해 주는 느낌을 얻기 위해 무엇을 값으로 치르고 있을까요. 할아버지의 역사, 아버지의 역사, 딸의 역사까지 듣고 나니 그런 생각이 듭니다.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도 20년쯤 지나서 돌아보면 몰상식이 되어 있을 수 있다고요. 확신하지 마라. 똑똑한 척도 하지 마라. 나의 말을 나의 말로 반박당하는 수치를 겪지 않으려면. 겸손하라. 특히 돈이란 있다가도 없는 것. 스스로 되뇌어 봅니다.
3-1. 차별당했던 경험이 체화되어서 손주에 대한 걱정에 차별적 시선이 묻어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전라도에서 태어나면 이런저런 모욕을 당하니, 전라도에서 태어나는 건 절대 안 된다! 더불어... 이제는 그런 차별 없다면서, '엘사'는 좀 그렇다고 하는...이 '좀 그렇죠' 라는 표현이 정말 잔인한 것 같아요. 맞아. 차별은 나쁘지. 근데...걔들이랑 함께 있으면 안좋은 걸 많이 보는 건 사실이니까...좀 그렇지. 이렇게 '예의바른' 차별이 오늘날 일상화된 것 같아요. 너무 끔찍했는데, 막판에 부녀를 삭제해버리신 걸 보면 이 너무나도 현실성 있는 차별의 말을 더 들려주고 싶지 않은 듯 보여요. 그래요 우리가 그런 말을 더 들어줄 필요 없죠.
3-1. 정말..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우린 참 어쩔 수 없이 '나 위주'로 살아가는 것 같아요. 내가 받는 차별에 대해서는 직접 프린트를 하고, 노트를 작성할 정도로 정성스럽게 자료를 준비하면서, 남을 차별하는 데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죠. 내가 한 말이 다른 누군가에겐 차별이 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할 텐데요. 계속해서 차별의 대상이 달라지는 것을 보면서, 차별이 참 가까이 있구나 생각했고, 특히 '엘사' 단어가 등장하면서 끝나는 장면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성도 했고요. 갑자기 테이블 사람들이 사라지는 장면은 어떤 의미일까 고민이 되었어요. 자신의 입장만 대변하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막아버린 걸까 싶기도 하고, 이중적인 사람의 모습을 더 이상 보기 싫어 없앤 걸까 싶기도 하고요. 궁금합니다. 정말 잘 보았어요. ps 제목 정말 잘 지으신 것 같아요. 사는 곳이, 본적이 될 수도, 아파트가 될 수도 있다니!!
2-4 이맘때쯤 아빠 주머니에서 분명 트릿 냄새가 났었는데,,? 오늘은 왜 안나지? 츄르를 주려나? 🫢 고양이들은 시간개념도 있거든요! 그래서 아마 하리보도 이맘때쯤을 기억하고 있지않을까? 싶었어요ㅎㅎ 고양이들은 생각보다 단순하고 먹을 걸 좋아하거든요 저희 집 애기들만 해도 간식들어있는 서랍에 가까이만 가도 울음벨이 터지거든요 ㅎㅎ! 하리보도 하리와 보현이 앉아서 하리보를 부르는 장면에서 트릿의 향을 느끼지않았을까 생각해봤어요!
2-4 하리와 보현의 말다툼을 들으며 ‘둘 다 또 시작이네..’ 생각했을 것 같아요. 하리와 보현이 하리보의 거처를 이야기 할 때면 ‘됐다 ~ 가자고 사정해도 더러워서 안가네요 ~’ 생각하며 휙 몸을 돌린게 아니였을까 생각해봤어요 ㅎㅎ 3-1 처음에 아빠와 딸이 나누는 대화는 정치, 지역감정, 세대 갈등 등 여러가지 문제들이 복합적이게 얽혀있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때 당시에는 시대, 사회가 그랬었어”, “어쩔 수 없었어”라는 아빠의 말을 실제로 정말 많이 들었었는데 이 말들이 주는 무력감을 다시 느꼈고 항상 어쩔 수 없었다는 말 뒤에 ‘과거 사회가 그랬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현재 나아갈 방향은 어디로 설정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왜 하지 않을까 답답하기도 했구요. 그래서 딸이 아빠에게 한 ‘시대가 변했잖아’라는 말이 한편으로는 음 .. 통쾌하기도 했어요. 가장 기억에 남은 장면은 결말 부분이였어요. 순간 제 노트북이 이상한건가 싶었는데 ㅎㅎ 그렇게 뜬금없이 아빠와 딸이 영화 안에서 사라지는 장면은 ‘단지 내 어린이집 분리’에 긍정하는 딸의 모습을 보며 앞서 딸의 의견들에 긍정하고 있던 저를 멈춰세우는 듯한 장면이었어요.마치 브레이크를 밟는 것 같이 급정거하는 느낌(!) 아빠와의 딸의 대화에서는 딸이 진보적이고 또 깨어있는 사람처럼 보이기도하지만 ,, 순간 나도 딸처럼 어떤 분야에서는 모순적이게 ‘차별’에 기여하고 차별을 정당화하고 .. 그러한 내 논리에 갇혀있는건 아닌지 .. 생각해보게 하는 에피소드였어요.
3-1 뿌리 깊은 지역 감정 해소에 대한 이야기로만 보고 있었는데 반전이 있었네요. 누구에게나 누군가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엘사'라는 말은 처음 알게 되었는데 충격이네요 ㅠ
2-3. 아무래도 유명한 '비포 시리즈'가 생각나네요. 대본이 있긴 했지만 원테이크 촬영방식으로 진행됐던 만큼 배우들의 애드리브가 빛났던 비포 시리즈요. <비포 선라이즈>는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과 사랑에 빠지게 될 수 밖에 없던 그 긴 밤간의 대화가 인상깊고, <비포 선셋>은 one night 이후 9년만에 만나 그동안 살던 이야기를 나누고 마지막에 셀린느가 기타를 치며 제시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하는 장면이 인상깊죠. 이 중에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시리즈는 세 번째 <비포 미드나잇>이에요. 결국 사랑을 이룬 두 사람의 평범한 삶에 대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 각자의 입장 차이가 선명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사랑하는 모습이 참 아름다워요. 2-4. 하리보는 부모싸움을 지켜보는 아이와 같다고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저 역시 부모님이 싸우는 걸 보면서 자란 평범한(?) 사람인데, 하리보에 저를 투영해보면 '이제 그만 떠들었으면' 하는 단순한 생각만 했던 것 같아요. 그 둘의 목소리 자체를 듣기 싫어서 방으로 가던지, 아니면 머릿속으로 다른 상상을 했던 것 같네요. 하리보도 그 둘의 언어는 못 알아들었었으면 좋겠네요.
3-1. 저는 이런 영화가 좋더라구요. 대화로만 이어가는 영화. 거기에 클래식까지 더해지니 영화의 분위기와 풍자적인 요소가 더 잘 들어옵니다. (우디앨런 영화같네요) '어쩔 수 없었다'라는 말로 긴축된 온갖 혐오들을 다 볼 수 있었네요. 여성혐오, 지역혐오, 최근 가장 문제가 되는 '엘사'같은 주거혐오까지. 인간은 누구나 양면성이 있죠. 어느 부분엔 깨어있는 듯 싶으면서도 어느부분엔 한없이 꽉 막힌게 본성인걸까요. 그 혐오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그런 자신의 모습을 알지 못합니다. 이런 태도는 후에 평가되고 비판 받겠죠. 온갖 혐오의 역사가 되풀이 되는 겁니다. 그걸 미리 캐치해서 혐오의 시대에서 조금 벗어난 삶을 사는 사람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1-1. 마지막 나레이션이 제게는 반전이었어요. 엥? 잘못된 걸 안단 말이야 하는 생각에서요 1-2. 김과장, 양사장의 역할을 할 '위인'은 제가 못될 것 같습니다 하핫. 그들 같은 인물이라면 몇몇 일들이 떠오르는데요. 부임한지 얼마 안된 팀장님이 힘든 점을 이야기 하래서 했더니 관리자의 고충을 아냐며, 관리자의 입장도 헤아려봤냐는 어이없는 답변을 듣고 말았던 기억이 나네요 1-3. 지금 떠올려보니 나레이션이 상황이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ㅠㅠ 김과장: 한심한 새끼. 나를 같은 급으로 생각하지마. 나는 너랑 차원이 달라. 양사장: 멍청한 놈. 지가 잘난줄 알아요. 니가 용의 꼬리끝에 달린 털이라면 난 뱀의 머리야 새끼야. 1-4. 조금 섬뜩했어요. 미국 시트콤에서도 풍자를 하는 씬에서 웃음소리가 삽입되는 걸 봤지만 <프롤로그>는 생생하게 다가오는 공포와 숨막힘이었기 때문에 웃음소리가 무섭게 느껴졌나봐요. 2-1. 사실 첫 장면의 화장실 문 열어놓고 볼일보는 하리에 극혐하는 보현의 표정, 아무런 타격을 받지 않는 하리의 조합이 너무 강렬했습니다ㅋㅋ (저도 극혐에 한표...) 2-2. 동물과는 거리가 떨어진 얘기인데 최근 주위에서 <가오갤3> 얘기를 들으면서 가오갤을 정주행하게 됐는데 그루트가 너무 사랑스럽더라고요... 그리고 김성호 감독의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재밌게 봤습니다. 2-3. 연인은 아니지만 이혼과정의 부부를 다룬 노아 바움백 감독의 <결혼이야기>가 생각이 나고요. 하리와 보현 다투는 느낌의 말맛은 아니지만, 귀여운 느낌이 닮은 전고운 감독의 <소공녀>에서 미소-한솔 커플이 떠오릅니다! 2-4. (내가 너네한테 가당키나해? 내 미모와 교양에 맞는 반려인 데려와!!!!) 라는 건 그릇이 작은 인간의 입장이고요ㅋㅋ 사실 반려동물들의 반려인을 향한 사랑이 정말 정말 크다고 느껴왔기 때문에. 진짜 하리보라면 '내 사랑하는 인간들아 싸우지마... 내가 어떻게 둘중 하나를 골라'가 아니었을까 하는 상상을 해봅니다ㅠㅠ
2-4 이제 좀 조용해졌니 밥 좀 먹자 3-1 마지막에 두 사람이 사라지는데 뭔가 잘못됐나 싶을 정도 였는데 생각해보면 그렇게 마무리 한게 좋았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저도 조심하려고 하는데 나도 모르게 가진 편견이나 편가르기 안하려고요. 다 같이 함께 사는 세상은 참 힘들구나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3-1 아, 역시 마지막 장면이 너무 폐부를 찌르네요. 차별의 피해자가 되는 것에는 그토록 민감하고 용감해지면서도 차별의 주체가 될 때에는 덤덤해지고 단톡방이라는 '변한 시대'에 적응하는 모습은 인간이 문제인가 시대가 문제인가 외면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듭니다. 동남권 거주자로서 넘길 수가 없는 주제를 담은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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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줍니다?> 연출 / 각본 박동훈 | 정승길, 조윤서 오늘도 세 번째 에피소드 대한 질문 두 가지를 가져왔어요. 하나는 감독님이 직접 여러분께, 또 하나는 저 클럽지기가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은 생각거리에요. 아래 두 질문 가운데 원하시는 질문을 골라 답변해 주세요. 둘 모두에 대한 생각을 알려주셔도 물론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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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영화 속 아버지 대사에서 나온 “뉴욕으로 영화 유학 갔던 상욱이 아저씨” 기억나시나요? 정확한 대사는 “영화 유학한다고 뉴욕가서 헛짓거리 했던 상욱이 아저씨 알지?”인데요. 그 모델이 바로 박동훈 감독님이라고 해요! ‘상욱이 아저씨’가 받았다던 질문에 대해서 감독님이 여러분에게 질문합니다. “여러분이 차별 대상자 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상황, “전라도세요?” 질문을 받는다면 어떻게 반응하시겠습니까? 전 당시 “아닌데요...(힘없이)” 꽤나 방어적인 톤으로 답했답니다.”
3-2. 저는 겁이 많고 비겁하기까지 한 사람이라, 전라도세요? 라는 질문에는 아니라고 부정할 사람이고, 애초에 그런 질문을 받는 것 자체가 저를 이미 마음속으로 다 판단 내리고 하는 확인사살이라고 생각해서 질문이 나오기도 전에 앞장서서 부정할 것 같아요. '제가 전라도에서 태어나진 않았지만...' '전라도는 아닌데...' 하하하...
3-2. “무슨 말이세요?” 하고 되물을 것 같습니다. “평소에 어떤 생각을 하길래 거기서 그 말이 나옵니까?” 라고 묻고 싶지만 한번 참고, 최대한 순진한 표정으로 “무슨 말이에요?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라고요. 편협함에는 순수함으로 대항하는 편입니다.
3-2. 네? 그게 무슨 상관이죠? "00세요?" 차별, 혐오를 담고 물어보는 말은 참 벗어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맞다고 대답하면 그 자체로 차별의 대상이 되어버리고, 아니라고 또 대답하자니 뭔가 피해버리는 것 같고, 그게 차별임을 인정하는 것 같고. 질문 자체가 차별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 같아요. 00에 어떤 게 들어가든, 그 의도가 드러나는 것 같아요. (ex, 전라도세요? 페미세요? 와 같이..) 3-3. 사실 가까운 가족일수록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이야기를 이어나간다는 게 쉽지 않은 것 같아요. ㅠㅠ 특히 부모님과 견해가 다른 경우에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오랜 세월을 살아오셨을 가능성이 높다보니, 더욱 더 의견을 나누고 설득하는 과정이 어렵다고 느껴져요. 견해가 다른 경우 저는 주로 몇 마디 이야기를 이어가다가, 감정 싸움이 되기 전에 서로 회피하는 것 같아요. 서로 생각이 강하다보니 이게 자칫하면 그저 그런 감정 싸움으로 번지더라구요. 그래서 다른 분들 말씀대로 이 영화 속 부녀의 대화가 더 인상적이고 재밌었어요. '어어, 이쯤되면 싸우려나? 이제 서로 이야기를 안 들어주려나?' 싶은 타이밍에, 막상 귀를 기울이고 증거용 자료를 제시하고, 그래 너 이야기 알겠어, 이제 내 이야기도 들어봐 하면서 발화자가 바뀌는 것들이 참 재밌었어요.
3-2 제가 전라도 출신이고 질문자가 다시 보지 않을 사람이면 맞다라고 말할 수도 있으나 다시 볼 사람이라면 질문이 나오기 전에 화제를 전환시키거나 질문이 나왔다면 스리슬쩍 웃어 넘길 것 같습니다. 전라도가 고향이라는 말이 거짓말을 할 정도로 피해야하는 답인 걸 체감하지 못해서 사실 거짓말까지 해야하나 싶긴 합니다. 다만 임대아파트에 사냐는 질문에는 아니야라는 답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전라도라는 이미지보다는 보다는 임대아파트가 더 확 와닿거든요. 3-3 저도 자식을 키우지만 서로 견해가 다른 경우 영화처럼 상대 의견을 받아주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대화가 길어지면 언성이 높아지고 얼굴이 붉어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아버지와 딸의 대화가 저에게도 다소 낯설고 인상적이었습니다. 부모는 보통 자신의 의견이 늘 옳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자식은 보통 부모는 의견을 굽히지 않을 거라는 선입견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식들이 대화를 피하려고 하는 것도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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